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45] 같은 타로카드의 다른해석

작성일
2012-02-05 21:09
조회
5789
[제545화] 같은 타로카드의 다른해석

 

 

 

 

 

  안녕하세요. 낭월입니다. 오늘은 정월 열나흩날이네요. 어려서는 관솔불을 깡통에 담아서 휘두르고 다니면서 논두렁에 불놀이를 했습니다만 그냥 기억 속에만 남아있는 지난 날의 추억이 되어버렸나 봅니다. 눈섭이 하얗게 될까봐서 잠을 자지 못했던 날이기도 하네요.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가 타로에 대해서 이야기를 좀 해볼까 하는 생각으로 한 마음을 일으켰습니다.

 

  며칠간 타로를 살펴보면서 이런저런 생각들을 해 봤습니다. 그리고 약간의 생각을 얻게 된 것은 바로 기호학(記號學)이라는 분야에 대해서입니다. 그리고 타로를 통해서 명리학에 대해서도 살펴보게 되었습니다. 결국 22장의 그림에서 인생의 의미를 읽어 내듯이 명리학은 22자의 간지(干支)를 통해서 인생을 읽어낸다는 점에서 서로 통하는 뭔가가 있지 않을까 싶은 생각을 해 봤습니다. 물론 며칠간 생각해서 해결을 볼 분야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만 간단하게나마 명리학자의 눈에 비친 타로에 대해서는 이 정도의 이해라면 적당하지 않을까 싶은 정도의 생각으로 정리 해 봅니다.

 

 

 

1. 계기(契機)가 필요하다.

 

  타로거나 오주괘거나 모두 점기(占幾)가 필요하다는 것은 같은 것 같습니다. 누군가 자신의 궁금증에 대해서 질문을 했을 적에 점기는 곧바로 발동하는 것이지요. 그리고 그 점기에 의해서 연월일시분을 찾아서 간지로 바꾸는 것이나 타로카드를 섞어서 앞에 펼쳐놓고 뽑아보라고 하거나 모두 점기를 읽기 위한 과정에서의 필수적인 작업이라고 하겠습니다. 그리고 해석자의 손에 있는 도구가 무엇이더라도 그것은 그리 중요한 것이 아니라는 것도 분명하겠습니다. 그러니까 모든 도구는 점기를 해석하는 코드를 갖고 있다는 것입니다. 솔잎, 대막대기, 타로, 간지, 동전, 거북이 등껍질, 주사위, 트럼프카드, 화투, 두꺼운 책(페이지로 득괘하기 위해서), 신발(던져서 조짐을 풀이할 수 있음)조차도 모두 도구가 된다는 것을 생각하면 되겠습니다.

 

  중요한 것은 계기가 먼저입니다. 조짐을 보고서 계기를 만들 것이 아니라 계기가 생겼을 적에 비로소 조짐을 찾아서 풀이를 하는 것이 순서라는 것도 생각을 해 볼 필요가 있지 않겠는가 싶습니다. 가령 길을 가는데 뱀이 가로질러 갔습니다. 이때에 그 뱀을 보면서 어떤 조짐인지를 읽으려고 한다고 생각을 해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이러한 경우에 낭월은 해석을 하지 않습니다. 비록 조짐(뱀이 지나감)은 있었지만 계기가 없기 때문입니다. 즉 누군가 무엇에 대해서 해답을 요청하지 않은 이상 그 조짐은 단순한 뱀의 생명활동에 지나지 않는 것입니다.

