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4] 제주도 여행

작성일
2008-06-05 20:55
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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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4화] 제주도 여행

 

 

 

안녕하세요. 낭월입니다. 바쁜 중에도 제주도 나들이를 했습니다. 사실은 언제부터 상하이를 가기로 별렀는데 여러 차례의 일정에도 불구하고 무산이 되어버리는 바람에 취소를 하고 어르신들을 모시고 가까운 해외로 나들이를 하기로 방향을 전환하게 되었지요. 사실은 노환으로 힘들어하시는 어르신을 위하여 효도여행을 한 셈이라고 해도 되지 싶습니다. 그렇게 해서 집을 나선 일행은 15명이었고, 다시 제주에서 만난 일행까지 5명 추가하여 20명의 대부대의 가족나들이가 되었습니다. 물론 가이드는 낭월이 맡아야 했고, 총무는 화인이 하고, 각각의 역할을 분담해서 즐거운 여행이 되도록 하자고 다짐을 하고 길을 나섰습니다. 여기부터 이야기가 시작이 됩니다.

 

1. 출발 (2008년 5월 29일 새벽 6시)

 

일찍 출발을 하는 것은 완도에서 아침에 제주도로 가는 배를 타기 위해서입니다. 논산에서 집결을 하여 잠을 잔 다음에 5시부터 서둘러서 짐을 꾸렸지요. 늦어도 6시에는 출발을 해야만 약 4시간 정도의 여정으로 완도항에 도착을 하여 준비를 하게 되면 10시 30분에 출발하는 배를 잡을 수가 있겠다는 계산으로 서둘러서 출발을 했습니다.

 

소풍가는 아이들마냥 아지매들은 김밥을 준비하느라고 전날 11시가 되어서야 잠자리에 들었나 싶습니다.

 

출발을 한 다음에 순탄하게 진행이 된다면 무사히 배를 탈 것이라고 계산을 했는데, 30분이 지나기 전에 문제가 발생하더군요. 일행 중의 한 분이 카메라를 감로사에 두고 출발을 했던 모양입니다. 그것을 두고 갈 수가 없다는 것으로 인해서 두 대의 차량 중에서 하나는 급회전을 하여 다시 오던 길을 되돌아가야 했지요. 이렇게 되면 시간과의 전쟁은 피할 수가 없는 것은 당연지사라고 해야 하겠습니다.

 



 

아침은 먹어야 했습니다. 정읍휴게소에서 차를 대고는 아침상을 차렸습니다.

 



 

오늘의 주식은 김밥입니다. 부랴부랴 상을 차리고 먹는 동안에도 낭월은 계속해서 시계를 보면서 계산을 하고 있었고, 자연히 독촉을 하게 되었지요. 10분 후에 출발한다고 소리를 질러도 서두르는 사람들이 없는 것은 아마도 소풍가는데 시간의 구애를 받지 않는 마음이 있어서였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배에서 사진을 찍었으니 놓치지 않은 것은 분명하네요. 그렇지만 적어도 두 시간 여를 초고속으로 운전하여 밟아댔다는 것을 사진으로 남기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쉽네요. 이런 경우에는 흔들리는 사진으로 한 장 있었더라면 그 시간과의 전쟁을 나타내는 좋은 장면이 되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적어도 10시 28분에 완도항에 도착했습니다. 그리고 차를 싣자마자 배는 출발을 할 준비를 했으니 과연 급하기가 일각이 여삼추라고 해야 할 상황이었습니다. 어르신들께서는 기대감을 갖고 며칠 전부터 준비를 하셨다는데 배를 놓치기라도 했더라면 얼마나 서운하셨을까를 생각해 보면 지금도 아찔한 느낌이 듭니다.

