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0] 오랜만에 오주괘 이야기 한 편. '누가 입원했다는데....'

작성일
2013-08-03 10:22
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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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0] 오랜만에 오주괘 이야기 한 편.
 
 
 
  안녕하세요. 낭월입니다. 참 많이 덥기도 한 계사년의 미월이네요. 그럭저럭 한 보름 지나면 새벽과 저녁으로는 시원한 냉기가 생기려니 하고 조금만 더 참으면 되지 싶습니다. 낮으로 에어컨으로 체온을 조절한다고는 하지만 자연의 기온이 올라가고 있으니 그것만으로 모든 것을 해결할 수는 없는 것 같네요. 
 
  낭월한담의 게시물이 600회가 되었네요. 그러저럭 생각들을 적어 본 이야기들이 적지 않았던가 싶습니다. 더구나 꾸준이 아껴주시고 즐겨 읽어주신 벗님들이 계시기에 오래도록 글을 쓰게 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러한 인연에 감사드립니다.
 
  오늘 아침에는 계룡산에 구름이 가득합니다. 어쩌면 시원한 소나기라도 한 줄기 쏟아지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이러한 날이면 찾아오기로 한 방문자라도 방문을 취소한다고 전화라도 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 것도 점기(占機)에 대해서 어느 정도 이해를 하고 나서부터 들게 된 생각이 아닌가 싶습니다. 모든 현상은 뜻이 있다는 생각을 저절로 하게 되니 말이지요.
 
  엇그제 아침에 도반으로부터 전화가 왔습니다. 문득 전화를 받고 생각하니까 점괘를 소개해 드리는 것도 날이 더운데도 열심히 정진하시는 벗님들의 사기를 진작시키는데 약간의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함께 생각해 보십시다.
 
 
1. 저녁에 전화가 걸려 온 사연
 
  저녁을 먹고 시험 준비를 하고 있는데 전화가 왔습니다. 무슨 시험이냐면 KBS에서 하는 한국어능력시험이라고...... 그런게 있기에 궁금해서 응시를 하겠다고 접수했거든요. 아직도 접수기긴일텐데 혹 관심이 있으신 벗님은 알아보셔도 되겠습니다. 한국어 능력시험이 어떻게 생겼는지 궁금한 것은 평소에 알고 사용하는 한글의 수준이 얼마나 되는지 저울질을 해 보고 싶은 마음이 들어서였습니다.
 
  매주 방송하는 우리말 겨루기만 봐서는 그야말로 문제를 위한 문제들이 많아서 점점 흥미를 잃어가고 있던 차에 조카가 방송관련 일을 하려면 시헙을 봐야 한다고 했던 말이 생각나서 그 시험이나 한 번 보자는 생각이 들어서 화인과 금휘를 부추겼습니다. 그래서 8월 18일에 대전에서 시험을 보기로 하고 기출문제집을 풀어보고 있었거든요. 그런데 100개 중에서 70개를 맞추기가 버겁네요. 여하튼.......
 
  전화를 받으면서 시계를 봤습니다. 이제 거의 일상이 되어버렸네요. 일진은 정유(丁酉)일입니다. 음 저녁 8시 18분이면 경술(庚戌)시에 계미(癸未)분이 되는 모양입니다. 이러한 생각은 순식간에 들게 되네요. 이것이 잘 되지 않으신다면 이것은 연습으로도 상당한 효과가 있습니다. 문득 시계를 보면서 바로 시주와 분주를 생각해 보는 훈련을 해 보시기 바랍니다.
 
  연주는 변하지 않으니 계사(癸巳)가 일 년 간 유효하고 월주도 한 달은 유지되므로 여전히 기미(己未)월입니다. 이렇게 얻어진 자료를 놓고서 오주괘를 적어놓으면 다음과 같이 됩니다.
 
 
   분  시  일  월  년
 
   癸  庚  丁  己  癸
 
   未  戌  酉  未  巳
 
 
  이렇게 시계를 보면서 얻은 점괘를 적어놨습니다. 오주괘 공부가 좀 되셨다면 대략 분위기를 살펴보실 수 있겠습니다. 구체적인 것은 질문을 듣고서 판단을 해야 하겠지만 그냥 점괘에서 풍기는 분위기를 보면서 어떤 감을 잡을 수는 있지 않을까 싶네요. 만약에 취직을 물었다면 어렵다고 봐야 할 것이고, 사업을 물었다면 역량이 부족하니 서두르지 말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렇게 나름대로 상황을 본 다음에 어떤 질문이 나올 것인지를 기다리면 되겠습니다.
 
