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8화] 음식물관법을 생각해 봤습니다.

작성일
2002-01-13 09:19
조회
5910
[제148화] 음식물관법을 생각해 봤습니다.

어느 사이 신년(新年) 임오년(壬午年)의 운세를 묻는 방문자가 늘어나고 있는 것을 보니 새해가 되기는 된 모양이다. 그렇지 않고서야 왜 신년의 운세를 묻겠느냐고 생각을 해본다. 그래서 나름대로 소견을 전해 드리면 그 표정은 각약각색이다. 운수대통이라고 말을 할 적에는 덩달이 기분도 좋지만, 근신자중하라는 말을 할 때에는 기분도 송구한 마음이 괜히 들어서 허물없는 피고가 되기도 하는 낭월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맙다고 하는 사람은 그래도 마음으로나마 잘 되기를 바라지만, 개중에는 버럭 화를 내는 사람도 있음은 임상을 해본 사람이나 알지 누가 알꼬....

“뭐라구요? 정말 보실 줄은 아세요?”
“예? 무슨 말씀을 들으셨길래...”
“아니, 무슨 말이나 마나 그렇잖아요~!”
“무슨 말씀이신지 해보세요.”
“올해 유명한 곳에서 몇 군데나 물어봤는데, 모두가 하시는 말씀들이 하나같이 운수대통이고 일생에 한번 올까말까 한 멋진 해이므로 큰 수익을 올리겠다고 뭐든지 하면 되겠다는 말들을 하였는데, 무슨 말도 되지 않는 말씀을 하시는 거예요~!”
“............”

할말이 없어서 그냥 입맛을 쩝쩝 다시고 있는 낭월이다. 도대체 뭘 기대하고 상담을 의뢰했는지는 뻐~언하지만, 그래도 그렇지 낭월에게 화를 낸다고 나쁜 운이 좋아질 것이냔 말이다. 그래서 더욱 기가 막힌 것이다. 그렇거나 말거나 그는 자신의 생각대로 그렇게 총력을 기울일 것이고, 그래서 결과를 년말에 계산한다면 아마도 부도에, 빚에, 도망을 생각하게 되지나 않을까 싶은 염려가 괜히 들기도 한다. 그런 사람의 결과는 아마도 그렇게 될 가능성이 많겠기 때문이다. 일껏 하지 말라고 하는 의미는 금전적으로 큰 손실을 볼 의미가 되기 때문일텐데 그 말을 뒷받침할 조언까지 어디에선가 들어놨으니 아마도 필시 그렇게 될 가능성이 많지않을까 싶은 생각을 해보는 것이다.

1. 사주가 뭘 하겠어요.....

이렇게 신년의 운을 물을 때쯤이면 그렇게들 기대에 부풀어서 질문을 하게 되는 것은 당연한지도 모르겠다. 세상의 일들은 하도 어수선하고 현실은 도무지 가닥이 잡히지 않으니 이러한 점을 고려한다면 묻고 싶은 마음이야 당연하다고 하겠고, 그래서 재수가 억수로 좋다는 말을 듣고 기분좋게 일을 시작하고 싶은 마음일테지만, 그렇다고 방문자의 비위만 맞출 수는 도저히 없다는 것도 직업인의 사명감(?)인지라 더러는 마음이 상할 상담자가 있어도 할 수가 없다고 하겠다.

그런데 실로 사주대로 삶이 그려진다고 생각을 할 것은 더욱 아니라고 해야 하겠다. 그 외의 무수한 변수를 고려한다면 사주의 암시는 어쩌면 그냥 하나의 가능성일 뿐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 그냥 괜히 해보는 말씀이 아니고 일생을 살아가는 이의 궤적을 지켜보노라면 그야말로 운의 좋고 나쁨도 그냥 하나의 사건들일 뿐이라고 봐야 하지 않겠느냐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그 사건에 휘말리기도 하고, 그냥 웃으면서 넘어가기도 하는 것이라고 여겨본다. 그리고 그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건강이다. 그래서 낭월도 사람을 보면 늘 건강하시라고 기원을 해 드리지만 과연 건강하신지는 참 의문이 많다.

마음을 편히 쓴다고 해서 건강한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담배를 피우지 않는다고 건강한 것도 아니다. 그야말로 ‘건강에는 정답이 없다.’로 봐야 하지 않겠느냐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가 없겠는데, 그렇게 된다면 과연 벗님은 지금 이 순간에 무슨 생각을 하시는 것이 건강에 도움이 되실지 함께 생각을 해보시기를 권해 드린다. 설마 해롭기야 하겠느냐는 정도로 생각하시기 바란다.

2. 건강의 조건

낭월 “건강하세요~!”
편인 “어떻게 해야 건강한건데?”
낭월 “예?!!!”

이런 생각을 해보고 혼자 슬그머니 웃었다. 정말, 어떻게 해야 건강한 것인지도 알려주지 못할 거면서 그냥 건강하라고 말하면 그야말로 ‘공염불’이 뻔하겠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름대로 여기에 대한 변명을 좀 생각해 보려는 참이다.

