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0화] 산업연수생이 그런 거예요?

작성일
2002-09-15 10:37
조회
5943
[제170화] 산업연수생이 그런 거예요?



모처럼 토요일다운 토요일인 셈이다. 몇 주간을 장거리로 싸돌아다니다가 보니

그동안 피로가 누적되었는데, 그래도 모처럼 일요일을 계획 없이 설정하다보니

토요일 저녁에 밤이 깊도록 방송을 시청해도 부담이 없는 날도 있는 셈이다. 그

래서 추적60분을 보다가 산업연수생에 대한 이야기가 나와서 주의를 기울이면

서 그 내용을 살펴봤다.



1. 허울좋은 산업연수생 제도



처음에는 산업연수생의 의미가 그런 것인 줄을 몰랐다. 그냥 선진기술을 가르쳐

주는 댓가로 약간의 노동력을 제공하는 정도가 아닌가 싶은 정도로 이해를 했는

데, 실상은 아마도 그렇지 않았던 모양이다. 그래서 늘 낭월이 생각하는 것이 바

로 이름은 이름일 뿐이라는 것이다. 이름에 매여서 생각의 범위를 한정하게 되

면 그 이면에 존재하는 실상을 관찰하는데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겠다는 생각으

로 늘 사물을 관찰하면서 느낀 것은 이름이 그 모든 것을 다 설명할 수가 없다

는 것이다. 그야말로 이름의 한계라고 해도 좋지 않을까 싶다. 혹 더 자세한 것

을 알고 싶으신 벗님은 인터넷 KBS에 가셔서 살펴보시는 것도 좋겠다.



여하튼 산업연수생은 그렇게 허울좋은 이름을 갖고는 가난하고 못사는 나라의

젊은이들을 착취하는 도구로 사용되어지고 있다는 것을 비로소 보도를 통해서

알게 되었는데, 문제는 그렇게 해서 온갖 비난을 이미 국제적으로 받고 있었다

는 것이었다. 그리고 산업연수생제도가 잘못되었다는 말을 하면서도 수정을 하

지 못하는 이면에서는 밥그릇 문제가 또 깔려 있겠다는 취재기자의 멘트가 가슴

을 아프게 한다.



그들도 자기 집에서는 모두 소중한 자식들이다. 단지 경제적으로 살지 못한다

는 이유만으로 잘 살아보겠다고 한국으로 산업연수를 결정했는데, 연수생이 아

닌 노동자의 일을 하면서 연수생이라는 명분으로 돈도 눈꼽만큼 받게 되었을 적

에 그들의 배신감은 얼마나 크겠느냐는 생각을 하지 않을 사람이 온전하다면 가

능하겠느냐는 생각을 해본다.



높은 자리에 있는 사람은 그런다. 중소기업을 위해서 그렇게 한다고 말이다. 그

런데 중소기업에서는 실제로 그러한 제도보다는 온당하게 고용계약을 통해서

안정된 일꾼을 얻기를 더 희망한다는 말도 크게 나오는 것을 봤다. 그렇다면 참

으로 탁상행정의 오류가 국제적으로 망신을 당하면서도 그렇게 무감각하게 견

디고 있는 모양이다. 아마도 그 자리에 앉으면 모두 그렇게 밖의 생동감이 넘치

는 리듬을 잃고 무감각해져서 알만 낳는 기계인 여왕벌이 되어버리는 것은 아닌

가 싶은 생각이 든다.



2. 그들의 선택은 팔자일랑가....



