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9] 고소공포증

작성일
2009-10-01 10:26
조회
6801

 


[제419화] 고소공포증


 


안녕하세요. 낭월입니다.


요즘 낭월이 뭘 하는지 궁금하신 벗님도 계실랑가요? 알찬 가을을 그야말로 알차게 보내고 있는 요즘입니다.


신종플루가 왜 생겼나 했더니만 낭월에게 신나는현공풍수를 마무리 하라고 생긴 것이 아닌가 싶은 생각을 할 정도로 요즘은 원고 정리에 몰두하느라고 하루의 짧은 해가 그야말로 순식간에 지나가는 것 같습니다.


자명스님께서 가져다 주시는 원고는 생생한데 낭월이 혹시라도 그 느낌을 희석시키면 어쩌나 싶어서 최대한으로 그 맛(!)을 살려보려고 애쓰고 있기도 합니다.


이제 거의 마무리 단계에 와 있어서 잠시 숨을 돌리면서 전체적인 상황을 살펴보고 있는 과정이므로 10월 중순 경이면 책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싶은 생각을 해 보고 있기는 합니다만 또 어떤 변수가 있을 지는 알 수가 없겠네요.


마무리 단계에서 미흡한 자료가 나타났습니다. 건물에서 중심점을 잡는데, 그냥 도표로 네모를 그리고 네 귀퉁이에 선을 그어서 교차되는 지점이 중심이라고 하는 것은 여러 관련 서적들에서 보이는데, 이것이 또 낭월의 욕심을 자극하는 모양입니다.


그래서 좀 더 생생한 자료를 준비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를 생각하다가 서울에 가는 길에 카메라를 들고 인사동을 가 봤습니다. 옥상을 찍으려면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가야 하지 않을까 싶어서 이리저리 기웃거리다가 마침 적당해 보이는 건물을 발견하고는 다짜고짜 올라갔는데.......


 




카메라를 들고 내려다 보는 순간.


예, 참 아찔하더군요. 그래서 난간을 꽉 잡고 한 손으로 셔터를 누르느라고 애를 먹었습니다. 만사가 마음먹기에 달렸다고 자기최면을 걸면서도 몸은 그게 아닌 모양이지요. 하하~


혹시 낭월이 己土라서 그런 것은 아닐까요? 마침 낭월이 알고 있는 戊土의 한 양반도 무지한 공포증이 있는 사람이거든요. 토는 땅에 박혀있어야 하는데 공중에 있으면 두려움이 든다? 그럼 火는 공포증에 자유로울까? 그 사이에도 이러한 생각들이 마구마구 들어오고 있었습니다.


그런 느낌이 드시는지요? 여하튼 보다 생생한 자료를 담기 위해서 이렇게 뛰어 다니고 있다는 말씀이나 짤막하게 전해 드리고 또 작업에 들어갑니다.


참.


며칠 전에 LA에서 회사를 운영하는 벗님을 만났더니 현공풍수 이야기를 전해 주더군요. 경험담이지요. 이야기가 흥미로워서 벗님들께 소개를 해 드려도 되지 싶습니다.


 


1화


회사에서 빵집을 직영점으로 운영하려고 가게를 마련했답니다. 길목이 좋은 자리에 잡고서 운영을 시작했는데, 3개월을 했는데에도 도무지 생각대로 매출이 오르지 않아서 두통거리가 된 모양이더군요. 그래서 임원회의에서 그 점포가 논의대상에 오르게 되었던 모양입니다.


그래서 이 친구가 혹시 건물에 무슨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닌가 싶어서 어둑어둑한 시간에 나경을 들고 건물 앞에 서서 좌향을 측정해 봤습니다.


그런데 그 풍경을 본 미국 사람들이 미친 녀석 취급을 하더라는 것이지요. 희안한 장면이라서 구경꾼들이 모여드는데, 뭔가 얄궂은 판을 들고 건물과 씨름하는 것을 보면서 그러한 반응을 보였던 모양입니다. 그래서 창피스러운 나머지 일단 철수를 했다가 꼭두 새벽에 다시 측정을 하러 갔다지요.


그러면서 [415]화의 홍콩이야기에서 좌향을 측정하다가 누가 들여다 보면 휴대폰으로 전화하는 시늉을 하는 장면을 보면서 무릎을 쳤답니다. 정말 자신에게는 딱 필요한 물건이라는 것이지요. 이 장면입니다.



다시 재고 또 재어 본 결과 공망에 빠졌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는 스스로 깜짝 놀랐지요. 왜 건물을 구입할 적에는 그러한 생각을 못했는지 탄식이 절로 나오더랍니다. 물론 임원회의에서 그 건물은 절대적으로 매각해야 한다는 것을 주장하여 그렇게 했다고 이야기를 하더군요. 이렇게 생생한 경험을 들려주니 낭월은 가만히 앉아서 임상을 하는 것이나 진배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2화


늘 근무하는 부근에 점포가 있었는데, 중국인이 경영하는 곳이었답니다. 손님이 많이 들지는 않아도 꾸준하게 운영이 되었던 곳인데, 길 앞에 도로공사를 하고 나서부터 갑자기 손님이 뚝 끊어지더라는 군요. 도로공사라고 해봐야 하루 만에 끝이 나는 간단한 공사였는데, 이렇게 영향을 미치는 것에 대해서 의아하였답니다.


그리고 주인에게 무슨 연유가 있는지를 알아보고 싶어서 들어가서 이야기를 청했다는군요. 평소에 약간의 친분이 있었던 모양입니다. 그의 이야기는 이러했습니다.


건물의 운영이 어려워서 풍수가의 조언을 들었는데, 앞에서 나쁜 기운이 치고 들어오기 때문에 그렇다고 하면서 반사거울을 설치하면 해결된다고 하더라네요. 그래서 그것을 건물 앞에 달았답니다. 이렇게 생긴 겁니다.



이것은 볼록과 오목이 있는데, 볼록은 나쁜 기운을 흩어버리는 작용을 하고 오목은 좋은 기운을 받아들이는 작용을 한다고만 들었던 물건입니다. 삼명쇼핑몰에서도 이것이 잘 나기길래 무슨 효과가 있기는 한 것인가 싶은 생각만 했었지요.


그렇게 하고 나서 크게 왕성하지는 않았지만 그런대로 유지가 되었는데, 공사를 하던 사람들이 작업에 방해가 되었던지 거울을 떼어놓고 작업을 한 다음에 다시 제자리에 달아 놓는 것을 깜빡하고 돌아갔던 겁니다.


하루이틀은 그런가보다 하다가, 일주일이 되어도 같은 상태가 진행되자 이상하게 생각한 주인이 상황을 살펴보고 나서야 거울이 떨어져 있는 것을 발견하게 되었답니다.


그래서 얼른 제 자리에 달아놨으니까 바로 손님이 들어 올 줄 알았는데, 그로부터 보름이 지났는데도 그냥 파리만 날리고 있었다니까 참 묘하다는 것을 느꼈답니다. 그러한 조그만 작용이 과연 영향이 있는 것이냐는 생각을 하면서 직접 봤으니 아니라고 하기도 그래서 그냥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면서 이야기를 전해 주더군요.


참으로 세상은 오묘한 것 투성인가 봅니다. 여하튼 세상 만물이 그렇게 생긴 것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어서가 아닐까 싶은 생각을 해 봤던 시간이었습니다.


 


이야기가 길어졌네요. 또 얼른 작업에 들어가야 합니다. 알찬 추석 보내시고 행복한 나날 되시기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2009년 10월 1일 계룡감로에서 낭월 두손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