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5] 보이차 초보의 생차숙차이야기-3

작성일
2010-02-07 20:34
조회
5817

[제435화] 보이차 초보의 생차숙차 이야기 - 3


 


 



9. 인공발효 숙차(熟茶)의 이해(理解)



앞의 긴 설명을 통해서 보이차의 기본적인 과정에 대해서 이해가 되셨으
면 좋겠네요. 그리고 여기에서는 인공적으로 발효하게 된 숙차에 대해서 소
개를 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이것은 보이차가 자연상태에서 발효되는 시간
을 미생물(微生物)의 원리(原理)를 이용해서 앞당기려는 목적으로 연구되었
는데, 그 시작을 한 시기는 약 4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고 합니다. 그렇
게 되면 1970년 경이 되겠네요.


중국정부에서 대대적인 연구를 지원하였고, 운남(雲南)의 여러 보이차 전
문가들이 궁리와 실험을 통해서 최적화(最適化)가 된 것이 지금 현재 제조되
고 있는 숙차(熟茶)의 시초가 된 것이라고 합니다. 그러니까 그 이전까지는
숙차라는 말 대신에 노차(老茶)가 쓰였다고 하겠고 또 숙차는 노차를 말하는
것이었으니까 자연발효(自然醱酵)의 숙차와 인공발효(人工醱酵)의 숙차로 구
분을 해서 이해를 하면 되겠습니다.
여기에서 다시 처음의 보이차를 만드는 과정을 다시 살펴보도록 하겠습니
다. 그 과정에서 어떤 것이 다른지를 이해하면 훨씬 더 이해하기에 도움이
될 것 같네요.


(1) 채엽(採葉)을 한다. (새로 나온 어린 찻잎을 땀)
(2) 살청(殺靑)을 한다. (60℃저온(低溫)으로 숨을 죽임)
(3) 유념(柔捻)을 한다. (멍석에 대고 비벼서 잎에 상처를 줌)
(4) 쇄청(?靑)을 한다. (햇볕에 말림)
(5) 산차(散茶)가 완성(完成)된다. (아직 잎의 상태)


  숙차에서 달라지는 공정



(6) 악퇴(渥堆)를 한다. (차잎을 쌓아가면서 온도와 수분을 공급함)
(7) 약 50여일을 60도 정도로 발효(醱酵)시킨다.
(8) 발효가 되어가는 과정에서 효소(酵素)를 첨가한다.
(9) 발효과 끝나면 건조기(乾燥機)에서 건조시킨다.
(10) 물을 뿌려서 압차(壓茶)를 한다. (덩어리로 만듬)
(11) 저장소(貯場所)에 보관한다. (냄새를 제거시키는 과정(過程)임)


과정이 훨씬 복잡하군요. 이렇게 해서 숙차(熟茶)가 완성(完成)되었습니다.
물론 바로 먹기는 어렵고, 건조를 시켜야 합니다. 이것은 덩어리로 만들기
위해서 뿌려 준 물을 제거하는 과정이라고 보면 되겠네요. 그래서 대략 6개
월 정도가 경과되면서 맛도 좋아지고 건조도 되면 이제 먹어도 되는 단계라
고 하겠습니다.


그렇기는 하지만 이 차도 발효과정에서 생겨난 잡냄새
가 어느 정도 있는데, 시간이 경과하면서 그 냄새가 사라지고 또 맛도 좋아
지기 때문에 어차피 보이차는 계속해서 맛이 진화(進化)한다고 생각해도 틀
림이 없겠습니다. 대략 3~4년 정도가 경과되면 훨씬 맛이 좋은 숙차가 된다
고 보면 크게 틀리지 않겠습니다.



왼쪽은 생차이고 오른쪽은 숙차입니다. 이렇게 색깔로도 구분을 할 수가 있겠습니다.


 


10. 썩은 냄새의 정체(正體)


흔히 여행지에서 가이드의 안내를 받아서 사온 보이차를 선물받은 경험이
있으시다면 실감이 날 것으로 생각됩니다. 냄새를 맡아보면 거름이 썩는 냄
새가 나는데 이것이 보이차라고 알고 있는 경우도 있겠네요. 아니면 볏짚이
썩는 것과 비슷한 냄새를 느꼈을 수도 있습니다. 이것은 발효의 과정을 거치
면서 발생하는 것인데 발효의 기술은 바로 이러한 과정에서 얼마나 온도와
습도의 조절을 잘 하느냐에 달렸으니 냄새가 고약한 것은 일단 실패를 한
것이라고 보면 되겠습니다. 메주도 잘못 발효시키면 썩는 경우가 있잖아요.