 



 



 

비행기를 타지 않고 배를 택한 것 중에는 비용의 절감도 있었지만 이렇게 오붓한 시간을 즐겁게 보낼 방법으로 선택이 되었습니다. 흐뭇하게 바라보는 부모님의 표정에서 여행을 나서기를 잘 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바쁘고 분주한 중에서도 일은 벌리면 또 그렇게 된다는 것도 생각을 해 봤습니다. 화요일과 수요일을 서울에서 강의하고 밤에 귀가해서는 다음날 새벽에 3박4일의 여행을 떠났으니 그 분주하기는 미뤄서 짐작을 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달리는 배에서 바다를 내려다보니까 물결에 파도가 갈라지는 것이 푸른 하늘에 구름이 떠있는 것과 조금도 다르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참으로 맑고 맑은 바닷물을 실컷 볼 수가 있었습니다.

 

편안하게 제주도에 도착하여, 중문부근에 숙소를 정하고 대정의 송악산과 협재해수욕장 등을 둘러보고는 쉴 수가 있었습니다.

 

2. 마라도

 

마라도는 낭월도 가보지 않았는데 이번 여행에서 들러보기로 했습니다. 마라도에 도착하니까 자전거와 골프카라나 뭔가 들이 진을 치고 관광객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만 다 물리치고 자장면집에서 점심을 먹었습니다. 전화기 광고로 인해서 자장면집이 생겼다는 것도 참 재미있더군요. 그리고 점심을 먹으면 한바퀴 차를 태워준다는 것도 알았습니다. 그래서 경제적으로 마라도를 한 바퀴 돌면서 구경을 할 수가 있었습니다.

 



 



 

마라도에는 해식동굴도 많이 보이더군요. 1시간 30분의 관람시간을 채우고서 다시 배를 타고 제주도로 돌아왔습니다.

 

3. 여미지 식물원

 


 



 



 



 

총 7녀 중에서 왼쪽부터 1녀, 2녀, 3녀입니다. 비록 나이들은 들어서 초로의 인생이 되었습니다만 이 순간만큼은 세상살이의 모든 시름을 잊고 마냥 소녀같은 마음인가 싶어서 바라보는 낭월도 즐거웠습니다. 사진을 찍어달라기에 카메라를 들이댔더니 한 발을 들어올리는 장난을 치고 있습니다. 그 모습이 너무 예쁘군요. 열심히 살아가는 아름다운 모습들입니다.

 

4. 주상절리 (지사께 해안)

 


 



 


 


 

육각형의 돌기둥이 신기하게 생긴 곳입니다. 예전에는 관광지가 되지 않아서 직접 내려가서 놀았습니다만 이제는 나무로 계단과 울타리를 잘 만들어놔서 그냥 위에서 바라다만 보면 되었습니다. 카메라를 한 대 줬더니만 열심히 찍고 다니는 막내딸 금휘입니다. 자신은 돼*처럼 살만 쪘다고 꿍시렁대지만 낭월이 보기에는 활짝 핀 함박꽃으로 보이네요.

 



 



 

둘째날

 

같은 곳에서 이틀을 쉬었습니다. 아무래도 여러 식구들이 이동을 하는 것이 번거로워서 중간 쯤에다가 숙소를 잡고는 이틀을 쉬었지요. 셋째날은 동부에서 쉬기로 하고 짐을 싸기 전에 부근을 나가보기로 했습니다.

 

아무래도 눈으로 본 느낌을 사진으로 담기에는 아직도 배워야 할 것이 많다는 것을 느끼고 있습니다. 다음날 다들 잠자는 시간에 카메라를 들고 서넛이서 부근을 나가봤는데 바닷가의 풍경을 담고자 했습니다만 뭔가 상투적인 그림만 나온 것 같습니다. 그래서 좌절을 한다고도 하는가 싶습니다. 계속해서 공부를 하고 있습니다만 본 것과 결과물의 차이는 하루 아침에 해결이 될 문젝는 아닌 모양입니다.

 

5. 정방폭포

 



 


 


 



 



 

아침에 서귀포의 정방폭포를 들렸는데, 햇살의 반사를 받아서 무지개가 고운 빛을 나타내줬습니다. 나름대로 폭포의 기법을 연습한다고 했는데, ND필터를 못갖고 가서 자체적으로만 몇 가지 실험을 해 봤습니다.

