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7] 풍수를 배워야 하는 이유(2)

작성일
2005-06-01 0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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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7화] 풍수를 배워야 하는 이유(2)




















아마도 아시는 벗님은 아실 것이다. 감로사 터를 잡은 이야기를 하면서 기감파(氣感派)에 해당하는 故 김경보 선생에 대한 이야기가 언급되어 있는 것을 두고 드리는 말씀이다. 그래서 낭월은 그 분은 땅에 대해서 뭘 좀 알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고 이 생각은 아직도 변함이 없다. 아마도 그 분이 풍수를 배우라고 권장을 했더라면 마음을 일으켰을 지도 모를 일이다. 그런데 그는 그런 말은 하지 않았다. 그냥 물으면 답을 해줄 뿐이고, 묻지 않으면 말하지 않았다. 그리고 그것이 멋졌다. 과연 프로는 그래야 한다고 하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 프로는 입을 나불거려서 자신이 똑똑하다는 것을 보여주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을 하고 있어서이다.




가령 무예로 예를 든다면 중급자의 고수는 눈빛이 광채를 발하면서 무엇이든지 건드리기만 하면 당장에 칼을 뽑아서 한판 겨루자고 달려들 준비가 되어 있다고 할 수가 있겠다. 그러나 참으로 검술의 고수가 되고 나면 결국 칼을 뽑아봐야 무엇인가 살생만 하게 될 것이라는 것을 너무도 잘 알게 될 것이고, 그래서 칼을 뽑기 싫을 수가 있겠다는 말씀이다. 정말로 뽑지 않으면 안 될 경우에만 한번 순식간에 전광석화같이 휘두르고는 이내 제자리로 돌아가는 번개검이라고 해야 하겠다. 이것이 진정한 프로의 모습이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든다.




그런데 김경보 선생이 그랬다. 언제나 묻지 않으면 말을 하지 않았다. 그런데 일단 질문을 던지면 정곡을 찌르는 답이 쏟아져 나오는데, 그 내용들은 범인이 이해하기에는 참으로 어려웠지만 부합되는 것이 과연 놀랍다고 해야 할 뿐이다. 그리고 이러한 것은 얼마 전에도 나타나게 되었다. 자명스님이라는 분이 어느 날 찾아왔다. 낭월이 알기에 그는 풍수쟁이가 아니었다. 그런데 한 동안 잠잠하더니만 불쑥 찾아왔던 것이다.




그리고 이야기를 하던 끝에 낭월이 법당을 새로 지어야 할 때가 되어 오는데 돈은 없고, 비는 새는데 큰  일이라고 했더니 가만 생각을 한 끝에 차로 가시더니만 쟁만 만한 나경(혹은 패철)을 들고 나왔다. 카메라 삼각대 같은 것에다가 올려놓고서는 이쪽에서, 또 저쪽에서 한참을 측정하고서는 또 책을 보면서 생각을 하곤 다시 측정하기를 몇 차례..... 갑갑한 낭월이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궁금해 하고 있는데, 비로소 하시는 말씀이 현공풍수를 배웠다는 것이다. 그래서 현공이라는 말을 귀에 담았다.




그게 뭐냐고 물었던 것은 당연하고, 일단 질문이 시작되면서 현공에 대한 여러 이야기들을 해주셨다. 그리고 참으로 특이한 능력을 보여 주셨는데, 그것은 지맥(地脈)이라고 하는 것을 측정해 보여준 것이다. 수맥이라는 말은 아마도 벗님의 귀에 익숙하지 않을까 싶다. 그런데 지맥이라는 말은 처음 들어서 생소했는데, 직접 기구를 통해서 보여주니 눈으로 본다는 것이 귀로 듣는 것보다 얼마나 이해가 빠른지 놀랄 일이라고 해야 하겠다. 처음 장면을 목격하고는 낭월도 내심 무척 놀랐다.




