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가계-02] 장가계 가는 길

작성일
2019-05-26 06:38
조회
1173

[장가계-02] 장가계(張家界) 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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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20일 새벽 6시 반쯤 잠이 깼다. 중국시간은 한국보다 1시간이 늦게 간다. 한국시간으로는 7시 반이라는 이야기가 된다. 물론 중국 전역에 같은 시간대가 적용된다. 미국은 동부, 중부, 서부로 나눠서 표준시를 적용하는 모양인데 중국은 그런거 없다. 무조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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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중국에서 태어난 사람의 사주를 본다면, 어디에서 태어났는지를 확인해야만 한다는 것도 참고로 알아 둘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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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지에서 잠이 깨자마자 해야 할 일은 창밖의 풍경을 보는 일이다. 자흠호텔의 규모가 대단하구나. 자흠주점환영닌(紫鑫酒店歡迎您)이란다. '자흠주점에 오신 당신을 환영합니다.'정도 되겠다. 주점(酒店)은 술을 마시는 곳이라는 의미도 되지만 숙소라는 뜻도 된다. 반점(飯店)도 같은 의미이다. 술을 마시고 잠자는 주점이든, 밥을 먹고 잠자는 반점이든 모두가 잠을 자는 곳인 까닭이다. 그럼 식당은? 식당은 찬청(餐廳)이다. 오로지 먹기만 한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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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오지 않는 바깥 풍경을 본 다음에는 기대했던 만큼의 날씨를 안심하고 이제는 유심칩을 갈아끼워야 한다. 그래야 데이터를 사용할 수가 있고, 여행 도중에라도 카톡을 하게 되면 아무런 문제가 없기 때문이다. 유심카드는 금휘가 구입해서 가져 왔다. 중국,홍콩,마카오 5일 판이다. 가격은 얼마를 줬는지 모르겠군.

갈아끼우는 건 함께 포함이 된 핀으로 간단히 뜯어서 갈아끼웠다. 그런데.... 그 다음부터가 당최 진전이 안 된다. 이렇게 해도 안 되고, 저렇게 해도 안 된다. 일찍 출발하려면 어서 아침을 먹으러 가야 하는데.... 20여분을 씨름하다가 일단 그대로 깨끗하게 포기했다. 가이드에게 물어보면 알고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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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시에 밥을 먹어야 8시에 장가계로 출발하는데 지장이 없지 싶어서 서둘렀다. 새벽에 늦은 시간에 잠을 잤으니 아침 입맛이야 있을 턱이 없겠지만서도 한나절을 돌아다닐 생각을 하니까 먹지 않을 수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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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을 것은 푸짐했지만 특별히 눈길을 끄는 것이 없어서 기웃기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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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물이 필요해서 보니까 이런 것이 있다. 첨주충단(甜酒冲蛋)이란다. 그럼 단술에다가 계란을 넣었단 말인가? 설마.... 감주(甘酒)는 아니겠지.... 그 맛이 궁금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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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뭐야~!! ㅋㅋㅋ
감주가 맞다. 그리고 계란을 풀은 것도 맞다. 망했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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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조합이 이렇단 말이냐. 쯧쯧~! 감주면 계란을 넣지 말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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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렇거나, 아침이라고 이름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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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방을 꾸리는 사이에 TV도 켜 보고. CCTV2로군. 사과시장을 조사한다고? 뭔 소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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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둘러서 짐을 챙긴다. 첫날부터 지각해서 일행들에게 피해를 입히면 안 되겠기에 덩달아서 바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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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 밖으로 나오니 버스는 이미 대기하고 있다. 우리 일행 11명을 태우고 다닐 버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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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흥여운(運興旅運)은 회사 이름인 모양이다. '운이 흥성해지는 여행버스'라는 뜻이겠군. 뭐 나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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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황가상무(皇家商務)라는 이름이 또 하나 있다. 이것은 버스의 등급을 의미하는 것이려니 싶다. 황가는 로얄이고, 그래서 좋은 버스라는 뜻일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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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몰라서 버스 번호도 한 장 찍어 둔다. 지역을 의미하는 글자는 상(湘)이다. 湘은 상강(湘江)에서 따온 말이기도 하다. 호남성(湖南省)을 의미하는 글자이다. 호남성은 '호(湖)의 남쪽이라는 뜻이다.' 그렇다면 그 호는? 바로 동정호(洞廷湖)를 의미하고, 동정호를 중심으로 남쪽은 호남성이고 북쪽은? 그야 당연히 호북성(湖北省)이다. 근데 호남성을 왜 상(湘)이라고 하는지도 알아봐야지. 말하자면, 알쓸신잡의 발동이다. ㅋㅋㅋ

