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9] 2007봄 대만-4 (디화지에 산책)

작성일
2007-02-14 1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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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봄의 대만-4(디화지에-迪化街 산책)


 


수요일에는 저녁에 대중으로 가는 일정을 잡았습니다. 그래서 오전에 강의를 듣고는 선생님의 안내로 일년에 음력으로 섣달의 마지막 15일동안 잔치를 벌이는 곳을 구경시켜주겠다고 해서 따라 나섰습니다. 그리고 우선 신광삼월로 가보자고 하길래 무슨 일인가 했더니 한국의 상품들을 파는데 과연 어느 것이 명품인지 모르니 좀 안내를 해 달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면서 신문에 난 광고를 보여주면서 명품이냐고 하는데, 정관장이라고 되어 있더군요. 그래서 최고로 명품이라고 했더니만 이영애가 광고를 하는데 진짜로 좋은 것인지 궁금했다고 하시더군요. 그래서 이런저런 상품들을 보면서 좋은 것들에 대해서 설명을 해 드렸습니다. 낭월은 잘 모르니까 연지님의 도움을 받기도 했네요. 사람은 항상 쓸모가 있기 마련이라고 했네요. 연지님의 능력이 이런 곳에서 또 발휘가 될 줄은 생각을 못했으니 말이지요. 하하~



우선 점심을 먹자고 하셔서 저번에 카레국수가 생각이 났지만 이번에는 설마..... 하고 따라 갔습니다. 대북역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이었는데, 골목 안쪽에 있더군요. 상호는 전원(田園)입니다. 앞에 이와 같은 장치를 해 놨길래 사진을 한 장 찍었더니 이내 설명을 해주시는 겁니다.



"박선생, 이건 말이지요. 풍수를 해서 재물운을 끌어 들이는 것이지요."
"무슨 뜻인가요?"
"물이 흘러내리다가 최종적으로 향하는 곳을 봐요. 안쪽이잖아요?"
"그렇네요. 돈이 안으로 들어오라는 뜻이겠네요. 맞나요?"
"뚜이~! 맞아요. 그런 뜻으로 해 놓은 거지요. 들어갑시다."



그리 넓지 않은 공간이었는데 벌써 손님들이 가득하더군요. 막 자리가 비는 바람에 얼른 앉을 수가 있었습니다.



메뉴도 그리 비싼 음식은 아니었습니다. 그리고 주문을 했는데, 이곳의 음식은 과연 먹을만 하더군요. 다음에 대북역에 내리면 요기하러 와도 되겠다고 의견일치를 봤습니다. 만두와 파를 썰어 넣은 전 등을 시켜먹었습니다.


이렇게 요기를 하고는 약 500미터 정도를 걸어가니까 디화지에였습니다. 긴 설명이 필요없겠습니다. 사진으로 감상하시지요.



밤에는 절대로 나오면 안 된다고 했습니다. 사람들로 붐비기 때문에 지갑이 주머니에 있을 보장이 없다는 주의를 주셨습니다.



이렇게 많고 다양한 사탕을 파는 것은 아마도 처음 보지 싶습니다. 빨간 웃옷을 입은 아이가 사탕 하나를 입에 넣고 그렇게 행복해 하는 표정을 포착하지 못한 것이 아직도 아쉽습니다. 정말 사진전에 낸다면 대상깜이었는데 아무리 동작이 빠른 편재도 기회포착을 못하고 놓치네요. 아직도 그 아이의 표정이 생생합니다. 그래서 사진을 찍는 사람은 늘 아쉬움이 남는가 싶기도 하네요. 수입한 사탕이라고 써놓은 팻말을 많이 봤습니다. 수입은 한자로 진구(進口)라고 표기합니다. 항구를 통해서 들어 온 것이라는 뜻이라고 하겠습니다.



말린 고기를 썰어 놓은 것입니다. 어포라고 하나요? 정말 산처럼 쌓아놓고 먹이더군요.



개구장이들도 잔치판이 행복한 모양이네요. 조녀석 표정을 좀 보세요. 신났습니다. 뒤에 사탕더미가 보이잖아요.



여기는 야채들을 말린 것이네요. 당근, 가지, 호박, 말릴 수가 있는 것은 모두 말렸습니다.



쌓아 놓은 상품의 높이는 사람 키와 맞먹습니다.



