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50] 시콜⑤ 干支편과 인쇄소 나들이

작성일
2012-03-21 2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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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0화] 시콜시리즈⑤ 干支편 만들러 인쇄소 나들이


 


 


  안녕하세요. 낭월입니다.


  오랜만에 교정작업을 마친 시시콜콜 명리학시리즈의 다섯 번째 책인 간지(干支)가 마무리 되었습니다. 그래서 인쇄소에 가서 출력물을 확인하고 사진을 몇 장 찍어 왔는데, 낭월의 성격이 급한 것을 잘 아시는 인쇄소 사장님이 빨리도 만들어놨네요. 그래서 오전에 찾아 왔습니다. 인쇄소 풍경을 간단히 소개해 드립니다.


 



  먼저 간지의 표지를 시험출력 했습니다. 화인과 금휘가 동행을 해서 꼼꼼하게 살피고 있습니다. 아무리 작업을 잘 한다고 했지만 그래도 혹시 모를 문제나  색상에 대한 부분에서 생각했던 것과 다르게 나올 수가 있기 때문에 인쇄소에서도 가능하면 출력을 할 적에는 직접 입회해서 살펴보기를 권하거든요. 나중에 마무리가 되어버리면 맘에 들지 않더라도 어쩔 방법이 없기 때문입니다.



  화인이 살피고 난 다음에 금휘도 자세히 들여다 보면서 자신이 디자인을 한 느낌이 그대로 드러나는지를 살펴보고 있습니다. 그렇게 서너 번의 색감에 대한 조절을 한 다음에 '통과~!'를 외쳤지요. 그 다음에는 내용에 대한 인쇄를 볼 차례입니다.



  원판의 일부분입니다. 청색으로 보이는 것은 별색을 만들었기 때문에 이렇게 별도의 색상을 따로 한 판으로 만들게 되더군요. 글자의 부분은 검정색으로 보이지만 칼라가 들어갈 판은 별도로 이렇게 나오게 됩니다. 그래서 한 페이지를 찍을 적에 원판은 두 장이 되는 것이지요. 물론 완전칼라로 하게 된다면 한 페지를 찍는데 네 장의 원판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면 되겠습니다.


  색상으로 본다면 노랑(Y), 빨강(M), 파랑(C), 검정(K)이 됩니다만 이것은 원색으로 표시할 적에 나오는 이름이고 이 외에 별도의 색으로 만들고자 할 적에는 특별한 색상을 지정해 주면 그것을 한 가지의 색으로 처리하게 됩니다.


  그러니까 원색으로 본다면 짙은초록색을 만들려면, 노랑, 파랑, 검정의 세 가지 색이 들어가야 합니다만 그렇게 하면 세 장의 원판을 만들어야 하므로 비용이 더욱 많이 나오기 때문에 별도의 색상을 지정해 주면 네 가지의 색상을 혼합하더라도 한 가지로 처리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별색의 경우에는 직접 색상이 나오는 것을 봐 가면서 농담이나 색상을 조정하도록 되어 있는 것이라고 보면 되겠습니다. 이번에 만들 책의 별색은 초록으로 방향을 잡았기 때문에 그 색이 맘에 들게 나오기를 바라면서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판을 갈고 또 닦으면서 색상을 조절하는 과정에 약간의 시간이 걸리거든요.



  초록색이 거의 되어가는 가운데 채 섞이지 않은 파랑색도 보이네요. 물론 기본적으로는 노랑, 파랑, 검정이라고 했습니다만 주문자가 원하는 색상을 만들기 위해서 기술자는 빨강도 조금 섞더군요. 그러니까 네 가지의 원색이 모두 다 들어갔다고 보면 되겠습니다. 이렇게 몇 차례의 색을 혼합하고 시험출력을 한 다음에 뽑아 준 용지를 놓고서 의견을 나누게 됩니다.



