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0] 포삽마왕 필살기 (포토샵 응용법)

작성일
2008-10-10 12:04
조회
7106

안녕하세요. 낭월입니다.


사진 수업 중에 선배님들의 특기를 배우는 시간이 있습니다. 이번에 받은 공부는 포토샵에 대해서 였는데, 그것도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네요. 이해가 되지 않으실 수도 있겠습니다만 카페에 올렸던 글을 가져왔습니다. 참고라도 하실 것이 있었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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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삽마왕 필살기


시산혈해(屍山血海)……


당금 강호 무림을 피로 물들인 대마왕 포삼(砲三[역자주:포삼은 포토삽CS을 의미함])의 발길이 닫는 곳마다 그 앞을 가로막는 자는 모두 죽음을 면치 못하고 있었다. 일찍이 이와 같은 위력을 가진 마왕은 듣지도 보지도 못했던 무림인들에게 그의 이름 두 자는 온 몸을 벌벌 떨리게 만들고 산천의 초목들 조차도 그의 이름 앞에서는 잎이 오그라들 정도로 천하는 그 이름으로 치를 떨고 있었던 것이다.


  군웅집합(群雄集合)


  그에게 도전장을 내밀었던 무수히 많은 무림인들은 어느 누구 한사람 패배의 쓴 맛을 보지 않은 자가 없었다. 그의 내공이 얼마나 중후하던지, 어둠의 회합으로 만나서 몰래 격투를 벌였던 비공식 무림인물들도 모두 절세신공의 위력에 그만 넋을 잃고 말았으며 그로 인해서 악명은 더욱 치솟아서 천하의 누구도 감히 정면으로 포삼마왕을 대적 할 용기를 내지 못하고 노려만 보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한 군웅들에게 무림첩이 전달되었다.


[초청장]


受信者: 강호에서 포삼마왕에게 음으로 양으로 피해를 본 무림인


會合日: 중추절이 지난 후 8일째 되는 날 해질 녘


會合場: 화산 대회장


會合義: 마왕을 격파할 절세비급 공개


초청인: 정가장(鄭家莊) 장주 포삼필살(砲三必殺) 정윤호 배상


  마침 계룡산에서 일지탄공 연마에 여념이 없던 천하둔재 낭월객에게도 무림첩이 전달되었다. 초청인이 포삼필살이라는 별호를 얻을 정도로 대마왕 연구에 일생을 바쳐서 골몰했던 정가장 장주라는 것을 보는 순간 이제서야 뭔가 마수를 벗어 날 방도를 얻을 것만 같았다. 현재 천하에서 포삼마왕과 맞짱을 뜰 세 사람을 꼽으라고 한다면, 서역의 달마조사와 이역의 스콧캘비, 그리고 조선의 정윤호 정도일 것이다.


낭월객, 그는 누구인가? 오행문에 들어가서 20여년을 오직 일념으로 오행학 연마에 젊음을 다 바쳐서 10성의 공력을 얻었던 사람으로 원래는 무림인이 아니었다. 오행의 원리를 연구하던 철학계의 선비였는데, 잘못 책을 고르는 바람에 일우선객 김홍희의 꼬드김에 빠져서 그의 비급 [아시사진(我是寫眞)]으로 세상을 보는 눈이 흔들리게 되었던 것이다.


그로 인해서 20년 내공이 하루아침에 물거품이 되면서 다시 새로운 각오로 칼을 갈고 있는 사람이지만 무림계에서는 그를 기억하는 사람은 불과 열 손가락을 꼽을 정도로 미미한 존재였다. 그리고 그가 강호에서 만난 많은 사진신공을 수련하는 사람들 중에는 그의 [아시사진] 비급으로 인해서 미혼진에 걸려들지 않은 사람이 없을 정도였다고 하니 그 영향력은 김용의 [규화보전] 이후로 최대의 명문진보였던 것이다.


그런 자에게도 무림첩이 전달되었다는 것만 봐도 포삼매왕은 당금 무림계에서 최고 절정의 공적(公賊)으로 얼마나 위력을 발휘하고 있는지를 익히 알고도 남을 일이었던 것이다.


화산은 어려서 가본 적이 있었다. 화산의 석실에서 상법연마를 하면서 삼베옷만 입고 산다고 하여 마의도인이라고 불리는 진 노사를 뵙고 관상의 묘리를 터득하기 위해서 일년 여를 머물렀었는데, 이제 무림에 입문을 하면서 다시 화산을 찾았던 것이다.


때는 중추절을 넘긴 시각이라서 산을 오르는 풍경이 과연 절경이었다. 기암괴석의 사이사이로 불타는 듯한 홍엽의 단풍들이 아름다운 조화를 이루고 있었으며 그 사이로 뛰어다니는 노루며, 먹이를 노리고 웅크리고 있는 호랑이의 그림자는 자못 자연은 살아있다는 실감을 느끼기에 충분했다.