 

  그런데 만약에 같이 길을 가던 사람이 심각한 얼굴을 하고서, '여보게 낭월, 내가 유럽으로 여행을 다녀오려고 하는데 별 일이 없겠는가?'라고 물었다면 문제는 달라집니다. 이때에는 계기가 발생했습니다. 그런데 뱀이 앞을 가로질러서 지나갔다면 이것은 분명히 조짐이, 그러니까 유효한 조짐이 된다는 것이지요. 그렇게 되면 비로소 해석을 하게 됩니다. '아마도 이번 여행은 생각지도 못한 장애를 만나서 놀랄 일이 생길 것 같으니 다음 기회로 미루는 것이 좋겠네....'라고 풀이를 하게 되는 것입니다. 이것이 계기와 조짐의 의미라고 보면 되겠습니다. 그러한 계기가 있을 적에 타로는 조짐을 보여 주게 되는 것입니다. 물론 이때에도 뱀의 길이로 봐서 사건의 규모를 생각하거나 종류로 봐서 위험도를 대입하는 것은 자연공부가 얼마나 잘 되어있느냐에 따라서 또 달라질 수 있겠습니다. 그러니까 독이 없는 뱀이었다면 놀랄 일이 생기기는 해도 별 일은 없을 테니까 다녀와도 되겠다는 해석으로 달라질 수 있을 것이라는 이야기입니다.

 

2. 점기가 동해서 뽑은 카드 한 장

 

  누군가 무슨 일에 대해서 알고 싶다고 했을 적에 시계를 보고 오주괘를 적을 수가 있듯이 타로카드를 펼쳐놓고서 뽑아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이것은 득괘의 과정이라고 보면 틀림이 없을 것 같네요. 괘를 얻어야 해석을 통해서 조짐의 풀이를 하게 되는 것이니까 말이지요. 그렇게 해서 다음과 같은 카드가 한 장 나왔다고 가정해 봅니다.

 

                               

 

  우선 타로카드에 나타난 그림을 살펴보십니다. 남녀가 보이고 위에는 천사로 보이는 신이 날개를 펼치고 있는 장면입니다. 이러한 그림이 나왔을 적에 무슨 말을 할 수가 있을 것인지에 대해서 미리 예측을 할 수는 없습니다. 그냥 질문자도 없는데 한 장을 뽑은 것이 이 카드였다면 그것은 그냥 길을 가는데 뱀이 지나간 것과 같은 현상일 뿐입니다. 의미를 부여하지는 않는다는 것이지요. 그러니까 하다못해 '오늘은 무슨 일이 생길까?'라는 생각이라도 하면서 뽑아야 비로소 해석이 된다는 것을 알아두면 참고가 되겠습니다. 이제 질문을 받아 봅시다. 카드를 뽑은 사람이 뭐라고 묻느냐에 따라서 답은 많이 달라질 것입니다.

 

문: 결혼을 할 수 있을까요?
답: 가능합니다. 멋진 배필을 만나시겠습니다. 축하합니다.


 

  참 간단하지요? 원래 이 카드의 이름이 연인(THE LOVERS)이거든요. 그러니까 결혼에 대해서 계기가 동했다면 그야말로 제격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이것이 가장 기본적인 조짐에 대한 풀이가 되겠습니다. 이것은 마치 십성에서의 정재와 같다고 하겠네요. 정재는 아내를 의미하는 기본적인 조짐이니까 말이지요. 물론 여성이 물었다면 정관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이것은 그야말로 직역에 가까운 해석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러니까 타로카드에 대해서 이제 막 알아가기 시작을 한 낭월같은 초보자라고 하더라도 아무런 문제가 없이 해석을 할 수가 있을 것이라는 의미도 되는 것입니다.

 

  이번에는 결혼을 한 남자가 이 카드를 뽑아놓고서 이성의 인연이 어떤지를 물었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똑 같은 연인의 카드입니다만 질문자의 상황이 고려되어야 한다는 것으로 인해서 해석은 조금씩 달라지기 마련이지요.

