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5] 달라이라마의 고뇌

작성일
2007-12-07 2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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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5화 달라이라마의 고뇌


 




근래에 달라이라마에 대해서 들리는 말 중에 관심이 가는 내용이 있어서 생각을 해 봤습니다. 먼저 미국의 한 대학에서 강연을 한 것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는 기사가 있어서 함께 보시자고 옮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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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불교 바람 <미주 현대불교>  


11월 초 달라이 라마가 스탠포드 대학에 다녀 가셨다. <명상>, <자비 –비폭력>, <의학> 을 주제로 이틀간에 걸친 강연 첫날은 10 시간, 둘째 날은 4시간이나 되는 빡빡한 일정이었다. 첫날 달라이 라마의 강연모습이 밤 아홉 시 주요 뉴스시간 첫 화면으로 방송을 탔다. 강연내용과 그의 행적이 일일이 보도되었다. 아나운서도 성하의 방문이 미국인 모두에게 큰 경사라는 표현까지 썼다. 이런 반응을 보고, 또 강연과 리셉션을 참석하며 느낀 점이라면 달라이 라마는 이제 티벳인이나 일부 미국인들만의 영웅이 아니라 모든 인류에게 스승이 되어 있음이 확인되었다는 것이다.


난 스탠포드 대학 신문에서 달라이 라마의 신간 저서를 전하는 톱기사를 접했다. "달라이 라마 저서, 스탠포드 대학의 구내 서점을 폭발시키다" 


이 이외에 그 동안 나온 모든 달라이 라마의 서적이 불티나게 팔려나갔다. A simple path, The Art of Compassion, The Art of Happiness, The Path to Tranquility 등이 있다. The Universe in a single Atom 한 원자 속에 있는 우주> 신간이다.아직 아마존 베스트 셀러에는 들지 못했지만 달라이 라마가 강연을 한 스탠포드대학에서는 예외였다. 교내서점에서는 이 책을 중앙진열대에 놓고 달라이 라마 방문을 기념하는 의미에서 30% 디스카운트를 했다. 서점의 예상이 적중된 걸까. 책은 불티나게 팔려 나갔다. US$ 24. 95 거의 삼만 원에 가까운 책 값이 무색하게. 그 동안 단행본으로 나간 책 가운데 헤리포터 시리즈보다 가장 많이 팔려 나갔다. 11월 4일 방문 전후, 즉 일주일 전과 일주일 후, 총 2 주간 전체 매상의 30%를 달했고 매일 매상의 10 배를 넘게 팔았다. 서점 총책임자인 그렌의 말이다.  


"우리는 특별 기획을 했지만 이렇게 까지 많이 팔릴 지는 몰랐습니다. 아직 총 권수를 정리도 못했으니까요. 이런 책이 있어 우리는 정말 보름 동안 신나게 일했습니다." 


서점의 계산대에서 이 책을 들고 두 겹으로 줄을 서 있는 사람을 보았지만 반응이 이런지는 모르고 있었다. 도서관도 마찬가지이다. 지난 한 달간 달라이 라마가 저자이거나 그의 인터뷰가 실린 잡지포함 모두 대출이 되어 있는 상태였다. 1,000 명이 들어가는 강당에서 주신 <명상> 을 주제로 한 강연 때문인지 명상에 관한 책도 같이 인기를 얻고 있다. 읽고 싶은 책은 며칠 동안 기다려야 한다며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그것만이 아니다. 티벳도 같이 인기를 얻고 있다.  


스탠포드대학 웹싸이트에 달라이 라마의 공식 홈페이지가 생기자마자 나간 공고가 바로 입장표가 모두 매진되었다는 것이었다. 한 장에 150불, 15 만 원하는 입장표는 지난 8월에 이미 다 팔려 나갔다. 강연을 듣고 보니 왜 미국인들이 그토록 열광하는지 그 이유를 알 것도 같다. 강연 중 대동한 통역관에게 가끔 자신이 쓴 영어단어가 맞느냐며 확인은 하지만 영어로 주시는 강연에는 어려운 불교 용어가 없고 본질을 꿰뚫는 무척 심플한 메시지이다. 특유한 유머감각으로 심심치 않게 청중을 웃게 한다. 강연 내용은 사람이 돈을 갖고 얼마나 조금 밖에 행복하지 못한지를 일일이 예를 들어 주시고 그것이 성공이든 재산이든 물질로는 절대로 행복을 사지 못한다는 점을 강조하셨다. 어찌 보면 평범한 말일 수도 있지만 물질에 젖은 미국인들을 삶에서 깨어 나게 하는 정곡을 찌르는 큰 힘이 있다. 옆에 앉았던 미국 동료 연구원은 내 귀에 대고 “저 분은 평화와 행복의 도사(道士)에요.” 하고 두 손을 합장한다. 미국인들이 저 분을 저리도 공경하니 그들이 불교를 알지 않고는 배길 수 없겠다는 생각까지 든다. 미국인들에게 그만큼 불교는 더 이상 낮 설지 않다.  


