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궁순례⑪ 덕수궁(德壽宮)

작성일
2019-05-04 15:29
조회
1092

고궁순례⑪ 덕수궁(德壽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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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덕궁 앞의 어느 골목에서 간단하게 점심요기를 하고는 바로 덕수궁으로 향했다. 2시부터 수문장 교대식이 있기 때문이다. 볼 수 있는 것은 다 보고 지나가는 것이 사진놀이에서 빠지면 안 되는 중요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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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문(大漢門)은 익숙하다. 그리고 대한문은 알아도 이것이 덕수궁인 줄은 미쳐 몰랐다. 사실은 알려고 하지 않았다는 것이 맞겠다. 오늘은 제대로 대한문과 그 안의 사정에 대해서 좀 알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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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다른 궁의 궐문은 화(化)자 돌림인데.... 덕수궁은 '화'자 돌림이 아니다. 그것조차도 눈여겨 보니까 보인다. 무슨 사연이 있겠거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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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백과에 '대한문'을 검색해 보니, 원래는 정전(正殿)인 중화전(中和殿)의 정면에 있었던 것을 나중에 동쪽으로 옮긴 것이란다. 광무1(1897)년에 고종이 당시의 명칭인 명례궁(明禮宮)을 예전에 불렀던 경운궁(慶運宮)으로 부르게 하고 1906년에 정문인 대안문(大安門)을 수리하고서 이름도 대한문으로 고쳤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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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대한문(大漢門)은 원래 대안문(大安門)이었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화'자 돌림은 아니었군. 뭔가 특별한 의미가 있어서인가 싶었는데 일단은 아니었던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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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대안문을 대한문으로 바꾼 것을 보면 한양(漢陽)의 기운을 키우고 싶다는 의미가 그 안에 포함된 것일까? 여하튼 뭐든지 '大'가 들어가면 볼 것이 없는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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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살맞게 생겼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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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알은 술에 취한 모양인가?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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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엄이 아닌 재미를 가미한 것처럼 보이기조차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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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람료는 1천원이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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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구에 사는 사람은 500원이라는 말이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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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조전을 관람하려면 사전예약을 하라는 것을 몰랐다. 경회루와 후원만 예약하는 것인 줄 알았네. 그래서 석조전은 다음 기회를 봐야 하겠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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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문장 교대식을 하기 9분 전이다. 대한문 앞의 뜰에는 경계선이 쳐지고 관광객들도 하나 둘 모여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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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험을 해보고 싶으면 미리 신청하면 되는 모양이다. 특히 외국여행을 와서 전통행사를 만나면 동참하는 것도 각별한 재미가 있을 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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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을 입은 김에 기념사진은 당연히 찍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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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문 안쪽에 깃발이 펄럭인다. 행사 7분 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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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에 아무런 장애물이 없을 적에 대한문 인증샷을 찍으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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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붕의 용마루 한 가운데에 있는 것은 피뢰침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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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도 통으로 쓰지 못하고 쪽판을 모아서 현판으로 만들었구나. 나라의 형편이 많이 안 좋았던 모양이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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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풍악이 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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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장(守將) 깃발을 앞세우고 교대식이 시작되었다. 그런데... 글씨가 너무 성의없이 생겼군. 그래도 대한문의 수문장 교대식인데 대한문 급의 서체는 보여줘야지 격이 맞지 않는다. 쓸 사람이 없었다고? 뭐.... 그럼 할 수 없지....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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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열을 카메라 렌즈로 좆다가 문득 렌즈 너머로 눈에 띄는 상호가 하나 들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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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고 있었는데.... 중화요리 복성각을 보는 순간 문득 떠오르는 영상이 있었다. 그러니까.... 언제고....  2009년인가? 노무현 대통령의 노제가 있던 날에 이 자리에 있었다는 것이 떠올랐다. 당시의 일행 중에는 대안 선생님도 계셨는데 식당에서 저녁으로 짜장면을 사먹었지 싶다. 10년 세월이 훌쩍 지나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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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다시 10년이 지난 오늘에서야 비로소 대한문을 찾았으니 딱 그만큼의 시간이 흘러갔다는 것을 알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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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풍도 당당한 모습이다. 