연지님도 주는대로 받아 먹더니만 배가 부르다고 하네요. 원체 한 둘이라야지요. 점심을 먹지 말고 올 것을 그랬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없는 것이 없네요.



약탕물을 놓고 파는데, 얼음설탕물, 동충하초 다린물, 우엉으로 만든 차 라는 뜻으로 이해를 했습니다. 그 외에도 많은 마실 꺼리들이 있었습니다. 어떤 곳에서는 술도 주는군요.



우리 일행들도 열심히 맛을 봤습니다.



표고버섯은 한대일이 있는데, 한중일이라고 하지 않을 이유가 있습니다. 대만은 지금 개명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중화우체국은 대만우체국으로 변경한답니다. 왜냐면 중국으로부터 독립을 하기 위해서 중국임을 포기하고 있는 것이지요. 그래서 마찰도 많은 모양입니다만, 한중일이 아니고 한대일인 의미를 이해하실 것입니다. 그 중에서도 한국산 표고보섯이 가장 멋있어 보이더군요. 가격도 제일 비싼 것으로 보였습니다. 한국산 꽃표고입니다. 일본산은 커보이는데 물렁해 보이고, 대만산은 잘잘해 보이더군요. 같은 표고라도 어디에서 나느냐는 것에 따라서 차이가 나는 모양입니다. 유자가 강을 건너 북으로 가면 탱자가 된다는 말이 실감 났습니다.



이게 한 번 먹을 분량입니다. 그래도 가랑비에 옷젖는다고 시나브로 얻어 먹은 것이 배가 부르니 재미있는 골목이네요.



주는대로 잘도 얻어 마십니다. 그러다가는 얼떨결에 주는 것을 받아 먹고는 깜짝 놀라기도 합니다. 포도주를 주는 것을 모르고 받아 먹은 것이지요. 글자를 모르면 그럴 수도 있겠네요. 하하~



진선생님이 한국산 김치를 좋아하시더군요. 그래서 맛이 상당히 괜찮은 한국김치를 팔길래 한통 샀습니다. 사모님께서 좋아하신다고 하더군요. 정종(正宗)은 정통이라는 뜻일게고, 포채(泡菜-파오차이)는 김치를 말하는데, 글자만 해석하면 거품나물이라고 해야 하겠으니 뜻을 모르는 한국사람이 봐서는 도대체 무슨 말인가 하겠습니다. 김치가 물을 건너도 동남쪽으로 건너면 '기무치'가 되고, 서남쪽으로 건너면 '파오차이'가 되니 믿지 못 할 것이 이름인가 싶습니다.



아저씨에게 국물을 많이 넣어 달라고 주문을 하는 화인입니다. 김치국물이 맛있었던 모양이네요.



싸게 잘 사는 것이라고 너스레를 떠는 아저씨도 넉넉해 보였습니다. 그렇게 구경을 마치고, 나니까 3시가 넘었더군요. 이제 대중으로 가야 할 시간입니다. 그래서 선생님과 작별을 하고서는 부랴부랴 호텔로 가서 짐은 호텔에 있는 보관소에 맡기고, 배낭만 짊어지고 나와서 직행을 기다립니다. 다들 디화지에 구경에 지쳤는지 자세들이 말이 아니네요.



그대로 쉬는 것도 휴식이려니 하고 혼자 이리저리 돌아다녔습니다. 그러다가 역앞 지하도를 가봤더니 무슨 역학회에서 단체로 복괘(卜卦)를 봐주는데 한번에 100원이랍니다. 어떻게 하는지 구경을 해보는데, 30센티짜리는 됨직한 나경을 놓고 그 위에서 젓가락과 같은 막대로 좌우로 콕콕 찍으면서 한 손은 또 오락가락하는데, 그야말로 성의없이 보이더군요. 일종의 영감에 의한 점복이 아닌가 싶었습니다만 백원을 내고 묻고 싶은 마음이 생기지 않아서 구경만 했습니다. 그럼에도 오가는 행인들은 많이 앉아서 보고 있더군요. 양명산 무슨 단체에서 자리를 잡은 모양입니다. 우리나라에도 그런 단체가 있을 법 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타고 가야 할 터미널입니다. 대북 역 옆에 있습니다. 대략 2시간 정도를 거쳐서 어둠이 깃드는 대중에 내릴 수가 있었습니다. 숙소를 찾아서 자리를 잡고 쉬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