미국 내의 달라이 라마와 틱냑한 스님의 몇몇 미국인 제자를 만날 기회가 있었다. 달라이 라마의 제자들은 주로 법문으로, 또 틱냣한 스님의 제자들은 지역 동(洞) 단위로 명상 그룹을 만들어 매주 목요일 명상을 지도하고 있었다. 그들이 전하는 소식도 있었다. 스탠포드에서 가까운 레드우드라는 도시에선 한 미국인 불교 신자가 대형 장로교회 건물을 사들여 명상센터를 만들었다. 그리고 최근엔 한 미션스쿨에서 운영하는 유치원이 문을 닫자 얼마 후 그 건물은 십자가만 걷어낸 채 티벳 닝마파 사찰이라는 간판이 붙었다 한다. 캘리포니아 전역에만 선방과 명상센터, 또 종파를 막론한 불교사찰이 280 군데가 넘는다. 여기엔 12 개의 한국사찰도 포함되지만 현지미국인들과 접촉은 없고 교민만을 상대한다. 뉴욕은 캘리포니아 보다 많은 500 군데가 된다 한다.  


미국에서 스스로를 불교신자라 칭하는 사람은 여러 타입이 있다. 열성적이다 못해 출가까지 한 스님이 있는 반면 불교단체에 적을 두고 수련대회만 참가하거나, 계율만 지키거나, 참선이나 위빠사나 같은 명상만 하거나, 오로지 불교 강연만 찾아 다니며 지식습득을 하거나 한다. 자신의 개성에 따라 불교라는 넓은 세계에서 취하는 것이 각자 다르다. 이들은 대부분 어떤 형태로든 불교문화에 깊이 심취한 사람들이다. 여기엔 달라이 라마와 티벳이라는 나라가 끼친 영향이 가장 컸다. 이탈리아 계 미국인인 지오반니는 그 대표적인 사람이다. 그는 현재 <티벳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의 회장을 맞고 있다. 캘리포니아에 <티벳의 날> 이 제정되었고 올해로 20주년을 맞는다. 그는 자신이 백인으로 태어나기 전 전생에 분명 티벳인이었음을 확신한다며 부인까지 티벳 사람을 맞았다. 그처럼 티벳을 사랑하는 미국의 평화주의자, 비폭력 주창자들에 의해 1985 년 <티벳의 날>이 제정되었고 올해11월 20일로 20주년을 맞아 샌프란시스코에서 성대한 행사를 준비 중이다.  


스탠포드대학 안에 정식으로 불교전공자가 생긴 것은 90 년, 버클리대학과 연계된 과목이 많다. 스탠포드 대학 종교학과에서 불교학을 전공하는 대학원생 레드몬드를 만났다. 그 역시 티벳에 매료되어 티벳인의 종교인 불교를 알고 싶어 불교서적을 보기 시작했고 티벳 사찰에 적을 두고 티벳과 관련된 일이라면 무엇이든 찾아 다닌다 한다. 요즘은 좀 더 적극적으로 나가고 있다. 티벳을 침공했던 중국에서 만든 제품 불매운동까지 벌이는 열성파이다. 스탠포드 교내에 <불교학생회>라는 동아리가 있다. 여기에 참여하는 정기적으로 참여하는 20 여명의 미국인 학생은 모두 백인으로 티벳으로 인해 불교를 만났던 사람들이다.  


미국에 와서 직접 보고 눈으로 확인되는 점은 여러 가지가 있는데 세대교체가 이루어졌다는것이다. 대승 소승포함 초기 미국으로 건너온 일 세대 포교자들에게 배운 미국인 출가자들이 스승에게 인가를 받고 바톤을 이어 받아 참선을 직접 지도하는 선사가 되고 법문을 하는 법사가 되어 불교의 세대교체는 이루어 졌다. 한 예를 들면 2차 대전 후 스즈키 다이세즈, 스즈키 순류 같은 일본 선사들이 미국에 선을 전하고 선방이 곳곳에 열릴 때만 해도 미국인들은 일본인들에게 배웠다. 하지만 지금은 그들의 일 세대 제자들이 스승의 가르침대로 백인 선사들이 참선을 지도하고 있다.  


