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1] 사진수업후기 "만들 줄도 알아야지~!"

작성일
2008-10-10 12:07
조회
6058

이번 주의 수업에서는 포토샵의 공부가 그냥 포장지로 물건 싸는 정도가 아니라는 것을 배우게 된 중요한 수업이었습니다. 카페에 올린 글을 가져왔으니 함께 생각해 보셔도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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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6일 수업후기] “만들 줄도 알아야지~!”






안녕하세요. 낭월입니다.


 


가을 분위기가 슬슬 느껴지는 것이 상쾌한 기분으로 알 수 있겠네요. 후기가 약간 늦어졌습니다. 딱 1년 동안 봉천동의 후즐그레한 사무실에서 대만서적 수입판매를 하던 사무실에서 탈태환골을 하여 신림동(앞으로는 신원동이 된다고 함)으로 이전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많은 책들을 꾸리고 옮기고 하느라고 꼬빡 하루가 걸렸네요. 아마도 오늘 하루 종일 하면 어느 정도 정리는 될 듯 합니다. 이 서점의 주인은 화인입니다. 혹 도반님들께서 지나시다가 놀러 오셔도 됩니다. 다만 서울에 오는 날(월,화)이 아니라면 만날 가능성은 거의 희박하다고 봐야 하겠네요.


 


 새벽에 잠이 깨어서 잠시 짬을 내어 후기소감을 정리하려고 합니다. 좀 더 있다가 정리를 하면 또 그 느낌을 잊어버리고 무덤덤한 후기가 될 것 같아서 말이지요. 그럼 편안한 후기감상이 되시기 바랍니다.




[7번 국도 후유증]




오랜만에 뵌 도반님들의 얼굴에서 피로가 찌~인하게 묻어있으셨던 경우에는 7번 국도의 24시간 프로젝트에서 단련을 받으셨던 것이라고 짐작을 해 봤습니다. 특히 샘터회장님도 뭔가 상태가 안 좋은 것 같았고, 화인도 여엉 그 몸이 아니었던 모양이네요. 비록 몸은 피로에 지쳤더라도 즐거웠던 순간은 기억 속에 깊숙하게 저장이 되었던 것 같았습니다. 물론 낭월이 그랬으므로 다들 그러했을 것이라고 짐작을 하고 있는 것이기도 합니다만.....


 


낭월은 조장이었다지요? 8-2조에서 조장이 되어서 활약(은 무신~)을 하면서 무사히 과업을 마칠 수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하루에 촬영하기에는 너무 벅찬 과제였다는 것도 느낄 수가 있었습니다. 무엇보다도 이번에 통감한 것은, 선배님(특히 윤종현 선배)의 공력은 하루아침에 이뤄진 것이 아니라 땀과 고민으로 결정체가 된 것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순간순간을 보고 느끼면서 하나하나가 모두 놀라움의 연속이었습니다. 도착하자마자 저녁을 먹은 시간이 자정이 넘었는데, 요깃꺼리가 마련되는 시간에도 해변가의 가로등을 이용해서 뭔가를 찍으시더니만, 반주와 함께 식사를 마치고 나서도 낭월은 여행의 설래임을 꿈으로 느끼기 위해서 잠자리를 파고들었습니다만 윤 선배님은 새벽 3시까지 카메라와 함께 10월 3일의 첫 시간을 즐겼다고 하는 이야기를 다음날에서야 알 수가 있었습니다.


 


긴 이동시간과 늦은 시간에 음주의 피로까지 겹쳤을 것은 누구나 다 같았을 것이련만 그 시간에 잠을 택하지 않고 카메라를 택했던 것은 내공으로 하는 것이니 깡으로 해서 될 일이 아니라는 것을 실감할 수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하루 종일 그 따끈따끈한 개천절을 온 몸으로 뛰는 것을 직접 봤습니다. 그리고 그 느낌은 보지 않고서 이해하기는 불가능했습니다. 그 중에서도 자꾸만 파고드는 화인에게 조금의 싫어하는 내색이 없이. 열심히 설명하시는 모습에서 매우 친절한 강사를 모시고 다니는 것 같았습니다.




[화인] 선배님, 여기에서 찍으면 될까요?


[선배] 일단 찍어 봐요. (200분의 1초 후)


[화인] 이렇게 나왔는데 좀 봐주세요.


