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8] 경상도로 봄 나들이

작성일
2011-03-28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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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08화] 경상도로 봄 나들이


 


 


안녕하세요. 낭월입니다. 


일요일이었던 어제는 모처럼 나들이를 계획했습니다. 그제 저녁에 감자를 심으러 왔던 언니들과 이야기를 나누던 참에 갑자기 팔공산 이야기가 나오게 되었던 것이지요.



팔공산 이야기는 몇 달 전에 기도하러 갔다가 몇 장 찍어 온 사진 중에서 하나를 골라서 액자로 만들어 신도님들에게 선물을 드리려고 만든 것을 전달하면서 시작된 이야기였던 모양입니다.


여하튼 중요한 것은 그렇게 해서 일요일 새벽 5시에 출발을 하기로 합의를 했던 것이지요. 어쩌면 합의라기 보다는 화인의 일방적인 일정에 동행을 했다고 봐야 할 수도 있겠습니다. 여하튼 다들 기쁜 마음이었던 것을 보면 매양 같은 일상에서 잠시 변화를 갖고 싶었던 마음은 통했다고 봐야 하겠습니다.


한 바퀴 돌면서 하루를 보낸 다음에 저녁에 귀가하니 밤 10시 25분이었습니다. 그야말로 밤에 출발해서 밤에 들어왔습니다. 오랜만에 안 신던 등산화를 끌고 다녀서인지 다리의 무게가 천근이었습니다. 아마도 나이 탓인가 싶기도 합니다. 앞으로 산에 갈 적에는 운동화를 반드시 함께 챙겨서 하산을 한 다음에는 운동화로 갈아신어야 할 필요성을 깨닫고 왔다고 하겠습니다.


몇 장의 사진을 골라 봤습니다. 낭월의 눈에 비친 봄날의 하루는 이와 같았던 모양입니다.



새벽의 금강유원지입니다. 차를 두 대 끌고 와서는 화인의 차는 여기에 대어놓고 부천에서 온 차를 이용하기로 했기 때문이지요. 상하행선이 만나는 휴계소여서 이러한 구상이 가능했습니다. 저녁에 제각기 가야 할 길이 다르기 때문이지요. 모처럼 새벽의 여명을 바라보니까 사진 수업을 받으면서 숙제하러 다니던 생각이 새삼 간절해집니다. 앞으로 시간이 되면 가끔 새벽 바람을 좀 쐬어야 하겠습니다.



갓바위의 용주암코스에 도착한 일행은 부지런히 산에 오를 준비를 합니다. 어느 사이에 준비를 끝낸 화인은 뭐가 좋은지 얼굴에 미소가 가득 번지네요. 아마도 한 달 동안 이사며 정리에 매달려서 너무 힘들었을 피로를 한 방에 날려보내는 즐거움을 누리고 있는 것이 아니었을까 싶었습니다.



이것은 뒤따라오던 화인이 찍어 준 것을 화인의 메모리에서 하나 찾았습니다. 함께 동행했다는 인증샷인 셈이지요. 팔공산은 16세에 맨 처음 출가했던 곳이기도 합니다. 그러고보니 벌써 40년의 세월을 흘려보냈나 봅니다.그래서 새삼스러운 기분은 언제라도 내면에 깃들어 있는 것 같습니다.



저마다 바라는 것이야 있기 마련이지요. 뭔가 간절하게 염원하는 모습처럼 보입니다. 아마도 올 한 해도 좋은 인연 많이 만나서 공부에 큰 성취가 있기를 바랬을 것입니다. 다른 일행들도 제각기 흩어져서는 자신의 마음 속에 소원을 빌고 있었던지 둘러봐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기도들을 마치고 한 자리에 모였습니다. 시간은 겨우 10시 밖에 되지 않았습니다. 일찍 움직인 보람이 있었던 모양입니다. 오른쪽부터 1번, 7번, 3번, 5번남편, 5번 입니다. 갓바위에 처음 온 5번 부부에게는 또 새로운 그림이 하나 추가되었겠습니다. 어제 온 종일 밭을 누비면서 고생했는데, 조그마한 선물이라도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갓바위에 일찍 도착을 했기 때문에 시간이 널널했습니다. 그래서 재미있어하는 코스로 안내를 했습니다. 이른바, '돌할매'지요. 영천시 고경면에 있는 돌할매는 재미있는 영험력을 갖고 있는 것 같습니다. 만물의 영장이라고 뽐내는 인간이지만 때로는 돌덩어리에게 물어야 할 때도 있음을 생각케 하는 것이라고 하겠습니다. 사실은 돌이 돌이 아니라 그 이름이 돌일 뿐이겠지요. 이정도의 소식이야 낭월학당의 인연을 맺고 있는 벗님들께는 기본적인 상식에 불과할 수도 있는 일이겠습니다.



