[559] 안 보이는 것을 보려는 노력

작성일
2012-06-04 05:35
조회
5655

[제559화] 안 보이는 것을 보려는 노력


 


 


  안녕하세요. 낭월입니다.


  지난 주말에는 경주나들이를 했습니다. 서라벌대학의 풍수명리학과에서 특강을 부탁을 받았는데 작년에도 사정이 있어서 승락을 하지 못한 짐(?)이 있었던지라 옛 인연을 생각하여 마음을 내었던 것이지요. 그래서 모처럼 바깥 잠을 자고 왔습니다.


 



 


1. 주제는 '불견지신(不見之信)'


  제목이 뭔가 좀 있어 보이시나요? '보이지 않는 것의 믿음'이라고 하면 되겠습니다. 사실 사주공부를 하시는 것은 결국 보이지 않는 운명을 읽으려는 노력이지요. 그로 인해서 도중에 길을 잃고 방황하게 되는 것도 보이지 않는 것을 잡으려고 하다가 보니 어쩔 수가 없이 일어나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풍수명리학과에서 공부를 하고 있는 선생님들도 아마 같은 마음으로 공감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 생각해 본 제목입니다. 철학이라는 것이 항상 그렇듯이 생각으로 시작해서 생각으로 끝나게 되는데, 그것을 삶의 과정에서 확인하는 것도 쉽지 않아서 하루 이들에 이뤄질 것은 아닌 까닭에 웃으면서 시작했다가 울면서 사막의 한 가운데를 배회하고 있게 될 수도 있지 않을까 싶기도 하네요.


  눈에 보이는 것을 믿기는 쉬워도 보이지 않는 것을 믿기 위해서는 많은 노력이 필요합니다. 가령 영혼에 대해서도 마찬가지겠네요. 여러 가지의 정황으로 봐서는 존재하는 것 같지만 스스로 볼 수가 없으니 반신반의를 한 채로 그렇게 바라봐야 하는 대상 중에 하나이니 말이지요. 나아가서 전생도 그렇고 우리의 과제인 운명도 또한 마찬가지라고 해도 될 것 같습니다.



2. 모처럼 마련된 강의 시간


  동국대학교에서 강의한 이후로 오랜 만에 칠판 앞에 서 봤습니다. 그래도 배움에 대한 열망의 눈빛을 대하게 되면 어딘가에서 없던 힘이 생기는 것인가 봅니다. 그래서인지 주어진 3시간의 강의를 어떻게 했는지도 모르게 마치게 되었네요. 물론 열렬한 환영과 성의있는 마음 기울임이 빚어 낸 조화라고 생각을 해 봤습니다. 김만태 교수님의 인연으로 마련된 곳에서 이런저런 생각들을 함께 나눠 볼 수가 있었던 것도 의미가 있었지 않았나 싶습니다.


  잠시 쉬는 시간에도 싸인을 부탁하시거나 휴대폰으로 기념사진을 찍자고 하시는 선생님들 덕분에 어떻게 쉬었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그것도 즐거운 인연이라고 생각하고 또 어렵게 진행하는 철학공부에 대한 열정에 낭월의 작은 노력이 보탬이 된다면 그것만으로도 보람이라고 생각되었습니다.


3. 자평명리학에 대한 생각


  요즘 낭월의 생각꼬투리는 시공(時空)에 머물러 있는 것 같습니다. 시간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사주(四柱)이다 보니 어쩌면 당연하다고 하겠습니다. 그래서 태어난 시간의 암시를 살아가면서 적용하는 시간에 대한 관계를 좀 설명해 봤습니다. 즉, 주운(柱運)에 대해서 의미를 둬봤다고 보면 되겠네요.


  그리고, 태어날 적에 시공의 교차점에서 얻은 사주팔자와 지금 만나게 된 교차점에서 만나게 된 오주괘의 관계에 대해서도 참고가 되셨으면 하고 한 말씀 드렸습니다. 강의하던 시간에 얻은 점괘를 보여드립니다.


  2012년 6월 2일 15시 11분의 오주괘입니다.


  辛 壬 甲 乙 壬
  丑 申 午 巳 辰


  갑목이 열의를 갖고 공부하여 알찬 결실을 거두게 될 수 있는 조짐으로 읽는데 동의하실 것으로 생각되네요. 분지(分支)부터 흐르는 화살표가 참 볼만 하다고 하겠습니다. 물론 그 수강하신 선생님들이 배우시는 공부는 시간(時干)의 편인이므로 종교나 철학에 연관이 된 분야라고 하는 해석도 가능할 듯 싶고, 임수는 지혜를 나타내기도 하므로 또한 지혜로운 학문인 철학이라고 하는 것도 가능한 점괘가 아닌가 싶습니다.


  더구나 그 임수의 힘이 자좌(自坐)와 분간(分干)에서 얻고 있는 생동감은 음양을 갖추고 있으므로 열린 사고력을 갖고 있는 지도자의 안내를 받을 수 있다고 봐도 되지 않을까 싶네요. 공부하는 사람에게 이러한 점괘가 나타나는 것을 보면 참 재미있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이야기들로 절반을 말씀드렸습니다.