 

문: 저의 이성운에 대해서 봐 주십시오.
답: 결혼은 하셨습니까?
문: 예, 결혼을 한 지는 6년이 되었습니다.(이 카드의 숫자가 6임)
답: 그렇다면 아내몰래 만나는 여성이 있으시군요.
문: 그렇습니다. 조금 걱정이 됩니다. 별 탈이 없을까요?
답: 당신은 정열적으로 그녀를 사랑합니다만 여성의 생각은 좀 다르네요.
문: 무슨 뜻입니까?
답: 그녀의 생각은 당신이 아니라 당신의 배경입니다.
문: 배경이라면......
답: 지위나 재물이나 다른 계산이 있다는 뜻입니다.
문: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요?
답: 아마도 정리를 하시는 것이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


 

  앞의 질문자와 이번의 질문자에 대한 카드의 해석은 많이 달라졌습니다. 물론 이렇게 해석을 하는 것은 해석자가 마음대로 한 것은 아닙니다. 남자는 여성을 바라보고 있는데 여성은 천사를 바라보는 것처럼 그림이 되어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또 남자의 뒤에 있는 나무는 불나무이지만 여성의 뒤에는 냉철한 이성을 나타내는 뱀이 있다는 것도 읽을 수가 있었다는 이야기가 되는 것입니다.

 

  아무래도 남녀의 일이기는 하지만 뭔가 조금은 껄쩍찌근~한 사연을 갖고 있는 질문의 경우에는 이렇게 해석을 하게 됩니다. 그렇지만 이러한 경우에도 윤리와 도덕을 무시하고 상담을 하게 된다면, '사랑의 천사가 보호해 주고 있으니까 절대로 들킬 이유가 없어요 신나고 재미있게 사귀세요~!'라고 할런지도 모르겠습니다. 물론 세상의 경험이 조짐을 해석하는데 어떻게든 반영이 되는 것은 당연하다고 하겠습니다. 그래서 하나의 같은 조짐이라도 해석하는 사람의 관점에 따라서 만 가지의 다양한 판단이 등장을 하게 되는 것이고 그러한 가운데에서 조언을 들은 사람은 일을 성사시킬 수도 있고 그르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또 다른 날에 여성이 찾아와서 이혼에 대해서 상담을 하면서 이 카드를 뽑았다고 하면 이번에는 어떻게 해석을 하는 것이 타당할 것인지에 대해서도 생각을 해 볼 수 있을 것입니다.

 

문: 남편과 헤어지려고 합니다. 가능할까요?
답: 왜 헤어지려고 하시는지요?
문: 남편에게 애인이 생긴 것 같아요.
답: 직접 보셨는지요?
문: 여자의 육감이지요. 꼭 봐야 하나요......
답: 그럴 수도 있겠습니다.
문: 그래서 헤어질 수 있는지 알아보려고 왔어요.
답: 헤어지기 어렵겠습니다.
문: 왜요?
답: 부인께서는 남편이 잠시 밉기는 해도 사랑하는 마음은 그대로네요.
문: 그렇기는 합니다만 마음에 상처를 받았습니다.
답: 남편은 에너지가 넘쳐서 잠시 흔들립니다만 곧 돌아옵니다.
문: 그것이 가능할까요?
답: 보이지 않는 운명의 천사가 두 사람을 엮어놓고 있잖아요.
문: 그렇게 보이긴 하네요.
답: 만약에 헤어지면 홀로서기는 가능하신가요?
문: 그건......
답: 괜히 고민하지 마시고 기도를 하시면서 마음을 가다듬으세요.
문: 그럼 돌아올까요?
답: 부인은 현명하시고 인내심이 있으시니까 반드시 돌아옵니다.


 

  오호~! 이번에는 이혼 상담이 되었네요. 이렇게 한 장의 카드로 인해서 전개되는 상황들과 연결을 시키게 되면 그 종류를 알 수가 없을 정도의 다양한 해석이 나오게 되어 있는 것입니다. 대부분 남녀의 관계에서 일어나는 문제를 해석하라고 나오는 카드입니다만 전혀 뜻 밖의 문제를 들고 찾아와서 질문을 하는 방문자도 있을 것입니다.

