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2] 인간의 형기법과 이기법

작성일
2006-02-18 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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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2화] 인간의 형기법과 이기법









안녕하세요. 낭월입니다.




풍수공부를 하면서 많은 것을 겸해서 덤으로 얻고 있는 낭월입니다. 흔히 하는 말로 ‘발상(發想)의 전환(轉換)’이라는 말이 여기에 해당하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오늘은 여기에 대해서 조금 생각해본 바를 적어보도록 하겠습니다. 말이 되는지 살펴봐 주시기 바랍니다.




1. 산천의 형기(形氣)법-인간의 관형(觀形)법




풍수에서 우선적으로 중요하게 보는 것이 산세(山勢)입니다. 어떻게 용(龍)이 흘러와서 어떻게 멈추고, 어떻게 흘러가는가를 살피는 것이라고 간단하게 말을 할 수는 있겠지만 실로 그 내용은 간단하지가 않는 것으로 봐야 하겠습니다. 그래서 형상을 보고 관찰을 하는 방법을 형기법(形氣法)이라고 하게 되는데, 글자의 의미는 형세를 보고 기운을 판단하는 방법이라고 이해를 하면 되겠습니다.




형세가 가파르면 기운도 가파르게 진행이 되고, 형세가 완만하면 기운도 완만하게 흐른다고 하네요. 그러니까 보통의 사람이 보고 느끼는 감정이라고 한다면 크게 벗어나지 않는 것이 일반적인 자연의 감상이라고 생각을 해도 될 것으로 보겠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에 낭월의 뇌리에 떠오르는 생각이 있었습니다. 사람의 몸도 자연의 형기법으로 대입을 하면 되지 않을까? 하는 것이지요. 벗님도 이런 생각을 해 보셨을 것입니다. 그래서 나온 것이 관상(觀相)법이라고 생각하면 되겠지요.




그리고 옛날에 관상의 대가라고 하는 분이 계셨는데, 진희이(陳希夷)라는 분입니다. 흔히 그를 일러서 마의도인(麻衣道人)이라고도 합니다. 이분이 풍수학에서도 이름이 등장하는 것을 보면서 필시 형기법에 대해서 달통을 했겠다는 짐작을 해 봤습니다. 사람의 몸이나 자연의 몸이나 같은 이치가 있다고 하면 연계해서 해석을 할 수가 있는 실마리는 있기 마련이겠기 때문이지요.




더구나 산세가 드센 경상도 지역에서 태어나는 사람은 하는 일도 드세고, 완만한 충청도 지역에 태어나는 사람은 하는 일도 원만하다고 하는 것도 하나의 불문율이라고 한다면 자연과 사람이 둘이 아니라는 것을 생각하겠습니다.




2. 산천(山川)에서는 빛을 봐야 한다고 합니다.




요즘에 더욱 이러한 부분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단지 그냥 산세의 흐름과 높고 낮음으로 명당을 판단한다는 것은 얼마나 어리석은지를 알게 되었습니다. 눈으로 보는 것은 육안(肉眼)이라고 합니다만, 육안으로 진기(眞氣)를 알 수가 없다는 것은 당연하다고 하겠습니다.




그런데 고서(古書-入地眼全書)에서도 땅에 진기(眞氣)가 모이면 빛이 난다는 것을 밝혔다고 하는데, 그야말로 형상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고 형상은 또다른 하나의 시작일 뿐이라는 것을 생각하면서 과연 자연의 이치는 간단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생각하게 됩니다.




일례로. 책에 나온 대로 본다면 산세의 용이 직선으로 들어오면 변화의 굴곡이나 기복이 없다고 해서 죽은 맥으로 봐야 한다고 되어있습니다. 그렇게 이해를 해야 하겠지요. 그런데 기운을 살피게 되면 겉으로 드러난 것은 그냥 하나의 형상에 불과하다는 것을 생각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풍수를 공부하고 가르치는 많은 사람들은 실제로 이와 같은 관점으로 관찰하고 있다고 봐서 틀림없을 것입니다. 육안으로 형세를 살펴서 명당을 점혈(點穴)한다는 것이지요. 물론 더러는 맞기도 하고, 더러는 빗나가기도 할 것입니다. 그리고 그 죄업은 스스로 뒤집어 써야 할 것이라고 생각이 됩니다. 어디로 가지 않는다는 것이지요.




