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6] 지진.......

작성일
2011-03-17 08:44
조회
5895

[제506화] 지진........


 


 


안녕하세요. 낭월입니다.


"저걸 우짜노~~!!!"


라고 하면서 영화가 아닌 현실에서의 쓰나미를 보게 되었습니다. 아마도 벗님들의 생각도 같으셨던 경우가 많았으리라고 짐작을 해 봅니다. 지진이 땅에서 일어나면 사천성과 같은 비극이 발생하고, 바다에서 일어나면 일본에서와 같은 일이 생기는 것을 생생하게 전달받을 수가 있었습니다. 이러한 고통을 직접 겪고 있을 일본땅의 현지에 계시는 분들께 뭐라고 말을 한들 위로가 되겠는가 싶습니다. 어서 힘을 내시라고 하고 싶습니다만.....


1. 자연과 인간


자연의 힘 앞에서 언제나 인간은 나약한 존재에 불과했었습니다. 그리고 지금 현재도 그렇군요. 강도 9.0이 어느 정도인지 느낌을 전달 받기는 어렵겠습니다만 시각적으로 본 것으로 미뤄서 짐작을 해 본다면 과연 무시무시하다고 해야 하겠습니다. 여기에서 인간이 할 수 있는 것은 기껏해야 차를 버리고 도망치는 것이 고작일테니 말이지요. 그럼에도 침착하게 질서를 유지하려고 노력하는 장면을 보면서 과연 일본인이기에 가능한 것인가 싶은 생각도 해 봤습니다. 우리같으면 어떻게 했을지를 미뤄서 짐작해 볼 수도 있었거든요.


2. 자연과 문명


사실 우리는 지진보다도 더 무서운 것이 방사능이 아닐까 싶습니다. 바람이 북서풍으로 불어줘서 다행이라고 하기에는 참으로 얄팍한 위안이 아니겠나 싶습니다. 그렇다면 여름에 동남풍이 불 적에 원전이 폭발하면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를 생각해보니 그것은 전혀 위로가 되지 않는다는 것을 바로 알 수가 있겠기 때문입니다. 첨단의 기술력과 경제성을 논하면서 세워진 원자력발전소가 이렇게 돌이킬 수가 없는 결과를 빚어낸다는 것을 알면서도 방지를 할 방법은 나오지 않았던가 봅니다.


문득 영광에 원전을 세우려고 할 적에 그렇게도 반발하던 주민들의 그야말로 목숨을 건 시위가 떠올랐습니다. 여기에 겹쳐서 정부 관계자들의 안전하다는 말들이 허공중으로 공허하게 울려퍼지는 것도 생각이 났습니다.


"그렇게 안전한 것을 서울시에다가 세워서 편안하게 사용하지 왜 이 먼 곳에다가 세우려고 하는 것이여?"


정말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는 농사짓는 사람의 한 마디였나 싶습니다. 거짓을 거짓으로 감추려고 하니까 결국은 또 거짓말을 하게 되었고, 지금에 와서는 주변에 원전이 있는 주민들께서는 특별히 더욱 불안한 마음이 들지 않을까 싶은 생각을 해보니 문명의 방향은 어떻게 나아가야 할 것인지를 생각하지 않을 수가 없겠습니다. 그 와중에서도 핵발전소를 짓는 기술을 수출한다고 하니까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판단이 서질 않네요.


인간이 만들어 놓은 문명 중에서 문자를 제외하고는 모두 부작용을 고민해야 하는 것인 모양입니다. 물론 문자도 사용하기에 따라서는 부작용이 없다고도 못하겠습니다만, 순작용에 대해서만 세뇌를 당했지 역작용에 대해서는 아는 바가 없다가 이렇게 어느 순간에 돌풍으로 달려드니 참으로 난감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을 수가 없겠습니다.


놀랍게도 이미 원전의 수명이 다 되어서 다시 점검을 받았다고 하는데, 그냥 버리기가 아까워서 더 사용했을 것입니다. 새로 짓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니까 말이지요. 결과적으로 이렇게 되었습니다만, 4각의 구조물에서 일어날 수가 있는 역작용이 그대로 모두 일어난 셈이라고 하니까 앞으로 그와 같은 구조물을 하고 있는 건물에서 일을 하려고 하는 사람이 있을까 싶기도 합니다. 여하튼 한국의 원전은 돔형으로 되어 있어서 훨씬 안전하다고 하니까 위로가 되기는 합니다만, 어디까지 안전한지에 대해서는 아무도 말을 해주지 않으니 말이지요.


3. 자연과 풍수학


어제 뉴스에서 나왔던가요? 한반도의 지형이 동쪽으로 이동을 했다는...... 그 이야기를 보면서 문득 풍수학이 떠올랐습니다. 땅이 견고하다는 것을 전제로 만들어진 학문이라면 이렇게 땅이 부평초처럼 떠돌 적에는 적용을 시키는 것도 쉽지 않겠다는 생각을 해 보게 되겠지요. 자북은 가만히 있는데 이 땅이 움직여서 1도라도 변수가 생긴다면 이것은 또 어떻게 적용을 시켜야 할 것인지가 고민인 셈이지요. 혹 풍수지리를 연구하시는 학자님들께서는 이러한 부분에 대해서도 섬뜩한 느낌이 드셨을 것입니다.