[선배] 뭐가 문제인 것 같아요?


[화인] 문제라면...(속으로는 ‘문제는 뭐가 문제야 멋있기만 하구만~~’함시롱) 아마도 화각이....


[선배] 느낌이 잘 오지 않으시는 갑네요. 내가 찍을테니 보세요. (200분의 1초 후)


[화인] (선배의 ccd를 들여다 보고선) 와아~ 왜 그렇게 화면이 넓어요?


[선배] 같은 1:1바디에 24렌즈이므로 같은 화각이예요. 그런데 왜 달라 보일까요?


[화인] 위치도 같은 자리잖아요. 가만..... 다시 찍어 볼께요. 찰칵~! (실제로 이 소리는 아니죠~)


[선배] 아까보다는 나아졌지만 그래도 뭔가 다르네요. 두 사진을 나란히 놓고 봐요.


[화인] 선배님 사진에서는 힘이 느껴지는데요~


[선배] 바로 그겁니다. 잘 보셨어요. 왜 그런 힘이 느껴질까요?


[화인] 앞의 담장 선 때문일까요?


[선배] 아, 잘 짚었네요. 담장 선의 각도를 보면 내 것은 약 45도 정도, 화인님은 10도 정도네요.


[화인] 힘의 차이가 바로 앞 선의 20도 사이에 있었군요. 느껴지네요~!


[선배] 낭월님도 좀 보세요. 그 차이를 직접 느껴야지요.


[낭월] 예예~ 보고 있습니다. 말씀을 해 주시니 느끼겠습니다.


[화인] 저 탑을 넣으려면 어떤 각도가 좋을까요?


[선배] 그럼 가서 구도를 잡아보도록 하지요.




휭~~ 하니 가는데 낭월은 그 담장의 각을 재고 있었더라는. 그래가면서 자꾸만 놓치기는 했지만 후에 화인이를 닥달하면 또 나올 것이기 때문에 열심히 들어두라고 하고 낭월은 제 멋에 겨워서 또 앵글 속으로 빠져들곤 했습니다.


 


그리고 그 무거운 렌즈가방을 계속해서 끼고 다니면서 잠시도 놓지 않는 것을 봤습니다. 낭월도 첨에는 몽땅 집어넣고 열심히 지고 다녔는데 차츰차츰 귀찮아지면서 하나 둘 줄어들다가는 급기야 세로그립도 떼어버리고 24-70도 가벼운 18-250으로 바꿔버리는 영악함을 나타냈는데 선배님의 그 모습을 보면서 다시 24-70으로 바꿨습니다.


 


또 한 가지는 계속해서 플래시를 사용하더라는 것입니다. 낮이나 밤이나 퍽퍽 터지는 플래시를 보면서 처음에는 ‘유난스럽게 폼을 잡는 버전이려니~’ 했습니다. 왜 그~ 있잖아요. ‘프로틱~’해 보이는 것 말입니다. 그런데 잠시 시간을 내어서 선배님의 카메라를 휘리릭~ 훔쳐보면서 색감이 생생하다는 것을 생각했습니다. 그 원인이 뭔지를 캐고 들어서야 비로소 플래시의 용도에 대한 의미를 다시 알게 되었습니다. 진즉에 다 구비해 놨던 연장들이지만 쓸 줄을 몰랐던 것이지요.


 


그 외에도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들으면서 당장은 내 것으로 소화가 되지 않더라도 앞으로 시간이 경과하면서 자꾸만 떠오를 장면들을 열심히 눈으로 찍어 뒀습니다. 그러자니 윤 선배님은 얼마나 심신이 고단하셨겠는가 싶었습니다. 자신의 프로젝트도 완수해야 하는데 진드기같은 화인을 만나서 또 설명도 해 줘야 하니 그 분주함은 낭월의 두 배였을 겁니다. 그럼에도 싫어하는 내색없이 다시 남한산성으로 놀러오면 한 수 알려주겠다는 말씀하기 하시는 것을 보면서 아마도 낭월과 효천의 초로에 든 인생들이 뭔가 해 보겠다고 쫓아다니는 것에 감동을 먹은 것이 아닐까 싶은 생각도 해보기는 했습니다만 그렇다고는 해도 열정이 없이는 쉽지 않은 제안이기에 그냥 감사할 따름이었습니다.


