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가계-04] 삼림관광리프트

작성일
2019-05-27 07:07
조회
973

[장가계-04] 천문산 삼림관광(森林觀光) 리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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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만으로는 곤돌라를 내리면 바로 천문동을 만나게 될 것이라고 여겼는데, 막상 현실은 달랐다. 여느 버스 대합실과도 같은 느낌의 건물이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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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에는 뭐라고 써놨나 보니까, 천문산에는 여섯 가지의 수수께끼가 있다는데... 야불장보(野拂藏寶)가 그 중의 하나란다. 친절하게 한글로도 설명을 했지만 아무도 이것을 읽고 지나가지는 않는군. 낭월도 마찬가지다. 다만, 카메라 렌즈가 담아 둘 따름이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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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명서의 설명이 필요한 상황도 있기 마련이다. '야불(野拂)이 사람 이름인데, 틈왕(闖王) 이자성의 부하였던 이과(李過)의 법명이다.'라고 고쳐야 해서이다. 틈왕을 츰왕이라고 써놔서 눈여겨 본다면 또 잘못 되었다는 것을 알 수가 있지만 이걸 자세히 볼 사람은 낭월 말고는 없지 싶다. ㅎㅎ

그렇다면, 나머지 수수께끼가 5가지 더 있다는 말인가? 그건 또 뭘까? 궁금하면 찾아봐야 한다. 사실 여부는 그만두고서라도 그냥 천문산에서 얻을 수가 있는 이야기는 챙겨둬서 나쁠 까닭이 없기 때문이다.

①귀곡현영(鬼谷顯) 절벽에 귀신 머리형상이 나타난다.
②천문번수(天門翻水) 가뭄이 되면 절벽에 물이 터진다.
③천제사복(天梯賜福) 999계단 위에서 복을 내리는 듯한다.
④천문서수(天門瑞獸) 뿔이 하나 달린 짐승이 출몰한다.
⑤야불장보(野拂藏寶) 야불이 숨겨놓은 보물이 산에 있다.
⑥천문전향(天門轉向) 천문동굴이 움직이고 있는 현상이 있다.


정확한 의미는 모르겠지만 대략 짐작은 된다. 그 중에서도 마지막 이야기는 재미있어서 좀더 찾아봤더니 실제로 사진을 찍은 자료를 통해서 같은 장소에서 찍은 동굴의 위치가 계속해서 움직이고 있는 것이 확인 되었더란다. 이에 대한 원문 자료에 관심이 있으신 벗님을 위해서 링크를 하나 붙여 둔다.

[천문산의 6대 수수께끼에 대한 설명-한문(클릭하세요)]

언제 심심해서 못 견딜 지경이 되면 놀이삼아서 풀이를 해 보기로 하고 오늘은 이만 대충 얼버무리고 다음 장면으로 넘어간다. 물론 이런 것은 가이드가 설명을 해 줘야 하겠지만, 혼자서 요령소리가 나게 뛰어다니는 패키지 가이드에게 이것까지 기대한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그리고 패키지 여행을 온 일행들 중에서 낭월 같은 별종을 제외하고 몇이나 관심을 보일 것인지도 생각해 보면 그냥 지나치는 것이 아마도 정답(定答)일 게다. 정해진 답이란 이야기지. 말하자면 답정너.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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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문산사는 절이 아니고 관광기념품이라고 알려주는 가이드의 말에 따라서 절에 들어가는 것은 생략하기로 했다. 주어진 시간 안에서 최대한의 효율성을 위해서 절간으로 가는 것을 미리 막아버리는 작전이라는 짐작은 했지만, 막상 천문산에 절을 보러 온 것은 아니므로 잠잠히 따랐다. 이미 시간이 3시 반이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시간에 따라서 일정은 조정이 될 수 있다고 이번 여행상품에 명문화로 되어 있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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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조건 가이드가 왕이다. 일행은 유치원의 아이들마냥 잘도 따른다. 여행 내내 불편하게 하는 일행이 없어서 그것도 동료복에 포함시켜야 하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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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널을 통해서 위로 올라갔었지 싶다. 사진만 봐서는 수평길로 보이기는 하지만 여튼 이러한 길로 이동했다는 것만은 확실하군. 사진이 없으면 기억에도 남지 않았을 장면들이니 셔터를 누르는 공덕이 적지 않음을 새삼 느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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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행지운몽선정관경대(上行至雲夢仙頂觀景臺)]구나. 그려~! 올라갔던 것이 맞네. 그러니까 정상 가까이로 올라가는 엘리베이터였던 모양이다. '운몽선정(雲夢仙頂)'전망대로 올라가는 길이라는데 가지 않을 수가 없지. 근데.... 운몽선정에는 갔었나? 아리송하면 또 자료를 검색해 보면 된다.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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엇? 여긴 가본 기억이 없는데...?
사진에도 남아있지 않은데...?
그렇다면...? 그냥 통과한 코스였나 보구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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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리프트를 타는 것에 바빠서 전망대를 올라가지 않았던가 보구나. 이건 좀 아쉽다. 높은 곳에 올라 갔더라면 또 다른 그림을 볼 수가 있었을텐데.... 다음에 배낭을 지고 가면 꼭 들려야 할 곳으로 적어두기라도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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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록 가보지 못했더라도 그런 것이 있었다는 건 알아둬야지. 보지 못했다고 해서 없다고 생각하는 것은 또 하나의 손실이니깐.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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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엘리베이터를 그냥 지나쳐서 밖으로 나왔다는 이야기인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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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천문산을 빠트리지 않고 둘러보려면 하루를 잡으면 되겠다. 그러니까 장가계에서 잠을 자고 이른 시간에 출발을 해서 나선다면 하루 종일 느긋하게 천문산의 위용을 감상하면서 하루를 보내기에 충분하겠다는 생각을 해 본다. 여긴 리프트를 타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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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림관광람차북참입구(森林觀光纜車北站入口)

