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9]책소개 [세 명의 사기꾼]
작성일
2006-10-21 11:54
조회
7044

안녕하세요. 낭월입니다.


비단 가을이라서는 아니지만 또한 등화가친(燈火可親)의 계절이니 책도 많이 읽으시겠네요. 낭월도 분주한 틈틈히 책을 읽고 있는데, 근래에는 중국의 청대 말기에 활야했다는 호설암(胡雪岩)이라는 7권짜리 소설을 읽으면서 당시의 풍경을 살피고 있습니다. 오늘 소개하는 책은 아니고요. 이 책을 보고 있는 중에 엇 저녁에 공주의 서점에 나갔다가 문득 눈에 띄는 책이 있어서 한 권 사들고 온 이야기를 해 드리려고 합니다.


책이름: 세 명의 사기꾼
출판사: 생각의 나무
지은이: 스피노자의 정신
옮긴이: 성귀수
가   격: 10,000원


책의 제목이 눈에 띄어서 산 것은 아닙니다. 지은이가 눈에 띄어서 산 것이지요. 왜냐면 평소에 스피노자의 생각에 대해서 호감을 갖고 있어서 그의 이름이 들어가 있길래 무슨 책인가 하고 살펴봤습니다. 그런데 지은이가 스피노자가 아니라 스피노자의 정신이라고 하는 것이 특이했습니다. 그래서 서문을 살펴보니까 원래의 지은이는 숨어서 나타나지 않고 있음을 알 수가 있었고, 여러 방법으로 필사가 되어서 읽혀졌던 것으로 설명을 하니까 그런가보다 하겠습니다.


제목에서 느끼는 것으로 아시겠습니다만, 사기꾼으로 세 사람을 지목하는 것 같지요? 과연 그렇다고 하겠습니다. 그 사람들은 '모세' '예수 그리스도' '마호메트'라고 합니다. 그리고 과연 종교모독에 민감한 지역에서 이러한 책을 자신의 이름으로 출판했다가는 무슨 일을 당했을지에 대해서 대략 짐작이 되기도 합니다. 그만큼 그들의 눈(세 사람을 신봉하는 사람들)으로 본다면 이보다 더 불경(不敬)스러울 수는 없다고 하겠습니다.


내용을 읽어보면, 사람들이 절대적인 진리라고 믿고 있는 것이 사실은 허무맹랑한 이야기라고 하는 것을 인식하게 해 주는 것이라고 할 수가 있겠습니다. 즉 관점의 상황을 각성시켜서 그냥 그렇겠거니.....가 아니고 분명하게 아닌 것은 아니고, 옳은 것은 옳다고 해야 하지 않겠느냐는 의미가 크다고 하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철학이라는 의미는 과연 무엇이며, 그 목적이 어디에 있는지를 생각하게 만들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내용 중에서 한 부분을 인용해 봅니다.


39쪽의 일 부분.......


이른바 기독교도들의 어리석음과 광기가 과연 어느 정도인지! 그들은 무지한 민중들 사이에 떠돌던 문헌을, 질서도 잡혀 있지 않고 일정한 체계도 없이 엉망진창 제멋대로 집적되어 서로간의 알력만을 부추기는 바로 그 책을 우상화시키느라고 기꺼이 평생을 허비한다. 자연 운행의 원리로서 인간의 가슴 속에 새겨져 있는 신, 즉 자연의 섭리에 귀를 기울이는 것보다 차라리 허깨비를 받들어모시겠다니, 이 얼마나 광기에 사로잡힌 짓이란 말인가.


이와 같은 내용이 있는데, 낭월의 느낌을 강조하느라고 일부분은 청색으로 변환을 해 봤습니다만, 자연의 운행만이 진리라고 하는 의미로 들리면서 노장의 생각을 보든 듯한 느낌도 드네요. 혹 관심이 있으시면 한 번 읽으셔도 해롭지 않을 책이라고 생각이 되어 일독을 권해 드립니다. 고맙습니다.


                   2006년 10월 21일 계룡감로에서 낭월 두손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