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3] 작명은 파자점?

작성일
2010-02-18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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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3화] 작명(作名)은 파자점(破字占)?


 


 


  안녕하세요. 낭월입니다.



  경인(庚寅)년의 설을 앞두고 급하게 대만을 다녀왔습니다. 쇼핑몰에 빠진 서적들을 채우는 것이 우선적인 목적이었지만 낭월은 파자점(破字占)과 연관된 서적들을 찾아볼 목적이 따로 있었습니다. 그믐날 대북(臺北)을 다녀보니까 모두가 ‘신년쾌락(新年快樂)’을 외치더군요. “씬니엔! 콰일러~~!”라고 말이지요. 새해를 축하한다는 말입니다. 그래서 덩달아서 함께 댓꾸를 했습니다.



  대만에서는 설명절에 9일을 쉰다고 하는 것을 들으면서 한국도 그래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특히 올 설과 같이 휴일과 겹쳐놓으면 그야말로 진정으로 설을 쇨 분위기가 나지 않으니 말이지요. 설은 9일을 쉬고 추석은 7일을 쉬면 딱 좋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직장인도 아니면서 그런 생각을 할 필요는 없겠지만 너무 허둥대는 것 같아서 좀 그런 기분이 들었습니다.
 
1. 명정재성명학을 접하면서


  전에 소개해 드린 대만의 새로운 성명학(姓名學)이라고 할 수 있는 명정재성명학이나 혹은 자리건곤성명밀마와 같은 새로운 작명법에 대해서 생각을 하다가 문득 든 생각이었습니다. 글자를  풀이하는 것이 흡사 파자점(破字占)과 같다는 생각이었지요. 그래서 관련 서적을 좀 찾아보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대만에 갈 일이 생긴 김에 관련 서적들을 싹쓸이해서 짊어지고 왔습니다.



  낭월의 생각으로는 책보다 값싸게 지식을 주는 것은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우선 책을 통해서 상당부분의 지식을 습득하고 나서 그래도 미진한 것은 직접 저자를 찾아서 가르침을 받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라고 생각하고 또 실제로 그렇다는 것을 항상 확인하고 있습니다.



[이번에 짊어지고 온 파자점 관련 서적들입니다. 제목만 봐도 뭔가 한 껀 얻을 것만 같습니다만 얼마나 노력을 하느냐에 달렸겠지요. 쇼핑몰에도 금명간에 올라 갈 것 같습니다. 추가로 한 권씩 더 구입을 했거든요. 여하튼 재미는 있을 것 같습니다.]



  설과 정월 법회를 모두 지내놓고 서울학당에 올라와서야 비로소 잠시 짬이 생겨서 책들을 뒤져보면서 한담에 소개말씀을 드리고 있습니다. 함께 살펴보시자는 마음으로 정리하려고 합니다. 그래서 대략적으로 어떻게 하는 것이 파자점이고 이것에 대한 사례는 어떤 것이 있는지를 찾아보는 정도로 살펴보고자 합니다.


2. 너무나 유명한 파자점 사례


  낭월이 알고 있는 파자점으로는 이성계가 물었다는 ‘문(問)’자 점(占)이 있습니다. 아마도 어딘가에서 소개를 해 드렸을 것이라고 생각이 됩니다만 기억을 상기시키는 의미로 다시 생각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평복을 하고 나들이를 하던 장군시절의 이성계가 길을 가다가 파자점을 잘 본다는 사람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문득 자신의 미래에 대한 호기심이 생겨서 자신의 점을 봐 달라고 했습니다. 그러자 점술가는 글자를 하나 짚으라고 했고, 그래서 짚은 글자가 물을문(問)이었던 것이지요.



  점쟁이가 가라사대 “좌군우군(左君右君)하니 군왕지상(郡王之象)이로다” 라고 하더니만 절을 하는 것입니다. 깜짝 놀란 이성계는 괜히 생사람 잡지 말라고 얼버무려 놓고는 길을 가면서 생각을 해봐도 기쁘기는 한데 과연 다른 사람이 그 글자를 짚어도 같은 해석이 나오는지가 궁금했습니다.