상강

상강(湘江)은 후난성() 경내 최대 하천으로 창강()의 주요 지류의 하나이다. 샹강()은 광시좡족자치구(广西) 린구이현(, 임계현)에서 발원하며 후난성() 융저우시(, 영주시) 동안현()에서 후난성() 경내로 들어와 이후 쯔수(, 자수), 스치하(, 석기하), 샤오수(), 잉수(, 웅수), 바이수() 등의 지류와 합류하고 헝양시(, 형양시), 샹탄시(, 상담시), 창사시()를 지나 샹인현(, 상음현)의 호하구()에서 좌우로 갈라져 둥팅호(, 동정호)로 들어간다. 전장 856㎞, 유역면적은 9.46만 ㎢이다. [네이버 지식백과]

총 길이는 856km이니 낙동강의 두 배가 넘는군. 동정호에서 마무리가 되는 긴 강이라는 이야기이고 그 강의 이름을 호남성의 이름으로 삼았다는 의미인 것을 알겠다. 그럼 다른 자역의 별칭은 어떻게 되는지도 궁금해 진다.



23개의 성에 대한 약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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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河北省 (冀)  - 하북성
02 山西省 (晋)  - 산서성 
03 辽宁省 (辽)- 료녕성
04 吉林省 (吉)- 길림성
05 黑龙江省(黑) -흑룡강성
06 江苏省 (苏)-강소성
07 浙江省 (浙)-절강성
08 安徽省 (皖)  -안휘성
09 福建省 (闽)-복건성
10 江西省 (赣)-강서성
11 山东省 (鲁)-산동성

12 河南省 (豫)-하남성
13 湖北省 (鄂)-호북성
14 湖南省 (湘)-호남성
15 广东省 (粤)-광동성
16 海南省 (琼)-해남성
17 四川省  (川,蜀) -사천성
18 贵州省 (黔,贵) -귀주성
19 云南省 (滇,云) -운남성
20 陕西省 (陕,秦) -섬서성
21 甘肃省 (甘,陇) -감숙성
22 青海省 (青) -청해성
23 台湾省 (台) -대만성

저마다 환경의 영향을 따라서 붙여진 표시가 재미있군. 산동성은 노(魯)이다. 이것은 산동성의 옛날 이름이 노나라였기 때문일테지..... 낭월이 가본 성은 어디냐? 하북, 길림, 산동, 대만, 그리고 지금 와 있는 호남성이로군. 아직도 가야 할 곳이 많아서 좋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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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내친 김에 호남성도 살펴보자. 호남성의 성도(省都)는 장사(長沙)이고, 면적은.... 그건 관심이 없고.... 글자가 너무 많아서 어지러우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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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렇게 정리가 된 지도를 보면 된다. 장가계시(張家界市)가 우리의 목적이다. 이렇게 버스 번호판에 붙은 글자 하나로도 이야기는 한 바가지가 된다. 이런 것을 일러서 「여행사진가의 일상」이라고 한다. 뭐 바쁠 일도 없으니깐.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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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는 다시 장가계를 향해서 출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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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사에서 장가계까지는 370km의 거리이다. 그것도 고속도로로만 달려서 그렇다는 이야기로군. 특별한 문제가 없으면 4시간 반의 거리로 보면 되겠고, 중간에 휴게소라도 들르면 얄짤없는 5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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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가이드 장군은 참으로 바쁜 일상을 보내고 있다는 것을 이번에 패키지 여행에 동참하면서 알게 되었다. 그리고 모든 가이드가 다 그렇겠거니 싶기도 하다. 예약해야 하고, 일일이 챙겨야 하고, 그래서 뛰고 또 뛴다. 그 고마움을 이렇게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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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안 옴.