 

문: 상대가 제게 금전적인 손해를 입히는 바람에 소송을 걸었습니다.
답: 그러니까 억울한 입장이셨네요.
문: 이 일이 앞으로 어떻게 될까요?
답: 많이 힘드시겠습니다. 상대는 뭐라고 합니까?
문: 합의를 하자고 하는데 보상액이 흡족하지 않습니다.
답: 이 그림을 보세요. 두 사람이 모두 옷을 입지 않았습니다.
문: 그렇군요. 무슨 뜻인가요?
답: 아마도 서로에게 속이는 것이 없다는 뜻일 것입니다.
문: 그래서요?
답: 천사의 표정은 어떻게 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까?
문: 서로 좋게 해결하라는 뜻으로 보입니다.
답: 바로 그겁니다. 합의를 하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문: 그래도 좀 억울해서 말입니다.
답: 물론 사람이 살아가노라면 억울한 일도 당합니다.
문: 그 사람은 숨겨 놓은 돈이 있는 것 같거든요.
답: 아마도 그렇지 않을 것입니다.
문: 그것을 어떻게 아십니까?
답: 옷을 입지 않은 카드가 그것을 말해 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문: 참말로 그럴까요?
답: 그 사람도 원래 나쁜 사람은 아니었겠는데요?
문: 그러니까 자금을 대었지요.
답: 세상의 일은 마음대로 되지 않는 것도 있습니다.
문: 그럼 어떻게 해야 하나요?
답: 준다는 돈을 받고 나중에 잘 되면 더 갚으라고 하세요.
문: 그럼 선생님 말씀만 듣고 그렇게 할까요?
답: 현명하십니다. 아마도 다른 곳에서 좋은 일이 생길 것입니다.


 

  이렇게 되고 보니까 이 카드는 판사카드가 되어버렸네요. 물론 이렇게 읽어도 된다는 생각을 해 봤습니다. 그럼 요즘 전 국민적인 관심사라고 할 수 있는 취직에 대해서 궁금한 방문자가 뽑았다고 생각을 해 보겠습니다. 이 카드로 취업에 대해서 읽을 수가 있을까요? 그리고 어떻게 해석을 할 수 있을까요? 그러한 것을 생각해 보는 것도 일종의 통변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문: 3년째 직장을 찾고 있습니다만 아직도 일자리를 얻지 못했습니다.
답: 그렇군요. 마음 고생이 많으셨겠습니다.
문: 집에 들어가서 부모님을 뵙기도 힘듭니다.
답: 그런데 잘 하는 것은 무엇인가요?
문: 사실 잘 하는 것도 뚜렷하게 없습니다.
답: 그런데 어떤 곳에 취직을 하려고 하시나요?
문: 아무 곳이라도 일만 시켜주면 하겠다는 마음의 준비는 하고 있어요.
답: 모든 일이 생각만으로는 되지 않습니다.
문: 그럼 어떻게 해야 하나요?
답: 지금 당신은 취업을 할 마음이 없습니다. 그것이 문제네요.
문: 아닙니다. 일자리를 얻어서 월급을 받아야 하거든요.
답: 그렇지요. 현실과 생각의 사이에는 엄청난 강이 흐르네요.
문: 무슨 뜻이지요?
답: 이 카드를 보세요. 남과 여는 음양입니다. 여자는 이성이고 남자는 감정이지요.
문: 그렇군요.
답: 여자는 취직을 해야 한다고 말하는데 남자는 놀고 싶기만 합니다.
문: 그런 것도 같습니다. 사실 맘에 드는 곳이 없거든요.
답: 그리고 일을 하고 싶은 마음의 준비가 전혀 되어 있지 않습니다.
문: 왜 그렇게 해석하나요?
답: 옷을 하나도 안 입고 있잖아요? 이런 상태로 무슨 일을 하겠어요?
문: ...................
답: 우선 자격증을 확보하세요.
문: 공부는 하기 싫은데요.....
답: 그러실 것입니다. 그럼 좀 더 기다리세요.
문: 그렇게 기다리면 좋은 일자리가 나올까요?
답: 아니지요. 영원히 일자리는 나타나지 않을 것입니다.


