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3] 오늘 먹은 것이 내일의 나다

작성일
2011-02-13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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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03화] 오늘 먹은 것이 내일의 나다




 


 




안녕하세요. 낭월입니다. 설도 지나고 입춘도 지나갔으니 명실공이 새해인 것이 분명한 모양입니다. 나름대로 새해에 이루고 싶은 것과 버리고 싶은 것들이 있으실 것이라고 생각을 해 보다가 문득 먹는다는 것에 대해서 한 생각이 일어났습니다. 하찮은 생각이기는 합니다만 함께 음미를 해 주신다면 고맙겠습니다.




1. 음식물(飮食物)




우린 하루라도 뭔가를 먹지 않으면 살 수가 없는 업연을 짊어지고 태어났습니다. 뱀은 겨울 한 철은 그래도 먹지 않고 버틸 방법도 있다고 합니다만, 인간은 그럴 수가 없으니 말이지요. 오늘은 뭘 드시고 하루를 살아오셨는지요? 돌이켜서 잠시 생각을 해 보시는 것도 좋겠습니다. 세끼를 따뜻한 밥으로 드셨다면 물론 행복한 식사를 하셨습니다. 혹은 만찬에 초대를 받아서 거하게 포식을 즐겼다면 그것도 행복했을 것입니다.




그런데 또 경우에 따라서는 양식(糧食)이 없어서 인스턴트로 된 음식으로 하루를 보내지나 않으셨는지도 모를 일입니다. 여하튼 하루를 어떻게 살았던지 결국은 그것으로 인해서 내일이 시작된다는 것을 생각해 보려고 합니다. 만약에 고량진미로 포식을 즐겨서 배가 터질 지경으로 드셨다면 내일은 굶는 것이 좋겠습니다. 그리고 햄버거나 돈까스와 같은 음식만 드셨다면 내일은 어떻게 해서라도 야채와 밥을 드시기 바랍니다. 이것이 아마도 음식의 음양이 아닐까 싶은 생각을 해 봅니다.




혹 저녁에 반가운 얼굴들을 모처럼 만나서 거하게 약주라도 여러 잔을 드셨다면 앞으로 일주일은 술은 입에도 대지 않으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방부제와 화학조미료로 범벅이 된 음식을 어쩔 수가 없이 드셨다고 한다면 당분간은 자연적인 음식을 드시도록 마음을 먹는 것이 균형의 중화가 아닌가 싶은 생각을 해 봅니다. 아무래도 사먹는 음식은 뭔가 께름칙하지요? 그것도 한 달에 한 번 정도라면 뭐 그렇게 민감할 일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만, 연일 그러한 환경에서 피할 수가 없다면 정말 주의하지 않을 수가 없을 것입니다.




더구나 소비자고발이나 추적60분과 같은 고발프로그램에서 보여주는 매식(買食)에 대한 불신감(不信感)이 이렇게까지 조심스러울 수가 없다고 하겠네요. 무엇이라도 마음 놓고 먹어도 될 것인지에 대해서 확신이 서지 않으니까 말입니다. 혹 생각하시기에 따라서 너무 먹는 것에 대해서 신경을 쓰는 것도 스트레스가 아니겠느냐는 말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물론 옳은 말이지요. 다만 그렇게 속편하게 생각하기에는 너무나 많은 먹거리들이 도를 넘어서고 있다는 것이 염려가 될 뿐이라고 해야 하겠습니다.




구제역으로 전국이 꽁꽁 얼어있습니다만 이것도 반성을 해야 할 식문화의 한 부분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야말로 산골에서 자유롭게 방목을 한 가축들이라고 한다면 그렇게 비참한 매몰의 사태로까지 가지는 않았을 수도 있지 않겠느냐는 생각이 들어서입니다. 고밀도로 수확만을 목적으로 퍼먹이다가 보니까 돼지농장이 아니라, 돼지공장이고, 닭공장이 되어버린 현실을 생각하면서 이러한 화를 당하지 않는 것이 오히려 이상하다고 해야 하지 않을까 싶은 생각도 해 볼 수가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양축농가만 탓을 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그 분들이라고 해서 그렇게 하고 싶겠느냐는 생각을 하기에는 어렵지 않으니까 말이지요. 문제는 스스로 자신이 오늘 무엇을 먹고 삶의 영위했는지에 대해서 반성하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이 그래도 자신을 위해서 조그만 돌이킴이 되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모쪼록 지혜로운 식생활로 언제까지나 건강한 나날이 되시기를 바라는 마음임에는 분명합니다.