[전화] 아~! 나요! 잘 지내시지?
[낭월] 덕분에 잘 지내고 있지 근데 이 시간에 무슨 일여?
[전화] 신도 댁의 아들이 병원에 입원했다고 연락이 왔는데......
[낭월] 그러니까 입원한 사람의 건강이 어떨까 묻고 싶으신 게로군?
[전화] 맞어! 괜히 걱정이 되어서 갑자기 생각이 나기에 전화했지.....
[낭월] 잘 하셨어. 근데...........
[전화] 어떻게 될 건지 좀 잘 살펴보셔~
[낭월] 지금 상태가 매우 급한 것으로 나오는 것을 보니 응급실에 있는 거 같은걸?
[전화] 그래? 놀랍군! 그래 어떤 상태라는거여?
[낭월] 의식불명 같어..... 식물인간처럼 보이는데......
[전화] 그렇다네~ 전화가 왔는데 꽤 심각한 것 같더라구....
[낭월] 아직 젊은 사람 아녀? 전에 사주도 본 것 같은데....
[전화] 올해 마흔 넷이지 경술생이니까.

[낭월] 그렇겠군. 나이도 젊은 사람이 어쩌다 그렇게 된겨?
[전화] 그야 나도 모르지.... 감기라고 하더니만 갑자기 나빠져서 응급실에 갔다니까...
[낭월] 그럼 아직 원인도 모르고 있는 상태네?
[전화] 의사도 쉽지 않을 거라는 말을 하면서 혈액에 바이러스가 들었다던가... 하더군.
[낭월] 뭔 병이 그런 것도 있어.....?
[전화] 그런개벼. 그래 앞으로 경과는 어떨 것 같어?
[낭월] 어쩌나마나 무덤이 보이니 내가 뭐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는걸....
[전화] 그렇게 나빠? 그럼 희망이 없다는 말인가?
[낭월] 안타깝게도 그렇게 보이네. 약이든 의사든 도움이 되지 못하겠는걸....
[전화] 그....래.....? 잘 알았어요. 다음에 또 연락하지....
[낭월] 그래요. 또 혹시 모르니까 신장기도라도 좀 해 줘봐요.
 
  이렇게 이야기를 하고 전화를 끊었습니다. 어떻게 생각하세요? 점괘의 분위기에서 그러한 현상을 읽어내셨는지요? 모든 것은 이치로 궁리하는 것이니 눈치빠른 벗님은 대략 왜 그렇게 해석을 했는지 감지 하셨으리라고 봅니다. 다만 그래도 잘 모르겠다는 벗님을 위해서 간단히 해석을 해 봅니다.
 
 
2 점괘의 해석
 
  응급실로 본 것은 일간 정화가 누은 자리가 철판이기 때문입니다. 편안한 침대라고 한다면 정미 정도가 되어야 할텐데 정유가 되어버리니까 즉시로 차가운 철판이 되어버리네요. 월지에 미토가 있는 것은 아마도 그 동안 약을 먹으면서 누워있었던 것으로 생각을 해 봤습니다. 그러다가 갑자기 나빠져서 응급실로 실려가게 되었을 것으로 판단해 봅니다. 감기를 앓고 있었다고 하니까 대략 미뤄서 짐작이 되기도 하네요.
 
  가망이 없다고 본 것은 인성이 전혀 보이지 않아서입니다. 의사나 약물은 편인이 되어야 하는데 을목이 보이지 않는 것은 병원에서도 손을 쓰기가 어렵다는 상황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은 생각을 해 봤습니다. 특히 마지막 조짐을 안고 있는 분주에 계미가 있는 것을 봐서 미토는 목고(木庫)이니 약품과 의사는 모두 창고로 들어가버리고 나올 생각을 하지 않는다고 봐야 할 모양입니다.
 
  무덤..... 술토는 화고(火庫)이고 일간이 정화이니 불의 창고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다만 여기에서는 단순히 창고의 분위기가 아니고 묘지의 느낌으로 살펴보게 됩니다. 더욱 불길한 것은 묘의 위에 비석이 서 있다는 것입니다. 경금은 주체이고 자신의 이름을 새겨놓은 것이니 무덤 위의 비석으로 유추를 해도 되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다만 갑술이었다면 이렇게 해석을 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때에는 갑목이 나무비석이 아니라 약품이 되겠지요. 비록 정인이라도 때로는 약품으로 작용을 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야말로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버티는 것이지요. 이렇게 되었다면 좀 길게 버틸 수 있다고 해석을 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이상의 몇 가지로 해석을 해서 상황을 살펴본 바로 봤을 적에 이 점괘의 조짐은 어려운 의미로 해석을 할 수 밖에 없지 않겠느냐는 생각을 해 보게 된 것입니다. 혹 연구심이 강력한 벗님이라면 사주도 좀 보고 싶으실 것 같네요. 살펴 보십시다.
 