  앞의 파랑색으로 보이는 원판을 기계에 걸고서 작업을 하던 인쇄의 기술자께서는 우선 (1)번을 내어놓고 초록색이라고 했습니다. 그렇게 보이네요. 그런데 우리 검사관들의 눈에는 좀 약해 보였던 모양입니다. 초록색이기는 한데 속에 제목의 글씨가 이렇게 될 경우에는 흐릿하게 보일 수도 있겠다는 의견을 나누게 되었던 것이지요. 


  조금 더 진했으면 좋겠다고 요청을 했고, 그래서 또 우르르뚝딱~! 기계가 돌아가다가 멈춘 다음에 보여준 것은 (2)번의 색상입니다. 조금 짙어지기는 했습니다만, 처음과 별반 달라 보이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었던 모양이네요. 그래서 검정색을 조금 더 넣어보자고 했지요. 그래서 (3)번의 시험출력물이 나왔습니다. 그것을 보고서야 화인과 금휘는 만족스런 싸인을 보내더군요. 뭔가 미세한 가운데에서도 자신의 느낌에 와 닿는 무엇이 있는가 봅니다.



  신나게 돌아가는 인쇄기입니다. 색상을 결정하고 나자 기계는 큰 소리를 내면서 초고속으로 돌아갑니다. 그렇게 하면 한 쪽으로 인쇄물이 척척 쌓이게 되네요.


  옛날도 아주 오랜 옛날, 40여년 전에는 종이를 한 장씩 손으로 밀어넣어가면서 네 번을 판을 바꿔서 스패너로 풀고 조이면서 신나로 잉크를 닦던 기억이 새로웠습니다. 물론 이 기계 앞에서는 아득한 옛날의 전설일 뿐이라고 해야 하겠네요. 혹 그러한 사정을 아시는 벗님도 계실런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렇게 기계가 돌아가는 것을 보고는 돌아왔습니다. 그리고 책이 나올 일정은 한참 선거관련 인쇄물이 밀려있기 때문에 27일 경이나 가능할 것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왔지요. 그것까지야 어떻게 할 수가 없어서 알았다고 하고 왔습니다.


  그런데 오늘 오전에 전화가 온 것입니다. 그야말로 깜짝 놀라서 어떻게 빨리 작업이 되었느냐고 했더니, 다른 일의 일정이 앞에 있었는데 작업과정에서 문제가 생겨서 원판이 넘어오지 않았기 때문에 간지를 먼저 만들게 되었다더군요. 아마도 역학신령께서 무슨 술수를 부렸을 것이라는 짐작을 해 봅니다. 하하~!



  화인을 모델로 세우고 사진 한 장 찍자고 카메라를 들이밀었다가 도리어 낭월이 모델 노릇을 하고 말았습니다. 아마도 화장을 하지 않아서 모델로 나서기가 부끄러웠던 모양입니다. 양해 바랍니다. 하하~


  나름대로 한 권의 책으로 자신의 생각을 정리한다는 것은 아무리 여러 권의 책이 나왔다고 하더라도 그때마다 새로운 느낌이 드는 것은 어쩔 수가 없는가 봅니다. 뭔가 작은 일을 하나 마쳤다는 생각에 뿌듯한 나름대로의 성취감이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수십차례의 교정과정을 거치면서 원고를 거의 다 외우다시피 한 화인과 금휘도 결과물이 앞에 놓이게 되니까 또다른 보람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깔끔하게 나온 책을 보면서 모두들 나름대로 만족스러운 표정을 짓는 것을 보니까 낭월도 덩달아서 흐뭇했습니다.


  이제는 공부를 하시는 독자들께서 만족스러운 시간이 되어야 할 일만 남았다고 해야 하겠습니다. 항상 돌아서면 아쉬운 것이 책을 쓰는 사람의 마음이가는 합니다만 그러한 마음이 들기에 다음에는 더 좋은 내용으로 원고를 준비하자는 다짐도 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표지를 보고 있는데 금휘가 묻습니다.


