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5] 삼명통회(三命通會)의 단면

작성일
2000-11-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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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명통회(三命通會)의 단면


제85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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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명통회(三命通會)의
단면... (2000.11.28)


 


공부를 하는 벗님들의 생각을 보면 참 여러 가지라고 하겠는데, 그 중에서도 간혹 고전맹신주의가 있지 않은가 싶은
생각을 하게 된다. 그 중에서도 몇몇 고전은 확실히 오행의 이치를 궁구하는데 대단한 공헌을 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또한 많은 고전은 시행착오를
거치게 될 가능성이 많다는 것에서 혹 낭월을 오행의 선배로 생각되시는 벗님이 계신다면 참고로 알아두시라고 드리는 말씀이다. 그 고전 중에서도
삼명통회에 대한 의론이 분분한데, 여기에 대해서 비록 깊이 살펴보지는 못했지만 나름대로 생각이 있어서 적어본다. 물론 낭월의 좁은 소견을 깨우쳐
주실 선현(先賢)의 가르침을 기다리면서....




1. 삼명통회는 286시대의 백과사전이 아닐까...


이러한 생각이 먼저 든다. 컴퓨터의 역사로 본다면 아마도 286AT 급이 아닐까 싶은 생각을 해본다. 그리고 그
시대의 백과사전이라고 하는 꼬리를 달게 된다. 즉 삼명통회는 일정한 줄거리가 없고 온갖 자료들 중에서 사주와 연관된 것은 모두 총망라를 한
것에서 그렇게 이름을 붙이게 되는 것이다. 백과사전이라는 말이 좀 어울린다면 이제 백과사전의 의미를 생각해 볼 참이다. 물론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하시는 것은 벗님의 자유이지만 낭월이가 보기에는 그렇다는 점을 말씀드릴 뿐이다.


백과사전은 모든 것을 다 모아둬야 가치가 있는 책이 된다. 적어도 심리학, 지리학, 역사학, 종교학, 철학,
과학, 풍습 등등의 모든 것을 모아두지 않으면 백과사전이라고 하지 않는다. 오죽하면 이름이 백과(百科)이겠는가 말이다. 즉 여기에서 백이라는
것은 온갖 잡다한 것을 다 모아야 백과가 될 것이라고 하는 점을 생각하면서 삼명통회는 명리학(그것도 286시대의)의 백과사전이라고 할 수가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렇다면 이 책은 어떻게 써야 할 것인지는 명약관화(明若觀火)한 일이다. 없어도 되는 책이지만 혹 자료 수집을
좋아하시고 또 고전을 보다가 혹 참고를 할 일이 있을 경우에만 한번 뽑아서 살펴보면 매우 잘 활용을 한 것이라고 생각을 할 수가 있겠다. 이
정도면 백과사전의 목적은 충분히 다 한 것으로 봐도 되겠고, 더구나 286시대의 백과사전이라고 한다면 별로 볼 일이 없지 않을까 싶은 생각도
든다. 그래도 무시를 하지 못할 것은 부분부분에는 상당히 깊은 의미를 포함하고 있는 것으로 생각이 되는 자료도 있을 것이라는 점이다. 비록
전체적으로 모두를 다 짊어지고 다닐 수는 없는 자료지만 부분적으로 한번 이상의 참고 자료로는 충분하다고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2. 입문자에게는 절대로 권할 수 없는 책이다.


중요한 것은 이 장면이다. 백과사전을 처음 글을 배우는 사람에게 강제로 권한다면 어떻게 되겠는지를 생각해봐야
하겠다. 물론 그 사람은 혀를 내두르고 도망을 가고 말 것이다. 적어도 오행의 이치에 대해서 상당히 많은 정립이 된 다음에 속의 내용에 대해서
나름대로 취사선택이 이뤄지고 난 다음에 비로소 참고자료로써의 활용가치가 있다고 하는 책을 더러는 입문자에게 권하는 경우를 보게 된다. 너무나
위험한 일이다. 차라리 연해자평(淵海子平)을 권하는 것이 그보다는 나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래도 연해자평은 386은 된다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요즈음에는 읽을만한 자료들이 많이 있으므로 연해자평도 초학자에게는 권할 책이 되지 못하는 것은 당연하다. 더구나 삼명통회는
아니라고 해야 할 것이다.