겨울이나 한여름에는 이것도 고생스럽겠지만 요즘같아서는 할만 하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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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람객이 있으면 흥이 절로 날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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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서있게 열을 맞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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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에 진 것은 화살일까? 생황은 아닌 것 같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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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대하면서 암호도 바꾸고 확인하는 절차도 있다고 읽었던 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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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태 서 있던 파수병들이 교대한다. 고생했으니 가서 쉬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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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도 시간이 맞아야 구경하는 것이다. 우물쭈물하다가 기회를 놓치면 또 언제 찾아올지 모르니까 기회가 있을 적에 잘 봐둬야지. 그리고 잘 찍어놔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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옳지 잘 한다. 열심히 찍으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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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행사를 마치고는 기념사진을 찍을 시간도 준단다. 원하시는 방문자는 수문장들과 사진을 찍어도 된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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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구경을 다 하고는 안으로 들어갔다. 하마비(下馬碑)이다. 「대소인원개하마(大小人員皆下馬)」란다. '큰 사람이든 작은 사람이든 모두 말에서 내리시오'이다. 근데 대소인원은 고저인원이라고 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벼슬이 높고 낮은 것에 대한 의미로 대소인원이라고 했지 싶어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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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 본래의 이름은 대안문(大安門)... 이건 앞에서 봤고, 원래 궁궐의 정문은 남쪽에 있었던 인화문(仁化門)이었는데, 환구단의 건립으로 경운궁의 동쪽이 새로운 도심이 되면서 동문이었던 대안문을 정문으로 삼은 것이었구나. 그럼 그렇지~!

찾았다!! '화(化)'자 돌림. 그러니까 남문을 옮긴 것이 아니라 원래 동문이었던 대안문을 정문으로 삼고 남문은 없애버린 것이었던 모양이다. 그러니까 '화'자가 사라지게 되었더라는 이야기였군. 끄덕끄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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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문 앞의 공터는 원래 궁궐의 자리였었겠거니.... 달랑 문만 하나 남았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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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문을 지나니 다리가 나온다. 금천교(禁川橋)이다. 함부로 건너지 말란 말이겠거니....  허락받지 않은자는 입궐을 금하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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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을 찍어주고 행사를 마친 일행들이 돌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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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수궁(德壽宮)은 원래 세조의 장손자인 월산대군(月山大君)의 개인저택이었군. 세조의 아들이 세자로 책봉이 되었지만 20세에 죽었고, 세자빈 한씨가 출궁을 할 때 나라에서 이 집을 지어주고 두 아들고 함께 살게 했었구나.

둘째 아들인 잘산군()이 성종(成宗)으로 즉위하면서 모후인 한씨도 입궐하게 되자 월산대군만 거처하게 되면서 집을 한채 얻은 셈이구나. 근데 월산대군이 왜 왕이 되지 못했지...? 모든 일에는 이유가 있는 법이다. 형을 밀치고 동생이 왕이 된 것에는 한명회의 술수가 있었다는 이야기네.

거 참.... 이름이 나빴어~~!! 월산(月山)이 뭐야. 월산은 공산명월(空山明月)아녀? 참.... 그래서 스스로 호를 풍월정(風月亭)이라고 지었나 보다. 정자에 앉아서 풍월이나 읊으면서 살아가겠다는 뜻이려니.... 쯧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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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수궁 돌담길이 결국은 덕수궁을 줄여버린 작용을 했나보다. 남문을 사용할 수가 없이 되었다는 이야기도 그렇고.... 궁마다 전각마다 이야기가 한 바가지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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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명문(光明門)은 함녕전으로 들어가는 문이다. 그런데 담도 없이 휑뎅그렁하게 문만 서있다. 참 볼썽사납군.... 이것이 덕수궁이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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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광명문은 지나쳐야 겠다. 이따가 돌아나오다가 둘러보기로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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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단의 진달래가 첨에는 철쭉인가 했다. 그런데 자세히 보니 겹진달래인가 싶다. 좀 특이한 자태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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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정전(正殿)이라고도 하고 법전(法殿)이라고도 하는 중화전으로 향하는 문이랬지... 중화문(中和門)이다. 참 좋은 이름이다. 여기에도 담장이 없구나. 토끼의 앞니가 생각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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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2년에 처음 세워질 적에는 중층의 팔작지붕으로 지었었다는데 1904년에 대화재로 소실되어서 1906년에 다시 세우면서 단층으로 지었으니 또한 살림살이가 점점 쪼그라든다. 그러니까 다시 지으면서 확장을 한 것은 경회루 뿐이었던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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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화문의 섬돌 중앙에는 아마도 용의 문양이 새겨진 것으로 보이지만 선명하지가 않은 것은 오랜 세월에 마모되어서 그런가 싶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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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녀석~!! 