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9화] 수준향상 혹은 현상유지

작성일
2003-12-19 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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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9화] 수준향상 혹은 현상유지




컴퓨터를 사용하는 입장에서는 늘 새로운 버전이 나오지 않았는가에 대해서 관심을 두게 마련이다. 윈도우도 그렇고, 문서작성용 프로그램도 그렇고, 또 그림을 다루는 프로그램도 그렇다. 이렇게 늘 사용을 하면서도 뭔가 나도 모르는 사이에 새로운 버전이 나오지 않았는지를 신경 쓰는 스타일의 사람들이 있다. 그리고 낭월도 그러한 부류에 속하는 것이 틀림없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기도 한다.




또 한 스타일이 있다. 새로운 버전에 대해서 신경을 쓰는 것은 프로그램 제작자의 의도에 휘말리는 것이라는 주의로 나가는 스타일이다. 그래서 자신에게 반드시 필요로 하는 특별한 기능이 없는 한은 절대로 업그레이드를 하지 않는다. 그렇게 하는 것 자체가 금전적으로 낭비에 해당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 두 가지의 생각을 갖고 있는 것의 장단점에 대해서 한번 생각을 해볼 요량이다. 그러기 전에 우선 벗님은 어느 스타일인지를 규정하시고 진행하는 것이 더 좋겠다. 잠시 생각을 해보신 다음에......




1. 업그레이드 병




아무래도 병이라고 해도 되지 않을까 싶다. 새로운 제품이 나왔다는 말을 들으면 그것을 사용하고 싶어서 몸살이 나는 자신을 통제하지 못하니 말이다. 윈도우즈3.1을 생각해보면 그렇다. 처음에 컴퓨터를 샀을 적에 깔려있던 프로그램 운영체제는 도스5.0이었다. 그리고 하나의 딸림 메뉴처럼 등장을 한 것이 윈도우 3.0이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지금에 와서 생각을 해보면 참으로 까마득한 전설과 같은 생각이 들 수도 있겠지만, 세월로 따지면 불과 10여년 남짓한 이전이다. 열장이던가, 열 세 장이던가 되는 1.2디스켓(참 본지 오래네요)을 한 주먹 들고서 윈도우를 설치하느라고 많은 시간을 보냈던 기억을 생각해 본다. 그러면서 특별히 갖다 주는 혜택도 없는 것 같은데에도 새로운 버전의 프로그램을 설치하고 나면 왠지 심리적으로 최고급 수준의 기술을 소유한 듯한 기분에 잠도 오지 않았던 생각도 있었다. 아마도 업그레이드 병이 있으신 벗님이라면 낭월의 말씀에 공감을 하실 것으로 생각이 된다. 이야기5.3의 제작자인 경북대 하늘소 동아리에게 늘 마음으로 감사하던 날이 언제인데 어느 사이 그들의 존재는 기억 속으로 사라져버리고 없지 않은가 싶어서 조금은 미안한 마음도 든다.




어디 그 뿐이랴, 한글2.0 말이다. 그렇게 말썽도 많고 문제도 많았던 프로그램도 없었을게다. 차라리 1.5가 더 좋다고 한 사람들도 매우 많았다. 그럴 정도로 문제가 많았던 프로그램도 결국은 이용자의 사랑을 받게 되었고, 이러한 과정을 거쳐서 아직까지도 건재한 프로그램이 되지 않았는가를 생각해 본다. 당시로 봐서 매우 거금에 해당하는 전문가용 버전을 구입했다. 그것도 정식판으로 말이다. 물론 복제판에 대해서도 약간의 정보는 있었지만, 그래서 쓰겠느냐는 어줍잖은 정관(正官)의 작용으로 인해서 비싸지만 정품을 구입했었다고 봐야 하겠다. 그리고는 그 불편한 프린터포트에 꽂아야만 되는 키락을 이용하면서 스스로 정직한 사용자라는 즐거움을 느끼기도 했을 것이다. 왜 구태여 전문가판을 구입했느냐고 한다면 바로 확장한자 때문이었던 것이다. 기본한자 4888자 만으로는 한자사용에 한계를 느낄 수밖에 없었고, 그래서 전문가의 구입은 필수였다고 해야 할 모양이다.