금휘: 백합이 너무 깨끗해서 심심하지 않으세요?
낭월: 아니, 천간의 연꽃과 지지의 해바라기가 화사했으니까 음양법에 맞지.
금휘: 그런데 백합을 표지에 넣은 것이 무슨 뜻이냐고 하면 뭐라고 하지요?
낭월: 그건 말이지~ 백합은 일백백(百)과 합할합(合)으로 되어있잖여.
금휘: 아, 그래요? 한자는 그렇게 되는 거이군요. 몰랐어요.
낭월: 百은 '모든 것'의 의미가 있지. 合은 '종합'의 의미가 되고.
금휘: 그렇다면 모든 것을 종합한다는......?
낭월: 맞아! 그럼 말이 되는 거 같어?
금휘: 그렇네요. 정말 묘하게도 말이 되네요.
낭월: 그러니까 처음에 백합꽃을 쓰고 싶다고 했을 적에 그러라고 했지.
금휘: 저는 그냥 그것으로 하면 좋을 것 같아서 한 것 뿐이었거든요.
낭월: 그것이 모두 책신(冊神)의 뜻이려니 하는 거야.
금휘: 그럴까....요? 무슨.... 책신씩이나....요.....
낭월: 세상만사는 모두 우연이 없다는 것은 어떻게 생각하노?
금휘: 그렇다고 생각하지요.
낭월: 맞아. 그래서 백합을 떠올렸던 것이라고 생각했거든.
금휘: 아하~ 그런 이치가 될 수도 있겠네요. 참.... 묘~ 해요.
낭월: 알고 보면 이렇게 재미있는 것이 자연의 조화란다.
금휘: 그럼 천간의 연꽃에는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낭월: 열 개의 천간은 각기 부처님과 같다고 봐야지.
금휘: 그래서요?
낭월: 부처님이 연꽃에서 부활하듯이 사람이 태어나면 부처라고 봐야지.
금휘: 천간의 한 글자마다 부처가 된다는 말씀이신가요?
낭월: 그렇지~! 그러니까 열 가지의 부처를 의미한다는 뜻이야.
금휘: 아, 그렇군요. 그럴싸~ 하네요. 그럼 지지의 해바라기는요?
낭월: 해바라기의 뿌리를 본 적이 있더나?
금휘: 아뇨.... 눈여겨 본 적이 없는 것 같네요.....
낭월: 옥수수나 수수의 뿌리는 봤더나?
금휘: 그건 기억이 나요. 엄청 튼튼한 뿌리잖아요.
낭월: 해바라기도 그만큼 땅에 깊이 뿌리를 박고 있지.
금휘: 그렇다면......
낭월: 그러니까 땅은 뿌리를 내리는 곳이라는 의미가 되는 거지.
금휘: 일리가 있네요. 해바라기와 땅의 인연.....
낭월: 그리고 해바라기가 무슨 색이지?
금휘: 그야, 노랑색이지요. 노랑은 토의 색이 되나요?
낭월: 빙그레~
금휘: 참 묘하게 꿰어 맞추신 것 같긴 해도 아니라고도 못하겠어요.
낭월: 연꽃과 해바라기의 의미를 생각해 보면 차이가 뚜렷하잖여?
금휘: 그럼 다음에 나올 육갑(六甲)편은 어떤 꽃이 좋을까요?
낭월: 여태 그랬듯이 스스로 느낌이 나는대로 선택을 하렴.
금휘: 아빠 설명을 듣고 보니까 괜히 부담스러워지려고 해서요....
낭월: 아무렴. 잘 할 거야. 믿어~~!


  저녁에 차를 마시면서 이러한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또 마지막 6권을 작업하라고 다그쳐야 하긴 하겠는데..... 며칠 눈치를 좀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여태 수고했는데 몰아붙이기도 좀 그렇잖아요..... 하하~


  항상 새로운 세상을 바라보는 눈으로 안과 밖을 관찰하면서 또 생각나는 대로 정리를 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항상 성원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알찬 새 봄이 되시기를 기원드립니다.


                2012년 3월 21일 계룡감로에서 낭월 두손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