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4] 그림의 떡이라더니만.....

작성일
2006-03-13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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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4화 그림의 떡이라더니만....








안녕하세요. 낭월입니다. 오늘은 타이페이도 날씨고 조금 썰렁하네요. 대략 14~5도 정도 되는가 싶습니다. 한국은 영하라고 하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봄이 오기가 참으로 어렵다는 생각이 드네요.




사람이 하루 종일, 일주일 내내, 공부만 하고 살 수는 없잖아요. 그래서 오늘은 강의가 없는 틈에 볼만 한 시디라도 있는가 하고 가게를 나가봤습니다. 주로 한국의 드라마를 더빙해서 시리즈로 만든 것들이 많아서 배우들을 잘 보지 않으면 자칫 국산연속극을 사게 될 가능성이 많음을 참고로 알려드립니다. 이름이 한글로 되어 있으면 문제가 없지만 자신들 나름대로 바꿔서 붙이기 때문에 잘 보지 않으면 속을 수도 있다는 것이지요.




이러한 것을 신경쓰면서 살피다가 문득 눈에 화악~ 들어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劉伯溫’ 三分天下諸葛亮, 統一江山劉伯溫


 



 


이게 얼마나 반갑겠어요. 천하를 삼분하여 논하는 것이 제갈량이라고 한다면, 강산을 하나로 통일시켜버린 유백온이라니 말이지요. 그렇다면 제갈량보다 더 뛰어난 유백온이라는 말이 되나요? 그런 셈이로군요.


이러한 제목이 있으면 다른 것은 눈에 들어오지 않기 마련이지요. 얼른 계산을 하고, 호텔로 돌아 왔습니다. 그리고는 허겁지겁 노트북을 켜고 시디를 집어 넣었지요.


 





그리고 커피 한 잔을 타서 안고는 눈을 모니터에 모았지요. 그야말로 음양오행, 자평명리, 천문지리, 기문둔갑, 뭐 하나 빠질 것이 없는 유백온 선생의 활약에 기대를 하면서 말이지요.




이렇게 나오면 ‘뭔가 잘못 되었겠구나....’ 하실 겁니다. 사실 뭔가 잘못되었습니다.




‘알수 없는 DVD라서 재생을 할 수가 없습니다.’




이런 낭패가 있느냔 말입니다. 글쎄~~


에고~~!! 그만 기대감이 실망으로 화악 바뀌면서 멀거니 케이스만 쳐다보고 말았지요. 웬만한 것은 재생이 되는데, 무슨 특별한 방식으로 저장을 했길래 낭월의 노트북에서는 재생이 불가능하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다시 인터넷을 연결해서 재생을 할 수가 있는 코덱을 찾아 봤습니다. 장장 두어시간을 그렇게 뒤지고 다녔지만 어느 것도 재생을 시켜주지는 못하네요. 아마도 기계적으로 지원이 되지 않았던 모양입니다. 그래서 천상 포기를 하는 수 밖에 달리 방법이 없었습니다.




급한 마음 같아서는 당장에 디브이디콤보라도 하나 사러 가고 싶습니다만, 이것이 또 객지에서 공부하는 유학생이 되다보니 마음대로 할 수가 없지요. 학비를 절약해야 한다는 정관성 발언이 귀에 쟁쟁하니 말입니다. 하하~




그래서 속이 상해서 벌렁 들어누워서 온갖 생각을 해 봤습니다. 유백온이 어떻게 주원장을 만났을 것이며, 어떤 과정에서 신기묘산(神奇妙算)을 펼쳤을 것이며, 18편 정도가 되면 적천수를 쓰는 장면이 나올지도 모른다는 생각, 또 어떻게 말년을 맞이했는지에 대해서 공상과 상상을 하면서 시간을 보내고 있다가 이렇게 간단하게나마 벗님들께 하소연을 하고 있습니다.




그대로 묶어 뒀다가 돌아가서 봐야 하겠습니다. 그래서 없는 인내심이지만 달리 방법이 없어서 참고 있습니다. 그러자니 다른 것을 사기도 그렇네요. 또 안보이면 어떻게 하나 싶어서 말이지요. 음악시디나 하나 사러 갈까 봅니다.




듣자니 황사가 심하다고요? 대만에는 황사가 뭔지 모르는 곳이네요. 이렇게 황사를 보지 않고 한 해의 봄을 보낼 수도 있어서 다행(?)입니다. 건강 조심하시고 늘 편안하신 나날이시기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2006년 3월 12일 타이페이에서 낭월 두손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