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2] 적천수신주를 권합니다.

작성일
2006-07-24 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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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2화] 적천수신주를 권합니다.














안녕하세요. 병술년(丙戌年)의 7월은 고인(古人)의 가르침에 푸욱 젖어서 지내고 있는 낭월입니다. 지난 6월말까지 본 과정을 마친 입산(入山)학생들께서 그래도 아쉬움이 있으셨던지 원문반(原文班)을 만들어서 적천수(滴天髓)를 공부하고 싶다는 의견이 많이 나와서 바쁜 중에도 마음을 일으키게 되었습니다만, 고인의 가르침은 언제 들어도 생생한 오늘의 이야기와 같이 들리는 즐거움을 다시 맛보는 시간이라고 하겠습니다.




1. 적천수신주(滴天髓新註)에 대해서




적천수에는 자평명리학자(子平命理學者)들에 의한, 몇 가지의 주해(註解)가 있습니다. 적천수천미(滴天髓闡微)나 적천수징의(滴天髓徵義)는 이미 알고 계실 것으로 생각이 됩니다만, 적천수집요(滴天髓輯要)는 진소암(陳素庵)선생님의 의견이고, 적천수보주(滴天髓補註)는 적천수징의에 대한 서낙오(徐樂吾)선생님의 보충이며, 적천수상해(滴天髓詳解)는 일본의 아부태산선생님의 해설입니다만, 적천수신주는 수요화제관주(水繞花堤館主)로 필명을 사용하시는 반자단(潘子端)선생님의 주해(註解)가 됩니다. 그 위에도 최근의 적천수관련 해설서는 많습니다만 적천수신주에는 그만의 독특한 분위기가 있어서 더운 여름을 더운 줄도 모르고 취해서 보냈다고 해야 하겠네요.




2. 강의를 하게 된 목적




적천수신주(滴天髓新註)를 통해서 한문(漢文)과 중문(中文)을 해독(解讀)하는 방법을 기르는 것이 가장 큰 목적이었다고 하겠습니다. 사실 이 자평명리학 공부를 조금 하게 되면, 아무래도 원문을 접하게 될 가능성이 높아지는데 그러한 경우에 처해서 일단 한자(漢子)의 두려움으로부터 벗어난다는 것이 쉽지 않은 것은 비단 우리나라의 사정만은 아닙니다.




지금 감로사에는 중국에서 유학을 와 있는 친구가 방학을 틈타서 함께 생활하고 있습니다만, 이 친구에게 적천수징의를 보여주고 글자를 알겠느냐고 했더니, ‘문제없습니다.’라도 하더군요. 그래서 뜻을 풀어보라고 했더니 그만 머리를 절레절레 흔드는 겁니다. 글자는 알지만 뜻은 모른다는 것이지요. 이것이 현재 중국에서의 사정입니다. 그러니까 한자생활을 하지 않은 한국에서야 당연하다면 당연한 일이라고 하겠습니다.




그렇다고는 하더라도 모르는 것이 위로가 되지는 않는 모양입니다. 16명이 공부하시고 다시 7명이 남아서 원문을 보면서 한문공부를 좀 해 보겠다고 하셔서 기꺼이 그렇게 하자고 했는데 그 바람에 낭월도 다시 고인의 가르침에 흠뻑 젖을 수가 있었다고 하겠습니다. 언제 봐도 산뜻한 반자단 선생님의 향취가 느껴지는 것 같았습니다.




3. 내용을 한 부분 봅니다.




이번 주로 강의가 마무리를 하게 되는데, 오늘 진행을 해야 할 부분은 청탁(淸濁)에 대한 내용입니다만, 이 부분을 간단히 소개해 드림으로써 반선생님의 의견을 보여드리도록 하겠습니다.




清濁論


[원문]


一清到底有精神。管取生平富貴真。澄濁求清清得去。時來寒谷也回春。滿盤濁氣令人苦。一局清枯也苦人。半清半濁無去取。多成多敗度晨昏。


[해설]


清者不雜之謂。濁者悖亂之謂。清處看濁。濁處尋清。一清到底則佳。濁中有清亦可用。按,此條蓋論人之富貴貧賤,全由四柱清濁而定。如此可知六親論之後,富貴貧賤八句,及最後論出身地位,不過推波助瀾而已。故刪。




[해설부분의 해석]


원문은 다른 곳에서도 많이 나온 부분이어서 별도의 해석을 필요로 하지 않겠습니다만, 해설부분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이 되어 있습니다.