동양의 선이 미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누리며 전파된 것이 일본선사들의 수고였다면 이젠 불교가 미국에서 이처럼 사랑 받는 이유를 티벳인들과 달라이 라마의 공헌으로 돌려야 할 것 같다. 헐리웃의 유명 스타들, 리차드 기어를 시작으로 달라이 라마에 귀의한 사람만 30 여 명이 넘는 것도 한 몫 했다. 티벳이라는 나라가 있고 달라이 라마 같은 인물이 있어 오늘날 불교는 미국 전역으로 더 빠르게 가는 고속 열차 같다. 미국인은 세계적으로 약물중독, 알코올 중독자, 범죄자들이 많고 뭔가에 깊이 빠지거나 열광을 하는 기질이 있다. 이런 기질이 불교를 향해 있다는 건 무척 고무적이다. 단지 먹고 사는 것이 문제가 되지 않는 미국인들이 굶주린 정신을 위해 뭔가 영적인 생활을 추구한다면 어디선가 분명 불교를 만나겠지만 달라이 라마 같은 인류의 스승에게 귀의하는 사람들이 많아질수록 미국사회는 밝고 건전한 나라가 될 것 임에는 틀림없다.  


김나미/종교전문작가
출처 : [직접 서술] 블로그 집필 - 김나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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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과 같은 기사를 보면서 전부를 다 믿을 것은 아니라고 하더라도 상당한 관심을 모으고 있는 것은 틀림이 없다고 해도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러면서 근래에 나온 이야기에 대해서 다시 생각을 해 보게 되었습니다.


정확하게 본인이 한 말이라고 하면서 전하는 내용을 보면 다음 대의 달라이라마를 정하고 싶다는 말을 했다는 것입니다. 물론 이 말이 사실이라고 한다면 달라이라마의 심경(心境)을 이해 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한 말을 충분히 할 가능성이 있겠다는 것은 인간적으로 살펴봤을 적에 해 본 생각입니다. 그의 특별한 능력에 대한 것은 고려하지 않고 보통 사람으로 생각을 할 수가 있는 것이라는 점을 떠올려 봤네요. 



달라이라마는 현재 14대입니다. 그리고 13대 달라이라마가 세상을 떠난 다음에 환생한 자신을 고승들이 찾아서 14대로 정해지게 된 것은 모르시는 벗님이 안 계실 것으로 봅니다만 달라이라마가 일본의 신문과 인터뷰를 하는 중에 밝힌 내용이라고 하는 것으로 봐서 상당히 사실적인 것이라고 생각을 해 봅니다. 그러한 과정에서 달라이라마는 무슨 생각을 하셨길래 그러한 전통을 고치면서까지 후계자를 정하려고 하는 것일까에 대해서 생각을 해 봤습니다.


문제는 중국정부에 있는 모양입니다. 중국 정부에서 달라이라마는 티베트에서 나와야 하고 중국정부가 인정하지 않는 달라이라마는 불법이라는 말을 한다면 아마도 걱정이 많이 될 것은 당연하다고 하겠습니다. 즉 자신이 티베트에서 환생을 한다고 하더라도 중국정부의 방해로 인해서 15대 달라이라마로 역할을 수행하기는 불가능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것을 너무도 잘 알고 있을 달라이라마는 자신이 죽고 나면 환생을 하기 전에 중국 정부로부터 방해를 받게 되어서 중국정부가 정해 주는 달라이라마를 티베트의 민중들이 인정을 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이야기하는 것으로 봐서 사태는 상당히 심각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야말로 전통적인 계승자에 대해서도 간섭을 받고 있다고 봐야 하겠기 때문이지요.


그렇다면 15대 달라이라마는 환생한 달라이라마가 아닐 가능성이 있다고 하겠는데, 이것에 대해서 티베트 국민들은 어떻게 생각을 할 것인지에 대해서도 고민을 많이 했을 것이라는 점을 생각해 봅니다. 어쩌다가 중요한 역할을 맡아서 망명생활을 오랫동안 하면서 해결의 방법을 아무리 찾아도 답이 나오지 않는 장면을 보면서 가끔은 부처님이 있는지를 의심해 보았을 수도 있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네요.


