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0] 온 나라에 슬픔에너지가 가득 한 날....

작성일
2014-04-18 10:08
조회
4426
[제630화] 온 나라에 슬픔에너지가 가득 한 날.....



  아마도 어느 누구 할 것 없이 모두가 조바심으로 하루하루를 보내셨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어떻게 된 일인지 하나하나 밝혀질 때마다 경악할 수 밖에 없는 이야기들이 나오네요. 그래서 다시 억울하고 비통한 실종자의 가족들 마음을 2차 3차로 난도질 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싶습니다. 배가 가라앉지 않고 떠있는 것이, 적어도 실종자 가족에게는 유일한 희망인 것은 공기주머니를 의지해서 자신의 가족이 살아있을 것이라는 끈을 놓고 싶지 않아서였겠습니다만 그나마도 오늘 오전에는 점점 가라앉고 있다고 하는 뉴스를 접하면서 그 분들의 희망의 촛불도 점점 줄어들겠다는 생각으로 맘이 아픕니다.

  안타까움과 분노가 교차하는 중에도 살신성인의 책임자들이 있어 그나마 얼어붙는 마음에 훈훈한 바람을 넣기는 합니다만 그들조차도 시신으로 나타나게 되었을 적에는 또한 감동만 하고 있을 수만도 없는 아쉬움이 여운을 남깁니다.

온 세계의 이목이 진도 앞바다에 집중되었겠습니다. 그리고 어떻게 하고 있는지를 하나하나 지켜보고 있을 것입니다. 정부의 발표와 개인들의 이야기는 그대로 여과없이 세계로 전해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누군가는 자신의 목숨이 소중하고, 누군가는 남의 목숨이 더 중요했을 수도 있는가 싶습니다. 앳띤 한 여성은 자신을 돌볼 겨를도 없는 상황에서 아이들을 구했다는 이야기를 보면서 그의 다음 생은 아름다운 꽃으로 장식된 삶을 누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문득 했습니다. 전 국민으로부터 감동의 선물을 받았겠지요. 물론 그렇게 하고 마지막에 탈출에 성공했더라면 더 바랄 것이 없었겠습니다만 어디 모든 것이 내뜻대로만 되지는 않으니까요.......

  대통령께서 찾아가서 상처로 아파하는 유가족을 위로하는 것은 도의적으로 타당한 일입니다만, 정치인들이 찾아가는 것은 무슨 의미인지 선뜻 납득이 되지 않기도 합니다. 어느 의원이 말했습니다. "진도 앞바다에 가서 산소통이라도 메고 뛰어들 것이 아니라면 정치인들은 방문하지 않는 것이 옳다~!" 이러한 말에 100% 동감하게 되네요.

  온 산천에는 아름다운 꽃들로 만개했는데 한국민의 마음 속은 검은 어둠의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습니다. 그래서 큰 소리로 웃는 것도 미안한 마음을 갖게 되는 상황에서 한담으로나마 고인의 명복을 빌어드리고자 하는 마음을 담아 봅니다. 그리고 살아난 사람들의 기억 속에 깃든 죽음의 그림자를 얼른 지워버릴 수가 있기를 기원합니다. 슬픔에 잠겨보디고 하고, 분노로 욕설을 쏟아내기도 했습니다만.... 또한 무슨 소용이 있을까 싶기는 합니다.

  또 시간이 흘러가면 그렇게 잊혀지고 모두는 자신의 업대로 일상을 살아가고 있겠기에 말입니다. 물론 그래야 할 것입니다. 언제까지나 슬퍼하고만 있을 수는 없을테니 말이지요. 그리고 상처를 입은 가족들은 삶이 끝날때까지도 잊을 수가 없는 나날이 지속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봅니다. 그래서 마음의 상처를 하루라도 빨리 치유하시기를 기원드립니다.

  그리고.....
  대통령께서 다녀간 다음에 체육관에는 대단히 큼직한 스크린이 설치되었습니다. 그것은 실종자 가족들이 대통령에게 말해서 대통령이 설치하라고 해서 이뤄진 것입니다. 그런데 정작 실종자 가족들은 씁쓸한 기분에 다시 분통이 터졌습니다. 왜냐하면 처음부터 관련공무원에게 구조의 정보를 알 수 있도록 스크린을 설치해 달라고 그렇게 애걸을 했었다는 것입니다. 그럼에도 완전히 무시당했다가 대통령의 말씀 한 마디에 바로 설치가 되는 것을 보고서 느낀 비애감이었습니다.

  여전히 대한민국은 대통령주의 국가인가 봅니다. 민주주의는 아닌 것 같습니다.
  부처님이 계신다면 그들에게 지혜를 주시기 바랍니다.
예수님이 계신다면 그들에게 평화를 주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깨달음을 이룬 성자들이 계신다면.....

  또한 각자의 원력에 따라서 마음에 서린 한(恨)을 풀어주시기 바랍니다.
  지금 바랄 수가 있는 것은 오직 이것입니다.


                       2014년 4월 18일 계룡감로에서 낭월 두손모음



[추신] 2014년 4월 19일

방송을 보고 있어도 맘이 하도 답답하여 연지님과 나들이를 했습니다. 박지영 영가의 빈소에 향이라도 하나 올리고 싶은 마음이 일어나서였습니다. 문득 한 마음이 일어났습니다. 더구나 아침에 어느 기사를 보니까 썰렁한 빈소에 어머니 혼자서 하염없이 앉아 계시더란 이야기가 감성을 자극시켰던가 싶습니다.









 





  




































  도착을 해 보니 고인의 빈소는 위패가 없었습니다. 어떻게 된 일인지 알아보니 아침에 연고지인 인천으로 떠났다고 했습니다. 비록 고인의 위패는 그렇게 떠났을지라도 살아서 구조되거나 시신으로 돌아오는 학생들을 여전히 병원의 문 앞에서 기다리고 있을 것만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고인의 극락왕생을 빌면서 잠시 상주 노릇을 했습니다.

  그 사이에도 젊은 몇몇 청년과 어느 아주머니께서도 빈소를 방문하셨습니다. 아마도 모두는 낭월과 같은 마음이었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분들이 위패가 없는 빈소에 절을 하진 않았습니다만 행동이야 아무렴 어떻겠나 싶었습니다. 마음으로 모두 최상의 향기로운 향을 올렸을 것이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