참고로 발효와 썩는 것의 차이는 그야말로 사촌지간이라고 해도 될 것입
니다. 유익한 효소가 생성되면 발효가 된 것이고, 우리말로 하면 ‘잘 뜬 것’
이 되겠지만 유해한 효소가 생성되면 이것은 이상발효가 되는 것이고 우리
말로 하면 ‘썩은 것’이 되는 거지요. 이렇게 생각을 하니까 참 간단하네요.
전문가들은 이상발효로 실패를 한 보이숙차는 ‘쓰레기’라고도 하더군요.


이것은 먹을 수가 없는 것이라고 보면 되겠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그러한 것
이 여행지 등에서 가이드를 통해서 이런 냄새가 나는 것이 진짜 보이차라고
하는 현혹을 시켜가면서 팔리고 있다는 것이고, 그것을 한국의 여행객들이
많이도 사들고 온다는 것이지요. 이것은 그들을 탓하기 이전에 자신의 무지
(無知)를 탓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래서 공부를 해야 한다는 말씀을 다시
강조해 드리게 되기도 하네요.


잘 익은 숙차에서는 구수한 냄새가 나기도 합니다만 여하튼 코를 찌르는
듯한 자극적인 냄새는 아닌 것이 확실하다고 하겠습니다. 아울러서 우려서
마셨을 적에 목이 갈라지는 듯한 느낌이나 속이 거북한 것도 일단 의심을
해 보고 마시는 것을 보류하는 것이 좋다고 하겠네요.


낭월이 이해를 한 것은 대략 이 정도가 되겠습니다. 이렇게 해서 생차(生
茶)와 숙차(熟茶)의 차이를 이해하셨다면 낭월이 몇 시간을 글 쓴 보람이 있
겠습니다. 그리고 앞으로 또 뭔가 얻어지는 대로 정리해서 올려드리도록 하
겠습니다. 가능하면 한 편 정도를 구입해서 일단 시작을 해 보시는 것이 좋
겠다는 건의를 드리고자 합니다.


 


11. 보이차의 형태(形態)와 명칭


이제 만들어진 보이차의 형태에 대해서 소개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크게
나누면 서너 가지가 되겠는데, 나름대로 붙여진 이름이 있으므로 한 번만 알
아두면 다른 사람들이 이야기를 하는 내용에 대해서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봅니다.


(1) 병차(餠茶)


가장 흔히 보는 보이차의 대표적(代表的)인 형태라고 하겠습니다. 병(餠)
의 형태가 되기 때문인데, 이 글자는 떡, 즉 부침개 정도의 느낌으로 이해를
하면 될까 싶네요. 이것은 생차(生茶)와 숙차(熟茶)의 구별이 없이 공통으로
사용하는 모양이 된다고 보면 틀림 없겠습니다. 무게는 대략 357g으로 예전
도량형(度量衡)으로 본다면 1근이 되겠습니다. ‘차를 한 근 사오너라’한다면
바로 이 한 덩어리를 말한다고 생각하면 틀림이 없겠습니다.



진열이 된 병차입니다. 혹 차를 구입하더라도 진열품은 구입하지 말라고 하네요. 그냥 보기만 하고 별도로 저장이 된 차를 구입해야 한다고 이 가게 주인께서 알려 주셨습니다.



제조사에 따라서 다양한 포장이 되어 있습니다.



이 차는 방문하신 분께서 선물로 주신 것입니다. 포장은 그럴싸 했습니다만, 인터넷으로 검색을 해보니까 출신성분이 확실하지는 않아 보여서 일단 보관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작은 형태의 병차도 있습니다. 이것은 진승차창에서 만든 숙차인데, 꽤 유명한 차창으로 알려져 있어서 믿을만 합니다.