  마침 저쪽에서 거렁뱅이가 다가오는 것을 보고서 불렀습니다. 그리고는 물을문(問) 자가 어떻게 생겼는지를 알려주고 깨끗한 옷으로 갈아입힌 다음에 점쟁이에게 보냈습니다. 그리고 모퉁이에서 점괘의 풀이를 듣고 오기를 기다렸지요. 요즘 같으면 MP3녹음기라도 주머니에 넣어서 보냈겠습니다만.



  한참을 기다렸더니 드디어 점괘를 듣고 일러준 자리로 돌아온 거지를 보고 대뜸 물었습니다. 뭐라고 하더냐는 이야기지요. 그러자 점쟁이가 일러준대로 읊었습니다. “문전개구(門前開口)하니 걸인지상(乞人之象)이로다” 라고 하면서 당신은 거렁뱅이라고 하더라고 하면서 놀라워했다는 겁니다.



  그 말을 듣고 거지에게 후한 엽전을 준 다음에 보내고서는 다시 그 점쟁이를 찾아 갔습니다. 같은 글자에 다른 해석이 나왔으니 자칫하면 자신이 역적질을 해서 왕이 되고자 한다는 것을 눈치라도 챘다면 그를 죽여 버려야 한다는 생각까지 하게 되었겠지요.



  점쟁이에게 따져 물었습니다. 어째서 같은 글자를 놓고서 해석은 다르게 하느냐고 말이지요. 그러한 질문을 받은 점쟁이는 한 마디로 잘라서 말을 했답니다. “기상(氣象)~!” 즉 글자는 같은 글자이지만 그 글자를 짚은 사람의 기상을 함께 본다는 의미가 아니겠느냐는 것이지요. 그러한 해석을 듣고서 자신에게는 범접을 할 수 없는 위엄(威嚴)이 서려있었기 때문에 걸인은 아니라고 봐서 달리 해석을 하려니까 임금군(君)자가 둘로 나뉘어져 있는 것으로 밖에 해석을 할 수가 없다는 것이지요.



  물론 걸인이 같은 글자를 짚었을 적에는 귀품(貴品)이라고는 멸치 똥만큼도 없는 사람이어서 문(問) 앞에 입구(口)가 있으니 “밥좀 줍쇼~!”를 외치는 것으로 보였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해석을 하는데 달리 뭐라고 할 말이 있었겠어요? 그냥 알았다고 하고 사례를 듬뿍 했겠지요. 그리고 천기(天機)를 누설(漏泄)하지는 말라고 당부도 했으리라고 짐작만 해 봅니다.



  
  이렇게 재미있는 파자점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면서도 낭월이 그러한 책을 볼 생각은 하지 못했습니다. 그것은 매우 탁월한 영감(靈感)이 있어야만 가능하지 않겠느냐는 생각이 들어서였기도 했겠습니다. 그랬던 낭월이 갑자기 파자점에 관한 책을 싹쓸이해서 끙끙대면서 짊어지고 온 것은 또 왜 일까요? 그것은 바로 점기(占機)가 동했기 때문이었다고 해야 할 모양입니다.



  어느 순간에 갑자기 한 마음이 동하게 되면 바로 실행에 옮겨야 속이 시원한 천성으로 인해서 시행착오도 겪지만 그러면서도 수확은 항상 만족스러운 결과가 되기 때문에 뭔가 배울 것이 있다는 것은 늘 행복하기만 한 낭월인가 봅니다. 그러니까 ‘이것 참 재미있겠군~!’이라는 생각이 드는 순간 관련 서적들을 우선 섭렵하는 것이지요.



  여하튼 그렇게 해서 파자점에 관심을 갖게 되었는데, 사실은 대만의 신종 성명학으로 인해서 동기(動機)가 부여되었다고 봐야 하겠네요. 오행(五行)이나 획수(劃數)만으로 이름을 풀이하던 것에서 확연하게 다른 방식으로 이름을 해석하는 것은 상당히 흥미로운 부분인 것은 틀림이 없으니까 말이지요.
 
3. 항상 접하는 한자(漢字)


  오랫동안 접하면서 익혀서 사용하던 글자를 새롭게 해석하는 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신기한 일이기는 하네요. 그냥 그렇겠거니 하고 지냈던 것도 어느 순간에 다시 새롭게 보이는 것은 사진을 배우면서도 느껴봤던 부분입니다. 늘 보던 풍경도 갑자기 새로워보일 적에 사진을 찍으면 그 사진은 작품이 된다는 말을 들었거든요.