 


이날의 과정을 이야기로 한다면 아마도 또 30쪽의 용지도 부족하지 싶습니다. 다른 16기 도반님들도 각자 선배님을 만나서 여러 신공(神功)들을 전수 받으셨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공부하는 과정에서 이러한 귀한 기회를 마련해 주신 사부님께 감사를 드리지 않을 수가 없네요. 그 날의 하루는 1개월의 시간과 같을 정도로 소중했다는 것을 느끼고 있는 낭월입니다.




[사진숙제장]




처음에는 숙제도 하고, 관광도 하고, 미각도 찾고, 작품도 얻을 요량으로 동해안을 나섰습니다만 선배님의 열정을 보면서 사진이 그냥 나오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생각하고서는 작품 운운 하는 것은 어림도 없는 망상이라는 것을 통감하고 그냥 열심히 배우자는 마음으로 임했으니 숙제로 제출을 한다는 것도 생각하지 못하고 다시 촬영할 곳을 물색했지요.


 


마침 논산에서는 황산벌전투를 재연한다고 하기에 두 차례를 나가봤습니다. 그리고 많이 찍기는 했습니다만 어둠과 조명과 말들의 소란함으로 인해서 사진은 별로 얻을 것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숙제꺼리는 나오지 않을 것으로 판단하고 다시 부여로 달렸지요. 10월 5일입니다. 좀 쉬어야 하겠지만 백제문화제를 통해서 숙제를 할 재료가 있으려나 하고 나갔던 것이지요.


 


여기저기에서 늘 볼 수 있었던 장면들이 재연되고 있었습니다. 사람들을 찍기에는 그래도 축제장이 그만이잖아요. 열심히 과업을 수행했습니다. 그리고 이만하면 숙제는 되지 않겠나 싶은 마음에 저녁시간에 공주에서는 열린음악회가 있다는 것을 보고서 다시 이동을 했지요.


 


열린음악회에서는 김도향과 문희옥의 노래와 오케스트라의 연주를 함께 감상할 수 있었습니다. 맨 앞자리에 버티고 앉아서는 열심히 눌러댔지요. 멋진 프로의 열정어린 노래를 보면서 느꼈습니다. 프로의 아마의 차이가 왜 좁혀지지 않는가에 대해서 말이지요. 아마는 즐거울 만큼 즐기고, 프로는 온 몸으로 불사른다는 것을 이해했습니다. 그리고 하나의 세계에 빠져들어서 그것을 이해하고 내 것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그렇게 몰두하지 않으면 불가능하다는 것도 말이지요.


 


돌아와서 사진을 들여다봤습니다. 이런저런 내용들을 보면서 선택을 했습니다만 어찌보면 숙제는 결과물보다도 그 과정에 있는 것이 아닌가 싶은 생각을 하게 되네요. 그런데 문제는 시간이 얼마 없다는 것이지요. 6일 오전 10시까지는 불과 서너 시간밖에 없었습니다. 아침 일찍 못 일어났던 것이지요.




시간은 얼마 없는데


맘에 드는 사진은 나타나지 않고


이런저런 샷 20여 장을 골랐지만


다시 찍으러 나갈 시간은 애초에 글렀고


그래도 조금 이야기가 될 것 같은 장면들


다섯 장을 골라서 포샵하려니 마감시간이 20분


부랴부랴 리사이즈만 하여 올리고는 ‘애고 모르겠다~’




옆을 슬쩍 보니까 화인도 바쁘기는 마찬가지더군요. 효천선생은 포샵 자체를 처음 보는 것이라서 조금 봐주고, 화인도 시간에 쫓기는 과정에서 뭐가 부족했던지 또 법당을 후다닥 다녀오고 하더니만 겨우겨우 마감시간 1분 전에 올려놓고는 숨을 몰아쉬는 모습들이 영락없는 출판사 기자들 같았습니다. 그러나 결과물에 대해서는 아무도 자신이 없지요. 그냥 불안불안~할 뿐이니까 말이지요.




[공포스럽지만 기다려지는 수업시간]




환등기에 불이 들어오기 시작하면서부터 사부님의 거동에 신경이 쓰이고, 생쥐가 오락가락하는 것을 보면서 차츰차츰 긴장감이 고도되면서, ‘오늘은 아래부터 보시겠지......’ 그런데 생쥐가 맨 위를 물어뜯는 겁니다. 낭월은 맨 위에, 화인은 맨 아래에 있습니다. 그 흔한 김씨들이 다 오데가고 박가가 맨 앞에 온다는 것도 참 아이러니라고 생각하는 일인입니다.