리프트를 타는 북쪽입구라는 이야기가 된다. 그러니까 반대쪽에는 남쪽입구가 있을 것이라는 이야기로 정리하면 되지 싶다. 그곳은 아마도 천문산사입구가 되겠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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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이드는 또 뛰어야 한다. 그래서 중간중간 빼먹고 지나가더라도 투덜거릴 수가 없다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매표소의 요금표를 들여다 보는 것은 다음에 배낭여행을 대비한 일종의 보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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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세하 보자고 당겼더니 유리에 반사된 것을 보니까 낭월도 그 안에 포함되었구먼. 편도는 25(5천원)위안이군. 60세 이상은 반액으로 할인이 된다. 그래서 낭월은 계속 반값으로 입장료를 내고 다녔구나. 더구나 65세 이상은 그나마도 무료이다. 중국인 뿐만이 아니라 지구인은 모두 이에 해당된다. 지구를 위해서 열심히 노력하셨으니 대우를 해 준다는 의미일까? 그러니까 나이가 든 여행객을 여행사에서 좋아할 밖에. 다만 정확한 정보인지는 모를 일이다. 사실여부를 보증할 수는 없다는 뜨임을.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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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프트 정원은 2명입니다.]

이번엔 정확하게 표기를 했군. 근데 이번엔 한자가 재미있다. 리프트를 적의(吊椅)라고 해야 되나? 조문한다는 뜻의 조상할조는 아닐 것으로 봐서 이를적, 다다를적으로 읽어야 할 모양인데 이 글자를 여기에서 발견하게 될 줄이야.... 거 참.... 궁금하면 사전에게 물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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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하~! 해먹의자란다. 해먹을 뜻하는 적(吊)이었구나. 또 하나 배웠네. 이걸 배워서 어따가 써먹겠느냐고 생각하면 안 된다. 써먹고 말고는 생각하지 말고 그냥 배워서 즐거우면 되는 것인 까닭이다. 그냥 즐기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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吊자를 넣고 검색했더니 이런 그림이 딸려 나온다. 문득 생각해 보니까 글자를 그림으로 대입했다는 것을 알겠다. 위에서 붙잡고(口) 있는데 아래는 줄에 매달린 것을 보면(巾) 영판 이렇게 생긴(吊) 것이네. 그러니까 뜻으로 보지 말고 그림으로 보라는 이야기이다. 한자의 융통성이 때로는 상상을 초월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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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다시 우리의 길을 재촉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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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어라 동해야~! ,
아니, 그건 드라마 이름이고...
웃어라 연지야~!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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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저 뒤로 보이는 건물이 운몽선정(雲夢仙頂)이로구나. 이제 못 봤다고는 할 수가 없겠네. 건물은 봤으니까 말이지. 그래도 올라가서 한바퀴 휘둘러 봤어야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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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앞에 보이는 황색 지붕의 건물이 필경 천문산사겠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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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부부가 아기를 데리고 나들이 왔구나. 그런데 날씨가 무척 쌀쌀하다. 아기는 춥겠구먼. 어른도 춥다고 잔뜩 웅크리고 있는데 말이지. 이런 경우에는 열기가 많은 몸을 타고 난 낭월이 행복하다. 조상덕을 이런 곳에서 볼 줄이야.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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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람은 그나마 옆에 같이 앉은 여인도 없으니 더 춥겠구나. 쯧쯧~! 혼자서 천문산에는 왜 왔을꼬? 봐하니 배낭여행도 아닌 것으로 보이는데... 이렇게 온갖 팔도간섭을 다 하면서 지나가는 리프트 여행이다. 이런 사진도 찍어 놓으면 이렇게 날씨의 분위기를 전하는데 매우 큰 몫을 하기 때문에 놓치면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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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것 빼고, 저것 빼고 나면 남는 것은 암것도 없다. 이렇게 되는 수다, 안 되는 수다를 푸짐하게 늘어놔야 여행기가 되는 까닭이다. 찍는 것은 지금이 아니면 절대로 불가능하지만 지우는 것은 언제라도 지울 수가 있다. 물론 카메라의 셔터박스가 나가서 갈아엎을 때까지 눌러야 사진 좀 찍어봤다고 하는 법이다.

"셔터 박스 몇 번 갈아봤어?"