해가 뉘엿뉘엿 길게 그림자를 남길 즈음에 산정의 대회장으로 도착하자 이미 강호의 내노라 하는 군웅들이 삼삼오오 모여앉아서 마왕을 꺾을 신법를 논하고 있었다. 이미 모인 군중은 어림잡아서 2~3천은 되어 보였고 아직도 산 아래의 비탈진 계곡에서는 열심히 산을 오르는 무림인들이 여기저기에 눈에 띄었다.


그들이 머무는 곳과 각자의 하는 일은 달라도 공통적으로 느끼는 것은 포삼마왕을 대적할 힘이 필요하다는 것이었고 그러한 목적이 있었기에 이렇게 험한 곳을 마다않고 한 달음에 달려 온 것이리라.


이윽고, 술시(戌時) 5각(저녁 8시)이 되자 대회를 주선했던 포삼필살 정대인이 자리에서 일어나 중앙으로 나서면서 포권의 예를 갖췄다. 모든 군웅들도 예를 갖춰서 일어나 일제히 포권을 취하면서 중요한 비법을 강호에 전수하려는 깊은 뜻을 갖고 있는 그에게 존경의 예를 다 했다. 한바탕의 소란이 지나가고, 자리가 다시 조용해지자 천성이 명랑하여 천진동자라는 별호를 얻고 있을 만큼 밝은 정 대인이 만면에 웃음을 띠면서 입을 열었다.


“이렇게 천리길을 멀다 않으시고 이 화산까지 찾아와 주신 무림동도들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리오. 본 포삼필살은 오늘 저녁에 약 한 시진(2시간) 정도의 시간으로 무림에서 악명을 떨치고 있는 포삼마왕을 손아귀에 잡고 놀 수가 있는 기술을 전수 해 드릴 것이외다.


어쩌면 아직 내공이 부족한 일육표국[낭월이 속한 일우 16기를 의미함]의 초급무림인들께서는 좀 버거운 내용이 될 수도 있으리라 생각이 되오만 만사는 열정으로 해결이 된다고 생각하고 열심히 귀를 기울여 주시기 바라오.”


이렇게 시작을 한 정 대인의 이야기는 도도한 장강의 흐름처럼 어느 누구도 감히 범할 수가 없는 위엄어린 분위기로 깊어가는 가을밤을 서늘하게 만들면서 군웅들의 내심에는 뭔가 마왕을 극복할 수 있겠다는 희망이 샘솟고 있었다.


다소 빠른듯 리듬감을 타고 흐르는 목소리의 울림은 군웅들을 긴장하게 만드는 효과가 있었으며 이미 어느 정도의 경지에 도달을 한 고수들은 빙그레 미소를 머금고 이야기에 경청하고 있었다.


1. 포삼마왕의 내력


무엇보다도 적을 격퇴시켜서 굴복하도록 만드는 것에는 그를 자세히 알아야만 한다는 것으로 시작을 했다. 이것은 손자병법에서 가르치고 있는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번 싸워서 지기 어렵다’는 전설과 같은 이야기를 다 알고 있는 무림인들에게는 너무나도 당연한 이야기였으므로 모두 고개를 끄덕이면서 공감대를 만들어 나갔다.


마왕은 어도비사(魚島秘寺)라고 불리는 가문의 볼품없는 자식으로 태어났다. 세인들은 그의 출신내력을 ‘물고기 섬의 비밀스런 절’이라고만 알고 있을 뿐이었고, 그 이상은 알려고 하지도 않았고, 알려고 한다고 해서 알아지는 것도 아니었다. 그냥 막연하게나마 그의 내력은 신비롭게 전해지고 있을 뿐이었다. 그런데 오늘 정 대인의 깊은 추리력과 강호를 주유(周遊)하면서 얻은 풍부한 상식에 의해서 그의 비밀이 낱낱이 공개가 되었던 것이다.


그 가문은 대대로 사람의 얼굴을 그려주고 돈을 받는 일을 가업으로 삼고 있었다. 이때만 해도 마왕이라는 칭호를 듣게 될 줄은 아무도 몰랐다. 그냥 평범한 그림 장사꾼 정도로만 이해를 할 뿐이었다. 그러다가 그의 선조가 그림을 쉽게 그려서 대량으로 판매를 할 방법을 궁리하기 위해서 1천일을 석동(石洞)에서 피를 말리는 각고 끝에 기술을 발명하게 되면서부터 시선을 끌기 시작했다고 해야 할 것이다.


그 위력은 가공할 정도로 세인을 놀라게 만들어서 속칭 그 기술을 일러서 ‘포토삽(砲土揷)’ 즉 대포를 땅에 꽂아버리듯이 위력적인 힘으로 강호를 점령해 나갔다는 의미로 부르게 되었던 것이다. 그 기술이 이국(서양)에서 발명되면서 점차로 중원천하를 휘감아 돌고는 급기야 조선까지 쳐들어 왔던 것이고, 그래서 평온하던 세상에 일진광풍(一陣狂風)이 휘몰아 칠 조짐이 일어났던 것이다.