(참고로 그 측정하는 기구는 낭월명리학당에서 제조를 하여 이번 지부장 연수회에서 보급을 하기도 했는데, 기능이 상당히 좋다는 평을 받았습니다. 앞으로 벗님들께도 공급이 가능할 것입니다. 혹 관심이 있으시면 풍수마당을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기존 법당의 위치에서 지맥이 어떻게 흐르고 수맥이 어떻게 흐르는지를 기구를 통해서 선명하게 보면서 신기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소위 말하는 용의 흐름이 이렇게 눈으로 확인될 정도의 방법이 있었다는 것은 충격이었다. 그리고 뒷산의 산소에서도 이러한 확인은 여지없이 드러나게 되었다. 봉분에서 1미터 떨어진 곳으로 지맥이 흐르고 있다는 것을 확인하고 나서는 남의 산소지만 지맥으로 이장을 해주고 싶은 생각이 들 정도였다.


 


올 봄부터 2차에 걸친 지부장의 풍수연수회에서도 이러한 과정을 그대로 보여 주셨고, 더욱 놀라운 것은 누구라도 연습을 많이 하면 작용이 된다는 것이었는데, 그래서 지부장님들도 대단한 호기심을 갖고 연습할 요량이었다.


 


여하튼 법당에서 지맥을 측정하면서 정작 놀란 것은 자명스님이셨다. 이 터를 누가 잡았느냐는 것이다. 물론 김경보선생이 잡은 것은 아시는 벗님은 다 아실 것이고, 그렇게 말씀을 드렸더니 나경(羅經-앞으로 이렇게 부르도록 한다.)이나 다른 것을 갖고 잡았느냐고 물었다. 물론 아무 것도 든 것이 없었다고 말을 해 줬더니 한 마디 하신다.


 


“참 대단한 양반이네요. 진짜 고수입니다.”


 


도인이 도인을 안다고 했던가? 그러시는 의미를 낭월이 몰라서 다시 질문을 던지자 비로소 말씀하시는 것이었다. 다시 보여주는 지맥탐사봉은 여지없이 법당의 정 중앙을 타고 흐르는 지맥을 보여주고 있었다. 설명을 하면서 보여주니까 비로소 이해가 되었다. 과연 김경보 선생의 기감이 어떠했는지를 실감하는 장면이기도 했다. 오차가 하나도 없이 기감으로 잡았는데 측정을 해보니 그대로 드러나는 것이었다. 이제 벗님들이 이해가 되실 것이다. 과연 지맥이라는 것이 일치하는 것을 보면서 혀를 내둘렀을 낭월의 마음을 말이다.


 


다만 기감은 뛰어난데 현공은 몰랐다고 하는 것도 설명해 주셨다. 현공까지 알았다면 정말 대단한 대가가 되셨을 것이라고 하면서 어디에 살고 있느냐고 묻는데 다시 명이 짧은 사람의 안타까움이 다가왔다. 그는 죽고 없다는 말을 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김경보 선생은 단지 ‘저쪽으로 말뚝하나 박고, 이렇게 향하면 되겠네’하는 것으로 전부이다. 어디를 파야 물이 나오겠느냐고 하면, ‘여기 쯤 파면되겠는데 뭘, 도를 닦으면 그런 것이 안 보이나?’ 하고 웃기도 했는데, 그 말이 한 치의 오차도 없이 그대로 들어맞았기 때문에 낭월이 풍수라고 하면 김풍수만 신뢰하는 것이다.


 


그런데 자명스님이 그러한 것을 기구를 통해서 보여주자 이것은 뭔가 배워볼만 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무엇보다도 신기하니까 말이다. 더구나 누구라도 연습을 하면 된다는데 에야 매력을 느낄 수밖에.




(본 글은 '현공풍수 공부'(가칭)의 원고입니다.)




          2005년 6월 1일 계룡감로에서 낭월 두손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