하고 호통을 치면 팔짝 뛰어오르지 싶다. ㅋㅋㅋ 용도 아닌 것이 물고기도 아닌 것이 참 만화를 찢고 나온 형상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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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화문을 지나면 중화전(中和殿)이 드러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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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람객이 창경궁보다는 많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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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계석이 자리하고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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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화전은 손질이 잘 되었는지 깔끔하다. 문도 새 문처럼 보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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앗, 여기에는 용이 제대로 보이네... 어디... 발가락은 안 빼먹고 잘 만들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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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둘, 셋, 넷, 다섯개가 맞군. 안 빼먹었다. 대궐의 용이 틀림없다는 것을 인정함. 왕은 다섯개 왕족은 네개 그 밖에는 세개라던가....?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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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지? 음.... 화요일과 토요일에 한해서 전각 내부를 개방한다는 말이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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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플래시와 삼각대는 사용하면 안 되지. 암 안 되고 말고. '찍지 마시오'만 아니면 된다 더 이상은 바라지도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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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풍을 「일월오봉산」이라고 했더니 「일월오악도(日月五岳圖)」라고 했어야 하는 것을 잘못 생각했군. 오악이면 품격이 한참 올라가니깐. 오악을 오봉이라고 했으니 낭월이 실수 했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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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타깝게도 원래는 중화전도 복층이었던 것을 단층으로 만들었구나. 역시 국운을 논하지 않을 수가 없군..... 기세가 쇠락하면 몸도 위축이 되는데 궁궐인들 어떻게 그것을 피하겠느냔 말이지... 그러니 자꾸만 줄어들 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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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풍도 그렇고 내부의 단청도 그렇고.... 관리가 좀 부실했던 것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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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에 염료가 번진 것도 같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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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상도 골동품 가게에서 만났음직 한 몰골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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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마다 색이 다른 것은 보수를 해서 그렇게 되었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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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내원의 설명을 뒤로 하고 중화전을 빠져 나왔다. 내부로 들어간다고 한들 막상 볼 것이 특별히 있는 것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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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화전의 뜰에서 중화문을 내려다 본다. 저 앞으로 쭈~욱~ 나아갔던 궁궐의 정문이 막혔다는 거로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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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이것도 화재를 방지하는 드므인가? 그러기에는 발이 너무 길군. 아마도 솥으로 봐야 할 모양이다. 그런데 솥이라고 하기에는.... 자리가 또 애매하다. 그렇거나 말거나 발이 있으니 솥으로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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솥에는 전설이 있다. 원래 김용의 소설로 유명한 『녹정기(鹿鼎記) 』에 등장하는 솥이 이 솥이다. 그리고 대만의 고궁박물원에서 만났던 그 솥이기도 하다. 어디.... 있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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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공정(毛公鼎)이다. 모공정의 사연에 대해서는 낭월한담[715]편에 언급을 했거니와 덕수궁에서 삼발의 두귀를 한 솥을 보니 문득 생각이 나서 뒤적여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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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이 셋인 것은 삼정승을 의미하기도 한다. 옛날에 제사를 지내던 도구이기도 하다. 그리고 솥이 없으면 밥을 해 먹을 수가 없으니 솥이 있다는 것은 문명이 있다는 말이기도 하다. 그리고 녹정기의 사슴록(鹿)은 왕을 쫒아다니는 것이니 스스로 왕이 된다는 의미이고, 솥정(鼎)은 전쟁이 끝나고 천하는 태평해 졌으므로 전국에 왕명을 내려서 모든 무기를 다 거둬서 솥을 만들었다는 이야기가 전한다. 다시는 전쟁을 못하게 막기 위한 술책이었다는 설이 유력하기는 하다. 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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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룡신정(九龍神鼎)이라는 것이 그것이다. 중국 고대의 하(夏)의 시조인 우왕(禹王)이 만들었다는 솥인데, 발이 셋이고 귀가 둘 달린 것이다. 황하의 범람을 막고는 그 기념으로 중국을 아홉으로 나누고 각 지역에서 나는 것으로 솥을 만들어서 구정(九鼎)이라고 한다는 이야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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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뭔지 분명히 알겠다. 드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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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조전은 사진으로만 익숙하다. 흡사 유럽의 건물을 보는 듯한 느낌이 이국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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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 이름이 석조전인 줄은 알았지만, 그 한자가 석조전(石造殿)일 줄은~! 대조전(大造殿)이후로 최악이다. ㅋㅋㅋ 돌로 만든 궁전이라니.... 작명가의 수준이 당최 가늠을 할 수가 없구나. 직설적이어서 좋지 않느냐는 생각도 할 수가 있겠군. 그렇지만 운치가 없잖은가 말이다. 운치(韻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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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그렇거나 말거나 석조전이면 석조전인 거지 이름이 뭐라고. 그니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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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수도 있고... 