 



 

폭포하고만 놀다가 폭포를 등지고 바다를 바라다 봤습니다. 정방폭포의 특징은 바다로 떨어지는 폭포수에 있다고 하겠네요. 시원한 전망이 이색적입니다. 그리고 앞을 보고나니까 갑자기 폭포의 뒤가 궁금해졌습니다. 그래서 서복기념관 옆에 있는 폭포의 뒤쪽(위쪽)을 가 봤습니다. 궁금하면 가봐야 하거든요.

 


 

모습만 봐서는 웅장한 폭포가 있을 것 같지 않는 모습에 의아했습니다. 수량도 얼마 되지 않는데 폭포의 느낌에서는 제법 많은 물이 쏟아지니 말이지요.

 

6. 한라산 중턱

 

한라산 등반은 날씨가 나쁘다는 이유로 취소를 하고 대신에 영실방향으로 차량이 들어가는 곳까지 가서 한라산 구경을 하는 것으로 합의를 했습니다. 중턱으로 오르니까 시야가 트여서 한 눈에 많은 풍경이 들어와서 시원했습니다.

 


 


 

영실에는 까마귀떼가 살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사진을 찍어봤는데 워낙이 검은 옷을 입고 있어놔서 도무지 틀이 나오지를 않네요.

 

7. 원숭이, 돌고래 쇼

 



 



 



 



 

8. 제주민속촌

 

사진을 좀 찍을 것이 있으려나 싶어서 민속촌을 택했습니다만 둘러봐도 별로 눈에 띄는 것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대장금을 촬영장소로 택했던 모양인데, 곳곳마다 시진을 붙여놓아서 민속촌의 분위기는 반감되는 것 같았습니다만 중국이나 일본의 관광객들에게는 좋은효과가 있을 것도 같다는 생각은 들었습니다.

 



 

9. 길가의 승마장

 



 



 

제주도 사진에 말이 없으면 되겠느냐는 생각으로 마침 젖을 먹고 있는 모자가 보이기에 담아봤습니다. 말의 젖이 생각보다 작아서 플레쉬를 준비했더라면 좋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너무 다가갔다가 겆어채일까봐 조심도 했습니다.

 



 



 

예약을 해 뒀던 메이풀하우스를 찾아들어서 방을 배정받고는 저녁을 먹었습니다. 비록 구색을 갖추지는 않았지만 다들 즐겁게 식사를 하고 휴식을 취했습니다. 새벽 4시에 성산일출봉으로 가기로 하고 희망자만 일어나라고 했습니다.

 

10. 성산의 일출

 



 



 

11. 성산항 풍경

 


 



 



 

은갈치라는 말이 실감나는 풍경이었습니다. 그야말로 제주도 은갈치를 구경했습니다. 주문진을 갔더라면 오징어를 봤을테지만 제주에서인지라 은갈치를 볼 수가 있었습니다.

 

12. 용눈이 오름

 



 



 



 



 

성산일출을 보고 아침을 먹으러 다시 숙소로 들어가는 중에 길 가의 오름을 발견하고 올라가보기로 했습니다. 입구에 있는 이름으로 봐서는 용눈이 오름이라고 되어 있네요. 그리고 올라가면서 오름에 대해서 관심을 갖게 해 준 고 김영갑 사진가의 책을 본 것이 떠올랐습니다. 이번 제주도 여행에서 꼭 살펴보고자 했던 것도 오름이었거든요. 그리고 왜 제주도에서 20여년을 오름에 취해서 떠나지 못했는지를 이해 할 것도 같았습니다.

 

오름이 아니고서는 볼 수가 없는 선을 보면서 과연 아름다운 모습이라고 생각이 들었거든요. 앞으로 또 기회가 된다면 오름만 보기 위해서 조용한 나들이를 한 번 더 해야 하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제주도를 여행하는 중에도 내내 오름의 선들을 멀리 바라 볼 수가 있었습니다.

