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2] 사주와 의처증

작성일
1999-08-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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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 사주로 읽어보는 의처증(疑妻症)



이거 의학용어를 썼다고 해서 용어 설명까지 해야 한다고
하시진 않을 것으로 생각이 되는데, 이 말은 우리가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의미 정도로만
생각하면 되겠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의학적으로 무슨 다른 의미를 부여하지는 말고
일반적인 상식 선에서의 의처증을 의미하는 것으로 생각하시면 되겠다. 그러니까
아내의 행동과는 무관하게 자신의 아내를 의심하고 불안해하는 현상 등을 모두 의처증이라고
말해보는 것이다. 사주를 통해서 의처증을 읽어볼 수가 있다면 상당히 흥미롭다고
하겠다. 그래서 여기에 한번 낭월이의 의견을 드려보고 싶어서 이야기를 꺼내본다.



1. 의처증의 원인


무엇보다도 어떤 결과가 발생하게 된 것에는 그에 해당하는
원인이 절대적으로 있다고 보는 것이 자연의 법칙이다. 원인이 없이 결과가 발생할
수도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낭월이의 생각으로는 어떤 일이거나 그에 상응하는 원인이
있을 것으로 봐야 한다고 보고 있다. 물론 그 원인을 인간의 오감이나 육감으로 느낄
수가 없다고 하더라도 없다고 할 수는 없지 않느냐는 생각을 해야 하겠다. 그렇다면
본론으로 들어가서 의처증이 어째서 발생하겠느냐는 생각을 해보면 두어 가지의 원인을
생각 해볼 수가 있겠다.



1) 아내를 끔찍이 사랑하는 남자


2) 자신이 바람둥이인 사람


3) 아내가 부정해서 믿을 수가 없는 사람



대충 이 정도의 원인이 있지 않을까 싶다. 여기에 어려서
어머니가 항상 외출을 하는 바람에 심리적으로 받은 불안감도 해당한다면 그 외의
무수한 원인도 포함시켜야 할 것이므로 이 정도로 생략하는 것이 좋겠다. 그렇다면
아내를 끔찍히도 사랑하는 사람의 마음으로는 항상 아내가 자신의 곁을 떠날까봐
염려가 되는 현상이 발생할 것이고, 이러한 생각은 어떤 여성을 만나거나 상관이
없이 통하는 이야기일 것이다. 즉 원인이 자신의 내부에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자신이
바람둥이인 사람도 마찬가지로 자신의 내부에서 모든 여성은 남자에게 넘어갈 수가
있으므로 그래서 자신의 아내에 대해서도 믿을 수가 없다는 식의 논리를 전개할 수가
있겠다. 물론 자신의 내부에 있는 원인이 문제임은 더 말할 나위도 없다고 하겠다.
그리고 세 번째의 경우에는 자신의 마음은 어떻든 간에 아내를 믿을 수가 없는 경우이겠는데
이 경우에는 아내를 바꾸면 없어질 수도 있겠기에 남자의 탓이라고만 할 수는 없는
것으로 봐야 하겠다. 여기에서 세 번째에 해당하는 문제는 제외시키기로 하고 앞의
문제를 생각해보도록 한다. 외냐면 외부의 문제는 또 다른 원인이기 때문에 그 여성의
구조를 봐야 하는 것으로 점점 복잡해지기 때문에 생략하도록 하고 본인에게 문제가
있는 경우를 생각해보도록 하는 것으로 목적을 삼겠다.



2. 사주의 구조에서 생각해 볼 부분


여기에 대해서 두어가지의 원인을 생각 해볼 수가 있겠다.
예전에 남계선생이 이야기 한 부분이 있는데, 月支와 日支가 서로 합이 되어 있을
적에 의처증이나 의부증이 많더라는 이야기를 해줬는데, 역시 일리가 있다고 생각이
된다. 그래서 이 부분에 대해서는 상당히 참고를 하실만 하다고 여겨진다. 각자 주변에서
자료를 발견하실 수가 있다면 응용해보시기 바란다.



그러나 오늘 생각을 해볼 점은 사주의 구조에서 정재와
쟁합(爭合)이 되어있는 경우에 과연 의처증이 있지 않겠느냐는 생각을 해보자는 것이다.
참고용으로 사주를 보여드리면서 말씀드리도록 하겠다.