포삼마왕(砲三魔王)의 이름이 붙은 내력은 또 재미있는 사연이 있었다. 원래 그의 형들은 포토(砲土)가문의 일곱 형제들이었다. 그들이 성장을 하면서 점차 위력을 발휘하게 되었는데, 장남 포일(砲一)부터 포칠(砲七)까지는 그런대로 위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명맥만 유지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갑자기 급변하게 된 것은 시애서(屍愛鼠:CS) 신공을 개발하고 나서부터였다. 이렇게 이름이 붙은 것은 ‘시체를 사랑하는 쥐’라는 의미인데 그것은 아무리 죽은지가 오래 된 시체라고 하더라도 그 신공의 위력을 받아서 쥐가 오락가락 하게 되면 생생하게 되살아나는 것을 본 세인들이 붙여 준 별명이었던 것이다.


그때까지 난립하고 있던 천하를 통일시키는 계기가 된 것은 시애서신공의 1공과 2공을 거치면서 가공할 위력을 발휘하여 산천초목을 벌벌 떨게 만들었는데, 급기야 ‘천하제일포(天下第一砲)’라는 이름을 남기게 된 포삼마왕이 등장을 하게 되었던 것이다. 이렇게 되자 천하에는 그를 상대할 대상이 없었는데, 더욱 놀라운 것은 그가 제천대성 손오공에게서 100일 수련을 거치고 얻어 낸 분신술로 인해서였다.


분신술이란 손오공이 자신의 머리카락을 뽑아서 입김을 불어넣으면 자신과 똑 같은 모습의 손오공이 만들어지는 것을 말하는데, 단지 포삼마왕은 입김대신에 전자파로 둔갑을 시키는 것이 자신과 똑 같은 포삼마왕을 만들어내는데 걸리는 시간은 불과 수십분이면 족했던 것이다.


그렇게 되자 천하에서는 온통 포삼마왕을 사로잡아서 일꾼으로 부리고자 하는 야욕에 불타게 되었고, 그러다가 모두 그의 일격에 나동그라지는 비극이 밤낮을 가리지 않고 도처에서 일어나고 있었던 것이다.


다시 정 대인의 연설이 이어졌다. 그의 표정은 웃음을 머금고 있었지만 어투는 이미 내공이 실린 단전의 소리였으므로 수천의 관중들이 눈알만 반짝일 정도로 가득 메웠지만 또렷하게 들을 수가 있었다. 처음에 군웅들은 왜 겨우 한 시진으로 설명을 해 주겠다고 했는지에 대해서 의아했으나 내공으로 말을 한다는 것이 얼마나 진력의 소모가 많은 것인지를 알고 있는지라 모두 이야기에 집중하느라고 여념이 없었다.


“무림 동도들께서도 아시다피시 포삼마왕의 능력은 실로 무궁무진하여 한 번 그 손아귀에 휘말리게 되면 아무 것도 보이지 않을 뿐더러 심장이 두근거리고 두뇌가 현기증이 생기며 식욕도 없어지고 급기야는 인사불성이 되는 괴공(怪功)을 발사하고 있소이다.


내가 그의 내력에 관심을 갖고 살펴본 바로는 내공천하인 인도우(印圖友)계통과 외공으로 아직도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애불(愛不)천하조차도 그에게 왕좌의 자리를 내어 주지 않을 수가 없는 지경에 도달했던 것이오. 우리는 내공계통으로 무예를 연마했기 때문에 인도우의 방법으로 그를 사로잡아야 하겠지만 사실 포삼마왕은 어느 계통에서나 싸워서 이기기만 하면 되는 것이니 검은 고양이든 흰 고양이든 쥐만 잘 잡으면 된다는 것으로 생각해도 무방하오. 문제는 천변만화의 재주를 갖고 있는 쥐가 문제인데.......”


그러자 군웅들이 술렁이기 시작했다. 쥐라는 동물이 얼마나 번식력이 왕성한지를 모두 잘 알고 있기 때문이며, 쥐에도 흰 쥐가 있고, 회색 쥐도 있으며, 나아가서는 갈색줄 쥐도 있고, 검은 쥐도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는데 그러한 쥐들이 재주를 부린다는 것에 대해서는 모두 소름이 끼치도록 당해 본 나머지인지라 나름대로 자신들이 느낀 것을 옆에 있는 사람들과 감회를 나누고 있는 소리였다.


그러한 소리가 한 바탕 대회장을 휩쓸고 지나가기를 기다린 다음에 정 대인은 다시 입을 열어서 질문을 했다. 어쩌면 그는 답을 기다리고 질문을 하는 것은 아니며, ‘주의해서 이야기를 들으시오.’라는 정도의 느낌이었을 것이다. 갑자기 술렁이던 주변이 조용~해 졌다.