 

13. 김영갑 겔러리

 


 



 



 



 


 



 



 



 

김영갑 선생님의 작품을 둘러보면서 그와 마음의 코드를 맞춰보려고 생각을 해 봤습니다. 물론 어림도 없겠지요. 제주도를 참으로 사랑했던 한 작가의 모습을 곳곳에서 느낄 수가 있었던 것 같은 생각은 들었습니다.

 

그리고 용눈이 오름에 대해서도 많은 관심을 가졌다는 것도 겔러리에 가서 보고 새삼 알게 되었습니다. 그 밖에도 368개의 오름들에 대해서 시간이 된다면 천천히 둘러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러다가 아예 눌러앉아버리고 싶으면 어쩌나 싶기도 하네요.

 

[김용갑사진집-내가 본 이어도 1 용눈이오름, 바람에 실려 보낸 이야기들 중에서]

 


 


 



 

위의 풍경은 김영갑 선생의 사진작품입니다. 용눈이 오름에 대한 아름다운 곡선을 이렇게 살릴 수가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작품이네요. 보면 볼수록 매력에 빠져들 수 밖에 없겠습니다. 산이라고 하기에는 너무나 아름다운 곡선이네요.

 



 

멀리 한라산을 배경으로 크고 작은 오름들이 새삼 시야에 들어오면서 달리던 차를 멈췄습니다. 아줌마들은 고사리가 많다고 신나게 뛰어다녔지만 낭월은 멀리 바라다보이는 오름의 능선을 감상하면서 아름다움에 취했습니다. 그리고 카메라가 있다는 것이 행복하다는 것을 새삼 느꼈습니다. 뒷차의 보닛트에 올라가서 앞을 보면 조금 더 잘 보이려나 하고 올라서 봤습니다.

 


 

14. 산굼부리


 



 

산소와 노란 씀바귀꽃인지 민들레 꽃인지 모를 꽃방석이 고왔습니다. 이런 풍경은 사진을 벽이 다 차지하도록 크게 뽑아서 걸어 놓아야 그 맛이 날 것 같네요.

 

15. 귀향선

 



 



 

저녁 5시에 출발하는 제주발 완도행의 배에 여유롭게 올랐습니다. 고단한 몸을 뉘이고 쉬는데 일행들이 카메라를 챙기느라고 부산하기에 나가봤더니 온종일 흐렸던 날씨 중에서도 잠시나마 일몰의 풍경이 나타났네요. 그래서 몇 장 담아봤습니다.

 

그리고 8시 경이 되어서 완도항으로 들어올 수가 있었습니다. 날씨도 그만하면 많이 도와줬고, 일행도 특별한 문제가 없이 무시히 육지를 밟을 수가 있어서 다행이었습니다.

 

17. 감로사 도착 6월2일 새벽 1시 30분

 

늦기는 했지만 그래도 충분히 잠을 잘 시간을 얻었습니다. 그리고 다음 날은 휴식을 취할 수가 있어서 행복했습니다.

 

그리고 다시 서울에서 강의를 하고 내려와서야 이제 조금 여유를 얻고 사진을 정리해서 몇 장 올릴 수가 있었습니다. 천천히 사진을 보면서 느낌을 담을 수가 있었는지 생각을 해 봐야 하겠는데, 아마도 별 스러운 기대는 하지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시간에 쫓긴다는 것으로 핑계를 대고는 싶습니다만 공부가 많이 되었더라면 그런 궁색한 변명은 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점도 잘 알고 있는 낭월입니다.

 

올 여름에는 좋은 사진 선생님을 모시고 둔한 손가락을 단련 좀 해야 하겠는데 인연이 잘 되려나 모르겠네요. 다음에는 좀 더 나은 사진으로 안내말씀을 드리게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살펴주셔서 고맙습니다. 행복하신 나날이시기를 기원드립니다.

 

2008년 6월 5일 계룡감로에서 낭월 두손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