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4] 재산관리법

작성일
2004-04-09 10:45
조회
7609
 

[제224화] 재산관리법




요즘 서버를 이전하느라고 홈페이지가 좀 어수선하여 방문하시는 벗님들이 불편하셨겠다. 이제 곧 안정이 될 것으로 생각이 되는데, 혹여 살피는 도중에 마음대로 되지 않는 곳이 있다면 메일을 주셔서 알려주시면 이삿짐을 정리하는데 더 빨리 안정이 될 것이니 보이는 대로 알려주시기 바란다.




1. 재산 관리를 잘 해야 하기에.




벗님의 재산은 어떻게 관리하시는지 모르겠다. 재산은 참으로 중요한 것이므로 늘 관리를 하고 또 관리를 해야 하는 수 밖에 없다고 하겠다. 혹여 도둑이 드는지 혹은 강도가 드는지, 아니면 줄줄 새어나가고 있는 곳은 없는지를 늘 살피지 않으면 이내 재정관리는 엉망이 되어버리고 말 것이 너무도 당연하다고 하겠다.




무슨 돈이 그렇게 많아서 관리를 해야 하느냐고 생각하실랑가 모르겠다. 물론 돈은 많아서 관리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있는 재산이나마 관리를 하지 않으면 이내 낭패를 당할 수도 있다는 점을 생각하지 않으신다면 그야말로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결과가 될 것은 너무도 뻔하다는 말씀을 드린다. 이것은 틀림없는 진리이다. 혹 그렇게 말씀을 하실지도 모르겠다.




“팔자를 연구한다는 넘이 그것도 모르고 사냐?”




글쎄 말이다. 그렇게만 된다면 좀더 맘이 편하겠는데 우짠 일인지 낭월은 팔자를 알아도 재정관리는 모르겠으니 이게 무슨 착오인지 모르겠다. 여하튼 늘 스스로 자신의 공부가 부족한갑다.... 하고 있는 수밖에 없겠는데, 그렇다고 보이지도 않는 사주만 들바다 보고 있는 것은 또한 어리석은 일인지라 재산관리는 스스로 하는 수밖에 없겠다는 결론을 내린 셈이다.




무슨 재산이 그렇게 많아서 관리를 해야 할 정도냐고 한다면 벗님은 재산이 없느냐고 하고자 한다. 정말 중요한 재산은 생각지 않고 거짓 재산에만 온통 마음이 팔려서 하루하루를 마음 조이면서 살아가는 것인지도 모를 일이다. 그리고 가장 큰 재산이 뭐냐고 묻는다면 오로지 이 한 몸뿐이라고 해야 하겠다. 이제 무슨 재산인지 이해가 되셨을까?




사주를 봐서 건강이 어떻게 될 것인지를 모조리 알 수만 있다면 좋겠는데, 그것은 자신의 재산을 맡겨도 좋을 정도의 신뢰감이 없다는 것이 문제이다. 여하튼 낭월의 소견은 그렇다. 건강은 오로지 스스로 관리하고 점검하여 도둑이 들지 않도록 살피는 것이 최선이라는 점을 생각하게 되고, 그래서 벗님의 재산은 잘 관리가 되고 있는지 문득 걱정이 되어서 한 생각 해봤다.




2. 건강검진 신청




정말 일생에 처음으로 건강검진을 신청했다. 근래에 속이 이전 같지 않아서이다. 속이 아프고 한 번씩 조여드는 기분이 도무지 편치가 않았던 것이다. 그냥 버티게 된다면 또 무슨 일이 생길 수도 있지 않을까 싶어서 건강검진을 받아봐야 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실로 여태 한 번도 그렇게 하지 않았으니 참으로 재산 관리를 너무도 소홀하게 했다면 달리 할 말이 없겠다. 그래서 약간은 미안한 마음으로 건양대병원에 전화를 해서 한번 시간을 약속하기로 하고, 그래서 일주일 전에 찾아가서 이런저런 부분에 대해서 점검을 받게 되었다.




그러는 과정에서 느끼는 감정이 그야말로 재물창고를 점검하는 기분이 들었던 것이다. 하나하나 점검을 해 가면서 걸리는 시간은 불과 2시간 미만이었는데, 이렇게 점검을 하기까지가 벗님이나 낭월이나 어렵지 않을까 싶었다. 비용은 대략 30만원 정도 든 모양이다. 그리고 일주일이 지난 어제 다시 병원을 찾아갔다. 결과를 보러 오라고 한 날이기 때문이다.