아직은 한번도 못 갈아봤다. 이 물건이 어찌나 튼튼한지 아무리 눌러도 고장이 나질 않는 구먼. 더구나 요즘은 전자식셔터를 많이 사용하다 보니까 셔터박스 갈아봤냐는 말을 할 기회는 다시 오지 않을 것도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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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급전화도 있다. 혹시라도 리프트에서 까불다가 떨어지기라도 하면 전화를 해야 하니까 큼직하게 적어 둔 모양이다. 엄금흡연(嚴禁吸烟)도 나란히 써 붙여 놨다. 여기에서 담배꽁초를 버렸다가는 그야말로 천문산이 불바다가 되고 말겠으니 이것도 이해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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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계곡이 나타난다. 그리고 계곡과 함께 잔도가 드러난다. 귀곡잔도(鬼谷棧道)겠군. 물론 당시에는 몰랐다. 그냥 어디론가 가는 길인가보다 했을 따름이다. 그런데 한바퀴 둘러 본 다음에 이렇게 사진을 꺼내놓으니까 소상하게 그 속의 사연들이 방울방울 피어오른다. 이것이 사진기행을 쓰는 재미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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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도를 거니는 사람도 보인다. 혹시라도 떨어지더라도 철판까지만 떨어지라고 깔개도 준비했구나. 잘 했다. 천문산에 귀곡잔도가 있는지 알게 뭐냔 말이지. 이렇게 둘러보고 나서야 비로소 그 자리에 무엇이 있었는지를 인식하게 된다는 것이 여행의 결과물이기도 하다. 그래서 가보지 않으면 글만 읽고 사진만 봐서는 도무지 각인이 되질 않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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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년의 아름다운 부부이다.

"카메라를 보고 손을 흔들어 주신 두 분께서 이 사진을 보신다면 메일을 주세요. 원판으로 보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예뻐요~! 분명히 한국사람인거 맞죠?"

여행은 부부여행이 최고이다. 친구끼리 다니다가는 싸우기 십상이고, 형제끼리 다니는 것도 자칫하면 귀국 때에는 각자 비행기를 타고 올 수도 있지만 부부는 함께 할수록 의지하는 마음이 커지고 사랑이 돈독해진다. 왜냐하면 집을 나서고 난 후에라서야 비로소 세상에 소중한 한 사람이 누구인지를 실감하는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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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끝의 바위벼랑을 보니까 반대쪽으로 곤돌라를 타고 올라오면서 본 것이라는 걸 확실히 알겠군. 자연이 만든 예술품이다. 인간의 손이 도달할 수가 없는 곳에다가 걸작을 만들어 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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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더 진행하여 각도가 바뀌니까 이번에는 잔도가 양쪽으로 나타난다. 그리고 더 멀리 추가되는 풍경들조차 조화를 이룬다. 여름의 천문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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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른쪽 잔도 위에도 사람들이 지나가는구나. 그렇다면 우리가 가야 할 길일 수도 있겠다. 물론 그 길을 진행했는지도 알 수는 없지만 분명히 귀곡잔도의 일부였다면 지나간 것은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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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의 리프트에서 수시로 기하학적인 구도를 연출해준다. 단순하게 리프트를 타고 가면서도 이야기 한꼭지가 만들어 진다는 것을 보면, '낭월수다'도 대단하긴 한 모양이다. 그리고 더욱 중요한 것은 아직도 이야기가 끝나지 않았더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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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아기와 엄마구나. 아기가 춥단다. 얼굴을 보니 그렇게 써져 있다. 우짜노... 쯧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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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옆에 있는 사람을 바라본다. 비옷을 잔뜩 부둥켜안고 모자까지 뒤집어 쓰고 있다. 아무래도 춥긴 추운 모양이다.

낭월 : 춥나?
연지 : 응, 춥네.
낭월 : 우짜노?
연지 : 금방 도착할텐데 뭐.
낭월 : 내 옷이라도 벗어 주까?
연지 : 그러다가 카메라 떨어트리면 또 사달라고 할라고?
낭월 : 아따, 그런때는 참 눈치도 빨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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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천문산이 재미있단다. 그렇다면 다행이다. 비가 안 와서 다행인 것은 좋지만, 추워서 안타깝구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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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조상을 잘 만나야 한다니깐.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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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적지가 점점 가까워진다. 쪼매만 더 참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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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윽고, 안전요원들이 보인다. 내릴 적에는 어떻게 내려야 한다고? 그래 부부가 같이 손잡고 내리면 안 되고, 냉정하게 이혼하고 갈라서듯이 옆도 보지말고 반대 쪽으로 잽싸게 돌아서 내려야 한다는 것. 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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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월이 내리는 장면을 찍을 수가 없으니까 뒤에서 도착하신 부부의 사진으로 대신한다. 나이가 들어서도 함께 할 사람은 오로지 부부 뿐임을. 순간 그 장면에서 뭉클하는 느낌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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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림구경 제대로 했구나. 이 산만댕이에서 말이지.

"화장실 다녀 오실 분들은 다녀 오시고,
절 구경은 세트장 같으니까 생략하기로 하고,
다음 코스는 귀곡잔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