모든 책은 그만한 기준이 있다고 하겠다. 그래서 수준에 따라서 각자는 책을 접해야 할 것인데, 그냥 이름의 권위를
내세우면서 강제로 권한다면 결국 학문으로의 접근을 머지 않아서 포기를 하고 십만팔천리나 도망을 가고 말 것이라는 생각이 절로 든다. 그런데
이러한 야기를 해주는 선배님이 별로 없다보니까 초학자들이 어떻게 입문을 해야 할지를 망설이는 장면이 연출되고 상당히 많은 벗님은 좋은
마음(명리학을 배우고자 하는..)을 내었다가도 이내 포기를 하고 마는 현실이 안타까워서 발을 동동 구를 지경이다.



3. 삼명통회는 어떻게 생겼는가.


아마도 벗님을 무시해서가 아니라 이름은 많이 들었어도 책은 보지 못하신 경우도 상당히 많지 않을까 싶다. 그 책은
참 만만치 않은 분량이기 때문에 번역은 쉽사리 이뤄지지 못할 것이라는 생각만 하고 있고, 낭월이는 전혀 번역을 할 마음이 나지 않는다. 그만한
가치가 없기 때문이다. 그냥 참고용으로 사용하시라고 권할 책을 수년을 투자해서 번역한다는 것은 굶어죽기 좋은 발상이기 때문이다. 나중에 참으로
한가하고 심심할 상황이 발생한다면 혹 모를 일이다만, 현재 한국어로 제목이 삼명통회인 것은 가짜라고 해야 할 참이다. 그 책을 보면서
삼명통회인가 하는 생각은 하지 않는 것이 좋을 것이다. 삼명통회의 시작은 이렇게 생겼다.



欽定古今圖書集成博物彙編藝術典

第五百九十三卷目錄

星命部彙考二十九

三命通會


藝術典第五百九十三卷

星命部彙考二十九

三命通會一


原造化之始


老子曰無名天地之始有名萬物之母有物混成先天地生列禦寇曰有形生於無形天地之初有太陽有太初有太始有太素......
(여기까지만...)



제목에서 느껴지는 것은 박물관이라고 하는 것이다. 도서집성은 책이라는 책은 다 모아 놓은 것이라는 의미일 것이고
그 중에서 다시 성명부(星命部)의 분류에서 29편에 삼명통회가 소속되어 있다는 것으로 이해를 하면 되겠다. 아마도 중국에서 자료를 모을 적에
삼명통회의 위치가 그 자리에 들어갔던 모양이다. 물론 여기에서 박물관에 삼명통회가 포함되어 있는 것은 허물이 아니고 오히려 자랑이라고 해야
하겠고, 이야기는 삼명통회의 시작에서 원조화지시(原造化之始)이다. 노자의 이야기도 나오고 열어구의 이야기도 나온다. 모두 음양오행의 구조에
대해서 언급을 한 내용이라고 해서 진행이 되는데, 그러다 보니까 온갖 연관된 이야기는 다 등장을 하는 셈이다. 그러니까 백과사전이라는 말을 하게
되고 여기에서 혹 공부를 많이 하시는 벗님에게는 참고자료를 찾으실 수가 있을 것이라는 말씀을 드리게 된다. 그리고
이야기는 '三命通會三十六'까지로 이어지게 되는데, 새카만 글자로 700쪽이 넘는
분량이다. 참으로 대단한 선인들의 연구 결실이라고 하는 점에서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고 하겠다. 만약에 구경이라도 한번 해보시라면 언제
감로사를 들리시는 길에 말씀하시면 보여 드리도록 하겠거니와, 가능하면 보지 않으셔도 상관 없다고 하는 말씀을 드릴 참이다.



4. 삼명통회의 용도


이 책은 깊은 공부를 하시는 학자라고 한다면 서가에 비치를 할만 하다고 하겠다. 가끔은 한 줄의 글에서도 자연의
심오한 이치를 발견할 수가 있을 것이고, 혹 뒤적이다가 뭔가 놀라운 힌트를 얻으실 수도 있을 것이다. 늘 그렇듯이 서예를 하시는 분도 고서를
베끼다가 많은 깨달음을 얻는다는 말씀을 하신다. 모든 학문도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생각이 된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충분히 제 역할을 할
것으로 생각이 된다. 다만 그 무렵은 적어도 낭월이 만큼이라도 공부가 되신 다음에 생각을 해야 할 일이 아닐까 싶은 소견이다. 그러니까 오행의
생극제화에 혼동이 되시는 벗님이 이 책에서 답을 찾으려고 한다면 아마도 엄청난 혼란에 휩싸이게 될 가능성에 대해서 먼저 염려를 하는 것이 좋다고
하겠다. 이 용도로써의 삼명통회는 충분히 가치가 있다고 생각이 된다.