-맑음이란 잡다하지 않은 것을 말하고, 탁하다는 것은 일그러지고 혼란스러운 것을 말한다. 맑은 곳에서도 탁한 것을 보게 되고, 탁한 곳에서도 맑음을 찾을 수가 있으니 맑아지게 되면 아름답고, 탁한 상황이라도 또한 청한 조짐이 있으면 쓸 수가 있는 것이다. 살펴보면 이 항목은 대개 사람의 부귀빈천(富貴貧賤)에 대해서 설명을 한 것인데, 그 부귀빈천은 사주의 청탁으로 정해지는 것이다. 이와 같은 관점에서 본다면, 육친론(六親論)의 뒤에 있는 부귀빈천길흉수요의 여덟 구절과 맨 뒤의 출신(出身)과 지위(地位)에 대한 대목은 파도를 밀어서 물결을 돕는 꼴이라는 것을 가히 알만하니 그래서  삭제한다.




이와 같은 내용으로 되어 있음을 봅니다. 그러니까 부귀빈천길흉수요의 대목에 대해서는 별도로 군더더기를 붙인 꼴이라고 하겠고, 출신이니 지위에 대해서도 하나 마나 한 말을 했다고 하는 것 같습니다. 물론 이러한 이야기는 도처에서 나타나고 있는데, 이렇게 정리를 해 줌으로 해서 오히려 요약을 할 수가 있는 장점이 있다고 하겠네요.




 그리고 적천수신주의 뛰어난 점은, 적천수천미나 적천수징의를 보면서 이해를 한 수준에서 정리하는 과정으로는 더욱 중요하다고 하겠습니다. 이야기 도중에는 주로 원문의 원주(原註)에 대해서 언급을 하는데, 때로는 ‘심시(甚是-심히 그렇느)니라.’라고도 하고, ‘극시(極是-진짜로 그렇느)니라.’라고도 하면서, 또 때로는 ‘헛소리’, ‘천박한 이야기’ 등등으로 몰아치기도 하여서 스릴감이 들기조차 한다고 하면 너무 수다스럽다고 하실 것도 같습니다. 여하튼 적천수신주는 이러한 느낌을 가득 담고 있는 내용입니다.




사실 예전에 적천수징의를 연구할 적에도 나름대로 풀이하면서 어색한 부분이나, 쓸데없이 어렵기만 한 부분들에 대해서는 나름대로 짜증을 내기도 했었습니다만, 반자단 선생님이 분석을 해 놓을 것을 보게 되면 그러한 스트레스가 시원하게 풀리는 것을 느낄 수가 있거든요.




4. 반자단 선생에 대해서




사실 반자단 선생에 대해서는 찾아 볼만한 자료가 없는 셈입니다. 인터넷으로 검색을 해봐도 뚜렷하게 나타난 자료들이 보이지 않아서. 다음에 대만을 가면 확인을 좀 해봐야 하겠습니다. 인터넷으로는 알려지지 않았더라도 다른 경로를 통해서 알아 낼 방법이 있을 것도 같아서입니다. 다만 대만에서 생활을 하지는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명학신의(命學新義)의 맨 뒤에 발문(跋文)을 보면, ‘기묘년에 강음주봉가(江陰朱鳳嘉)에서 썼다’라고 되어 있는데, 이 위치를 알아보니까 강소성(江蘇省)의 무석시(無錫市)에 딸린 소속 소도시로 양자강(楊子江)변에 위치하고 있음을 확인 할 수가 있겠습니다. 그렇다고 보면 상해에서 멀지 않은 지역인 무석에서 주석하고 있었다는 것을 알 수가 있겠습니다.




참고자료로 서문을 볼 수가 있겠는데, 원수산(袁樹珊)선생과 친분이 많으셨던 것으로 보이네요. 그렇다면 원선생이 어떻게 생활했는지를 찾아보는 것도 미뤄서 짐작하는 자료가 가능하다고 하겠습니다. 원수산 선생의 서문의 끝에 보면, ‘民國27年 歲次戊寅 冬至8日丙申 鎭江 袁樹珊 識於海上臥雪寄廬’라고 한 것으로 보면 민국 27년은 1938년이고, 이 적천수신주를 포함해서 수화집(水火集) 등은 이해 겨울에 명학신의(命學新義)라는 책으로 엮어졌다는 것을 알 수가 있겠습니다. 원수산 선생이 기거했다는 진강(鎭江)은 (강소성(江蘇省)의 진강시에 있는 수도 시인데, 진강과 강음의 거리는 양자강을 끼고, 100km정도 사이를 두고 있네요. 거리상으로 퍽 가까이 계셨다는 것을 알 수가 있겠고, 두 분은 중국 남부지역에서 거주했다는 것까지는 알 수가 있겠습니다. 다만 별도로 더 자세한 내용은 모르겠네요. 아쉽습니다.




5. 명학신의의 출판 년대




앞에서도 서문의 표시에 나타났습니다만, 1938년에 편집을 했던 것으로 나타났으니까 지금부터 따지고 본다면, 대략 70년 정도가 되었네요. 사실 내용을 보면 ‘서양의 정신분석학이 나온 지는 불과 30년이 넘지 않았고, 우리 음양오행은 수백년을 헤아리고 있으니...’라는 대목이 보입니다만, 이제 서양의 정신분석학이 나온지도 100년을 헤아린다고 해야 하겠습니다.