우선 건강의 기본은 생존(生存)이다. 살아있음이 가장 기본인 것은 두 말을 할 필요도 없겠다. 그렇다면 어떤 모양으로 생존을 하느냐는 것이 문제겠는데, 생존의 기본은 음식물과 공기가 되는 것은 당연하다고 해야 할 모양이다. 혹 여기에서 프라나를 먹어야 건강하다거나 배꼽으로 호흡을 해야 건강하다는 분은 더 읽지 않으셔도 되겠다. 왜냐면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1) 공기가 문제는 문제지....

아무래도 환경오염은 참으로 문제가 많은 것은 틀림이 없다고 해야 하겠다. 계룡산은 그래도 매우 양호하다고 해야 하겠는데, 많은 벗님들이 계시는 대도시의 경우에는 결코 만만치 않은 부분이라고 생각이 된다. 그래도 이러한 것이 신경이 쓰이신다면 천상 환경오염이 심한 도시를 벗어나서 전원으로 돌아가시는 방법을 강구할 수도 있겠는데, 누가 그것을 모르겠느냐만 목구멍이 포도청이라서 그렇게도 못하는 경우에는 부득이 그냥 견디는 수 밖에 없다고 하겠다. 밥은 그래도 일주일 정도 먹지 않아도 물을 먹으면서 견딜 수가 있지만 공기는 일분만 취하지 않아도 그 고통은 적지 않을 것이니 과연 이보다 더 중요한 문제는 없다고 하겠다.
이 글을 쓰는 시점에서 연지님의 운전하시는 차는 북수원을 지나고 있는데, 강원도 가는 차들이 많아서 그런지 속도가 20도 나지 않는 상태이다. 그래서 노느니 염불한다고 한담에 한자 올리려고 노트북을 켠 것이다. 물론 올리는 것이야 완성이 된다면 감로사에 가서 올려드리겠지만, 도로가 터지면 또 전원을 꺼야지......
연지님 운전하는 것을 자랑하려고 하는 것은 아니고, 이렇게 앞뒤로 늘어서서 부릉거리는 차들은 결국 뭘 내어 놓겠느냐는 생각이 들면서 또 괜한 걱정을 하고 있는 모양이다. 그래도 가능하면 좋은 공기를 마시고 살도록 노력하는 것은 그만한 가치가 있으리라고 본다. 적어도 저항력이라도 강해진다는 말도 있으니까 더 이상 말씀을 드리지 않을란다.

(2) 음식물은 또 어떨까.....

사실 오늘 드리고자 하는 말씀은 이것이다. 음식물 말이다. 벗님은 뭘 좋아하시는지 모르겠지만, 크게 나눠서 육식(肉食)을 좋아하실 수도 있고, 채식(菜食)을 좋아하실 수도 있겠고, 혼합(混合)식을 선호하실 수도 있겠는데, 이것도 음양학자가 본다면 채식은 음적이고 육식은 양적이 아닌가 싶은 분류를 해볼 수도 있겠고, 섞어서 먹으면 음양혼합이 되는 것이 아닌가 모르겠다. 그리고 이 부분에 대해서 좀더 곰곰 생각을 해볼 필요가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3. 육식의 문제

부처가 간곡히 하신 말씀 중에는 채식을 권장한 것이 큰 특징이라면 특징이라고 하겠다. 중생을 아프게 하고 얻어진 음식은 즐겨 먹을 것이 못된다고 생각을 하셨을 수도 있겠는데, 이것은 불살생(不殺生)의 바탕이 되는 근본이라고 할 수도 있겠고, 나아가서는 불타의 가장 큰 핵심사상이 될 수도 있음을 생각해보기도 한다. 거창하게 부처가 되어야 하고, 해탈을 해야 한다는 것은 참으로 구름 잡는 이야기라는 기분이 드는 반면에 고기를 먹지 말라는 말은 참으로 현실적인 이야기가 되기 때문에 다시 생각을 해볼 필요가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근데 노자(老子)께서도 입맛을 너무 밝히지 말라는 말씀을 남기신 것으로 보면 음식은 혀를 위해서 먹을 것인지 아니면 몸을 위해서 먹을 것인지를 잘 생각해야 하겠고, 혀를 위해서 음식을 취하는 것은 그 결과로 몸은 병들게 될지도 모르겠다는 의미를 생각해보는 것도 좋겠다. 그리고 누구나 당연히(까지 했는데, 길이 뚫리는 바람에 감로사에 와서 작성함) 건강하고자 하는 마음이 있는 것이라고 본다면 음식물에 대한 생각은 마땅히 하지 않을 수가 없다고 하겠다.