“시이서의 핵심은 바로 그 쥐란 말이오. 그런데 쥐를 잡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겠소? 포삼마왕도 쥐를 통해서 신공을 펼치고 있으므로 우리는 그에게서 쥐만 내 맘대로 움직일 수 있도록 한다면 그는 그야말로 하나의 프로그램일 뿐이라는 것을 잘 알아야 하오.


대체로 강호인들은 쥐를 이리저리 흔들어보고 눌러보다가 고놈이 내 맘대로 되지 않고 결국은 마왕의 방식으로 돌아가서 멋진 사진을 황폐한 모습으로 만들어놓게 되는 것만 생각하면서 두려움에 떨고 있는 것이오. 그러나 잘 생각해 보시오, 쥐를 어떻게 잡아야 잘 잡을 수가 있는지만 안다면 포삼마왕의 절세신공을 내 하인으로 부릴 수가 있는 것이니 이것은 분명히 우리 두지탈(豆智脫) 무림계에서 극복을 해야만 할 것이며 도망을 가서 될 일이 아니라는 것을 모두 공감하실 겁니다.”


두지탈 무림계라고 하는 것은 이전의 아나록(牙羅祿) 무림계와 구별해서 말하는 신종무예를 연마하는 집단을 말하며 그 중에서도 강호에서 제일문으로 알아주는 곳은 일우당(一隅堂)이었으니 오늘의 회합을 주도하고 있는 정 대인도 일우당에서 잔뼈가 굵은 절정고수였던 것이다. 두지달이란 의미는 콩과 같은 점으로 이뤄진 지혜덩어리를 자유롭게 사용하여 규칙을 벗어나는 곳에 그 목적을 두고 있으니 일종의 선가(禪家)와 같은 의미가 된다.


반대로 아나록 무림계는 독특한 내공으로 인해서 필림(筆林)이라는 무기를 사용하는데 이 무기를 두루 섭렵하고 다시 두지탈까지 점령을 한 일우집단의 내공은 아무도 넘보지 못할 독특한 경지를 구가하고 있었던 것이다.


모든 무기는 각기 장단점이 있기 마련이지만 적어도 두지탈계통은 최첨단의 기술들이 접목되어 있어서 여간한 수용력이 아니면 접근자체가 불가능하다는 것이 문제였다. 그런데 그러한 문제를 극복하고서 달려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번에는 포삼마왕이라는 천하의 강적을 만나게 될 줄은 아무도 몰랐으리라. 현금 무림계에서는 격은 하나가 떠돌아 다니고 있었다.


‘육 개월이면 천하가 변한다’


이 말을 아무도 부정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그만큼 천하대세는 성패를 반복하면서 소용돌이 속으로 휘몰아가고 있었던 것이다. 이제 불과 십년 전의 실화였던 ‘십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 말을 아무도생각하지 않았다. 그야말로 켸켸묵은 전설로만 생각을 할 뿐이었다. 이것이 바로 두지탈의 시대를 맞이해서 무림인들이 살아남기 위한 몸부림의 현주소였던 것이다. 각설하고.


“여러 무림의 고인들께서도 아시다시피 세상에 급소가 없는 물체는 없는 법이오. 가령 금강불괴신의 얻은 1만5천년 전의 동방삭마인도 발바닥의 용천혈을 지키지 못해서 급사하였던 것 아니겠소. 일단 이것만은 만고의 불변이라는 것을 먼저 생각하고 시작을 합니다.”


그러자 성급한 군중의 한 낭자가 낭낭한 음성으로 외쳤다. 모두 그 소리가 나는 곳을 향해서 눈길을 모았다. 그 곳에는 묘령의 낭자가 공주의 복장을 하고 시녀들에게 둘러쌓인 채로 앉아 있었는데, 그 모습이 우아하여 무림인들은 자신도 모르게 침을 꿀꺽 삼키고 말았다.


“포삼마왕의 급소를 알려주세요~!”


이 당돌한 요청에 대해서 군웅은 일순간 숨을 죽이고 정 대인의 안색을 살피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렇잖아도 급소를 알려달라는 말은 전 재산을 달라는 말과 같은데 그것을 망설이지 않고 말을 하는 것으로 봐서 저 낭자는 필시 당돌하기가 천하제일일 것이라고 생각하면서 혀를 내둘렀다.


[정대인] 낭자의 존대성명을 알려 주시겠소?


[그낭자] 소녀는 청성파(淸星派) 문주의 무남독녀 윤 모예요.


[정대인] 아, 그 유명한 푸른별파라고 하는...... 반갑소이다.


[윤낭자] 소녀가 보기에 정 대인께서는 포삼마왕의 급소를 보셨네요.


[정대인] 아마도 그렇다고 생각을 할 수 있을 것이외다.


