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84] 모처럼 사진찍으러 나가봤습니다.

작성일
2010-08-09 10:33
조회
5703

[제484화] 모처럼 사진찍으러 나가봤습니다.


 


 


안녕하세요. 낭월입니다. 입추(立秋)가 지났으니 가을맞이도 할 겸 새벽에 부여로 나들이를 나가 봤습니다. 여름 내내 시시콜콜을 쓴다, 차 공부한다, 하면서 더위가 어느 사이에 지나가는지 모르고 잘 넘어갔습니다. 그래서 달력만 쳐다보고 가을이 된 줄 알았지요. 그런데 땡볕은 아직도 이글거리네요. 두어 시간 돌아다니다가 너무 더워서 얼른 돌아왔습니다.


차 한 잔 마시면서 사진을 몇 장 골라 봤습니다. 언제 봐도 별 볼거리는 없습니다만 그래도 그 중에서 조금 나아보이는 것으로 약간 조정을 해봤습니다. 마음은 멋진 작품을 얻고 싶었습니다만 그것이 하루 아침에 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만 확인하고 온 셈이네요. 그래도 모처럼 날씨는 맑아서 햇살을 받을 수가 있었습니다.


이 땡볕이 사진에는 즐겁고 몸에는 거북한 것이기는 하지요. 얼마나 뜨거운지 말이지요. 땀이 줄줄 흐릅니다만 사진은 또 그 볕을 받아야만 카랑카랑하다고 하니 하나를 얻고 하나를 포기해야 하는 것이 사바세계의 풍경이 아닌가 싶은 생각을 해 봅니다. 하하~


사진을 찍어다 올렸거든 판단은 관람자가 알아서 하도록 하고, 보는 이들에게 강요를 하지 말라고 사부님께서 늘 지청구를 하셨습니다만 그래도 그냥 낭월의 생각이라고 우기면서 나는 그렇게 보였다고 생떼를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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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보셨습니까?


물론 말도 되지 않을 겁니다. 6개월 사진 수업을 하면서도 한 번도 말이 되는 사진을 가져왔다고 칭찬을 듣지 못했거든요. 그래서 생각합니다. '낭월은 지 생긴대로 살아야지 남들에게 인정을 받는다는 것은 애초에 가당치 않은 것이로구나.....' 하는 것이지요.


설명을 해 달라고 하실 벗님은 안 계시겠지요?


스스로 읽어보고 '쳇~!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릴~~!'하셔야지, 낭월이 주절주절 이야기를 꺼내놓기 시작하면 한참 듣다가는, 자신도 모르게 '그래? 그런가? 그런 것 같기도 하고.... 어... 그렇군.....' 하게 된다는 것이지요. 하하~


모처럼 카메라의 먼지를 털고 연꽃향기에 취해서 셔터를 누르는 즐거움은 그 무엇과도 비할 수 없는 긴장과 짜릿함과 설렘이 함께 하는 황홀한 순간이었습니다. 그것은 아마 아실 것 같습니다. 사진에 몰두를 해 보셨다면 말이지요.


그럼 이만 줄입니다. 즐거우신 가을이 되시기를 기원드립니다. 예? 이야기는 어디 있느냐고요? 아, 그야 사진이야기에 있겠지요. 고맙습니다.


 


                 2010년 8월 9일 계룡감로에서 낭월 두손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