‘꽃등심’이라고 하는 것이 있다는 것을 대략 아실 것으로 본다. 왜냐면 산골 화상도 알고 있을 정도이니 미뤄서 그렇게 짐작을 한다. 그런데 그게 어떻게 만들어 지는 것인지를 보고는 놀랄 수밖에 없었다. 그 좁은 공간에서 곡식을 먹이고, 운동을 시키지 않고 살을 토실토실하게 찌워서 잡은 고기라야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초원을 자유롭게 뛰노는 소는 꽃등심을 만들지 못하는 것이 또한 자연의 법칙이라는 것을 비로소 알았다. 그리고 그 고기 속에는 그 소의 온갖 스트레스가 쌓였을 것은 당연하겠고, 분노와 불안과 공포까지도 모두 포함이 되었을 고기가 바로 꽃등심이라는 거다. 그런데 우린 어떤가. 꽃등심을 대접받아야 잘 받았다고 하지는 않는지 모르겠다. 그리고 대접하는 쪽도 그렇다고 해야 하겠다. 그러니 고기의 값은 더욱 비싸게 되고, 생산자는 자연히 그 쪽으로 사육방법을 정할 수밖에 없다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이야기가 된다. 결국은? 그렇게 소의 스트레스를 먹게 되는 셈이라는 이야기이다. 너무 놀라워서 자신의 무지를 탓하는 것 외에 달리 할 방법이 없었다.

그렇게 되면 육식에는 다시 새로운 고민을 하지 않을 수가 없다는 것이다. 어떻게 생산이 되었는지를 알지 않고 그냥 먹는다는 것은 그렇게 자신도 모르게 열을 받을 수가 있다는 말이다. 그리고 그 좁은 공간에서 키우려니 소는 병이 날 것이고 그렇게 되면 또 항생제와 빨리 큰 고기가 부드러울테니 홀몬제까지 투여를 할 가능성이 매우 많다고 보는 것이 아마도 타당할 것이다. 그 고기를 그래도 먹겠다면 할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혹시 이러한 사정을 모르시는 벗님이시라면 참고로 알아 두시라는 정도의 말씀은 드리고 싶다.

고기를 먹고 싶을 경우에는 적어도 성장 과정에서 스트레스를 덜 받은 고기를 먹는 것은 그래도 덜하지 않을까 싶은 생각도 해본다. 예를 든다면 굴이나 조개 등을 생각해 보자는 것이다. 인간에게 사육된 것은 여하튼 믿을 것이 못된다고 해야 할 마음이 들어서 자연의 상태에서 성장을 한 것에 대한 생각을 하다가 문득 살펴본 것이다.

4. 채식의 문제

나물먹고 물마시고 들판에 누웠으니
대장부 살림살이 이만하면 족하지야.

참 좋은 말이다. 그러나 어디 그게 또 그런가. 낭월이 행자시절에는 그야말로 오리지날 정통 사찰에서 시간을 보내느라고 고기를 먹는다는 것은 그대로 하산을 의미한다는 것으로 생각을 했다. 그렇게 일년여를 넘기고 나니까 무슨 현상이 생기느냐 하면......

음식물을 대하고 앉으면 구역질 증이 난다는 것이다. 그것도 처음에는 보통 구충약을 먹지 않아서 그런가보다 했는데, 어느 노승이 하시는 말씀이 일명 소증(素症)이라고 하신다. 채소만 먹어서 생기는 증세라는 것이다. 그래도 수행자는 그 정도는 견뎌야 한다고 배웠기 때문에 이를 악물고 퍼넣었던 기억이 난다. 아마도 체질적으로 육식을 전혀 금하지 못하는 것이 아닌가 싶은 생각을 한 것은 그 후에 음양오행을 공부하고 나서였다. 그리고 너무 채식에만 치우치는 것에 대해서는 나름대로 수정이 필요하지 않은가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은 그러한 문제에 부딧치게 되었을 경우에 수행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점을 생각해서이다.

낭월은 특히 콩을 좋아하고 두부는 너무 좋아한다. 그리고 행자시절에 공양주를 하면서는 스님들의 건강을 위한답시고 일년내내 검은콩 밥을 해 드렸는데, 실로 그게 그렇게 좋다는 것을 근래에 어느 강연을 통해서 알게 되었다. 물론 그 스님들 공부하시는데 약간이나마 도움을 드렸다는 마음도 함께 갖으면서 말이다. 여하튼 벗님도 담배를 끊는다. 술을 줄인다 하는 틈바구니에서 고기도 줄이고 고기 속에 깃든 고기 주인의 마음까지도 고려하시면서 채식도 즐겨하신다면 더욱 건강한 나날이 될 가능성은 더욱 커진다고 확신한다는 말씀을 드리고자 한다. 음양중(陰陽中)의 이치는 음식에도 포함이 되는 모양이다. 하기야 어딘들 포함이 되지 않으랴만.

거위간이 특품요리라고 하지만 낭월이 알기에는 졸품(拙品)요리이다. 그런 것은 부디 먹지 말라고 당부를 드린다. 제조과정에서 역시 스트레스로 간이 부은 것을 요리하기 때문이다. 오히려 달팽이를 드시는 것이 좋겠다고 보면 되겠다. 이러한 것은 음식물관법(飮食物觀法)이라고 해도 되겠다. 세상에 수행이 아닌 것은 아무 것도 없다고 봐야 하겠다. 오늘은 음식물에 대해서 생각을 해 봤는데, 벗님의 음식생활을 잠시 돌이켜보시는 시간이셨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만 줄인다.

계룡감로에서 낭월 두손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