2. 음심물(飮心物)




사람이 하루를 살아가는데 음식만 먹고 사는 것은 아니지요? 실은 음식보다도 더 많은 정신을 먹고 살아가는 것이라고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즉, ‘오늘은 무슨 생각을 하고 살으셨느냐?’는 말씀이지요. 왜냐하면 오늘 생각한 것이 내일의 내 정신이기 때문입니다. 오늘 갑자기 무슨 일이 하늘에서 뚝,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 이렇게 하루하루의 마음먹은 것들이 누적되어서 지금의 내가 존재하는 것이라고 생각을 해 본다면 음식물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또 하나 있다는 것을 생각하기에 과히 어렵지 않을 것입니다.




이렇게 마음먹은 것이 내일로 이어지는 것은 어쩌면 음식물이 가져다주는 결과물보다도 더 큰 영향력을 발휘하게 될 가능성도 많을 것입니다. 그리고 음식물이 양적(陽的)인 것이라고 한다면 마음을 먹는 것은 음적(陰的)이라고 할 수가 있을 것입니다. 지혜로울 생각을 하고 살으셨다면 내일에는 분명히 지혜로운 삶을 누리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탐욕스러운 생각을 하셨다면 내일에는 분명히 탐욕스럽게 될 것입니다.




나름대로 삶의 가치는 다르겠습니다만 여하튼 중요한 것은 오늘 생각한 것이 내일의 자신이라는 생각을 하다가 보니까 누구를 미워한다는 것도 결국은 나에게 해로울 수밖에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되네요. 정치를 잘 못하더라도 미워하고 있다면 결국은 나 자신에게 미움이 박힐 것이므로 내일의 내 얼굴에는 그늘이 드리워질 것이 틀림없다는 것이지요. 그래서 증오심으로 이글거리는 자신의 모습을 생각해 본다면 아무래도 이것은 아니라는 생각을 해 볼 수도 있지 않을까 싶네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낭월도 오늘 하루를 오행공부로 하루를 보냈습니다. 그래서 또 내일도 오행을 알아 갈 것이라는 생각을 해 봅니다. 아이들이 비록 내 맘과 같이 응해주지 않더라도 너무 마음아파 하지 않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이미 그는 내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부모의 역할과 각자의 개성에 대한 사이에서 고민을 해 볼 수도 있겠습니다만, 결론은 없습니다. 그냥 오늘 하루 내가 마음이 편한 것이 으뜸이 아니겠는가 싶은 생각만 듭니다. 아무리 강요를 하거나 애원을 하거나 관계없이 자식은 또 그의 운명의 흐름을 따라서 오늘의 자신을 만들어 갈 것이기 때문입니다.




어느 부인께서 상담을 하러 오셨는데, 자녀들에 대해서 마음을 비우시라고 했더니 자식들을 위해서 자신의 삶을 살고 있는데 어떻게 그럴 수가 있느냐고 하시더군요. 그래서 속으로만 생각했습니다. ‘그럼 그렇게 살으시던가요……’라고 말이지요. 결국은 자신의 업연에 따라서 가는 것이라고 봐야 하겠습니다. 그럼에도 조언을 하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그 중에 약 20%정도는 귀를 기울이고 적어도 노력을 해 봐야 하겠다는 말을 하시는 고객이 계시기 때문입니다. 듣고서 행하지 않는 것은 본인의 책임이지만 미리 사전에 지레짐작으로 단정을 해버리고 말을 하지 않는 것은 안내자의 책임이라는 생각이 들기 때문에 듣거나 말거나 이야기는 해 주게 되는 군요.




충고를 잘못하면 원한을 산다고 합니다. 무시했다거나 깔봤다거나 해서 분노를 살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므로 한 번 정도 권유하고 더 이상은 말을 할 필요가 없는 것이 그를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을 위해서 유익하겠다는 생각을 해 보게 되기도 하네요. 이런 저런 생각을 하면서 하루를 보내다가, 저녁에 남자의 자격을 보다가 건강검진을 하는 내용을 보면서 음식물과 음심물의 관계에 대해서 한 생각이 일어나서 조금 생각해 보고 있었습니다.