특히 풍수학 중에서도 이기풍수(理氣風水)는 여기에서 자유로울 수가 없는 것은 당연하다고 하겠습니다. 좌향을 결정하는 것이 자북의 기준이 되어야 하는데, 지진이 일어나기 전에 좌향을 잡아서 좋은 작용을 하도록 안배를 했던 산소나 집터가 이제 약간의 이동으로 인해서 변화가 생겼습니다. 그렇다면 다시 일일이 돌아다니면서 측정을 한 다음에 변경이 된 부분을 이야기 해주고 건물이나 산소를 수정할 수가 있겠느냐는 말씀이지요. 그리고 고묘(古墓)를 놓고서 감정하면서 설명해야 하는 풍수를 가르치는 입장에서도 이 문제는 간단치 않아 보이네요.


현공풍수에서는 공망과 체괘가 있습니다. 불과 0.1도라고 하는 미세한 각도의 차이에 의해서 길흉이 첨예하게 바뀌게 되는데, 3cm의 이동이 과연 어떤 변수를 갖고 올 것인지에 대해서는 생각하면 할수록 등줄기에서 식은 땀이 날 것 같습니다. 물론 좋은 작용도 있을 수 있겠습니다. 공망에 빠져있던 건물에서 살면서 고통을 겪다가 지진으로 인해서 변화가 되어서 출공(出空)하게 된다면 말이지요. 그러니까 어차피 결과적인 수치는 같아지는 것일까요?


4. 자연과 명리학


시간에도 변화가 생겼다지요? 2006년의 지진으로 지구의 축이 2.5cm가 바뀌었다고 하는데, 이번의 지진으로 인해서 다시 10cm가 이동했다고 하네요. 앞으로 계속해서 지진이 회전에 영향을 미칠 것이고, 심지어는 일년은 360일로 조정을 할 수도 있다는 말이 나오는 것을 보면 참으로 운명학의 기준이 되는 사주팔자에서도 암암리에 변화가 생길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면서 결코 남의집 일이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1천만분의 3초라도 변화가 생긴다는 것은 그 변화를 어떻게든 수용해야 한다는 것이 자연을 바탕으로 학문을 연구하는 학자에게는 긴장을 해야만 하는 일임에는 틀림이 없다고 하겠습니다. 그래서 요 며칠 동안 이런저런 일들에 대해서 생각들을 해 보고 있습니다. 정말로 이러다가 과연 지축이 바로 설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들기는 하네요. 정역을 말하는 곳에서는 지축이 바로 서야 좋은 세상이 된다고 하는데, 지금의 분위기로 봐서는 지축이 바로 서면 멸망이 되는 것은 아닐까 싶은 의구심도 듭니다.


여하튼 과거에 태어난 사람들은 그렇다고 하더라도 앞으로 태어날 아이들의 경우에는 또 어떤 변수를 고려해야 할 것인지를 생각하지 않을 수가 없겠습니다. 이런저런 생각들을 하다가 보니 앞으로는 어쩔 수가 없이 오주괘에 비중을 둬야 하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태어난 상황을 일일이 고려하기는 어렵지만 지금 현재의 기준으로 적용하는 것은 그래도 나을 것이라는 속 편한 생각을 해 본 것이지요. 그렇지만 지금의 이 시간에 대해서도 확신이 들지 않는다면 아마도 어려울 것이라고 하겠습니다.


5. 세상에는 변하지 않는 것이 없나니....


진리란 세월이 어떻게 되더라도 신뢰를 할 수가 있어야 하는데, 삼라만상이 모두 변화를 하는 것이라고 한다면 그 말은 틀림없는 정답이겠습니다. 그리고 그 변화의 구조를 얼른 이해하는 것이 상책이라고 하겠는데, 그러자니 또 생각을 해야 할 것들이 한 둘이 아나라서 이렇게 생각이 많아지는가 봅니다.


엇저녁에는 뉴스를 보면서 가족들에게 작별을 했습니다. 금휘에게는 이번 생에 만나게 된 것에 대해서 감사한다고 하고, 연지님에게는 변변치 못한 놈을 만나서 고생만 하고 편안하게 못 해줘서 미안하다고 하고, 화인에게는 더 많은 공부를 하고 즐거운 나날이 되라고 했지요. 당장 내일이 어떻게 될지 모르는데, 죽어가면서 비행기 안에서 전화기에 대고서 '사랑해~!'를 하는 사람이 떠올랐던 것이지요. 그보다는 맨정신으로 작별을 해 놓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일은 묘목을 사러 갈 생각입니다. 내일 종말이 와도 오늘 나무를 심겠다는 철학자도 계셨는데, 아직은 오지 않은 종말을 미리 걱정하는 것은 아무래도 멋이 없는 일 같아서 말입니다. 이번에는 매화묘목을 한 300주 정도 구입해서 여기저기에 심을까 싶습니다. 3년 후에 매화향을 느껴볼 수도 있을 것이고, 아자매들은 매실을 떠올리는 것 같기도 합니다.


중요한 것은 오늘이라는 것은 분명하지 싶습니다. 오늘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를 생각하는 것이 10년 후에 올 걱정을 미리 하는 것보다 훨씬 재미있을 것 같으니 말이지요. 그래서 벗님께서도 즐거운 하루가 되시도록 노력해 보시라는 말씀을 드리는게 그래도 나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뭔가 희망적으로 이야기를 마무리하고 싶기는 한데, 지금은 오히려 이렇게 무겁게 마치는 수 밖에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즐거울 일이 또 생기겠지요. 그때까지는 좀 무거운 생각을 해 보는 것도 지구의 고통을 함께 나누는 일이겠거니..... 하겠습니다.


이렇게 벗님과 인연이 되었던 것에 대해서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말하자면 이렇게 과거완료형으로 말씀드리는 것은 벗님과도 이별연습을 하는 것입니다. 하하~!


                      2011년 3월 17일 계룡감로에서 낭월 두손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