[윤낭자] 우리는 그것만 알면 되겠네요. 어서 알려주세요.


[정대인] 정녕 그래도 후회가 없으시겠소?


[윤낭자] 후회는 무슨~ 청성파 가문에 후회란 말은 없어요. 어서요~~!


[정대인] 그럼 난 책임지지 않겠소이다.


[윤낭자] 책임은 소녀가 지겠어요. 어서 말씀 해 주세요.


[정대인] 그의 급소는 바로.......


[윤낭자] 어디란 말이예요? 잘 안 들려요~~! 크게 말해 주세요.


[정대인] 그의 최대 급소는 마스킹이오~!


[윤낭자] 마스킹? 그게 무슨 말이예요?


[정대인] 그게 포삼마왕의 최대 급소란 말이오. 알려 달라매~!


[윤낭자] 아니, 알아듣게 해 주셔야지 본 낭자를 엿먹이자는 거예요?


[정대인] 본인이 원해서 알려 준 것인데 발끈하시기는... 푸하하하~


[윤낭자] 음...... 본 낭자를 희롱하신 거로군요. 이 원한을 꼭 갚겠어요.


[정대인] 아니아니, 오해요 오해~! 그건 정말 오해야~~! 오해~~!!


[윤낭자] 마스킹....? 매스킹....? 머시깽.....? 아이구 머리터지네~~!!


[정대인] 거보오. 그래서 책임 안 진다고 했던 것이라오.


[윤낭자] 도대체 무슨 말이 그래요~! 문자로 써봐 주세요.


[정대인] 그러시겠소? 그럼..... masking 이렇게 쓴다오.


[윤낭자] 엥~???? 어쩌라고요? 저것도 글자예요?


[정대인] 이역(서양)의 문자라 그러하오. 그렇지만 알아야 하오.


[윤낭자] 정말 머리 아프네요. 왜 알아야 해요?


[정대인] 포삼마왕의 출신내력을 알아야 그를 이길 것 아니겠소?


[윤낭자] 알겠어요. 천천히 설명을 해 주세요. 미안해요.


[정대인] 쾌활한 윤낭자를 보니 기분조차도 좋아지는 구료. 하하하하하~


[윤낭자] 소녀도 포삼마왕에게 하도 당해서 분풀이를 하고 싶은 생각에..


[정대인] 아, 이해하고도 남소이다. 여기 모인 군웅도 같은 마음일거고.


[윤낭자] 그렇다면 다른 명칭들도 원음으로 해 주세요.


[정대인] 나야 그러고 싶소이다만.... 이해가....


[윤낭자] 어차피 이해를 해야 정복이 가능할 마왕이라면 해 볼랍니다.


[정대인] 그렇다면 사양하지 않으리다. 잘 들으시오.


정대인은 천천히 장삼자락을 휘날리면서 생쥐잡기에 돌입했고, 군웅들은 숨을 죽이고 현란한 생쥐몰이를 보면서 흥분하기 시작했다. 생쥐의 이름이 ‘시에서’인 것에 손색이 없을 정도로, 우중충한 그림들이 순식간에 뚝딱~! 하고 생기발랄한 모습으로 변신하는 것을 보면서 마술에 홀린 것 같은 기분들이었다.


포삼마왕을 잘만 부리면 이렇게 신기묘묘한 능력을 내 마음대로 사용을 할 수가 있는데, 그렇지 못하여 고통에 잠겼던 군웅들의 입에서는 연신 탄식과 감탄이 절로 나왔던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남들이 다루면 마음대로 잘 하여 포삼마왕에게 반격의 기회조차 주지 않는데 내가 다루면 순식간에 마왕의 손아귀로 넘어간 생쥐는 내 맘과는 전혀 다르게 행동을 하였던 것이다.


이러한 정 대인의 시연을 보면서 비로소 포삼마왕을 굴복하게 만드는 것은 주먹단련도, 근육단련도 아닌 오로지 생쥐단련이었다는 것을 알고서는 뭔가 희망이 보이는 것 같은 환상에 잠기기도 했다. 이러한 것은 순전히 정 대인의 손놀림과 초식을 보면서 알게 되었던 것이다. 막연히 머리 속으로만 생각했던 것이 구체적으로 눈 앞에서 펼쳐지자 입을 다물 수가 없었다.


“자, 그럼 이제부터 비법을 전수하겠소이다. 그 비법은 5단계로 정리를 할 것이오. 잘 이해를 하신다면 귀가하는대로 바로 연공에 들어가시오. 본 비법의 전수는 3일이 지나면 다 잊어버리도록 내가 바이러스를 넣어서 만들어 뒀기 때문에 그 이전에 수용을 하면 자신의 것이 될 것이고, 그렇지 못하면 다시 이전처럼 돌아갈 것이외다. 그렇게 한 것은 비법들이 강호를 어지럽히게 되면 포삼마왕이 다시 새로운 무기로 쳐들어 올 것을 염려한 때문이오.”