그리고 워드가 아닌 한글을 사용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이기도 했다. 워드에서 만약 이 확장한자를 지원했더라면 지금도 워드를 사용하고 있었을 것이다. 그렇게 문제가 많았지만, 그래도 그냥 달래가면서 게시판에 욕(!)을 해 가면서 사용했던 것이다. 혹 아실 것이다. 하이텔에 있었던(지금도 있을지 모르겠다) 한글과컴퓨터의 사이트(라고 해도 될랑가....)에서 그렇게도 치열하게 불평을 쏟아내던 당시의 상황들..... 참말로 대단했다고 봐야 할 것이다. 지금도 그러한 열정이 있다면 좋으련만 이제 그렇게 하기에도 지쳤다고 해야 할랑가..... 여하튼 당시의 장면들을 생각하면서 참으로 업그레이드 병이 여간 아니었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 외에도 업그레이드에 대한 사연들은 더 있지만 생략해야 하겠다. 다만 업그레이드에서 실패를 한 프로그램들이 빛을 잃은 모습으로 떠오른다. 세종, 파피루스, 그리고...... 생각이 나지 않는다. 몇몇 문서작성용 프로그램들은 수명을 이어가지 못했던 것으로 생각된다.




2. 업그레이드 무병(無病)




실로 이러한 스타일의 이용자는 매우 정상이라고 해야 할 지도 모르겠다. 자신이 사용하는 것에서 별로 불편을 느끼지 못하고 그냥 쓰고 있다. 남들이야 새로운 버전에 대해서 발광(그들은 열광이라고 하겠지)을 하거나 말거나, 그냥 무심하게 자신이 사용하는 프로그램으로 만족하고 시류에 휩쓸리지 않는 사람들도 업그레이드 환자 들 만큼이나 있을 것으로 생각이 된다. 그리고 어느 방향으로 가는 것이 더 좋다고 하는 것도 아마 어려울 것이라고 봐야 하겠다. 물론 낭월 자신의 마음에는 어느 방향이 더 좋은지 결정이 나 있는 상태이지만, 객관적으로 본다면 그렇다는 말씀이다.




특히 한글97에서 업그레이드파와 현상유지파 간에 가장 뚜렷한 현상이 발생하지 않았는가 싶다. 윈도우즈에 대해서는 누구도 반론의 여지가 없이 최신버전인 XP로 사용을 하는 것에 큰 문제가 없는 것으로 생각이 되어서이다. 그래도 아직도 윈도우즈98을 사용하시는 벗님들도 가끔 보이기는 하지만, 경제적인 사정으로 인한 것이야 아무도 탓을 하지 않을 것이다.




실로 현상유지를 하는 사용자들의 의견에 매우 타당한 일리가 있다. 낭월도 여기에서 가장 큰 고민을 했으니 말이다. 왜냐면 이전의 한자사전을 사용할 수가 없는 대단히 치명적(!)인 구조를 신 버전이 갖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냥 97을 사용하기로 결정을 하기도 했었으니 신 버전에게 실망을 한 것도 적잖이 있었다고 해야 하겠다. 그 과정에서 한컴도 상당히 내부적으로 진통이 많았던 것으로 짐작이 된다. 왜냐면 기능강화판이니, 815판이니 해가면서 변칙적인 구조의 제품들이 많이 나왔기 때문이다. 아마도 기술발전은 되지 않고, 제품은 팔아야 되겠고, 그래서 뭔가 만들어서 업그레이드 병자들을 달래면서 자금도 융통해야 하였던 상황이 있지 않았는가 생각을 해보기도 한다. 아마도 그 무렵에 한컴의 운영진도 변경이 많았을 것이다. 아마도 토종프로그램을 죽이느냐, 살리느냐는 국민적인 분위기를 만들어 보기도 했던 전무후무한 사건들도 생각이 나실게다. 앞으로는 이러한 일은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전무후무라는 말을 써봤다.




신 버전이 구 버전보다 못하다는 말을 듣는 것은 제조사로 봐서는 그대로 죽음이다. 뭔가 발전이 없는 제품을 누가 산단 말인가. 그래서 개발자들은 항상 이러한 점으로 인해서 전전긍긍하는 입장이 아닐까를 생각해본다. 실로 한글97을 사용하는 애용자들이 상당히 많은 것으로 보면 업그레이드에서 뭔가 문제가 있었다고 봐야 할 모양이다. 그리고 97에서 MS워드로 가버린 이용자도 상당히 많을 것으로 생각이 된다. 이러한 입장이 현상유지파라는 것을 설명드리는 것으로 무리가 없을 것이다.