그들이 그렇게 그야말로 온 몸과 마음을 기울여서 기도를 함에도 불구하고 도무지 독립의 기색은 보이지 않으니 말이지요. 이러한 것을 보면 기도를 하면 이뤄진다는 말에 대해서도 다 믿을 것이 못된다고 하겠습니다. 경우에 따라서 가능하다고 하는 단서를 달아 놔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13대 달라이라마가 50세에 입적하면서 중국의 침략에 대해서 대비하지 않으면 고통을 크게 받을 것이라는 말을 했다고 하는데, 14대 달라이라마가 한 이야기는 자신이 13대에서 70년을 살아야 하겠지만 그렇게 되면 다음 생에서 중국 정부와 상대로 싸울 나이가 너무 어리기 때문에 미리 몸을 바꿨다는 것이지요. 그렇게 하지 않았더라면 그 들은 늙어서 힘이 없는 13대 달라이라마를 상대로 티베트를 주물렀을 수도 있었겠다는 추측도 가능하겠습니다. 물론 그들은 이러한 것에 대비를 한 14대 달라이라마를 최대의 적으로 간주하고 있다는 것은 모두 알고 있는 일이라고 하겠습니다. 그리고 우리 정부도 중국의 눈치와 압력을 이기지 못해서 한국 방문을 허락하지 못하고 있는 입장이기도 하지요.


여하튼 이러한 멋지고도 특이한 전통조차도 바꾸면서 중국 정부와 대항을 해야 하는 그의 마음이 참으로 고통스럽겠다는 생각을 해 봤습니다. 그러한 방법이 아니고서는 어떻게 해 볼 수도 없는 것이므로 이러한 길을 택해서 티베트가 아닌 자유국가에서 15대 달라이라마를 찾아서 임명하고 죽을 계획을 세웠다고 하는 것을 보면 그 고뇌의 흔적을 읽을 수도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전통도 좋지만, 그보다는 저항을 해야 하는 힘이라는 것을 생각했던가 싶습니다. 만약 미국에서 후계자를 임명한다면 어떤 일이 생길까 싶기도 합니다. 그렇게 되면 모든 티베트의 민중이 그것을 인정하기만 한다면 중국 정부는 또 새로운 강적과 싸워야 하는 현실을 맞이하게 되는 것이지요. 그래서 전통을 어기고 자기 맘대로 규정을 바꾼다고 비난을 했다는 말도 들리네요.


아마도 이번 생의 삶을 이어서 다음 생의 결과가 나타난다면, 다음 생에 태어나는 달라이라마는 분명히 힘이 있는 나라의 중요한 위치에서 태어나고 싶을 것으로 보는 것은 당연하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힘없고 무력한 티베트에서 태어났기 때문에 국민들에게 도움을 줄 수가 없는 것이 무척이나 마음이 아팠을 것입니다.


그러고보니 문득 영화 ‘리틀부타’가 생각이 납니다. 그 영화에서는 환생하는 달라이라마가 미국에서 태어난 어린 아이라는 이야기로 진행이 되었는데 혹 그러한 대본을 쓴 것이 달라이라마와 코드를 맞춘 것은 아닐까 싶은 생각이 문득 들었습니다. 아무래도 겉으로 봐서 중국과 상대를 할 수가 있는 나라는 미국 외에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생각 할 수 있겠네요. 어쩌면 달라이라마도 그 영화를 보면서 그러한 방법을 떠올렸을 수도 있겠고 말이지요.


문득 고뇌에 잠긴 큰 스승의 모습을 생각하면서 잠시 어떤 마음일까를 생각해 봤습니다. 어쩌면 길고 긴 50년의 세월 동안에 지치기도 했으련만 항상 보면 온화하게 웃는 모습으로 사람을 대하는 장면은 예사롭지 않은 느낌을 전해주기도 하네요. 그 분의 뜻이 잘 이뤄지셨으면 좋겠습니다.  


고르지 못한 날씨네요. 오전에는 눈발까지 뿌렸는데, 그런대로 잘 참아 준 하루였던가 싶습니다. 늘 건강하신 나날이 되시기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2007년 12월 7일 계룡감로에서 낭월 두손모음 


 


추가로 덧붙이는 한 말씀:


근데 우리나라는 중국의 속국이 아닌 것은 맞지요? 왜냐면 중국에서 "안돼~!"라고 하면 아무리  국민이 요청해도 달라이라마의 입국허가를 하지 않는 것을 보면 혹시라도 중국의 속국이 아닌가 싶은 착각이 들기도 하거든요. 동북공정을 반대한다고 말만 하는 것은 무슨 소용이 있을까..... 싶기는 해요. 휴대폰을 팔기 위해서라고 한다면 앞으로도 계속해서 경제효과의 속국을 면할 날이 있을까 싶은 생각이 드는 것은 무지한 촌부(村夫)의 노파심이기를 바라고 싶기는 한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