         시 일 월 년
         癸 甲 乙 庚  건명. 44세. 3대운
         酉 寅 酉 戌  신약용인격 水木
 
73 63 53 43 33 23 13 03
癸 壬 辛 戊 丁 丙
巳 辰 卯 寅 丑 子 亥 戌
 
  계사년이 좀 부담스럽다고는 하더라도 사망까지라고 보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이 말은 사주에서 수명을 논하기는 어렵지 않겠느냐는 생각을 해 보는 것이기도 합니다. 올 해가 계사년이므로 좀 부담이 되기는 하겠지만 그래도 계수가 시간에서 힘을 얻고 있으므로 유지는 가능하다고 해석하는 정도는 어렵지 않을 것 같네요. 사주에 관살이 좀 많기는 하네요. 더구나 대운에서 경금을 만났다는 것은 힘들 수가 있겠다는 정도의 해석은 가능하겠습니다.
 
 
3. 다음 날에 다시 걸려온 전화
 
  그렇게 정리하고 다음 날 그러니까 무술일 오전에 전화가 왔습니다. 느낌상으로 아무래도 어렵게 된 것이 아닐까 싶었습니다.
 
[낭월] 그래 어떻게 되었답니까?
[전화] 새벽에 숨을 거뒀다는군.
[낭월] 안 되었네. 병명은 뭐라던가?
[전화] 들쥐의 오줌이 혈액에 침투한 것이라는데......
[낭월] 그게 단순히 그것 뿐이겠나? 이미 그 이전에 스트레스가 쌓여있었겠지....
[전화] 그렇겠지..... 그보다도 점괘가 참 놀랍기는 하네.
[낭월] 가끔은 놀라운 장면을 보여줘서 나도 깜짝깜짝 놀라곤 한다네
[전화] 어떻게 그런 것을 알 수가 있느냔 말이지.
[낭월] 안 된 이야기지만 점괘가 맞아서 다행이긴 하네 하하~!
[전화] 인연이 그것 뿐이니 어쩌겠노.... 나 지금 서울가는 길이야 이제 문상이 되었군.
[낭월] 그래 위로를 잘 해 드리시게.
[전화] 그러지. 수고해 주셔서 고마워.
[낭월] 뭘.... 다음에 또 연락 함세..
 
  이렇게 통화를 마쳤습니다. 아마도 점기가 제대로 동했던 모양인가 싶기도 하네요. 무슨 일이 있기만 하면 전화로 묻곤 하는데 아마도 이 친구는 오주괘 신자가 되지 않았을까 싶은 생각을 해 보면서 혼자 미소를 짓습니다. 꽤 여러 차례의 재미있는 판단을 받았고 그때마다 나름대로 신기한 결과를 보곤 햇으니까요.
 
  만약에 낭월의 체질이 족집게에 맞춰져 있었더라면 '하루를 넘기기 어렵겠어~!'라고 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은 나중에 다시 살펴보고 나서야 들게 된 것입니다. 왜냐하면 다음 날이 무술일이니 제대로 무덤에 들어가는 날이라고 해석을 할 수도 있었는데 그러한 점은 파악하지 못하고 놓쳐버렸네요. 뭐 항상 그렇긴 합니다만 사실 그런소리를 해서 뭘 하겠나 싶은 평소의 생각때문에 살펴보지 못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듭니다.  
 
  이런 이야기를 읽으시면서 공부하시는 손길을 늦추지 말라고 격려를 드리는 낭월입니다. 공부를 하다가 보면 도대체 답이 있는 것인지? 잘 가고 있기는 한 것인지? 괜한 시간낭비를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이런저런 생각으로 강등과 방황이 일어나는 것은 당연하겠습니다만 열심히 궁구하노라면 이렇게 나름대로의 속 시원한 해답을 주기도 하니까 노력한 만큼 얻는 것이 아닌가 싶은 생각을 해 봤습니다. 그래서 간단하게나마 소개를 해 드립니다. 고맙습니다.
 
                     2013년 8월 3일 계룡감로에서 낭월 두손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