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가계-18] 원가계 미혼대

작성일
2019-06-11 18:09
조회
1038

[장가계-18] 원가계(袁家界) 미혼대(迷魂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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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길로 가든 도착하는 곳은 미혼대(迷魂臺)이다. 태(台)는 대(臺)의 간체자로 쓰고 있어서 태라고 쓰고 대라고 읽으면 된다. 한 예로 대만(台灣)도 태만으로 읽지 않고 대만으로 읽는다. 원래의 글자는 대만(臺灣)이기 때문이다. 대만에서는 간체자를 사용하지 않지만 세월이 흐르니까 편리함이 전통을 이기는 것인가 싶기도 하다. 대만에서도 간체자로 台灣으로 표기를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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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홍콩에서는 중국의 간섭에 거센 항의들을 하는 것으로 보도가 되고 있는데 여기에 대만에서도 적극적인 호응을 하고 있는 모양이다. 중국정부가 강력히 추진하는 '하나의 중국'으로 인한 문제로 대만과 홍콩은 항상 긴장관계를 갖고 있는 모양이다. 대만을 의미하는 청천백일기를 보면 중국정부는 난리가 난다. 중국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가 없는 한국에서도 이런 문제로 애로가 많은 모양이다. 각종 축제에 걸린 만국기를 보면 대만 국기는 볼 수가 없다. 각설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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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을 분류하다가 이 사진은 건곤주일 것으로 생각하고 건곤주 폴더에 넣었다. 그리고 다시 보정을 하면서 건곤주와는 다르다는 것을 알고 확인을 해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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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두드러지는 것은 정상에 서 있는 나무 두 그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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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곤주의 정상에는 이렇게 많은 소나무들이 서 있었는데 뭔가 분위기가 달라서 확인을 해 본 것이다. 바위만 봐서는 식별이 되지 않는데 나무들이 있어서 구분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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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 이름없는 석봉은 건곤주에 밀려서 뒷전이 되었지만 그 생김으로 봐서는 건곤주에 못지 않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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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당겨보니까 낙산사 의상대에서 봤음직한 자태를 하고 있구나. 모진 눈보라를 잘도 견디고 아직도 살아있다는 것이 생명력의 끈질김을 보여주고 있기도 하다. 이참에 이 석주에도 이름을 지어주자. 쌍송주(雙松柱)이다. 그리고 부부소나무의 전설 하나 쯤 얹어놓으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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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위 옆을 보니까 빨간 꽃이 몇 송이 피어있다. 둥글레꽃 비슷한.... 이렇게 쌍송주와 함께 또 잠시 빠져든다. 근데 쌍송주라고 해 놓고 보니까 송엽주가 떠오르는 건 뭐지?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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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여정의 흐름에 따라서 미혼대를 만났다.「미혼대(迷魂臺」란, '정신이 혼미해 지는 누대(樓臺)'라는 뜻이다. 아마도 너무나 멋진 절경에 넋을 놓고 빠져들게 된다는 뜻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무협지를 보면 한번 쯤은 빠지지 않고 미혼진(迷魂陣)이 나오는데 여기에 빠져 들어가게 되면 정신이 아득해 져서 출구를 찾지 못하고 방황하다가 쓰러진다는 진법이다. 주로 귀곡자의 이름을 얹어서.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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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백산에 있다는 「나무로 만든 팔괘미궁」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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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면 이렇게 된다. 아마도 낯설진 않을 게다. 이렇게 돌다가 지쳐서 쓰러진다는 이야기인데 물론 놀이로 만든 것이니 그 정도까진 아닐 것으로. ㅋㅋㅋ

미혼궁

위에서 보면 이렇게 생겼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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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이렇게 생긴 것이 떠오른 것은 미혼대의 이름에서 느껴지는 미혼진으로 인해서였다. 우리나라에서도 이런 것들이 꽤 있는 것으로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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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김녕에 있다는 미로이다. 미혼진, 미궁 등의 이름 대신에 '미로(迷路)'라고 하는 것은 많이 완화된 한국적인 의미가 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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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혼대라는 이름을 보면서 떠올린 미혼진이었다. 그리고 미혼진에 걸리면 군사들이 길을 잃고 뿔뿔이 흩어지게 되는 까닭에 이에 대한 해결책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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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책이 보여서 소개한다. 「대파미혼진(大破迷魂陣)」이다. 미혼진을 파괴하는 방법을 알려 준단다. 그런데 미혼대에서는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정신이 혼미(昏迷)해 진다는 이야기이다. 과연 그럴 정도인지 어디 미혼대에 올라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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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하제일교를 지나고, 건곤주를 지나면서 멋지다고 생각했는데 미혼대에 서니까 건곤주는 오히려 좁은 계곡이었다는 느낌이 든다. 갑자기 광활해진 전경에 감탄사가 절로 터져 나온다. 그래서 미혼대라고 하는 모양이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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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신 감탄사가 터져나온다. 사진으로 담느라고 동영상을 찍을 생각은 전혀 하지 못했구나. 다만 동영상은 유튜브에 검색하면 수두룩하게 나오니까 구태여 찍지 않아도 된다. 각 방송국에서 멋진 카메라로 최적의 상황에서 촬영해 놓은 영상들이 가득하기 때문이다. 물론 또 하나의 이유로는 그 자리에 머물러서 동영상을 찍을 시간적인 여유가 없었던 것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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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기는 사진으로도 충분하다. 사진으로 보면서 글로 느낌을 전하면 되는 까닭이다. 다만, 무딘 필설(筆說)로도 위용을 자랑하는 미혼대의 현장감은 전해 드릴 방법이 없다. 그것은 오직 그 자리에서만 가능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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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미혼대의 풍경을 조금 더 자세하게 전하기 위해서 다른 사람이 찍은 영상을 유튜브에서 검색해서 링크한다.