4. 풍수지라학에 대한 생각


  풍수에 대해서도 한 시간 정도의 이야기를 할 주변은 된다고 봐서 나름대로 느낀 점에 대해서 언급을 했습니다. 원시적으로 본다면 바위 밑에 굴을 파던 시절부터 존재했던 풍수일 것이고 형상으로 판단하는 물형(物形)풍수를 거쳐서 논리적으로 대입을 한 용혈사수향(龍穴砂水向)풍수에서 다시 나경을 사용하여 판단하는 이기(理氣)풍수까지 대략 정리를 해 봤습니다.


  그리고 나름대로 겪어 본 경험들을 섞어서 이해를 거들어 봤는데 워낙 풍수라는 것도 학설이 다양해서 그 모두를 언급한다는 것은 불가능하고 능력도 부족하므로 현공풍수를 기준으로 해서 간단히 언급을 해 본 것에 불과하니 별로 도움이 되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그리고 풍수학을 하는 과정에서 빼 놓을 수가 없는 나경의 문제점에 대해서도 조금은 생각을 해 봐야 할 것 같아서 자북(磁北)의 이동설에 대해서도 조금은 생각을 해 보시자고 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지금 내가 머무르고 있는 자리가 편안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지 않을 수가 없었지요. 그래서 엘로드에 대해서도 활용을 할 만 하므로 연습을 많이 해 보시라고 했습니다.


  풍수학에서도 이기법은 보이지 않는 것을 보려고 노력한 결과라고 하는 점이 주제와 연관이 있다고 봐서 언급을 했습니다. 그러고보니까 오주괘도 그렇고 운명도 그렇고 모두 보이진 않지만 봐야만(!) 하는 대상들이라고 하는 점에서 서로 연관성이 있다고 할 수 있겠네요. 그렇게 보이지 않는 것을 향해서 정진할 수 밖에 없는 우리의 길은 순탄하지만은 않을 것은 당연하다고 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결론적으로 본다면 모든 것의 열쇠는 자신의 공덕에 달려 있음을 생각하게 된다는 의견으로 정리를 했습니다. 왜냐하면 모두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아무리 날고 뛰는 풍수가도 반드시 자신이 알고 있는 수준에 맞는 곳에 둥지를 틀고 사는 것만은 아니라는 것을 생각해 보면, 이론적으로 알고 있다는 것과 스스로 누리고 살아가는 것은 서로 다르다는 생각을 해 보고, 그 이유는 자신의 복덕(福德)에 연관이 있다는 생각을 해 봤기 때문입니다.


5. 삼릉(三陵)의 송림


  새벽에는 삼릉의 소나무 숲에 가 봤습니다. 사진가 배병우로 인해서 더 유명해진 곳이기도 하다네요. 안면도의 송림과 울진의 송림을 포함하여 3대 송림으로 평가를 받기도 한다는 이야기를 듣고서 밝아오는 새벽과 함께 솔향을 느끼면서 카메라를 만지작거렸습니다. 그리고 삼릉에 있는 주인공은 또한 낭월의 할아버지들이기도 하더군요.



  집안 이야기이긴 합니다만 삼릉 중에서 신덕왕은 혁거세 할아버지로부터 28세 손이 되고, 경명왕은 29세 손이 되는데, 경명왕의 이름이 익숙해서 자료를 찾아보니까 경명왕의 장남이 밀성대군(密城大君)으로 밀양박가의 중조가 되기 때문에 언젠가 기억을 해 뒀던 모양입니다. 그러니까 경명왕 이후로 아들들이 전국으로 흩어져서 자신의 이름을 딴 박가의 문중을 세우게 되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낭월은 시조 혁거세 할배로 부터 62세 손이므로 경명왕의 33세 손이 되는 셈인가요? 이렇게 생각을 해 보면서 삼릉을 둘러 본 다음에는 이웃에 있는 경명왕의 동생인 경애왕의 능도 둘러봤습니다.



  거대한 소나무들이 제멋대로 구불구불 자라면서 오랫동안 장수를 하는 것을 보니 다행이다 싶었습니다. 요즘 여기저기에서 소나무를 갉아 먹는 외래 해충들이 날뛰는데 살아남아서 다행이지요. 그렇지만 무상한 세월 앞에서 언제 공격을 받을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서 지금 볼 수 있을 적에 많이 봐 두자는 생각으로 밝아오는 새벽의 기운을 맘껏 누릴 수가 있었습니다.



  간단히 나들이를 한 소감을 정리해 봤습니다. 이제 또 일상에서 하던 일을 이어가야지요. 그리고 오늘 내일 사이에 시콜의 마지막 책에 해당하는 《六甲》이 나오지 싶습니다. 지금 인쇄소에서 마무리 작업을 하고 있다고 하네요. 책이 나오면 소개말씀 드리기로 하고 이만 줄입니다. 행복하신 오늘이 되시기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2012년 6월 4일 계룡감로에서 낭월 두손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