3. 도둑이 들었단다




그래 아무래도 도둑이 있는 것 같더라니, 결국 의원 말씀이 도둑이 들어서 밥통을 갉아먹고 있으니 잡아야 한다는 말을 해준다. 요즘 주변에서 알고 지내던 젊은 사람들이 하나 둘 자꾸 제산을 털어먹고는 세상을 떠나는 바람에 낭월도 은근히 걱정이 되었던 점이 있었는데, 도둑이 들었다고 하니 문득 걱정이 된다. 실로 제자들 중에서 간이 나빠서 혹은 폐가 나빠서 암에게 전 재산을 다 털어 먹히고는 화장터로 간 친구들이 더러 있어서이다. 그러니 낭월도 도둑이 들었으면 잡아야겠는데, 이놈을 어떻게 잡을 것인지가 참 걱정이다. 칼로 잡을 것이라고 한다면 에구...... 며칠을 병원에서 자빠져 있어야 할거고, 그렇게 되면 주인을 잃은 홈페이지는 잘 돌아갈지를 순간적으로 걱정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면서 역시 인생에서 벌려놓은 일은 스스로 수습을 하는 수밖에 없겠다는 생각이 순간적으로 들었다.




그런데 다행히 칼로 잡지 않아도 될 도둑이란다. 그냥 허락없이 들어와서 자리를 잡으려고 하는 상황이라고 한다. 원인이 뭐나고 하니까 그냥 헬리고박터란 넘들이 들어와서 십이지장에 둥지를 틀었단다. 그래서 그 넘들이 뚫어놓은 벽이 헐어서 통증을 느끼게 되었던 모양이라고 한다. 그리고 만약에 그냥 두게 된다면 이넘들이 아예 칼을 들이대지 않으면 되지 않을 위암으로 진행이 될 가능성이 많다고 하는 말을 들어보니까 과연 재산 점검을 받기 잘했다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가 없었던 것이다.




그러면서 처방대로 약을 받아보니 한 보따리이다. 역시 고약한 넘들인 모양이다. 이름으로 봐서는 수입제인가 싶기도 한데 헬리코박터라는 말을 보니 말이다. 우짜던둥 도둑넘들은 몰아내고 재산관리를 해야 좀더 일을 하지 않겠느냐는 생각이 들어서 요즘 메일상담도 닫고 점검에 들어갔던 것인데 그만한 보람이 있었다고 해야 하겠다.




4. 건강할 때 지키세요.




정말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하지 않은 말이다. 물론 그냥 뒀다가 칼로 도둑을 잡을 수도 있겠지만, 그야말로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게 된다는 점을 잘 생각해야 하겠다. 기왕에 부모의 인연으로 한 세상 살아보겠다고 태어났으니 기왕 주어진 재산은 스스로 관리하지 않으면 아무도 도와주지 않는다는 생각을 하면서 병원을 나왔다. 만약 사주팔자에 별 일이 없으니 건강은 마음을 놓아도 된다고 하면 어찌 될 것인지를 생각해봤다. 그리고 헬리코박터가 운에 따라서 들어오고 나가겠느냐는 생각을 해보시기 바란다. 그리고 나이를 먹어가면서 점점 재산관리를 잘 해야 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 어느 사이에 나이가 50을 바라다보고 있음을 문득 느낀다. 그 동안 나름대로 열심히 살았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본격적으로 자신의 삶을 살은 시간을 논한다면 불과 20여 년 뿐이다. 그 이전에는 그냥 바람이 부는 대로 물결이 치는 대로 살아왔을 뿐, 뭔가 의미가 있는 나날이었다는 생각이 들지 않아서 말이다. 물론 그 과정에서 부단히도 읽었던 고인들의 가르침으로 인해서 이렇게 나름대로 한 분야에서 전문가의 소리를 듣는 것이 다행스럽기는 하지만 그래도 조금은 더 일을 하고 가야 하지 않겠느냐는 생각을 하면서 벗님의 활짝 웃으시는 모습, 그리고 사이트를 찾아주시고 변변치 못한 글 한 줄이라도 함께 보면서 서로 즐거워하는 나날을 좀 더 오래 갖고 싶은 것은 과욕이라고만 하진 않으실게다.




이제 대만으로 공부꺼리를 찾으러 가도 마음이 놓이겠다. 적어도 도둑넘들을 잡고 떠날 수가 있으니 더 나빠지진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올해에도 뭔가 할 일이 참 많은 낭월이다. 그래서 더욱더 건강관리에 신경이 쓰이기도 한다. 어떤 벗님들은 이제 이 몸도 혼자 재산이 아니고 공유재산이 되었으므로 맘대로 망가뜨리면 안 된다는 말도 해준다. 참으로 고마우신 벗님들이다.




이러한 정황을 말씀드린다. 그리고 겸해서 드리는 말씀이다. 혹 무심하셨다면 오늘쯤은 건강센터에 전화를 하셔서 일정을 예약하시기를 권해 드린다. 왜냐면 내일은 이미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건강할 적에 지키지 못하고 후회한들 아무른 소용이 없다는 말씀을 드리고자 하는 마음이다.




         2004년 4월 9일 계룡감로에서 낭월 두손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