일단계, 그것은 ‘분석’이라고 했다. 상황판단이라고 해도 좋을 것이다. 지금 앞에 놓여진 사진을 어떻게 만들고 싶은지를 확실하게 판단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것이 이뤄지지 않으면 아예 포삼마왕을 건드리지 않아야 할 것이며 자칫, ‘하다가 보면 좋아지겠지....’하는 착각을 하게 된다면 여지없이 마왕의 노예가 되어서 고통의 터널을 헤매게 된다는 것이었다. 이 과정은 소를 잡는 과정으로 말한다면 어느 부위를 어떻게 분리시키고 가공을 할 것인지를 생각하는 단계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단계, 사진을 정리하는 과정이라고 했다. 먼지라거나 노이즈와 같은 것들에 대해서 제거를 하는 과정으로 소를 잡는 과정으로 말한다면 털을 제거하고 다듬는 과정과 같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삼단계, 화이트발란스와 노출에 대해서 손질을 하는 단계이다. 점점 이해하기 어려운 말들이 튀어나와서 군웅들은 움찔움찔했지만 그래도 용케도 잘 참아내고 있었다. 그래도 어디선가 들어 본듯한 이름들이므로 포삼비급을 뒤지면 나올 것이라 여기면서 인내심을 잘 발휘하고 있었다.


사단계, 주제부를 강조하는 단계이다. 소를 잡는 과정으로 말한다면 등심과 안심을 분리하고 특히 목적하는 부위는 잘 보이도록 다듬어야 하는데, 여기에서 바로 핵심급소인 매스킹을 공격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밝게 할 것은 더 밝게 하고, 어둡게 할 것은 더 어둡게 하여 고객이 얼른 봐도 바로 무슨 부위인지를 알아먹고 돈을 내고 말게끔 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오단계, 샤픈과 저장의 단계이다. 이 단계는 설거지를 하는 단계라고 말을 할 수가 있을 것이다. 남은 소뼈와 칼들을 물로 씻어서 제자리에 보관하는 정도이므로 크게 중요하지는 않겠지만 마무리가 잘 되지 않으면 또 언제라도 문제가 날 수 있으므로 조심해서 끝까지 긴장을 늦출 수가 없다는 것을 알 수가 있었다.


정 대인은 포삼마왕을 사로잡아서 내 맘대로 부려먹는 방법을 ‘요리법’이라고 했다. 같은 재료라도 요리사의 마음에 따라서 국도 되고 찌개도 되듯이 포삼마왕을 잘 부리면 한 가지 재료로 열 가지의 요리를 만드는 것도 식은 죽 먹기보다 더 쉽다고 했다. 그러므로 왕도가 있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기술을 습득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했고, 그러기 위해서는 많이 해 보는 것이 최선이라는 명언을 남겼다. 과연 그렇다. ‘직접 해보지 않은 놈하고는 말도 하지 말라’는 고인의 가르침은 조금도 틀리지 않았던 것이다.


이렇게까지 요약을 하기 위해서 정 대인은 얼마나 많은 시간을 밤잠을 설치면서 고통 속에서 뼈 속까지 스며드는 포삼마왕의 냉독을 몰아내느라고 골몰했을 것인지에 대해서 생각을 해 보면 참으로 고마운 무림의 정파인물로써 그 가치는 이루 말로 다 할 수가 없을 정도였다.


더구나 후에 포삼마왕과 겨루는 과정에서 마음대로 되지 않아서 마왕에게 혈도를 제압당했을 적에는 즉시로 찾아와서 막힌 혈도를 풀어도 된다는 말까지 하는 것을 보면서 앞으로는 그를 일러서 ‘포삼보살’이라고 불러야 한다는 말이 군중들 속에서 튀어나오기까지 했다. 그만큼 군웅들은 감동하고 있었던 것이다.


특히 네 번째 단계에서 모든 내공이 총 동원된다고 하였고, 이 대결의 성공과 실패는 여기에서 나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했다. 그 과정에서 일어나는 여러 과정들이야말로 앞으로 입 속의 혀와 같이, 혹은 손바닥의 구슬과 같이 자유자재로 다뤄야만 포삼마왕에게 다시는 희롱당하지 않는 무공을 발휘 할 수가 있을 것이라는 말을 빼어 놓지 않았다.


그리고 역시 현장의 고수다운 면모는 다이나믹레인지를 보여줄 때였다. 그렇게 선명하고도 정확하게 디테일이라는 것을 알려 줄 적에는 모두 숨을 죽였고, 최종적인 사진이 액자에 담기기 위해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분명히 이해를 할 수가 있었던 것이다. 그는 약간 흥분한 어조로 말을 이어갔다.