 

  이렇게 해석을 할 수도 있지 않겠습니까? 이렇게 한 장의 카드를 통해서 인간사의 모든 일에 대해서 답변을 할 수가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해 봤습니다. 그리고 또 타로카드의 종류가 얼마나 다양한지도 알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것은 자신이 사용하는 카드를 한 분의 스승으로 생각하면 될 것이라는 생각입니다. 왜냐하면 타로카드에 따라서 던져주는 의미는 비슷하기도 하고 또 다르기도 합니다. 그러므로 자신이 가장 잘 사용할 수 있는(혹은 잘 맞는) 카드를 사용해서 점기에 대한 조짐의 해석을 해 주면 된다고 보겠습니다. 참고로 카드를 비교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3. 서로 다른 카드의 그림들

 

  참으로 다양한 그림들이 있습니다. 더러는 몽환적이기도 하고 또 더러는 직관적이기도 합니다만 그 모두는 점기를 풀이하는데 사용이 가능하다고 보면 되겠습니다. 간단하게 두어 가지를 비교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이 카드는 오쇼 젠에서 연인에 해당하는 타로입니다. 그러니까 의미는 위의 타로와 같은 것입니다. 참고로 위의 카드는 유니버셜 웨이트 타로라고 이름이 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이 카드를 사용해서 풀이를 하더라도 앞의 답변을 할 수가 있겠습니다만 그럼에도 뭔가 다른 관점으로 풀이를 하게 될 것이라는 점을 생각하기는 어렵지 않을 것입니다. 우선 여기에서는 천사도 보이지 않고 누드도 보이지 않으므로 옷을 벗고 있다는 풀이는 하기 어렵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렇게 보이시지요?

 



 

    이번에는 마르세이유 타로에서 보여주는 연인카드입니다. 물론 알파벹으로표기를 한 것은 프랑스어입니다. 그런데 모두 옷을 입고 있습니다. 태양처럼 보이는 것과 아기천사는 유니버셜 웨이트와 서로 통하는 면도 있으나 그림의 느낌은 또 많이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겠습니다. 이 카드는 타로의 원형에 가까운 것이라고도 하네요.

 

  이렇게 제각기 전하는 메시지가 다르기 때문에 해석하는 것도 다릅니다만 낭월의 소견으로는 이러한 것은 마치 주역점이나 육효점, 혹은 육임이나 단시점과 같은 것과 비슷한 개념으로 이해를 하면 될 것으로 봅니다. 서로 도구는 다르지만 결과를 말해주는 의미는 같을 것이라는 생각을 해 볼 수도 있겠습니다. 그래서 인연이 닿는 타로카드를 한 벌 정도 갖고 있으면 때로는 방문자와 소통하는데 요긴하게 쓰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4. 타로와 간지의 통하는 점

 

  아무래도 낭월은 간지에 대해서 연구를 하는 것이 본업이므로 모든 재료를 얻은 다음에는 간지식(干支式)으로 변환해서 이해를 하는 습관이 생기는 것은 당연하다고 하겠습니다. 그래서 기호학에 대한 의미도 다시 생각해 보게 되네요.

 

  갑(甲)은 한 글자입니다만 이 글자가 갖고 있는 상징성은 얼마나 되나요? 아마도 벗님의 수준에 따라서 그 종류는 달라질 것입니다. 얼마나 많이 생각했으며 또 얼마나 많은 책을 읽었고, 나아가서 얼마나 많은 사람과 대화를 나눴느냐에 따라서 다를 것은 당연하다고 하겠네요. 그래서 같은 간지를 갖고서 풀이를 하는데도 어떤 사람은 간단하고 쉽게 설명을 해 주고 또 어떤 사람은 한 시간을 이야기 들었는데도 무슨 말을 들었는지 알 수가 없는 뒤범벅의 이야기만 듣고 갔을 가능성도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타로나 간지나 그 바탕에 깔려있는 의미는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만 자연의 이치와 철학의 영역에 얼마나 다양하고 깊은 통찰력을 갖고 괘나 카드를 읽을 수가 있느냐는 것만 다를 뿐이라는 것이지요. 그리고 그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이 있다면 읽는 사람의 심성(心性)이 얼마나 맑은지 탁한지에 따라서도 큰 차이가 나지 않을까 싶은 생각도 해 봅니다.