물론 사주쟁이라면 한사주(?) 하는 낭월이니 당연히 그런 사람들의 운명은 어떻

게 짜여서 돌아가겠느냐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가 있겠는가 싶어서 그 상황을

생각해 봤다. 그리고 결론은 운이 더럽게 꼬인 것이라고 결론을 내려야 할 것이

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아마도 상당한 돈을 지불하고 한국에서 돈을 벌어보겠다고 결정을 한 사람은 생

각이 그래도 앞서가는 사람일 수가 있을 것이고, 나름대로 자신의 나라에서는

생각이 있는 사람이라고 하겠다. 그런데 뭘 할라고 이 한국에 와서 뼈 빠지게 일

을 하고 제대로 보수를 받지 못하게 되는지는 아무리 생각을 해봐도 운이 나빠

진 탓이라고 밖에 달리 해석을 할 수가 없지 않을까 싶다. 그렇게 일을 하던 한

젊은이는 발가락을 잘리는 재해를 당했는데, 자신의 신체손상비로 나온 돈이 있

는 줄도 몰랐다고 한다. 왜냐면 입국을 하자마자 여권과 통장을 하나 개설해서

는 바로 사장에게 압수당했기 때문이란다. 아무래도 이러한 운영자들이 있는 한

은 한국민의 위상은 나날이 야비하게 비춰질 뿐이라는 생각을 하면서 국제사회

의 따가운 시선에 아무래도 목을 깊이 집어넣을 수밖에 없지 않을까 싶은 피해

감이 엄습한다. 그 점이 두렵다.....



3. 외국인 노동자 강제출국 문제



아시는 벗님도 계시겠지만 시한부로 일을 하고 있는 불법체류자들이 23만이라

던가... 한다. 그 들은 이제 내년 3월이 되면 이유여하를 막론하고, 모두 자기 나

라로 돌아가야 한단다. 그런데 속사정을 들어보니 또한 딱하기가 이루 말로 할

정도가 아닌 모양이다. 우선 한국에 오기 위해서 800만원 정도를 쓰는데, 그 돈

은 그쪽 알선업체와 한국의 정부로 상당액이 들어간다고 한다. 그야말로 짜고

벌리는 인신매매가 아닌가 싶은 생각도 언뜻 든다. 과민반응인가....????



그리고 그 돈을 쓰고 입국만 하면, 일을 해서 보상이 된다는데, 그 보상을 하기

위해서는 한국에서 2년을 꼬박꼬박 모아야 한다는 말도 하지 아마.... 그런데 아

프고, 어쩌고 해서 돈을 모으지 못한 사람은 참으로 난감한 모양이다. 귀국하여

그 돈을 갚게 되려면 10년은 노력을 해야 한단다. 아마도 캄캄할 모양이다. 그

상황에 대해서는 이미 조선족의 이야기들을 통해서 대략 짐작이 되고도 남는다

고 하겠다.



그런데 왜 그렇게 많은 불법체류자가 발생했는지를 알아보니까, 산업연수생이

돈을 벌기 위해서 이탈을 한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한다. 그래서 그 사람들을 모

두 돌려보내야 한다는 말을 정책자들이 하는 모양인데, 애초에 불합리한 계약

을 이행하라고 하니까 결과는 당연히 그렇게 될 뿐이라고 해야 하겠다. 인권이

뭔지 모르지만, 이건 아닐게다. 한국이 인권국이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적

어도 외국인 노동자들에게는 공평한 인권이 없는 것은 아닌가 모르겠다. 이미

인권단체에서 이 문제를 거론하고 나오지만, 그렇게 수정을 못하는 것은 또한

자리의 미련이 깊이 차지하고 있는 모양이니 아무래도 개선의 여지는 없어 보인

다.



하기사, 의문사규명에서 군인들 죽은 사연들이 조금 들춰지는 모양인데, 그런

것을 보면 죽자고 군대에 가지 않으려고 하는 사람들에 대해서도 충분히 이해

가 되고도 남는다고 하겠다. 그렇게 찍소리도 못하고 젊은 장정이 죽어버리고

총 맞게 되는 일이 백일하에 발생한다면 말이다. 물론 그런 일이 없으리라고 믿

기는 한다만 그래도 혹 알 수는 없는 일이다. 자국민에게도 그럴 정도라면 못사

는 나라 깔보고 오만하게 구는 사람인들 왜 없겠느냐는 생각도 들기는 한다.