참고로 적천수천미(滴天髓闡微)가 발간된 것은 민국 22년이니까, 1933년이 되는군요. 대략 5년 전에 나온 책을 꼼꼼하게 살펴봤다고 이해를 하면 되겠습니다. 그리고 나서 잘된 부분과 잘못된 부분을 살펴보고 나름대로 정리를 한 것이 적천수신주가 된 것이라고 보면 되겠네요. 한편 적천수징의(滴天髓徵義)가 나온 것은, 민국 24년인데, 이것은 적천수천미와 더불어 거의 같은 시기에 출판이 되었다는 것을 알 수가 있겠습니다. 다만 서낙오 선생님이 살으셨던 곳은 또 분명하지가 않아서 잘 모르겠습니다만, 아마도 반자단 선생님은 적천수천미에 대해서 의견을 붙이거나 삭제하여 자신의 의견을 넣었다고 하겠습니다.




6. 수화집(水火集)과 같이 보면 좋겠습니다.




어차피 명학신의 속에는 적천수신주와 수화집이 같이 있으니까 그렇기도 하겠습니다만, 함께 비교를 하면서 공부하게 된다면 그 의미를 더욱 명확하게 알 수가 있을 것으로 보겠습니다. 그래서 적천수신주를 보시면서 이해가 될 정도의 한문 해독력이 가능하다면 당연히 수화집도 봐야 할 필요가 있으실 것으로 생각이 되네요. 그만큼 중요한 내용이 많이 깃들어 있기 때문이며, 낭월도 예전에 ‘마음을 읽는 사주학’을 쓸 적에 이 책에서 얻은 바가 적지 않음을 생각해 보면 권해 드리는 것은 당연하다고 하겠습니다.


다만 별도의 시간을 낼 수가 없어서 강의까지 하지는 못했네요. 감로사에서 공부하시는 선생님들도 수화집은 스스로 풀어보시면서 한문 공부를 하시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적천수신주를 공부하고 나면 자연스럽게 자신감이 붙을 것이라고 생각이 되네요.




7. 열심히 편집하고 있습니다.




현재 매일매일 촬영을 한 내용을 부지런한 친구가 편집을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강의가 끝나자마자 바로 쇼핑몰에서 구입이 가능할 것으로 생각이 되네요. 그렇게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혹 원문공부를 할 겸, 적천수신주에 대한 강의를 직접 동영상으로 보시고자 한다면 약간의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이 됩니다. 자세한 내용은 공부방소개를 보시면 되겠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낭월의 소견이 신통하지 못해서 혹 고인의 가르침에 오류를 범할 수도 있으리라고 늘 생각을 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만, 그러면서도 이렇게 이야기를 하고자 엄두를 내는 것은 낭월의 소견 만큼만이라도 보여드리면 또 그 다음에 공과(功過)에 대해서는 후인의 판단에 맡기고 부족함이 나타나면 더욱 정진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하는 마음도 있기 때문이라고 하겠습니다.




전에 ‘적천수강의’ 독자들께서 해 주시는 말씀으로는 책만으로 공부를 하기에는 너무 어려우니 강의를 동영상으로 하면 어떻겠느냐는 말들이 생각나서 마음을 일으켰습니다만, 중요한 목적은 한문(漢文-古文)과 중문(中文-中國語)을 이해하는 것이 제일 목표라고 생각을 하시고, 이러한 과정을 잘 거치게 되면 다른 책들을 보시는데 분명히 유익함이 되실 것으로 생각하시면 크게 실패가 없을 것으로 생각이 됩니다.




여하튼 공부를 한다는 것이 참으로 즐겁다고 하겠습니다. 요즘에는 반자단 선생님이 인용한 심리학자인 ‘아들러(Alfred Adler)’가 어떤 분인가 궁금해서 관련 책을 보고 있습니다만, 고인들의 생각이 오늘도 생생하게 가르침을 주고 있음을 생각하면서, 반 선생님도 이러한 강의록을 보면서 사주팔자의 십성과 연결을 시켜보려고 다각적으로 시도를 했을 장면들도 겹쳐서 떠오르곤 하네요. 어쩌면 세상에서 가장 즐거운 것이 공부라고 하겠습니다.




명학신의 책을 구입하시는 것이야 쇼핑몰에서도 가능하므로 올 가을에 큰마음을 일으키셔서 공부 한번 해 보시라고 권해 드리겠습니다. 고인의 향취가 배어있는 독서로 삼복(三伏)과 맞장을 뜨다가 보면 어느 사이에 가을이 다가올 것이라고 생각이 되네요. 즐거우신 나날 되시기 바랍니다.




          2006년 7월 24일 계룡감로에서 낭월 두손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