[낭월] 앗~! 사부님 실수하셨습니다.


[사부] 뭐가?


[낭월] 지난번에는 위에서부터 보셨거든요. 잊으셨나 보군요. 알려드립니다.


[사부] 그랬나? (다시 아래로 가는 생쥐, 그래서 잠시나마 안도감..)


[낭월] 간 떨어질 뻔 했잖아요~!


[사부] 흐흐흐~ 근데 우짜노 오늘은 위에서부터 볼끼다.


[낭월] 그러시면 규칙 위반이시잖아요~!


[사부] 규칙이 어디 정해져 있더나, 내가 만들고 바꾸면 되제.


[낭월] 그러시지요 뭐 이나저나 맞을 매......


[사부] 아이고~~~~~~~ 여전히 허공을 떠도는 낭월......


[낭월] 기가 막혀서 말씀을 잊지 못하시는군요.


[사부] 내가 이 말은 안 하려고 했는데......


[낭월] 긴장 긴장 (왜냐하면 ‘고마 나온나~!’ 할까봐서)


[사부] (매우 부드러운 음성으로) 나도 김도향씨 좋아한다. 멋지잖아.


[낭월] (어? 우짠 칭찬? 근데 내 칭찬은 아니지..... 김도향의 칭찬...) 예 멋있었습니다.


[사부] 나도 저렇게 늙었으면 좋겠어.


[낭월] 예, 그렇게 되실 겁니다.


[사부] 고맙네. (이거 분위기가 그럴싸~ 하네요. 싶었습니다.)


[낭월] 그런 의미에서 좋은 덕담이라도 좀 해 주신다면 감읍입니다.


[사부] 나도 덕담만 하고 살고 싶은기라 쫌 그렇게 할 수 있게 해 도고~!


[낭월] 제자가 불민하여 사부님께 늘 심려를 끼쳐드립니다. 노력하겠습니다.




사부님께서는 말없이 코스모스의 사진, 바로 그 사진을 열으셨습니다. 그리고는 다시 포삼마왕을 불러서 맞장뜨는 방법을 가르쳐 주셨지요. 지난 강의에서는 너무도 한심한 사진이었지만 그러한 사진도 이렇게 사람의 손을 타면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보여주려고 하셨지요. 다섯 장의 코스모스를 만드는데 꼬박 한 시간이 걸렸습니다. 그리고 그 작업은 재미없는 작업이셨을 것입니다만 우리에게 뭔가를 보여 주시려고 열심히 붓고 칠하고 저장하기를 반복하셨습니다.




[사부] 낭월아 우째 생각하노?


[낭월] 예? 뭘 말씀이신지요.....?


[사부] 만든다는 것에 대해서 말이다.


[낭월] 만드는 것이라니요? 아 사진 말입니까?


[사부] 그래, 와 그리 티미하노. 아직도 7번 국도 후유증인갑네.


[낭월] 아무래도 찍기를 잘 찍어야 하겠지요. 그렇지 않을까요?


[사부] 틀린 말은 아니다. 그런데 말이다. 만드는 것도 5할을 차지한다는 것을 알아야 하는기라.


[낭월] 옛? 5할이나요? 설.....마....하.....니..... 그렇게까지요?


[사부] 아직도 이해가 안 되나?


[낭월] 왜요. 알아먹습니다. 사진숙제를 리사이즈만 해서 올렸잖아요. 그거 따지시는 거지요?


[사부] 만드는 것에 대한 이해가 너무 부족하단 말이다.


[낭월] 시간이 없어서 그렇습니다. 죄송합니다.


[사부] 여기 초벌구이를 한 도자기가 있다. 보이나?


[낭월] 예, 보입니다. 매병으로 큼직한 것이 잘 만들어 졌네요.


[사부] 이것으로 다 되었다고 생각하나?


[낭월] 아니지요. 아직도 해야 할 일이 많잖아요....


[사부] 그렇다. 여기에 더 할 일이 뭐겠노?


[낭월] 유약을 바르고 다시 구워야지요.


[사부] 왜 그래야 한다고 생각하노?


[낭월] 그릇 모양이야 되었지만 이대로는 너무 썰렁~하잖아요.