여하튼 그들을 돌려보낼 수도 없지만 그대로 고분고분 떠나고 싶은 사람도 없

는 모양이다. 끝까지 버텨본다는 분위기가 가득한 것으로 느껴졌다. 여하튼 프

로그램이 진행되는 과정은 계속 어둡고 침침하게 느껴졌다.



4. 자업자득(自業自得)



그런데 다시 본질을 살펴본다면 또한 자업자득이라는 생각이 든다. 애초에 그네

들도 무리해서 돈을 벌어보겠다는 욕심을 부리지 않았더라면 이러한 불합리한

일에 봉착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그러니까 노다지를 찾아서 일생을 허비하는 사

람과 다를 일이 없다고 해야 하겠다. 다시 말하면 이미 그들이 한국을 향해서 출

발을 할 적에는 그 정도의 위험은 각오를 했어야 하지 않겠느냐는 생각을 해봤

다. 그들의 현실은 딱하지만, 그 원인에는 남보다 빨리 부자가 되어서 잘 살아보

겠다는 유혹을 감당하지 못했던 것이 현실이라고 해야 할 모양이다.



그나저나 벗님에게 이런 이야기를 뭐하러 하느냐고 하실지도 모르겠다. 낭월의

생각으로는 혹시라도 벗님도 그러한 유혹에 빠져들 가능성은 없는지를 곰곰 생

각해 보시라는 권유를 드리고 싶은 마음이 있어서 넌지시 권유를 해 보는 것이

다. 우리 주변에서는 주식투자로 신세망친 사람이 너무도 쉽게 발견된다. 그리

고 절망의 늪에서 허우적거리는 것을 보면, 과연 이들과 다를 것이 무엇인지 전

혀 모를 지경이 된다.



또 신용불량자들 중에서 5천만원 이상의 빚에 쫓기는 사람이 20만명이 넘는다

고 하는 보도를 봤다. 그렇게 된 사람들은 이미 스스로 노력을 통해서 빚을 갚

을 가능성은 거의 없어진 상황이다. 월급 300만원으로 먹고 살면서 빚을 갚기에

는 아마도 5년이 더 걸릴지도 모를 일이다. 그래서 또한 그들도 죽으나사나 주식

에 매달릴 수밖에 없는지도 모를 일이다. 그러니까 낭월의 생각은 간단하다. 위

험한 일은 애초에 벌리지 말라는 말씀인 것이다.



태권도 6단에게 물어봤다. 겁나는 것이 없겠다고 했더니 그의 말은 전혀 엉뚱하

게 나왔다.



“가장 좋은 것은 위험한 곳에 가지 않는 겁니다.”



이 말의 뜻을 잘 알겠는가 말이다. 태권도 10단이라도 칼을 들고 달려들거나 수

백명이 몽둥이로 팬다면, 심지어 총을 쏜다면 달리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그래

서 일생 무술을 한 사람이 얻은 결론은 참으로 현명하면서도 너무나 평범한 결

론이 나온 것을 들으면서 과연 프로는 그렇게 생각을 한다는 것을 알게 된 시간

이 있었다.



먹고 사는데, 노력보다 더 중요하고 올바르며 소중한 것은 없다고 하겠는데, 그

노력의 방법이 그보다 더욱 중요하다는 것을 요즘 늘 생각하곤 한다. 실로 중요

한 것은 어떤 결과가 아니고, 그 과정이라고 해야 하겠는데, 이것이 이치적으로

는 분명하면서도 사람의 여건과 욕망으로 인해서 올바른 판단을 못하게 되는 것

이 못내 안타깝다는 생각을 하면서 지켜본 시간이었다.



참 씁쓸하면서도 안타까운 장면들이었다........



계룡감로에서 낭월 두손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