5. 낭월의 소견으로는.....


이미 간추려진 보물이 있다면 구태여 이 책을 보지 않아도 된다는 것에서 무용론을 제기하고 싶어진다. 그 간추려진
보물 급에 해당하는 교재라고 하는 것은 낙오선생님 말씀대로 滴天髓와 子平眞詮과 窮通寶鑑이다. 그 외에 다른 책들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보기는
어렵겠고, 이 세 권에서 모두 포함을 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하는 생각이다. 물론 현대에 쓰여진 많은 명리서들도 이 세 권의 범위를
벗어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여기를 벗어나서 새로운 학설이라고 주장을 하는 것은 어쩌면 새로운 시도이거나, 혹은 무모한 시도일 수도 있음을
생각할 수도 있겠다. 여하튼 고전에서는 이 외에 다른 책을 교재로 사용할 필요가 없다고 하는 생각만 전해 드린다. 그 외에는 필요에 의해서
참고를 하는 용도라면 몰라도 공부를 하는 용도로 손때를 묻히면서 들고 다녀야 할 필요는 과연 있겠느냐는 의구심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6. 결론


뭔가 이야기를 늘어 벌렸으면 늘 결론을 내려야 한다는 일종의 강박관념이 있는 모양이다. 이 삼명통회에서도 그러한
생각이 드는데, 실제로 결론을 내릴 정도의 깊이 있는 관찰을 한 것은 아니므로 그냥 넘어가는데, 책의 제목이나 한번 풀어보고 마무리를 지어야
하겠다는 생각이 든다. 三命은 세가지의 운명적인 구조에 대해서 말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해석은 두어 가지로 나올 수가 있겠는데, 참고하시라고
말씀드린다.



(1) 天命 地命 人命을 말한다.


이 이야기는 좀 거창하게 부풀려서 생각을 해본 것이 아닌가 싶은 의심도 들기는 한다. 삼명을 논함에 있어서 천지의
이치를 겸해서 말하게 된다면 타당한 해석이라고 하겠으나 그냥 인간의 운명을 이야기하는 학문이라고 한다면 아무래도 무리한 확대해석이 아닌가 싶은
생각을 하게 된다. 책에는 삼명에 대한 특별한 정의가 없어서 그냥 나름대로 이러한 접근은 확대해석에 가까울 것이라는 정도의 의견을
말씀드린다.



(2) 天干命 地支命 支藏干命을 말한다.


이 말은 그래도 현실적이다. 천간의 구조와 지지의 구조와 지장간의 구조를 잘 아는 것을 세 가지의 숙명적인 역할을
바로 이해하는 것이라고 한다면 무리가 없는 해석이라고 하는 판단이 든다. 그래서 낭월은 이 쪽으로 해석을 하는데, 혹 모르겠다. 더욱 심오한
이치가 잇는지는 또한 생각해 봐야 하겠다.



通會라는 말은 깨우쳐 알고(會) 두루 통하다.(通)의 의미가 되는 것이 아닐까 싶다. 통회는 會通이라는 말과도
서로 통하게 사용하고 있는데, 그냥 깨닫는 것을 悟라고 한다면 會는 공부하고 궁구하여 알게 되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게 된다. 참고로
이해하시면 되겠다.



부디 처음에 오행의 이치를 궁구하는 과정에서 이 책을 봐야 한다고 주장하시는 벗님을 만나거든 다시 주의하시기
바라는 마음이다. 자칫 자신도 그 이치를 깊이 깨닫지 못했을 가능성이 많으면서 남에게 대신 짐을 지워주는 역할을 하게 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심지어는 내용을 한번도 보지 못하고는 이름만 듣고서 권하는 경우도 없지 않을 것이다. 그런 사람의 말을 듣고서 그대로 믿고 노력을 한다면
아무래도 원효스님의 한 말씀을 전해 드려야 할 모양이다.



[發心修行章의 일부분임]


有智人의 所行은 蒸米作飯이요
無智人의 所行은 蒸沙作飯이니라



"지혜롭게 공부하는 것은 쌀을 쪄서 밥을 하는 것이요

지혜롭지 못하게 공부하는 것은 모래를 쪄서 밥을 하는 것이니라."


부디 벗님의 공부에 쌀을 쪄서 밥을 하시라는 당부의 말씀과 함께 큰 성취가 있으시라는 기원을 드리면서......


               2000년 11월 28일 계룡감로에서 낭월 두손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