완전히 서양문물에 혹한 왕이 지었겠구먼. 선비들은 분수를 싫어했다지.... 자연의 흐름을 거스르는 발상이라나 뭐라나. 물은 아래로 흘러가야 하는데 하늘로 향해서 솟구치는 구조물을 만들어 놓고서 자연을 극복했다나 뭐라나.... 뭐... 에라 모리겠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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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기왕 서양식으로 하는거 석조전 마빡에 시계도 하나 박아두지~! 어울리지 않게 웬 앙부일구?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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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궁에 있는 석조전.... 그래 그것도 좋지 뭐. 아마도 고종은 조선의 힘이 약한 것이 서양의 문물을 받아들이지 못한 까닭이라고 생각했을 수도 있겠다. 유럽의 내용을 받아들여야 하는데 겉모습만 받아들인 것은 아닌가 싶기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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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 보셔. 왕실문양인 오얏꽃이 있으면 조선인겨. 맞지 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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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조전에서 오른쪽으로 눈길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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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조전의 다른 이름이 대한제국역사관이었구나.... 몰랐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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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조선왕실의 분위기를 확~ 깨버린 석조전을 뒤로 하고 이동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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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명당(浚明堂)이다. 물이 깊은데 밝다고? 이건 또 무슨 전후가 안 맞는 작명법이란... 높고 밝던지[崇明], 아니면 깊고 맑던지[浚淨] 이건 참 어정쩡하다. 명(明)이 아니라 명(眀)이구나. 어차피 밝을 명이긴 한데, 눈이 밝은 건가? 깨끗할 명도 되네? 그렇다면 깊고 맑다는 말도 되긴 하구나. 그럼 작명시비는 취소~!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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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룻바닥이 걸래질을 먹었는지 깨끗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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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명당을 지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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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가를 만난다. 한가롭게 고궁에서 그림을 즐기는 것은 낭월처럼 성질 급한 사람에겐 어울리지 않는다. 그냥 셔터를 퍽! 누르고 얼른 다른 곳으로 가야는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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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거나 말거나 자신의 감정을 화폭에 담고 있는 화백의 모습이 멋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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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서도 라일락은 제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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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해서 향기를 뿜뿜한다. 덕수궁의 향도 라일락으로 기억되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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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명당 옆으로 문이 하나 있네... 이렇게 우아한 문이 여기 있었다니... 석조전과는 차원이 다른 내 몸에 맞는 옷인양 정겹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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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황인가... 싶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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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구리를 물었잖아? 그럼 왜가리? 설마...? 하긴... 봉황도 먹어야 살지. 왜가리도 봉황도 아닌 학이란다. 그러니까 두루미라는 이야기로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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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현문(惟賢門)이라고 쓴 것이겠지? 백과에는 유현문(有賢門)이라고 했는데 그건 아닌 것으로 보이고, 오직 어질고 선량한 이들이 통행하는 문이라는 의미로 풀이하니 그윽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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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하나의 문은 창신문(彰信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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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청나라틱한 건물이 하나 나온다. 이것도 유럽틱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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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관헌(靜觀軒)이로구나. 이름은 참 좋다. 조용하게 궁궐의 뒤뜰에서 깊은 사유를 할 수가 있는 곳이 맞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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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종이 외교사절들과 환담을 나누고 연회를 열던 곳이란다. 그렇다면 이름과는 참 안 어울리는군. 정관에서 시끌벅적한 연회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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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식으로 봐도 되지 싶네. 로마네스크 양식이란다. 그려 뭔가 남의 나라 옷을 빌려 온 것 같기는 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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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렴 워뗘~! 힘이 빠져가는 나라를 부여잡고 지켜보려고 그렇게도 애를 쓴 고종의 삶과 한숨이 구석구석에 배어있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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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원엔 목단이 한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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족자에서 지금 마악 튀어 나온 것같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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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은방울이네~! 