  늘 보고 지내는 가족도 마찬가지겠지요? 어느 순간에 달라 보이는 가족이 있으면 그 장면을 찍어두라는 말을 하더군요. 그리고 매우 타당하다고 하는 점을 생각해 봤습니다. 그냥 그렇겠거니…… 하고 넘어가면 아무 것도 아닌 것을 갑자기 새로운 시각으로 관찰하게 되면 전혀 다른 모습으로 다가오는 것이 자연(自然)의 진리(眞理) 인 것 같습니다.



  간지(干支)는 그렇지 않나요? 벗님이 공부하시면서 항상 접하게 되는 천간지지(天干地支)는 언제나 그 모양으로 보이시던가요? 아니면 때로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느껴지기도 하고, 어느 날 본 갑목(甲木)이 나무였더니 또 다른 날 보는 갑목은 우주선(宇宙船)이 되기도 하는 것을 느껴보셨다면 바로 이해가 되실 것으로 봅니다.



  여하튼 물을문(問)의 한 글자를 갖고서도 다양한 해석이 가능하다면 이제부터 파자점(破字占)의 세계에서는 얼마나 더 놀라운 예지(豫知)의 힘을 보여줄 것인지 궁금해지기도 하네요. 그리고 성명학에 응용이 된 그 이론은 일생을 안고 가야 할 운명의 선택(?)이 되기도 하는 것일까요?



  이렇게 한자가 점기(占機)로 들어왔다면 분명히 해석을 할 방법을 얻게 될 수 있으리라고 생각이 됩니다. 자평명리학(子平命理學)이 어느 인연으로 오주괘(五柱卦)가 되어서 들어왔을 적에 비로소 점괘(占卦)로 풀이가 가능하듯이 말이지요.



  그런데 글자점을 하기 위해서 괘를 뽑는 과정에서 미리 어떤 글자는 어떻게 해석이 된다는 것을 알고서 선택(選擇)한다면 그것은 소용이 없을 것입니다. 이것은 마치 오주괘(五柱卦)가 어떻게 되었으므로 몇 분 후에 득괘(得卦)를 하면 해석에서 대길(大吉)로 나오게 되어있다는 것을 짐작하고서 그 시간이 되기를 기다리는 것과 같은 것이겠지요.



  물론 이렇게 되는 것은 현기(玄機)가 없기 때문에 그 결과는 맞지 않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하는 것을 생각하면 되겠습니다. 공부를 할 적에 연습 삼아서 해보는 것은 그만이지만 실제로 점기(占機)를 구할 적에는 그러한 행위(行爲)는 점신(占神)을 열 받게 할 가능성이 많을 것으로 짐작을 해 봅니다. 점신이 어디에 있느냐고요? 그야 찰나(刹那)에 있지요. 찰라가 어디냐고요? 하하~ 글쎄요~~!


4. 소득이 있으면 안내드리기로 하고요.


  우선 이렇게 파자(破字), 혹은 측자(側子)에 대해서 관심(關心)을 갖게 되었다는 말씀을 해 드리고 천천히 책을 좀 봐야 하겠네요. 그리고 책을 보고 배운 다음에 실제로 임상을 해 봐야 하겠지요? 그래서 신기한 꼴을 오주괘(五柱卦) 만큼만 접할 수 있다면 바로 소개를 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그렇지만 혹은 맞기도 하고 혹은 틀리기도 한다면 그냥 잠시 관심을 가져 본 것에 불과하다고 해야 하겠네요.



  참, 성명학 연구는 어떻게 되었느냐고요? 그러니까요. 이것을 해결해 놓지 않고서는 성명학에 대해서도 연구를 할 수가 없었더라는 것 아닙니까? 그래서 잠시 성명학은 놓고 우선 글자에 대한 공부를 해야 하니 이것야말로 공부가 거꾸로 되어가는 것인가 싶기도 하네요. 여하튼 이렇게 해서 경인년의 시작은 또 흥미로운 시간이 될 것 같습니다.



그나저나 보이차도 연구해야 하는데, 이거 참 할 것은 많고 머리는 나쁘고 시간은 없고 나이는 자꾸 먹어가고 큰일입니다. 큰일 하하하~


           2010년 2월 18일 신림동 강의실에서 낭월 두손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