불과 10kg밖에 되지 않는 돌덩어리에 염력을 걸어서 들어올리면 갑자기 30kg이상의 무게로 되돌아오는 것은 무슨 오묘한 조화인지 모르겠습니다. 어쩌면 들리지 않아야 소원이 이뤄진다는 이야기로 인해서 심리적으로 자신에게 최면을 걸어서 그러한 것은 아닐까 싶은 생각도 해 봅니다. 그렇지만 잠시 후에 젊은 친구에게 그 방법을 알려줬지만 시험삼아서 들어봤을 적보다 더 가볍게 달랑 달랑 들어올리는 것을 보면서 참 그냥 신기하기만 한 것은 아니라고 하는 생각이 들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순간, 이 돌할매의 힘은 지하철에서 깡통을 걷어차는 사랑과영혼에서 나온 유령과 맞장을 떠도 되지 않을까 싶은 생각을 해 봤습니다. 더구나 이러한 능력을 좋은 방향으로 사용하고 있는 할매의 본체는 과연 무엇일지에 대해서도 생각을 해 봤습니다만 그것은 생각으로 답이 나올 것이 아닌 바에는 나중에 영안이 활짝 열리면 다시 와서 봐야 하겠습니다. 어쩌면 장비와 같은 영체가 돌을 앞에 놓고 앉아 있을 수도 있지 않을까 싶은 생각을 해 봤습니다. 상상이야 무엇이든 못 하겠습니까. 하하~



3처제에게는 다 큰 아들이 각시를 데리고 올 수 있을지 여쭤보라고 했는데 실상은 뭘 빌었는지 알 수가 없겠습니다. 여하튼 분명히 반응이 있었으니 머지 않아서 좋은 소식이 있으리라는 것만은 확실하게 짐작을 할 수가 있었습니다.


그렇게 둘러본 다음에도 시간은 아직 오전이었습니다. 그래서 석굴암을 제안했더니 모두 찬성을 하는 겁니다. 그래서 별로 볼 것은 없겠고, 또 일요일이어서 내부에 들어가 볼 수도 없을 것이라는 말을 미리 해 놓고서 일행을 안내 했습니다.



석굴암의 석굴이 세계문화유산에 올라서인지 외국인들이 많이 보였습니다. 그렇지만 유리문 밖에서 바라볼 수 밖에 없는 것을 보면서, 십만년 후를 생각해서 지금 당장 손해를 보고 있는 것이 조금은 억울하다는 생각을 해 봤습니다. 그래도 모두다 그렇게라도 보면서 우리 나라의 예술품이라는 만족감을 느끼고 있을 것이므로 그나마도 다행이라는 생각을 하면서 다음 코스를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다음에는 문무대왕릉을 가보자고 했습니다. 석굴암에서 감포로 가는 거리는 얼마 되지 않기 때문에 여기까지 와서 동해를 보지 않고 간다는 것이 억울할 뻔 했던 일행들은 또 당연히 찬성을 했지요.


실은 며칠 전에 TV에서 대왕암을 봤더니 다리가 있고 그 다리로 통행들을 하더라구요. 그래서 올커니 문무대왕릉까지 다리를 놓았나보다 했지요. 그래서 멀리서 바라보기만 했던 곳을 직접 가보겠다는 희망으로 내달렸습니다. 그러나 생각은 생각으로 끝이 날 뿐이고, 수중왕릉은 여전히 바다 한 가운데에서 외롭게 자리를 지키고 있었습니다.