3. 낭월의 생각으로는......




누구나 자신의 생각이 옳다고 주장하기 마련이다. 그리고 이 부분에 대해서는 낭월도 예외일 수가 없다. 그리고 당연히 업그레이드 병이 있는 것을 다행이라고 여길 정도이니 더 말해서 뭘 하겠느냐는 생각도 든다. 그리고 왜 그래야만 하는지를 말씀드리려는 것이 오늘 주제의 목적이기도 하다. 왜 우리는 돈을 써서 새로운 판으로 변경을 해야 하느냐는 것에 대해서 이유를 달아보자는 것이다. 동의를 하시거나 혹은 하지 않으시거나 간에.




‘뭐가 달라도 다르겠지.....’




정말로 최악의 경우에는 달라진 것이라고는 초기의 실행화면 뿐일지라도 다를 것이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다. 그리고 어쩌면 새로운 기능이라고 하는 것이 정작 자신의 사용하는 방향과는 무관한 기능까지라도 이렇게 생각을 하는 것이 기본에 깔려 있다. 어쩌면 새것을 좋아하는 입맛이 있어서일 수도 있겠다. 이전 것도 사용하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건만, 새로운 판이 나왔다는 말을 듣는 순간에 바로 자신의 것은 고물이 되어버린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의 마음에는 늘 그러한 생각이 깔려있다. 물론 가끔은 실망도 하지만 대체로 이러한 생각이 벗어나지 않는다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심지어는 그런 말도 있었다. 기술을 확보했으면서 최상의 완전무결한 버전은 내어 놓지 않는다는 것이다. 왜 그런가 하면 완전무결한 판을 내어 놓게 되면 그 이상의 소프트웨어 사업은 없기 때문이란다. 언뜻 들으면 그럴싸하지만 실은 그렇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있을 수도 없는 일이 아닌가 싶은 것이 낭월의 소견이다.




‘한글2004’




이른바 한글의 최신판이다. 당연히 낭월의 컴에는 이 최신판이 깔려있다. 이번의 최신판은 이전과 다르게 소리 소문도 없이 업그레이드가 된 것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조용하게 진행되고 있는 모양이다. 어쩌면 낭월학당을 찾아주시는 벗님 중에서는 이 글을 통해서 알게 되셨을 수도 있지 않을까 싶다. 참으로 조용한 업그레이드이다. 어쩌면 기능에 별로 발전된 것이 없어서일까? 아니면 광고비를 줄이기 위한 방침일지도 모르겠다. 실로 많이 떠든다고 해서 생각이 없는 업그레이드를 할 사람도 많이 않을 것을 깨달았을지도 모르겠다. 업그레이드 비용도 이전보다 훨씬 많다. 그러면서도 조용하게 진행되고 있는 것이 달라졌다면 달라진 정책인가 싶기도 하다.




‘그 봐요. 달라진 것도 없잖아요~!’




당연한 이야기이다. 언제나 보이는 화면은 그 화면이다. ‘달라진 것은 아이콘 뿐’인지도 모르겠다. 그렇지만 그 말을 믿지 않을 작정이다. 그래도 뭔가 달라졌을 것이라는 기대심리가 내부에서 몸부림을 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과연 뭔가 달라진 것이 있지 않겠느냐는 생각으로 뒤적여 본다. 증거를 찾아야만 막대한 비용을 투자한 것이 정당화(?)되기 때문이다. 하하~




우선 속도가 엄청 느려졌다. 이것은 있을 수, 혹은 참을 수 없는 일이다. 세상에 속도가 더 느려졌다니 이러한 프로그램울 누가 쓴단 말인가. 어쩌면 이러한 결함으로 인해서 조용히 신 버전을 내어놓은 것일까 싶기도 하다. 그만큼 문제가 크다면 크다. 한자 변환을 하려면 한자를 선택한 다음에 커피를 한잔 마시고 나면 변환이 된다. 참으로 심각한 문제이다.




그럼 쓰지 않으면 되지 뭘 사용하면서 군소리를 하느냐고 하실 지도 모르겠다. 그게 문제라면 문제인 모양이다. 그래도 그냥 사용한다. 왜냐면 속도는 또 개선 되겠지.... 하는 기대심리가 있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정말 달라지긴 달라졌다. 드디어 찾아내고야 말았다고 할까?