 


(2) 전차(石+專茶)


벽돌 모양으로 만들어진 차를 말하는 것입니다. 대략 크기는 250g정도로
병차에 비해서 조금 작은 것이 표준규격인 것 같습니다. 이렇게 생기면 쌓아
놓기에 좋을 것 같네요.



크기를 이해하기 위해서 네임펜으로 기준을 삼아봤습니다. 포장지는 없습니다만 출신은 맹해차창에서 명성을 떨친 숙차의 대가라고 하는 추병량 선생의 노동지(老同志)랍니다. 유명한 명차로 알려져 있습니다. 물론 맛도 좋지요. 1997년에 제작된 것이라고 합니다.


 


(3) 타차(水+陀의 뒷자茶)


타차는 버섯처럼 생겼다고 보면 되겠습니다. 다소 큰 주먹만 한 모양도
있고, 손톱보다 조금 더 큰 것도 있으니까 규격은 다양하다고 해도 될 것 같
습니다.




큰 타차도 있고 작은 타차도 있습니다. 큰 것은 60년대 차라고 하는데, 핀첸라마에게 바치는 차라는 별명이 있는 차입니다. 가격은 대략 300만원 정도 한다고 들었습니다.


 


(4) 금과차(金瓜茶)


금과는 호박을 말하는 것 같습니다. 호박처럼 생긴 것을 여러 층 쌓아놓
은 차탑(茶塔)을 보셨다면 그것이 바로 금과차라고 생각하시면 되겠네요.



이 사진은 자운오색의 공부차방에서 찍었습니다.


(5) 산차(散茶)


이것은 원래의 차의 잎모양을 그대로 둔 것이므로 사실 형태라고 하기 이
전의 모양이라고 이해를 하면 되겠습니다. 그렇지만 이러한 형태로 유통이
되는 차도 있으므로 참고로 알아둬야 하겠네요.



이렇게 덩어리로 되지 않고 원래의 차 형태로 되어있습니다. 아마도 우러나기에는 쉽겠네요.


 


(6) 천량차(千兩茶)


거대한 차의 덩어리입니다. 장식용도 되고 먹을 수도 있는 차입니다만 무
게는 대략 36kg입니다. 대단하네요. 이것을 먹으려면 톱으로 잘라서 뜯어먹
어야 한다는군요. 이름은 한냥 두냥 하는 것이 천량이라는 의미가 되겠습니
다. 아마도 부자가 되라는 뜻이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연합뉴스에서 찍은 제주도 티파크에 전시된 천량차라고 하네요. 수억원이
랍니다. 아마도 맛을 보기는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7) 기타 형태


앞의 형태는 나름대로 규격화라고 한다면 그 외에도 각종 기념으로 제작
이 된 차의 형태는 다양해서 무슨 모양으로도 가능하다고 하면 적당하겠습
니다. 정사각형도 있고, 마름모형도 있습니다.



병차의 구성은 간단하게 되어 있습니다. 겉의 포장지가 있고, 그 속에는 내표라고 하는 것과 차와 한 덩어리로 붙어있는 내비라고 하는 것이 있습니다. 내비는 위조를 방지하고 자신들이 만든 제품이라는 것을 보증하는 의미로 들어있는데 오래 전에 만든 차에는 없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중간에 위조품이 많아지면서 생기게 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어떤 차의 포장지에는 이렇게 숫자가 찍혀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흔히 보게 되는 보이차의 대표적인 보장인데, 이것을 중차패라고 합니다. 中자와 茶차가 있는 상표라는 뜻이겠지요. 중국정부에서 한 동안 이렇게 통일이 된 표장지를 사용하게 했고, 내부의 내비에다가만 자신의 공장에 대한 표시를 허용했던 적이 있습니다. 지금은 그렇지 않고 민영화가 되어서 자유롭게 포장지를 사용하는 것 같습니다.


 


12. 마무리


나름대로 보고 들은 것을 정리하여 이 정도로 담아 봤습니다. 우선 차의
기본적인 것을 이해하고 나서 차차로 또 여러 가지로 살펴 볼 것이 있다면
하나하나 공부를 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살펴주셔서 고맙습니다. 즐거운 보
이차의 생활이 함께 하시기를 기원드립니다.


            2010년 2월 7일 계룡감로에서 낭월 두손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