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5화] 3도화에 관살혼잡인 딸.

작성일
2002-10-12 08:42
조회
9291
[제175화] 3도화에 관살혼잡인 딸.



정말 애석하게도 이란과의 축구를 지고 말았으니 과연 노력을 한다고 해서 마음

대로 되는 것이 아닌 것은 확실하다고 해야 할 모양이다. 애초에 골대를 맞고 튀

어 나올 적에 아마도 많은 팬들은 이기는 것이 어렵겠다고 생각을 했으리라는

짐작도 되기는 하지만 그래도 그게 징크스라면 깨야 하지 않겠느냐는 은근한 기

대심도 있었는데, 결국은..... 안타까운 우리 선수들을 위로할 말이 없다고 해야

하겠다. 에구......



1. 학원 다녀오다 받은 전화



엊저녁에 학원에서 열심히 ‘니취나알?’에 ‘워취꿍우위엔’을 하다가 돌아오던 중

에 전화를 받았다. 광주에 산다는 아지매가 전화를 했는데, 고민이 가득한 목소

리로 상담료를 입금했다면서 언제 상담이 가능하겠느냐고 했다. 그래서 지금 하

면 되겠으니 휴대폰으로 해 달라고 부탁을 했다. 왜냐면 집의 전화를 휴대폰으

로 돌려서 전화를 받는데 그대로 상담을 하게 되면 감로사에서 휴대폰으로 통화

한 요금은 내가 내야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시간이 일이분도 아니고 30여분

이 된다면 만만치 않기 때문에 늘 상담을 할 경우에는 휴대폰으로 받아서 하게

된다.



그랬더니 얼른 휴대폰으로 전화를 해서는 사주 공부를 좀 했다고 하기에 그렇다

면 명식을 불러주면 더 좋다고 했더니 불러준다. 己卯 丁卯 戊寅 乙卯 딸이라고

한다. 나이를 보니 이제 네 살이다. 대운이 몆이더냐고 물으려는데, 전화가 끊어

진다. 연지님왈, ‘밧데리가 없을거야...’



다시 집전화를 통해서 온 전화에 연지님 휴대폰으로 해 달라고 부탁을 했더니

지체 없이 그렇게 했다. 얼마나 다급한 마음인지를 이러한 점을 통해서도 충분

히 감지할 수가 있다고 하겠다. 그래서 미안하다고 하고는 사주를 다시 살펴봤

다. 물론 벗님과 함께 살펴봐야 하겠다.



時 日 月 年

乙 戊 丁 己

卯 寅 卯 卯



그 아기의 사주를 보니 대략 무슨 일로 고민이 되었는지 짐작이 되고도 남는다

는 생각이 문득 든다. 아미도 필시 관살혼잡이라서 결혼을 다섯 번은 해야 할 것

이고, 도화가 셋이나 있으니 창녀가 될지도 모른다고 했을게고, 또 남자인연이

복잡하니 연예계로 나가는 것이 좋겠다는 말들을 들었을 것이 뻔하지 않은가 싶

은 생각을 해봤다.



2. 엄마의 고민



아니나 다를까, 예상을 한 대로였다. 그 엄마는 그로 인해서 한달 전부터 잠을

자지 못했다고 한다. 인터넷으로 상담도 받아보고 다른 분의 의견도 들어보고

했는데, 보는이마다 겁나는 말만 해서 노이로제에 걸릴 지경이라고 하면서 고통

을 받다가 인터넷을 보면서 낭월스님은 그래도 올바르게 해석을 해 줄 것으로

생각이 되어서 전화상담을 의뢰하게 되었다는 말을 해준다. 물론 올바른 해석이

라는 것은 자신의 두려움을 없을 상담을 말하는 것일게다. 여하튼 순간적으로

감지한 것은 우선 이 엄마의 마음을 치료해야 하겠다는 판단이고, 그래서 다시

사주를 살펴보면서 상담의 이야기를 진행시켜 갔다. 차는 어둠이 가득 내린 계

룡로를 벗어나서 동학사로 넘어가는 국도로 접어들었는데, 뒷자리에서 떠들던

새끼들은 입을 다물라고 호통을 친 것은 너무 떠들어서이다.



“아마도 걱정 많이 하셨겠네요.”

“예, 잠을 못자고 있습니다. 스님.”

“그럴만도 하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그렇게 나쁜가요?”

아마도 다른 곳에서 겁나는 말을 많이 했겠지요?“

“이루 말을 할 수가 없을 정도랍니다.”

“결혼도 여러 번 해야 한다고 했겠네요”

“예, 그뿐이 아니고 도화살도 셋이랍니다.”

“그럼 가정불화가 발생한다고도 했겠네요.”

“그 뿐이 아니고, 바람기가 많다고 하던데요.‘

“하하하~”

“아닌가요?”

“맞아요, 다 맞는 말입니다. 그렇지만 황당하지요.‘

“정말로 그 말을 듣고서는 잠이 와야 말이지요.”