멀리 바라다 보고 있는데 주변에서 갑자기 꽹과리와 방울 소리가 진동을 하기에 둘러보니 용왕굿을 하고 있었는지 무녀의 춤사위가 보였습니다.



그것도 한 군데가 아니었습니다. 가만히 보니까 하얀 천막을 쳐놓은 곳은 그렇게 용왕님께 치성을 드리러 오는 사람들을 위한 곳이었던 모양입니다. 사용료를 내고 비바람을 피하면서 정성을 드릴 수가 있는 곳이었더군요. 좋은 아이디어라고 생각이 되었습니다.


그렇지만 중요한 것은 대왕암의 다리였습니다. 도대체 무슨 정보를 봤던지 모르겠다고 했더니 화인이 스마트폰으로 자료를 검색해 보고서는 울산에 있는 대왕암의 사진을 찾아내는 것입니다. 바로 그것이었습니다. 그러니까 그것과는 서로 다른 위치에 있었던 것이지요.


그래도 여기까지 왔는데, 마지막 코스로 다시 추가했습니다. 사실은 이 쯤에서 다음 기회로 미루고 귀가를 했어야 시간적으로는 적당했는데, 원래 집을 나설 적에 마음이 다르고 집에 돌아올 적에 마음이 다른 것은 다 아시지요? 항상 머릿속에서는 '여기까지 모처럼 왔는데....'가 심판을 하기 때문에 승패는 간단하게 가보자는 방향으로 기울기 마련이더군요.


다시 울산에 있다는 대왕암으로 찾아가는 길은 30여분 걸렸던 모양입니다. 월성원자력발전소도 지나가더군요. 생각을 하지 않으려고 해도 일본의 참사가 떠올랐습니다. 현수막도 여기저기 붙어있었습니다. 또 나름대로 이해타산이 어우러져서 뭔가 항의를 하고 있었던 모양입니다.



그렇게 한참을 달려서 대왕암에 도착했을 적에는  시간은 이미 5시가 넘어서 해의 그림자가 길어지기 시직한 지도 한참이 지났지요. 시간이래야 불과 1시간 남짓 남은 모양입니다. 부지런히 둘러봤습니다.




 



역시 바다와 바위는 잘 어울리는 모양입니다. 어쩌면 바위는 바다 위에 있는 것이라는 어원이 아닐까 싶은 전혀 근거없는 생각도 해 보면서 모처럼 시원한 풍경에서 상쾌함의 자유를 만끽했던 시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혼자 나들이를 했다면 그냥 하루 묵으면서 천천히 바다와 함께 하고 싶었습니다만 그것까지는 주어지지 않은 일진이었던 모양입니다.



둘러보고 나오는데 왕벗나무의 꽃망울을 가리키는 손끝을 따라가보니 벌써 커질대로 커진 꽃망울이 가득 달려있었습니다. 물론 우리는 다시 그 꽃을 보러 올 시간은 없겠습니다만 머릿속으로 상상을 하는 것은 가능했습니다. '예쁘겠다~!'로 아쉬움을 달래면서, 그래도 진달래며, 개나리, 매화, 동백, 산수유 등의 꽃을 볼 수가 있었다는 것에 위로를 받은 것 같았습니다.




이렇게 출발을 한 일행이 금강휴게소에 왔을 적에는 9시가 넘었고, 다시 돌아왔을 적에는 10시가 넘었지요. 부천까지 간 일행의 도착 시간은 12시 반쯤은 되었던 모양입니다. 하루의 나들이로 너무 많은 것을 보고 즐기게 되었다고 하는 그들의 말을 들으면서 약간 피곤하기는 했지만 그럼에도 낭월도 즐거웠던 하루임에 틀림이 없었다는 마침표를 찍을 수가 있었습니다.


이렇게 하루를 보냈습니다. 벗님께서도 어디 나들이를 해 보시는 것도 새로운 활력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이유로 봄바람을 불어넣어 봅니다. 행복하신 하루가 되시기를 기원드립니다. 고맙습니다.


               2011년 3월 28일 계룡감로에서 낭월 두손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