[사부] 그런 줄은 아는 놈이 사진은 그냥 갖고 온단 말이냐~~~!!!!!


[낭월] 아이고, 귀청 떨어지겠습니다. 사부님 거듭 죄송합니다.


[사부] 여기에 무슨 유약을 바르꼬?


[낭월] 그야 도공의 마음이겠지요. 낭월같으면 비취빛 청자를 만들겠습니다.


[사부] 홀라당, 니는 뭘 하고 싶노?


[홀라] 사부님, 저는 소박한 분청으로 만들고 싶습니다.


[사부] 저 쪽에 늦깎이 효천은 뭘 만들고 싶을꼬?


[효천] 뭐니뭐니해도 도자기는 백자가 최고지요.


[사부] 그래? 그렇다면 푸른별이는 뭘 만들래?


[푸른] 사부님, 저는 고운 색감이 좋아요. 칼라플한 채색도자기를 만들래요.


[사부] 몽상가는 어떻게 하고 싶노?


[몽상] 도자기는 다 가짜입니다. 원래의 모습 그대로 신라토기를 만들고 싶습니다.


 


[사부] 자, 여기에서 여러 분들은 뭘 느껴야만 할 순서인데......


[낭월] 계룡산에도 도자기 만드는 곳이 있는데 견습하러 가지요.


[사부] 웬 뚱딴지~! 여러 가지 도자기로 만들 수가 있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낭월] 그 외에도 또 있지요. 청화백자, 와태도자도 있고요.


[사부] 유식 그만 좀 떨어라 안다 알아~ 그 여러 도자기의 본질은 뭐꼬?


[낭월] 흙이지요. 흙은 오행으로 土가 되고, 무엇으로나 변할 수가 있으며~


[사부] 시꺼~! 웬 봉창은~ 붉은 초벌구이의 도자기가 본질이 아니겠나.....


[낭월] 그렇겠습니다. 그릇이 없으면 다 소용이 없지요.


[사부] 여러 분의 사진은 바로 이 초벌구이 도자기에 해당하는 기라~


[일동] 오~ 그렇게 심오한 뜻이~ 감탄 감탄~


[사부] 그렇다면 청자든 백자든 분청이든 와태든 간에 뭔가 만들려면 해야만 할 일이 있지.


[낭월] 포샵질이지요. 그 말씀을 하고 싶으신 거잖아요.


[사부] 그런 눈치는 쪼매 있나? 그래도 알아먹어서 다행이다.


[낭월] 아닙니다. 지금 말씀을 들으면서 퍼뜩 정신이 들었습니다.


[사부] 그래 포샵은 도공이 청자를 만들기 위해서 고민하는 것과 같은겨.


[낭월] 그렇담 포샵은 도공의 유약과 가마의 역할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사부] 사진도 그렇게 빠릿빠릿하게 발전했으면 올매나 좋겠노 잉~


[낭월] 정말 그렇게까지는 생각을 하지 못했습니다. 이제 왜 50%인지 알겠습니다.


[사부] 도공이 청자를 만들기 위해서 얼마나 고심을 하였는지는 알거고.....


[낭월] 취화선을 보면 나오잖아요. 가마 속으로 기어들어가는 도공~


[사부] 뭐 그 정도까지는 아니라도 고민은 해 봐야 할 꺼 아이가 말이다~!


[낭월] 맨 얼굴로 내어 놓은 사진에 대해서 반성~반성~ 대~ 반성~




[노당파 출현하다]




영광스럽게도 사부님께서는 노당파를 만들어 주셨습니다. 과거에도 그랬는지는 알 수가 없지만 아마도 일우학당 유사 이래로 최초가 아닐까 싶습니다. 사부님의 원모심려에 대해서 감사드립니다. 앞으로 우리 노당파 3인방은 불철주야 사진공부에 전념하여 온 세상을 사진의 빛으로 아름답게 만들도록 할 것을 엄숙히~ 야가 아직도 정신이 덜 들었네요. 그기 아이고~


 


노당님과 몽상가님을 엮어서 낭월과 함께 노당파가 되었으니 적어도 졸업 전에 파당(破黨)을 하지 않으면 앞으로 영영 희망이 없을 줄 알라는 엄중한 경계의 말씀으로 이해 할랍니다. 문득 첫 날 선배의 가르침이 다시 생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