“인쇄물에서 보이고 안 보이고는 검정과 하양을 어떻게 처리하느냐에 달렸소이다. 잘 보시오. 마왕의 히스토그램을 보면 급소가 어디인지를 다 알 수가 있단 말이오. 뒷동산의 모습처럼 동그스름한 모양을 하고 있으면 모두 다 인쇄가 될 것이오만, 혹 태종대의 절벽이 나타난다면 이것은 큰 일이 아닐 수 없소이다. 바로 그때를 대비해서 이러한 설정이 필요한 것이오.”


그러면서 보여준 장면은 바로 256종의 무예전반에서 출력이 가능한 범위를 알려주는 것이었다. 그 중에서 밝음의 과정에서는 245단계 까지만 사용해야 하고 246~255단계는 절대로 사용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을 특히 강조했으며, 어둠의 단계를 설명할 적에는 12~13, 혹은 15까지도 가능하지만 그 이하는 사용하지 않아야 부작용이 생기지 않는다는 말을 빼어 놓지 않았다.


아울러서 완성된 사진을 컴퓨터에 저장하려면 포삼마왕이 가장 좋아하는 버전인 PSD로 담아야 하고, 이때에는 모든 레이어를 다 살려서 저장하면 좋다는 자상함도 보였으며, 그렇게 저장했다가 다시 마음이 변해서 다른 효과를 주고자 할 경우에는 언제라도 열어서 필요한 부분을 수정할 수가 있다는 것을 알려 줬다.


그리고 겔러리용으로 담을 적에는 JPG로 하면 되지만 이것은 완전히 봉인하는 것으로써 혹시라도 마음이 변하여 약간이나마 수정을 하고 싶은 마음이 생길 것 같으면 아예 TIFF로 담는 것이 가장 현명하다는 것을 알려줄 적에는 낭월객의 표정은 감동의 물결이었으며 이 모임에 참석하기 위해서 온갖 굴욕을 참으면서 보냈던 과거의 100여일에 대한 회한이 일순간에 사라지면서 환희의 기쁨으로 물결치고 있었던 것이다.


더구나 저장을 할 경우에라도 책으로 만들 적에는 300DPI로 저장을 하고, 겔러리에 전시를 할 경우에는 150DPI로 저장을 해야 한다는 것과 그러기 위해서 샤픈을 설정할 경우에도 차등(앗, 어떻게 하라는 것을 잊어버렸다~ 누가 도와주세요~~)을 둬야 한다는 것까지 안내를 하는 것을 보면서 과연 강호의 무림인들이 앞으로는 단 한 사람도 포삼마왕에게 휘둘려서 고통을 당하지 않도록 하겠다는 의지와 신념이 여실히 나타났다.


아울러서 필림은 노출을 부족하게 찍어야 하지만 두지탈은 오히려 반대로 과다로 찍어야 한다는 것까지 알려 줄 적에는 과연 무기는 모조리 만져봐야만 그 깊이와 용도를 자세히 알 수가 있다는 것을 느끼기에 충분했다. 참으로 무림에서는 꼭 있어야만 할 정 대인이라고 생각했다. 문득 낭월객이 손을 들고 뜬금없이 물었다.


[낭월객] 정 대인은 왜 자신을 ‘후추(厚錐)’라고 부르시오?


[정대인] 그야 워낙 천성이 무뎌서 말이오.


[낭월객] 그렇다면 무딘 송곳을 숫돌에 갈듯이 연마한다는.....?


[정대인] 그렇소이다. 언젠가는 뜻을 이룰 날이 있으리라 믿소.


[낭월객] 정말 그 자호의 속에서는 웅지가 꿈틀대고 있소이다.


[정대인] 웅지라니요? 무슨 뜻인지......?


[낭월객] 원래 둔하다면 둔추라고 했어야 할 것이오.


[정대인] 그렇겠군요. 그렇다면 글자를 잘 못 선택했는가 보구랴.


[낭월객] 아니지요. 전봇대와 같은 굵은 송곳을 만들겠다는 의지지요.


[정대인] 오호~ 눈치 하나는 대단하시구랴.


[낭월객] 낭월객이 강호를 떠돌면서 절에 가서도 젓국을 얻어먹었소.


[정대인] 그만큼 눈치가 빠르시다는 의미겠구만요.


[낭월객] 그렇소이다. 송곳이 전봇대 만하다면....... 그걸로 뭘 하겠소?


[정대인] 사실 천하를 한 방에 꿰뚫고 싶은 야망은 있소이다.


[낭월객] 바로 그거요. 중원을 꿰뚫은 진시황의 송곳은 들어봤지만.....


[정대인] 아, 낭월객도 알고 계셨구만 장성의 비화를 말이오.


[낭월객] 만리장성을 쌓는 수레를 고치기 위한 송곳 아닙니까.


[정대인] 그렇지요. 수레가 워낙 커서 보통 송곳으로는 수리불능이었다오.