[미혼대 풍경영상-1]

[미혼대 풍경영상-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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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풍경을 보면서 잡념이 일어날 수는 없지 싶다. 모두가 말을 잊고서 풍경에 압도당하는 느낌이라고 해도 되지 싶다. 바라보는 곳이 달라지면 풍경도 달라진다. 그렇게 해서 그 자리에 선 사람들 모두의 마음에 미혼대를 저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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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뒤쪽을 바라보니 안내판이 하나 있었구나. 「석봉림(石峰林)」이란다. 아니, 미혼대는 어쩌고 또 석봉림이래..... 잠시 낭월둥절~~~!! 확인해  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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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표수와 지하수가 서로 만나 석영질의 사암이 암층을 이루면서 수직으로 침식되어 절개되었고, 여기에다가 지각운동과 중력으로 붕괴작용이 더욱  빨리 일어나게 되었으며, 바위가 분리되어 서로 떨어지면서 독립적인 바위로 된 숲의 계곡이 형성되었다. 바위봉우리로 된 숲은 황석채와 비슷한 형상인데, 해발 1천여미터에 사암이 평평한 형태로 줄을 지어 있어서 특이한 풍경지대를 만들었는데 사방을 둘러봐도 모두가 낭떠러지의 절벽인데다 다시 초록의 나무들이 빽빽하게 자라고 있어서 맑은날이나' 비가 오는 날이나' 아침이나' 저녁이나' 항상 서로 다른 풍경을 일으키니 사람의 영혼을 잡아 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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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전망대의 이름은 미혼대이고, 바라보이는 곳의 이름은 석봉림이라는 뜻인가보다. 가이드의 설명이 거의 없으니 나름대로 상황에 따라서 짐작을 할 밖에 달리 방법이 없다. 아무래도 우리의 가이드는 상관(傷官)이 없는 친구인 모양이다. 설명을 하는 것이 가이드가 해야 할 일이라고 한다면 그에 대해서는 문제가 있다고 해도 되지 않을까 싶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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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어쩌면 설명을 열심히 했을 수도 있다. 항상 뒤쳐지는 낭월만 듣지 못했을 수도 있다는 것은 언급을 해야 행여 그 친구가 이 글을 보더라도 억울하지 않을 것 같아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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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미혼대를 한 번 더 보고서 다음의 목적지를 향해서 걸음을 옮긴다. 이어지는 곳은 백룡천제(百龍天梯)란다. 백룡천제까지는 걸어가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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앗~! 날아다니는 원숭이를 봤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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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잖아도 원가계에 원숭이가 안 보인다고 했지.... 원숭이를 보지 못하면 원가계가 이름을 갈아야 할 수도 있으니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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뭘 먹느라고 바쁜 녀석이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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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후에 백룡엘리베이터를 타는 입장표를 사는 곳에 도착했다. 요기거리를 간편하게 만들어 파는 가게에 '철판두부(鐵板豆腐)'라는 이름이 눈길을 끌지만 그것을 사 먹을 여유가 없다. 더구나 저 나무포도라는 가보과(嘉寶果)는 언제 먹어보나 싶기도 하다. 가능하면 과일은 먹어봐야 하는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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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룡천제순표처」라고 써 붙인 것을 보니 입장표를 사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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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도 연신 들어오지만 우리가 탈 버스는 아니다. 다른 곳으로 이동하는 목적인 까닭이다. 어디로 가는지는 모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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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장하는데 줄을 선다. 사람들의 숫자는 대략 이 정도이다. 그런대로 적당하다고 해도 되지 싶다. 이 정도라면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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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에 찍을 대상이 없어도 걱정이 없다. 이렇게 스스로를 찍으면 되니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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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소 표를 구입했는지 입장을 허락받았다. 백룡천제(百龍天梯)로 가는 길이다. '일백마리의 용이 있는 하늘 사다리'이다. 직역으로 풀이를 하면 참 얄궂기는 하다. 왜 백룡이지? 그냥 엘리베이터가 하얗게 보여서 백룡(白龍)인가 했는데 자세히 보니까 일백 백(百)의 백룡(百龍)이구먼. 왜 백룡인지를 조사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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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는 참 단순했다. 이 엘리베이터 공사를 한 회사의 이름이 북경백룡녹색과기기업총공사(北京百龙绿色科技企业总公司)였기 때문이로군. 어느 여성이 "어머! 고사리들 좀 봐!"라고 하는 소리에 문득 담은 한 장이다. 고사리는 양치식물이라고 하는데, 이 친구들은 꽃을 피우지 않고 뿌리로 번식하는 특징이 있지만 이 녀석은 식용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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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다리 위에서 옥수수를 얻은 원숭이를 만났는데... 실은 원숭이보다도 그 원숭이와 사진을 찍은 여성의 행복해 하는 미소가 아름다워서 발길을 멈추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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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들 눈길을 떼지 못한다. 그것을 사진으로 담는 낭월조차도.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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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게 옥수수를 뜯고 있는데 볼에 주머니가 두둑한 것을 보면 오늘은 일진이 무척이나 좋은 날이었던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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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한글을 만났다. 사람들이 혼잡한 경우를 대비해서 도로를 나눠놨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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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베이터 입구에는 원가계(袁家界)의 표지석이 자리잡고 있다. 이 안내석은 백룡천제를 통해서 올라온 여행객들을 위해서 서 있는 모양이다. 그래서 또 기념사진 한 장 남겼다. 여기가 반대쪽의 원가계 입구가 되는 셈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