참으로 명당을 찾아서 묘를 쓴다는 것이 얼마나 두려운 일인지를 생각하지 않으면 남의 가문을 멸하는 것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고, 자신의 가문도 멸망하게 될 것이 틀림없다고 하겠습니다. 그럼 어떻게 할 것인가? 바로 땅의 기운을 봐야 한다는 것이지요. 이러한 것에 대해서 고인이 밝혔다는 것을 생각해 봅니다.




3. 형상이 못나도 진국이 있다.




사람을 보면 못생겨도 지혜로운 사람이 있으니 예를 든다면 이솝과 같은 사람이 되겠습니다. 전하는 말에 의하면 참으로 못난 사람이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그의 머리에는 대단한 지혜가 숨어 있었다고 하는 것을 알 수가 있습니다. 그리고 강감찬 장군도 그랬다지요. 겉으로만 봐서 사람을 평가하는 것이 얼마나 어리석은 범부(凡夫)의 안목인지를 알 수가 있는 대목이기도 합니다. 이와 같이 외모에서 느끼는 것과 내심으로 흐르는 기운은 별개인 경우도 있다는 것을 생각하게 됩니다.




문제는 많은 일반적인 사람들은 외모에서 모든 것을 판단해 버립니다. 그래서 잘생긴 사기꾼과 말 잘하는 사기꾼에게 속아서 자신의 소중한 인생과 재물을 탕진하고 허탈한 일생을 보내게 된다고 하겠는데, 낭월의 소견이 틀렸는지 생각을 해 보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이러한 것을 파악하는 것은 육안으로 봐서 내릴 것이 아니고, 마음의 눈, 즉 심안(心眼)으로 사람을 봐야 한다는 것을 알 수가 있겠습니다. 벗님의 심안(心眼)은 얼마나 열려있으신지요? 사람을 외모로 판단하시지는 않는지요? 사람을 이해하는 방법으로 어떤 준비를 하고 계신지요?




다시 고서(古書)의 내용을 참고하게 되면, 형상의 이면에 나타나고 있는 기운의 빛을 봐야 한다는 말씀입니다. 그렇다면 사람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사람에게서 풍겨 나오는 빛을 보면 되겠지요? 그러한 빛이 있느냐고 하신다면 과연 아직 사람의 기운을 보지 못하셨던 벗님이라고 해도 되겠습니다. 그리고 낭월도 같은 수준임을 헤아려 주시면 되겠습니다. 하하~


 


아, 가짜풍수가를 확인하는 방법을 생각해 봤습니다. 자신이 풍수에 대해서 통달을 했다고 한다면, 이렇게 물어 보시기 바랍니다.


 


"빛이 나오는 곳이 어딥니까?"


"기운이 보이십니까?"


 


여기에 대해서 어물어물하고 다른 변명이 구구하다면 그것은 더 볼 것도 없이 사기꾼입니다. 다만 스스로 공부 중이라고 한다면 문제는 다르겠지요. 대가에게 물어야 할 질문임을 참고하시고, 공부하시는 학인에게는 이러한 질문으로 판단하시면 안 됩니다. 세간에는 눈알이 발바닥과 같은 명사(名師)가 하도 많아서 늘 조심해야 합니다. 이름만 유명한 사람들 말이지요.




4. 형상을 넘어선 곳에 있는 빛




그럼 이제부터는 모든 형상에 서려있는 빛을 봐야 한다는 것으로 이야기를 몰아가고 있음을 깨달으셨을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이것이 오늘 낭월의 목적입니다. 이와 같은 관점으로 세상을 관하고, 사람을 관하노라면 오류가 최대한으로 적지 않을까 싶은 생각을 해보게 되네요. 사람을 볼 줄 안다는 것은 이러한 것을 아는 정도는 되어야 하겠지요?




사람을 볼 줄 안다는 것은 사람에게서 풍겨 나오는 빛을 봐야 한다는 것이고, 자신의 느낌만을 의지하는 것이 아니고, 그야말로 총천연색의 명확한 칼라가 보여야 한다는 것을 생각하시면 더욱 정확하겠습니다. 근래에 풍수공부를 하면서 느낀 것이 바로 이것입니다. 빛을 볼 줄 안다는 것은 산세를 살피면 바로 명당의 기운이 눈에 분명한 모양으로 보인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그냥 짐작으로 ‘대충 여기쯤이 혈점이겠다....’ 하는 마음으로 남의 묘를 쓴다는 것은 그야말로 ‘지옥가기 꼭 좋다’에 해당할 가능성이 매우 많다고 하겠습니다.