[낭월객] 그래서 큰 송곳을 만들었는데, 그 이후로는 쓸모가 없었지요.


[정대인] 그래서 쓸 모가 별로 없는 사람을 진시황의 송곳이라고 하지요.


[낭월객] 바로 그 송곳이 직경 1치(33mm)였다고 하오.


[정대인] 그건 처음 듣는 말이오. 낭월객은 참 시시콜콜한 것도..... 하하~


[낭월객] 아마도 그럴 것이오. 사실 방금 지어낸 것이라오.


[정대인] 사실 일우당에서는 손만 키보드에 대면 거짓말이 봇물이라고...


[낭월객] 아, 그래서 천하허풍 낭월객으로 불렸군요. 이해합니다. 하하하~


[정대인] 아니오. 그래도 그 가운데 가끔은 진실이 있다고 합디다.


[낭월객] 문제는 전봇대 송곳이 세계를 꿰뚫게 될 것이라는 말이오.


[정대인] 원 그럴리야~ 그렇지만 사실 꿈이기는 합니다.


[낭월객] 그 자호를 보면서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꿈이 큰 사나이라고.


[정대인] 알아주셔서 고맙소이다. 앞으로 궁금한 것은 물으시오.


[낭월객] 그럼 한 가지 여쭤보도록 하겠습니다.


[정대인] 무엇이오?


[낭월객] 어도비알지비와 에스알지비의 차이가 늘 혼란스럽습니다.


[정대인] 아, 다들 그러실 거외다. 어도비알지비는 잊어버리시오.


[낭월객] 그래도 여러 비급들에서는 중요한 것이라고 해서......


[정대인] 중요하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실로 쓸모가 없으니 그야말로 진시황의 송곳이라고 해야 하겠소이다. 아마도 앞으로 30년 후에는 쓸모가 있을 것이오만 지금은 그냥 sRGB로만 저장을 해도 충분할 것이외다.


[낭월객] 그럼 잊어버려도 되겠군요. 너무 많이 알아도 탈입니다.


[정대인] 그리고 형편이 되면 여행을 많이 떠나시오. 서역으로도 가보시고 유럽으로도 가보시고, 미국에서 올라온 사진을 보면 왜 그렇게도 청명하고 생감이 생생한지 의아해 할 것이오만 그것은 천지자연의 오묘한 조화이므로 포삼마왕도 어쩔 수가 없는 영역이라고 하는 것이지요.


[낭월객] 그렇다면 한계가 있다는 의미로군요.


[정대인] 그렇소이다. 모든 땅에서는 지기와 수기가 혼재하여 흐르고 있듯이 사진발에서도 그러한 것이 그대로 드러나게 되어 있소이다. 고로 장소는 무엇보다도 중요한 요인이 되는 것이오.


[낭월객] 그럼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한 가지 비법을 전해 주십시오.


[정대인] 정말로 중요한 비법인데 오늘 여러 벗님들께 공개하는 것이오.


그 말을 들은 강호인들은 모두 귀를 씻고 정신을 가다듬고 쥐죽은 듯이 고요한 분위기에서 다음 말이 떨어지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렇게 수 초가 흐른 다음에 그의 입에서 한 마디의 말이 우뢰와 같이 쏟아졌다.


“사진의 처음과 끝에는 잘 찍은 것으로 출발하고, 끝내게 되어 있소. 아무리 포삼마왕의 능력이 신출귀몰하고, 그 능력을 최대한 활용한다고 해도 잘 되지 않은 원판을 놓고는 어찌 해 볼 도리가 없는 것이오. 그것은 마치 천하의 추녀를 찍은 사진이 양귀비로 변신하는 것보다도 천만 배는 더 어렵다는 것을 알아야 할 것이오. 결국은.


좋은 내공을 연마한 다음에


좋은 사진기로


좋은 장면을


좋게 찍는다면


사실 포삼마왕은 발을 붙일 곳이 없을 것이오. 그 사진이 흑백이든 자연색이든 결과는 같다는 것을 잘 알아야 할 것이고, 우리의 목표는 이렇게 포삼마왕의 존재를 쓸모없이 만드는 것만이 그를 완벽하게 죽여버리는 필살기가 될 것이오. 이제 정모가 해 드릴 이야기는 다 된듯 하오이다. 그 이상은 시간관계상 다 하지 못함을 헤아려 주시고, 각자 처소로 돌아가셔서 열심히 연마를 하여 자신의 것으로 만드시기 바라오.


그의 일장연설과 시연을 보면서 감동을 받은 무림대중들은 모두 한 마음이 되어서 감사하고 감동하는 마음을 우뢰와 같은 박수로 화답하였는데, 그 당시의 시각에 미국 워싱턴에서는 동북아시아에서 강도 12.7의 강진이 검출되었으나 피해는 보고되지 않아서 의아해 하였다는 기사를 워싱턴타임지에서 읽을 수가 있었다고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