時 日 月 年


己 丙 辛 丙


亥 午 丑 戌



위와 같은 사주이다. 일간은 매우 신약한 형상을 하고 있고,
月支의 상관은 화기운을 더욱 심하게 설기하고 있는 구조이다. 더구나 時干에서도
일간의 기운을 설기하는 구조이다 보니 무력한 병화는 천하의 丙午라고 하는 말을
하지도 못하고 인성을 찾아서 헤매어야 하는 형상이다. 그런데 인성은 時支의 亥水
속에 잠을 자고 있으니 도움을 받을 길이 막막해서 부득이 日支의 겁재인 午火를
의지하고 용신으로 삼고서 인성의 운을 기다리게 되는 따분한 사주라고 하겠다. 이것은
일상적인 사주의 구조를 생각해보는 것이다.


다음으로 여기에서 논지로 삼고 싶은 것은 이미 눈치를
채셨겠지만 月干의 정재인 辛金에게 시선을 모아보자는 이야기이다. 이 정재는 실제로는
기신에 속하면서도 일간의 마음을 온통 빼앗아 버리는 애물단지라고 해야 하겠다.
그리고 더욱 아내를 못살게 굴지 않을 수가 없는 것은 아내의 마음이 年干의 丙火에게도
마음을 빼앗길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되면서이다. 그런데 현실적으로도 아내의
그렇게 한 눈을 팔 여성이라면 낭월이가 여기에 말도 하지 않을 것이다. 실제로 부인은
정숙하고 가정을 위해서 최선을 다하는 여성임을 늘 지켜보고 있는데 남편은 아내를
의심하고서 상당히 괴롭힌다는 말을 들으면서 그 원인에 대해서 생각을 해보게 되었던
것이다.


그렇다면 어째서 이러한 문제가 발생하게 되는 것인지를
사주라고 하는 틀 속에서 해석을 해봐야 하겠는데, 여기에서는 月日地가 합된 것은
아니므로 고려를 하지 않도록 하자. 오로지 재성이 다른 비견과 쟁합이 되었다는
이유 뿐인데 그러한 점으로 인해서 자신의 아내에게 불안하게 생각하고 의심하는
것이 지나쳐서 시장을 보러 가는 것도 확인을 받아야 할 정도라고 한다면 너무 심하다
못해서 병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그러한 원인을 이 구조에서 읽어 볼만한 내용은
재성의 쟁합이라고 하는 점이다.


원래가 아내를 구타하는 사람과 헤어지지 않고 살아가는
여성이 말을 들어보면 때릴때만 같으면 못살고 당장 헤어지고 싶단다. 그런데 막상
그 시간이 지나면 상처에 약을 발라주고 업어주고 온갖 애교를 다 부리는 바람에
또 마음의 상처를 달래고서 참게 된다는 말을 한다. 그러니 과연 본인이 되지 않고서는
그러한 상황을 모두 이해한다고는 하기 어려울 것이다. 여하는 그것은 또 다른 문제이고,
이 사주의 주인공이 아내를 의심하여 밖으로 나가지 못하게 하는 이유가 다른 것은
모르겠지만 쟁합의 원인이 가장 크게 작용하고 있지 않겠느냐는 생각을 해보게 되는
것이다. 그러니까 벗님도 주변에서 의처증이나 의부증이 많은 부부를 접하게 된다면
우짜던지 자료를 확보하셔서 사주를 살펴보시기 바란다. 어쩌면 상당히 매력적인
내용을 발견하게 될지도 모르는 일이기 때문이다.



실로 사주에서 가장 매력적인 부분은 바로 이 심리적인
원인과 결과의 과정이 아닌가 싶다. 왜냐면 신체적인 것은 이미 사주가 만들어지기
전에 완성된 물건이다. 그래서 사주의 영역으로 해석을 한다는 것이 부담스럽기는
당연한 것이다. 그리고 영혼은 또한 전생에서 만들어진 것이라고 한다면 역시 사주와
무관하지는 않다고 하겠으나 상당부분 결정이 되어진 것이다. 즉 그 육신이 출생하기
전에 영혼이 들어가서 결합이 되었다고 전제한다면 말이다. 그렇다면 출생하면서
얻어지는 사주로 판단을 해보는 것은 이 중간에서 심리적인 부분이라고 하겠는데,
물론 신체의 상당부분도 정신적인 영향을 받으므로 어느 정도는 해석이 가능할 것이나
그 이상의 한계가 반드시 있다고 보는 낭월이다.


다음에는 이 부분에 대해서 좀더 구체적으로 생각을 해보도록
하고 오늘의 의처증은 결국 자신의 배우자가 경쟁물로 나타날 적에 발생하는 원인도
해당하겠다는 점을 잘 이해하시면 되겠다는 말씀을 드려봤다.



         계룡감로에서 낭월 두손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