드디어 윈도우즈를 닮아가고 있는 2004이다. 그리고 안철수의 V3을 닮아가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바로 이러한 것을 말씀드리는 것이다.




‘새로운 기능이 추가된 것을 다운받으시겠습니까?’




이 기능은 정말 생각도 하지 않았던 것이다. 이것을 보면서 얼마나 반가웠던지 모르겠다. 왜냐면 이전에는 그러한 정보가 없으니 도리 없이 무슨 변화가 없나 하고 한컴사이트를 찾아가야 했던 기억이 나서이다. 드디어 자동접속이 이뤄진 지능(知能)을 추가한 셈이다. 이것이야말로 한글2004의 가장 큰 변화가 아닌가 싶다. 그리고 한번 동의를 할 때마다 프로그램의 문제는 하나씩 개선되어 간다. 속도문제, 인쇄문제 등등.




그러면서 얻어지는 또 하나의 만족감이 있다. ‘97사용자는 이러한 맛을 모르겠지...’ 이런 사소한 것도 하나의 즐거움이라면 누가 말리겠는가 말이다. 참 유치하기는 쯧쯧~ 그래도 재미는 재미지 뭘.




또 달라진 것이 있다. 서너 번 설치를 했더니 설치횟수가 다 되었으니 전화를 하라고 하는 메시지가 뜨는거다. 이것을 보면서 정말 한글이 머리가 좋아졌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아마도 세 번 정도는 설치를 하라고 허용한 모양이다. 이전에는 그런 말이 없었는데 이번 판에서 등장을 했다. 아마 전화를 해야 할 모양이다. 그래서 지겨운 메시지를 접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또 대단한 것은 한자사전의 글자를 이동할 수가 있게 된 것이다. 물론 이것은 새로 나타난 것은 아니다. 이전에 97에서 가능했던 것을 중간에 없앴다가 다시 살린 셈이라고 해야 하겠다. 그리고 그것을 계산하는 과정이 아마도 한자 변환하는 시간이 많이 걸리게 된 것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해봤다. 그럼 좋아진 것도 아니네 뭘. 하실지도 모르겠다. 그렇기는 하다. 그래도 반가운 것은 반가운 것이다. 옛 친구를 만난 기분이라고 할까......




그리고 이것은 일반 벗님들에게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일인데, 정말로 반가운 기능이 하나 추가 되었다. 뭐냐면 바로 ‘五筆’이다. 오필이 뭐냐고 하신다면 그냥 그런 것이 있다고 해야 할 것이다. 실은 중국어 입력법인데, 보통은 사용하실 필요가 없겠기 때문이다. 낭월이 이전에 대만판 오필법을 배우다가 완성을 시키지 않았는데, 이번에 한글2004에서 지원이 되는 모양이니 참으로 반갑다고 해야 하겠다. 왜냐면 앞으로는 중국어문서를 많들어야 할 일이 많을 것으로 생각이 되는 까닭이다. 어느 사이에 병음입력법에 익숙해져 가는데, 오필입력법을 보면서 다시 이 방법을 배워야 하겠다는 의욕이 생기게 된다. 어느 화교께서 적천수강의를 보시고는, ‘정말 노가다를 대단하게 하신 스님께 경의를 표합니다.’라고 하셨는데 그 말씀은 한자변환이 얼마나 손품을 요구하는지 잘 알고 있는 중국어사용자의 소감인 것이다. 실은 그 화교께서 오필입력법이 있다는 것을 가르쳐주신 것인데, 앞으로 일년 이내에 오필입력법을 내 것으로 만들고야 말겠다는 다부진 계획은 이번 2004판을 보고 해보는 생각이다.




4. 업그레이드를 해야 하는 이유




바로 이것이다. 새로운 기능을 보면서 자신의 능력이 한 단계 향상한다는 점으로 인해서 프로그램을 업그레이드해야 한다는 이유를 내세우는 것이다. 그냥 이전 판을 사용하시는 것은 자유이지만, 왠지 그렇게 살고 있으면, 자신의 지능도 그 자리에서 멈춰버리는 듯한 느낌이 들어서 말이다. 이것이 낭월의 이유이며 생각이다. 벗님이 어느 쪽에서 생각을 하시거나 상관은 없지만, 참고만 하셔도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한 말씀 드려 봤다.