3. 균형식(均衡食)




그렇다면 어떻게 먹고 생각해야 하느냐는 결론을 생각해 봤습니다. 그랬더니 결과는 역시 간단하네요. 적당히 먹고 적당히 생각하면 되고 너무 근심하지 않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는 것으로 결론을 삼아 봤습니다. 예전에는 먹을 것이 내일은 없을 수가 있어서 많이 먹어야 한다고 했던 적도 있었겠습니다만 지금은 그럴 정도는 아니라고 한다면, 다 잘 아시는 대로 70%만 먹고, 70%만 생각하고 근심하지 않으면 가장 건강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런데 먹는 것이야 포만감이 들지 않을 정도로 먹으면 된다고 하겠습니다만 생각하는 것은 어떻게 하는 것이 70%를 하는 것인지는 참 감을 잡기가 어렵겠지요? 그래서 생각하다가 머리가 복잡해지면 그만 두는 것입니다. TV를 시청하거나 책을 보면서 쉬면되겠습니다. 책을 보면 또 머리가 고생하는 것이 아니냐고 하는 생각이 드신다면 그냥 가볍게 산책을 나가시는 것도 좋겠습니다. 낭월은 생각하는 것은 노동이고, 책을 보는 것은 머리를 풀게 하는 것이 아닌가 싶어서 이런 말씀을 드려보는 것입니다만 개인에 따라서는 또 다를 수가 있으니까 말입니다.




참으로 어려운 것이 ‘적당히’지요? 사실 과식을 하지 않으려고 늘 노력을 합니다만 국수를 삶아줄 적에는 그것이 잘 안 되거든요. 그래서 스스로 합리화시키기를, ‘국수는 금방 소화가 되니까 조금 과식을 해도 괜찮을 거야.’입니다. 이렇게 사람의 욕망은 영악한 모양입니다. 이런저런 조건을 달게 되면 이미 빗나가는 것인데 말이지요. 하하~!




올해 들어서 많은 벗님들이 낭월에게 건강하게 잘 지내라는 인사를 많이 하시네요. 그 말을 들으면서 한편은 고맙고 또 한편은 아무래도 나이를 먹어가고 있는가보다 싶은 생각도 듭니다. 그래도 얼른 죽지 않고 뭐하느냐는 말이 아니기에 감사하지요. 그럼에도 벗님께도 항상 그렇게 말씀을 드립니다. 건강하시라고 말씀이지요. 하하~!




모쪼록 건강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그래서 내일도 오행을 생각하면서 보낸다면 그래도 뭔가 또 전해드릴 이야기들이 쌓이지 않겠느냐는 희망은 항상 버리지 않고 있습니다. 실은 요즘 이야기를 좀 꾸미고 있습니다. 이름하여 ‘역학적 구도소설’입니다. 거창하지요. 이것이 책이 될지는 모르겠습니다만 나름대로 생각하면서 여기까지 온 이야기들을 소상하게 적어보려고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결과는 전혀 모르겠습니다. 왜냐하면 주인공들이 낭월의 말을 듣지 않고 자신들의 생각대로 자꾸 이야기를 이끌고 가려고 하기 때문에 쫓아가기에도 벅차네요. 자주 쉬었다 가자고 하소연을 하고 있는 낭월이랍니다.




처음에는 살살 끌고 나가면서 시작을 했는데, 어느 순간부터는 전혀 낭월의 말을 듣지 않고 자신들끼리 북치고 장구치고 다 해버리는군요. 이런 의미에 대한 느낌에 동참이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러니까 글은 낭월이 씁니다만 내용은 낭월의 것이 아닌 것처럼 생각이 된다고나 할까요? 참 묘한 경험입니다. 예전이 어느 젊은이가 신의 계시를 받아서 자동서기(自動書記)로 책을 여섯 권인가 썼다는 사람을 만나봤던 적이 있었습니다만, 그것에 대해서도 공감이 가기도 합니다.




어줍잖은 이야기에 눈을 모아주셔서 고맙습니다. 이러한 인연으로 더욱 행복하신 신묘년이 되시기를 기원드립니다. 고맙습니다.




             2011년 2월 13일 계룡감로에서 낭월 두손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