이게 중요하다. 흐린 것은 덥지 않아서 좋다는 조짐이다. 다만 장가계에서도 이렇게만 되기를 바라는 것은 하도 많은 사람들이 안개에 대한 아쉬움을 적어 놓은 장가계 후일담을 봐서이기도 하다. 3일을 안개만 보고 왔다는 이야기에 진하게 배어있는 아쉬움이라니... 부디 낭월에게는 일어나지 않았으면 싶은 마음을 얹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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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맨 앞자리에 앉느냐고 물으면 이런 이야기를 만들기 위해서라고 답한다. 장가계까지는 아직도 253km가 남았군. 호텔을 출발한지도 1시간이 지났는데 아직도 가야 할 길은 멀기만 하다. 뭐, 그래도 괜찮다. 앉아만 있으면 가잖여? 혜초스님은 두 발로 천하를 유람하셨는데 이 정도야 뭐~!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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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또 1시간 여를 달리니까 눈에 익은 이정표가 나타난다. 형주(荊州)와 악양(岳陽)으로 가는 갈림길이 나왔는데 형주가 왜 이렇게 익숙하지.... 싶었는데 그것은 삼국지의 영향이있던 것으로 봐야 할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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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우(關羽)의  깃발이 펄럭이는 형주는 삼국지에서 위오촉 간에 쟁탈의 요지였기 때문에 기억에 남았던가 보다. 배낭을 지고 나섰다면 발길을 돌려서 형주로 향했을 수도 있었겠다. 그리고 악양(岳陽)하면 떠오르는 것은 악양루(岳陽樓)이고, 악양루에서 바라보는 동정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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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멋진 곳에서 며칠 푹 쉬어야 겠다. 언제 한마음 불쑥 동하면 배낭을 싸야지... 악양으로 가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악양으로 가려면 무한(武漢)으로 가야 할거고, 무한에 가면 황학루와 적벽이 기다리고 있겠네. 와우~!


애고~~ 또또~! 뭐하는 궁리고~! 어여 가던 길이나 잘 가슈~! 그래도 아쉬움에 시나 한 수~!



登岳阳楼(악양루에 올라)


作者:杜甫(두보)


昔聞洞庭水(석문동정수)
今上岳阳楼(금상악양루)

吳楚東南坼(오초동남탁)
乾坤日夜浮(건곤일야부)

親朋無一字(친붕무일자)
老病有孤舟(노병유고주)

戎馬關山北(융마관산북)
凭軒涕泗流(빙헌체사류)


옛날에 동정호에 대해서 들었었지
지금 이제 악양루에 오르는구나
오와 초가 동남으로 갈라지고
승자와 패자가 하루낮과 밤의 뜬구름일지니
친한 벗의 편지도 한 통 없으니
늙고 병들어서 외로운 배와 같구나.
싸움터는 관산의 북쪽인데
난간에 기대니 눈물만 주루룩