‘그럴만도 했겠습니다. 이제 낭월이 설명을 드려야 하겠네요.“

“예, 잘 좀 봐주세요.”

“그러지요. 우선 사주가 매우 약하네요.”

“예, 그래서 걱정이네요.”

“공부도 제법 하셨나 보네요?”

“예, 조급한 마음에 여기저기에서 글을 좀 읽었어요.”

“그렇겠지요. 용신은 뭔가요?”

“화가 되는 것이 아닌가요?”

“당연하지요. 화를 용신으로 보겠습니다. (잠시 적는 듯....)

“그리고요?”

“용신격으로는 살인상생격(殺印相生格)이 되겠습니다.”

“무슨 뜻이지요?(또 적는 듯...)”

“관살(官殺)이 혼잡되어서 걱정이 되는 것은 사실이지요.”

“그러서 큰 걱정입니다. 스님.”

“그런데 월간(月干)에는 너무나도 크게 광채를 내는 불이 있네요.”

“정화 말씀이시지요?”

“그럼요. 천금의 가치가 넘는 정화를 얻었으니 참으로 청(淸)하네요.”

“예? 무슨 말씀이신지....?”

“사주가 매우 맑게 생겼다는 뜻입니다.”

“그래요.........? 대단히 흉하다고 들었는데요....”

“그게 바로 해석하는 안목의 차이지요.‘

“그렇다면 스님께서는....”

“대단히 좋은 사주라서 아마도 귀부인의 사주가 아닌가 싶습니다.”

“정말로요? (순간 희열에 잠기는 듯한 기분이 느껴짐)

“낭월이 가치있는 공부를 해서 가치없이 헛말이나 하고 살겠나요.”

“그게 아니라, 믿어지지 않아서요.”

“그러실만도 하겠습니다.”

“설명을 좀 해주세요. 왜 그런지요...”

“그러지요. 우선 관살혼잡만 보면 가정불행이라고 보는 것이 문제지요.”

“그래도 그렇게 된다면 어쩔 수가 없잖아요.”

“물론이지요. 그런데 이 사주에서는 정화의 인성이 너무 멋지네요.”

“도화살 때문에 연예계로라도 보내야 팔자땜을 한다던데요?”

“아마도 연예계는 자질이 없을 겁니다. 오히려 현숙한 부인이네요. 당연히 도화

살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보시면 됩니다.”

“결혼에 실패하지 않나요?”

“아마도 년간(年干)의 기토(己土)가 계수(癸水)였더라면 그럴만도 합니다. 그러

니 너무나 청하다고 말하는 것이지요. 월간의 용신 정화를 년간의 기토가 막고

서 보호를 하고 있으니 이렇게 청한 사주는 참으로 오랜만에 보네요. 교과서에

나 나올 사주가 아닌가 싶습니다.”

“그렇겠네요. 고맙습니다.”

“고맙긴요. 있는 그대로입니다.”



사실 처음에는 위로를 해야 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막상 사주를 보니 그러

지 않아도 되겠다는 결론을 얻게 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하다고 생각이 들어서

있는 대로만 이야기를 하기로 했던 것이다. 이렇게 청한 사주를 놓고 엉뚱한 이

야기를 해서 혼란스럽게 한다는 것이 안타깝지만 그 또한 현실이니 달리 어떻

게 해볼 수가 없다고 하겠다.



3. 더욱 공부를 많이 해야 할 상담가의 업



결론은 그렇게 자신의 안목대로 내릴 뿐이다. 스스로 공부가 부족한 사람이 스

스로 무슨 구업(口業)을 만드는지도 모르고 산다는 것이다. 이렇게 해서 어림도

없는 상담을 하면서 자신은 책에 있는대로 봤다고 하겠지만, 그 허물이야 스스

로 짊어지지 않을까 싶은 생각을 해보게 된다. 물론 낭월인들 완벽하겠는가, 늘

연구하는 마음으로 조심스럽게 관찰하고 대입하는 것이 최선일 뿐이라는 생각

을 잊지 않아야 한다고 스스로에게 다짐을 하고 있을 뿐이다.



이 사주에서처럼 살인상생격과 살중용인격을 충족하고, 식상의 혼탁함이 없는

사주를 두고서 탁한 사주와 구분을 하지 않고 막무가내로 상담을 한다는 것은

염려가 많이 된다. 그 어머니는 그래도 현명해서 미리 확인을 하게 되었으니 다

행이지만, 그대로 결혼해서 살아가는 것을 지켜보게 되면서도 늘 불안한 마음

이 있을 경우를 생각한다면 수십년의 짐을 지워주는 셈이기도 하다. 그것도 허

황되게 말이다. 다시 생각을 해봐야 할 일이 아닌가 싶다.



부인과의 상담을 다 하고 더 궁금한 것이 없느냐고 물었다. 그랬더니 없다고 하

면서 던지는 마지막 한 마디가 자꾸만 떠오른다.



“스님의 말씀을 들으니 한달 체증이 싹~ 내려가네요. 고맙습니다.”



계룡감로에서 낭월 두손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