관상법에서는 이러한 경지를 찰색(察色)이라고 합니다. 색을 살핀다는 말이지요. 그리고 마의상서(麻衣相書)에도 이러한 항목이 나와 있습니다. 마의도인은 산천의 찰색과 인체의 찰색에 자유로웠던 분이 아닐까 싶은 생각을 해 봤습니다. 이렇게 서로의 이치는 통하고 있었다는 것을 근래에서야 감지한 낭월입니다.




5. 인간의 이기법(理氣法)




앞에서 말씀드린 제목의 절반에 대해서 설명을 해 드려야 하겠네요. 사실은 자평명리학(子平命理學)도 인간의 이기법이고, 당사주(唐四柱)도 인간의 이기법이라고 하면 되겠습니다. 이론적으로 운명을 논하는 것이라면 모두 이기법이 되겠지요. 그러니까 어떻게 생겼든지 논하지 않고, 태어난 년월일시를 놓고서 설명하는 것이라고 보면 되겠습니다.




가령 같은 시각에 태어나게 되면 그 사람은 형상이 아무리 다른 사람이라고 해도 결론은 같은 것이 사주학(四柱學)입니다. 그야말로 이론적인 분석이지요. 그리고 여기에서 중요한 점을 깨닫게 됩니다.




뭐냐면, 사주학으로 알 수가 있는 것과 그렇지 못한 것을 구분하기에 용이하다는 것이지요. 재성이 희용신이면 재운(財運)에 재물을 벌고, 재성이 기구신이면, 인겁(印劫)운에 돈을 벌게 된다는 것을 아는 것은 어렵지 않습니다. 다만 10억을 벌 것인지, 1억을 벌 것인지를 알기는 어렵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것은 관상을 보면 비교적 쉽지 않을까 싶은 생각을 해 봤습니다. 물론 이것은 관상법에 문외한인 낭월의 생각일 뿐이므로 사실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사주학으로는 그 사람의 내면을 읽을 수가 있다고 한다면, 외형적인 부분은 관상으로 읽는 것이 더 수월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드는 것은 당연하다고 하겠습니다. 물론 낭월의 학문은 내면에 관심이 많은 탓으로 계속해서 인간의 내면을 탐구하는 방향으로 연구가 집중되어 왔습니다만, 앞으로는 겉으로 보이는 것에도 신경을 많이 써야 하겠다는 것을 깨닫고 있는 요즘입니다.




더욱 중요한 것은 사물에서 풍겨 나오는 색을 봐야 한다는 것이고, 그 색은 빛이라고 해도 되겠습니다. 땅에서나 사람에게서나 모두 빛이 나오는데, 어리석은 육안(肉眼)으로는 볼 수가 없는 것이라고 해야 하겠습니다. 그야말로 경봉스님처럼 도안(道眼)이 된다면 아무런 걸림이 없이 보는 그 순간에 바로 그 사람의 기운을 봐버리게 될 것입니다. 그렇지 않고서야 0.1초만에 무슨 목적으로 찾아왔는지를 알아내겠느냐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낭월의 소견으로는 땅을 이해하는 것처럼 사람을 이해하고, 겉으로는 훌륭해 보여도 내면은 기운이 없는 땅이 있는 것처럼 겉모습과 주변의 장식물에 흔들려서 헛다리를 집지 말아야 하겠다는 것이고, 비록 겉으로는 조악(粗惡)해 보이는 형상이라도 그 속에는 멋진 기운이 나오는 명당이 숨어있을 수도 있듯이, 사람이 못나고 육근(六根-눈,코,귀,혀,몸,뜻)이 부족해도 진실하고 지혜로운 사람이 있다는 것을 생각해야 하겠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마음으로 오늘도 지혜를 찾는데 노력하고자 하는 낭월입니다. 벗님의 공부에 많은 발전이 있으시기를 기원드리며, 눈에 보이지 않는 기운의 빛 덩어리가 어느 순간에 실물처럼 생생하게 보이시기를 기원드립니다.




        2006년 2월 18일 계룡감로에서 낭월 두손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