엉? 두보가 늙으막에 동정호에서 머물렀던 모양인가? 그런데 시가 우째 이리도 쓸쓸하노.... 늙은 몸에 세월의 흐름이 잔뜩 묻어있구나. 멋진 동정호를 보면서 악양루에서 지은 시라고 보기엔.... 참 안타깝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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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객자(小客車)는 120km, 기타차(其他車)는 100km란다. 승용차는 120km까지 달리라는 이야기로군. 하긴, 산도 없고 계속해서 평지만을 달리는 길이니 그래도 되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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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도 원하던 장가계가 멀지 않은 곳에 있으니 약간은 설렘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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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사를 출발한지 거의 3시간이 다 되어서야 휴게소에 들어간다. 열시(熱市)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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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이드 장군이 화장실이 80%정도 급하면 말하라고 했는데 아무도 말하지 않는다. 그래서 열시휴게소에 오는 동안 낭월도 좀 참을 수밖에 없었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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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길림(吉林)에 온 것이 아닌가 싶은 착각이 일어났다. 한글을 만났기 때문이다. 백두산을 가느라고 연길에 갔을 적에 간판이 모두 이랬는데 여기에서 또 만났으니 그럴만도 하겠다. 그러나 여긴 호남성이다. 그러니까 장가계는 한국인이 먹여 살린다는 이야기로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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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식코너가 보였지만 사먹을 맘은 생기지 않아서 바람만 쐬다가 다시 출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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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30여 분을 더 가니까 비로소 장가계의 글자가 보인다.


[여유승지장가계환영닌]
여행의 명승지인 장가계에서 당신의 방문을 환영합니다.


그래 좋은 말이군. 환영한다잖여. 나도 장가계를 만난 것이 반갑구먼 반가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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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 지평선만 보이더니 이제는 산능선이 나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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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장가계도 72km밖에 안 남았다. 물론 마음으로는 '아직도 72km나 남았냐?'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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굽이 하나를 돌면 또 다른 풍경이 나타난다. 올록볼록한 산그림자가 장가계가 점점 다가오고 있음을 말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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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절벽에 뭔가 나타난다. 이런 것은 순식간에 지나가버린다. 그래서 동작은 더욱 빨라진다. 연지님이 운전을 했다면, '차 세워!'라고 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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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상을 모신 산소격이라고 보면 되지 싶다. 토가족(土家族)들의 풍습이겠군. 장가계는 토가족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니까 그렇게 짐작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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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가계천문산의 이정표도 보이니까 목적지는 점점 다가오고 있는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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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장가계로 들어가는 톨게이트가 나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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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수막이 보인다. '산악지역의 고속도로에는 기상조건이 수시로 변화한다. 운전을 할 적에는 삼가 조심하고 감속과 서행으로 교통법규를 준시하여 안전하게 집으로 돌아가시라.'는 이야기가 길게 써있는 것으로 봐서 장가계가 산악지역인 것이 분명하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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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삼림지역 도시인 장가계가 당신을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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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해서 장가계 시내로 들어간 버스는 멀리 가보지 않아도 '저 곳이 장가계구나~!'싶은 풍경을 실루엣으로 보여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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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가에 차를 댔을 적에 이미 다른 한국인 여행객들을 실은 차들도 속속 들어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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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점심은 삼겹살구이란다. 삼겹살을, 별로 좋아하지도 않는 삼겹살구이를 장가계에 오자마자 만나게 되는 구나. 중국식을 찾는다고 말하고 싶지만 참았다. 그런 말을 하면 패키지 여행에 동행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그냥 이끄는대로 따라가는 수밖에 달리 방법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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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도찬청(獨島餐廳)이다. 아마도 장가계를 가셨던 경험이 있다면 이 식당을 만났을 가능성이 80%는 되지 않을까 싶은 생각을 해 본다. 여행사와 연결이 되어 있는 식당이었을테니까 말이다. 계속해서 들이닥치는 한국여행객들을 봐도 대략 알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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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 되었든 든든하게 먹어야만 산을 탄다. 선택사항은 먹지 않거나 많이 먹거나 둘 중에 하나일 뿐. 그래서 열심히 배를 채웠다. 장사를 출발한지 거의 다섯시간이 흘렀고, 아침은 부실했으니까 오후의 일정을 잘 즐기기 위해서라도 먹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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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점심을 해결하고 다시 길을 서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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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첫 목적지는 천문산(天門山)이다. 사진으로만 봐서 바위암벽에 구멍이 나 있는 이미지만 남겨져 있는 곳이겠군. 벌써 시간은 2시가 다가오고 있다. 장가계까지 오는데 하루의 절반을 써버린 셈이다. 이제 본격적으로 구경을 가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