그리고 업그레이드를 하는 것이 어찌 컴퓨터 프로그램 뿐이겠는가를 생각하신다면 비로소 발상의 전환이 이뤄진다는 점을 말씀드리게 된다. 모든 학문도 늘 업그레이드가 필요한 것이다. 너무도 당연한 이야기인데 업그레이드 판을 보면서 분노하는 학자를 만나게 되면 참으로 기가 막히다고 해야 할지 울고 싶어진다.




명리학만 해도 그렇다. 이전 판에서 나온 버그(신살과 공망과 고지식한 기능-격국위주 등등)을 수정하고 산뜻한 신판으로 업그래이드를 해놔도 당최 믿으려고 하지 않고 오히려 불편하다면서 이전판을 요구하는 벗님들의 생각을 보면서 진화를 거부한 사람으로 생각하게 되는 낭월의 사고방식을 앞의 글들을 보신 벗님은 짐작이 되실 것이다. 이러한 기능의 향상을 만들어 놓고서도 호응하지 않는 일부 사용자들을 답답하게 여기는 것은 프로그램 개발자의 입장이 아닐까 싶은 생각을 해본다.




그러니까 명리학도 하나의 소프트웨어일 뿐이라는 말씀을 생각해 달라는 말이다. 그리고 소프트웨어는 개발되지 않으면 도태된다. 얼마나 많은 소프트웨어가 개발되고 또 사라졌는지를 생각해보면 이렇게 오랜 시간을 버텨온 자평명리학은 참으로 많은 개발자 선현들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봐야 할 것이다. 발상의 전환이 아니고서는 아무것도 살아 남지 못한다. 특히 언제나 다시 봐도 대단하신 분은 임철초프로그래머님이다. 정말로 획기적인 발상을 하셨다는 생각은 적천수를 볼때마다 새롭게 다가온다. 아직도 이러한 정신을 이어갈 대단한 책은 발견하지 못했다고 해야 할 지경이라면 더 말을 해서 뭘 하겠느냐고 해야 하겠다.




벗님이 개발자가 되실지 수요자가 되실지는 스스로의 선택에 달렸다. 그리고 가능하면 개발자가 되시기를 권해 드린다. 물론 개발자가 되기까지에는 이미 나타난 기술을 두루 섭렵한 다음에 가능한 일이다. 그리고 시시각각으로 변화하는 새로운 기술을 접하지 않고는 영원히 수요자에서 벗어날 수가 없다는 점도 생각하실 시점이다. 사주공부는 소프트웨어가 아니라고 생각하신다면, 그것을 하나의 하드웨어로 생각하신다면, 이미 벗님은 틀렸다. 앞으로는 주기(周期)가 더욱 짧아질 것이다. 수천년의 세월을 머금은 권위는 이제 곧 사장되고 말 것이다. 새로운 지능형으로 거듭 태어나지 않는다면 살아남을 것은 아무 것도 없기 때문이다.




30년 공부를 내세우시다가는 그대로 골동품이 되고 말 것이기 때문이다. 오로지 지금 내가 뭘 생각하는지만 중요한 것이 인터넷의 세상이고, 더욱 지능적(知能的)인 소프트웨어화 하는 자평명리학이다. 그리고 그렇게 되었을 적에 비로소 구매자가 생겨날 것이라는 점을 잊지 않아야 한다.




낭월명리학당에는 불이 꺼지지 않는다. 오늘도 많은 학인들이 연구에 연구를 거듭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낭월은 여기에 큰 희망을 걸고 있기도 하다. 물론 개발을 하는 과정에서 약간의 시행착오는 피할 수가 없는 것이 오히려 정상일 것이다. 그러한 것을 두려워하지 않고 보다 옳은 정답을 얻으려고 추구하는 개발자는 영원히 추격자를 따돌릴 수가 있는 것이다. 이렇게 되어야 비로소 자신이 참으로 한 알의 밀알이 되었다는 것을 느끼지 않을까 싶다. 아니 밀알도 틀렸다. 그냥 하나의 힌트가 되었다고 하는 것이 더 옳을 것이다. 하다못해 하나의 기능을 추구하는 워드프로세스도 해마다 신판으로 변화를 하는데, 하물며 인간의 운명을 판단하는 학문이랴. 정말 깨어있는 관찰력으로 궁리하지 않으면 이내 역사의 저편으로 사라지고 말 것을.......




          2003년 12월 19일 계룡감로에서 낭월 두손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