 

  타로카드에는 22장의 주카드가 있고 56장의 부카드가 있습니다. 부카드는 네 벌의 세트로 구성이 되어 있는데, 불, 물, 바람, 흙으로 묘사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살펴보니까 부카드의 구조는 트럼프의 구조와도 유사하다는 이야기가 있네요. 그러니까 불을 의미하는 것은 보통 클로버라고 부르는 클럽이 되고, 물을 의미하는 것은 하트, 바람을 의미하는 것은 스페이드, 마지막으로 흙을 의미하는 것은 다아아몬드로 묘사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트럼프카드를 갖고서도 점을 칠 수가 있겠다는 생각이 들 수 있겠네요.

 

  명리학으로 본다면, 주카드에 해당하는 22장은 십간과 십이지의 22글자가 될 것이고, 부카드에 해당하는 56장은 간지의 60갑자가 되겠습니다. 뭔가 자꾸만 비슷한 의미가 있어보이지 않으세요? 트럼프의 52장도 비슷하고 말이지요. 여하튼 이렇게 며칠 타로카드를 보면서 생각을 해 봤는데 생각보다 다양한 표현력이 있어서 상담실에서 활용을 해 보시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을 해 봤습니다.

 

5. 이미지와 문자의 차이

 

  앞에서 간지가 타로의 비슷한 점을 살펴봤습니다만 이번에는 서로 다른 점에 대해서도 생각을 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타로와 간지를 보면서 문득 하도와 낙서를 떠올려 봤습니다. 하도(河圖)는 그림도(圖)이고 낙서(洛書)는 글서(書)이니까 말입니다. 그래서 타로카드를 그림으로 놓고 이 둘을 비교해 보니까 서로 차이가 있다는 것을 알 수가 있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간지는 문자이기 때문에 장점으로 본다면 다양한 해석자의 지식을 걸림없이 덧씌울 수가 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다양한 접근성으로 인해서 상당히 깊은 통찰력까지도 접목을 시킬 수가 있겠다는 점도 가능할 것 같습니다. 그런데 장점이 있으면 단점도 있기 마련이지요. 가장 큰 단점이라면 아마도 읽어내는 훈련의 과정이 쉽지 않다는 것이라고 하겠습니다. 그야말로 웬만해서는 상징성을 읽어서 풀이하는데 수 년의 시간은 물처럼 흘러가게 되니까 말이지요.

 

  그렇다면 타로의 장점은 무엇일까요? 그것은 아마도 직관적으로 이미지가 갖고 있는 뜻이 전달된다는 것이라고 하겠습니다. 복잡하게 생각하지 않아도 바로 읽을 수가 있을 정도의 의미가 나타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약간의 해석하는 방법만 알게 된다면 나름대로 해석을 붙일 수가 있을 것입니다. 심지어는 전혀 상식이 없는 사람조차도 등에 칼이 열 개나 꼽힌 카드를 보면서 즐거워하진 않을 것이니까 말이지요.

 



 

  그래서 알기 쉬운 장점이 있다는 것은 대단한 매력이라고 하겠습니다. 다만 단점으로 본다면 그 이미지가 너무 강렬하기 때문에 어느 정도의 울타리를 쳐버린다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리고 의뢰자가 먼저 해석을 해 버리게 되면 그 생각을 바꾸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도 경험을 해 봤습니다. 자신의 생각에 갖혀버리게 되는 것 같더군요. 그러한 의미에서 한계를 느낄 수도 있다는 의미입니다. 이러한 점으로 인해서 서로 다른 두 가지를 보완적으로 사용한다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가 있지 않을까 싶은 생각을 해 봤습니다.

 

  이렇게 나름대로 생각해 본 타로에 대해서 의견을 정리해 봤습니다. 제각기 인연에 따라서 좋은 연장으로 삼으시기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2012년 2월 5일 계룡감로에서 낭월 두손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