어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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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싸~! 고맙구로~~!! 딱 한 포기가 꽃을 보여 주는 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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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하얗고 앙증맞은 작은 꽃, 그러나 그 속에는 독을 품은 은방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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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돌아나가니 이번에는 용덕문(龍德門)이다. 뭔가 황제에게 서비스로 날리는 이름인 것으로 보이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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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에 비해서 편액은 퍽이나 소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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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옆에도 문이 하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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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류문(錫類門)이다. 이게 무슨 뜻이지....? 시큼한 그 석류는 아닐게고... 전라도 화순에 효자문의 이름이 석류문이라더니 그 의미를 기억하라고 붙인 이름인가 싶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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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조당()의 조(阼)는 동편 층계, 천자의 자리 등의 의미가 있고, 뛴다는 뜻도 있다. 보통은 안 쓰이는 글자인데 한자를 고친 것으로 봐서 처음엔 아마도 틀린 글자를 썼을 것으로 짐작만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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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조가 왕위에 올랐던곳이라니, 왕이 중화전에서 즉위하지 않고 즉조당에서 즉위했다는 말인가? 뭔가 아리송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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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어당(昔御堂)은 또 선조가 승하한 곳이라고 하니 덕수궁에도 여러 사연들이 거미줄처럼 얽혀있음을 짐작할 수가 있겠다. 현판을 미리 찍지 않았더라도 괜찮다. 낭월에겐 소니A7R3이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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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잘라내도 또 한 장의  사진이 되는 것은 고화소 카메라의 능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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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덕홍전(德弘殿)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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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어당의 오른쪽에 있는 전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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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각이 붙어있으니까 설명문도 같이 되어 있다. 고종과 명성황후의 사연이 이어지는 곳이기도 하다는 것도 알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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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슷한 규모라도 때론 당(堂)이고, 또 때론 전(殿)이다. 왕의 기거 여부와도 상관없이 붙여지는 이름이라는 것도 덕수궁에서 보니 알겠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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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홍전의 다른 이름으로는 경소전(殿)과 경효전(殿)으로도 불렸던 모양이다. 원래는 명성황우의 영혼을 모셨는데 나중에 편전으로 사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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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그 오른쪽에 있는 전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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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녕전(咸寧殿)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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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녕전은 고종이 머물렀던 침전으로 세웠는데 1904년에 화재로 소실된 것을 같은 해 12월에 중건하고 머물다가 1919년 1월 22일에 이곳에서 붕어했다. 조선의 해질녘 풍경이 드러나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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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자리 어딘가에 고종의 유전자가 남아 있을지도 모르겠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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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상이라기 보다는 옥좌라고 해야 할랑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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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월오악도가 추워보인다. 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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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조촐해도 용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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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덕수궁에서는 연지님과 금휘를 거의 보지 못했구나. 하도 느릿하게 돌아 다니니까 힘들어서 얼른 둘러보고 어딘가에서 쉬고 있었던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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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녕전 오른쪽에는 자그마한 연못이 있고 인공섬에는 철쭉이 활짝 피어서 우울한 궁의 분위기를 바꿔보려고 애쓰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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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해서.... 덕수궁을 대략 둘러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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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문 앞에서 기다리고 있던 연지님이 반긴다.

연지 : 구경 많이 하셨쑤?
낭월 : 어디로 다니고 안 보였어?
연지 : 힘들어서 시원한 풍경 보면서 쉬었지요.
낭월 : 그랬구나. 잘 했다. 나도 구경 잘 했다.
연지 : 이제 어디로 가요?
낭월 : 우리의 마지막 목적지는 경희궁이지.
연지 : 그건 또 어디래요?
낭월: 응, 멀지 않아. 잠시만 둘러보면 될껴. 
연지 : 걸어가요?
낭월 : 위치도 잘 모르니까 택시를 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