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용신의 주변

작성일
2007-09-11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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戊辰월의 丙戌 일주이다. 비록 月令이 食神이기는 하지만 日支에 戌土의 庫根이 받혀주고 있고, 時柱의 甲午와 年柱의 甲寅의 원조에 힘을 입어서 약하지 않다고 본다. 그래서 신왕한 사주가 되는데, 이 사주에서 왕성한 것은 木火의 기운으로 볼 적에 의외로 강한 구조를 하고 있다고 봐도 되겠다. 그래서 官殺이니 食傷을 구하게 되는 것이 다음으로 요구되는 사항이다. 그런데 여기에서 잠시 관찰을 해보도록 하자.

우선 관살이 온다면 어떻게 될 것인가를 살펴보는 것이다. 사주에 인성이 많은 경우라고 한다면 관살이 와도 무력해 진다는 간단한 이치가 성립된다. 관살이 무력해지면 일간은 관살의 지배를 원치 않게 되는 현상이 발생하게 되는데, 이것은 용신을 중요하게 여기지 않는 일이 되므로 대단히 불리하게 된다. 그래서 보류를 하는 것이다.

다음으로 식상이 온다면 어떻게 될 것인가를 생각해보자. 사주에 木火之氣가 넘치고 있는 상황이라고 볼 적에, 이러한 성분들을 洩氣시켜서 창조적인 방향으로 흐르고 싶은 마음이 강하게 된다는 생각을 해보는 것이다. 命理大鑑에서도 사주에서 중요한 것은 食傷과 官殺이라고 했는데, 참으로 올바른 판단이라고 생각이 된다. 결국 生生之道는 여기에 있는 것이다. 이 경우에는 설하려는 일간의 마음을 그대로 반영시켜서 土로써 용신을 삼도록 한다. 그리고 신강하면 극설을 찾는다는 관점은 초보자를 인도라는 방향이라고 하는 것을 차제에 알아두는 것도 좋겠다. 어느 정도 안목이 발생하게 되면 이제는 극을 할 자리가 분명히 있고, 또 반대로 설기를 해야 할 상황도 있다고 하는 것 정도는 구분을 해야 하겠고, 사주 공부가 이 정도의 진행이 되어있는 상황이라고 한다면 당연히 분별을 해야 하겠다.

이러한 점에서 볼 적에 이 병화는 食傷으로 설기 시키려는 생각이 강하게 된다. 그래서 토를 용신으로 삼게 되는데, 사주에 토는 있지만, 그 토가 火氣를 설하려는 마음이 있는 것인지 모를 지경에 처하게된다. 즉 戊土, 戌未土는 화기운을 설하지 못하는 형상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하튼 月干의 무토를 용신으로 삼아놓고, 그 戊土는 辰土에 의지를 하고 있는 것으로 보도록 한다.

그런데, 年干의 甲木은 식신으로 기운이 흘러가는 것을 거부하고 있는 형상으로 등장을 한다. 이러한 구조가 되면 도식(倒食)이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이 말은 印星이 내 밥그릇(食神)을 깨고 있다는 의미가 된다. 물론 횽하게 되는 암시라고 봐야 하겠는데, 유감스럽게도 사주에서 이러한 결점을 보완하는 성분이 보이지 않는다. 즉 金氣가 전혀 보이지 않는다는 이야기가 된다.

그래서 食傷을 용신으로 할 경우에는 財星이 절대로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하게 되는데, 이러한 경우에는 참으로 재성의 원조가 아쉬운 마음이다. 용신이 비록 월령을 얻어서 강하다고는 하지만, 이 병화의 입장에서는 설기가 되지 않으므로 용신치고는 매우 답답한 용신이 되는 것이다. 즉 용신이 깨어진 상황이기 때문에, 등급으로 본다면 9급은 되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왜냐면 비록 월령을 얻었다고는 하지만, 당령은 淸明후 10일 만에 태어났기 때문에 癸水가 당령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 계수는 목의 입장에서는 대단히 반가운 글자이지만, 토의 입장에서는 과히 원치 않는 글자가 된다는 점도 아쉽다.

한편 생각해보면 이 계수로 인해서 건조한 무토가 화기를 설할 수 있는 조건도 되지 않겠느냐는 생각을 해보는데, 이것도 틀린 생각은 아니겠지만, 옆에 甲寅이라고 하는 기둥이 버티고 있는 상황에서는 이것도 어색한 상황이 될 뿐이라고 봐야하겠다. 그래서 破格으로 보게 되는데, 파격이라고 하는 말은 용신이 맛이 갔다는 의미도 된다. 격이 깨어진 것은 목으로 인해서라고 판단되는데, 그렇다면 이 목을 제거시키는 금이 있으면 파격에서 뭔가 구제의 손길을 기대 해 볼만하다는 생각을 할 수 있겠다. 그러나 사주에는 금이 없기 때문에 등급만 자꾸 떨어지는 것이다.


用神은 戊土. 喜神은 金. 忌神은 甲木. 仇神은 火. 閑神은 水.


이렇게 喜用忌仇閑을 분류해본다. 그리고 이 것은 원국에서의 결론이라는 점도 알아둬야 하는데, 운에서 들어올 경우에는 또 다른 결과가 발생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흔히 용신이 토라고 했을 경우에는 운에서 토의 그림자만 보여도 운수대통이라고 하게 되는데, 이것은 자칫 경솔한 판단을 하게 되는 이유가 되기도 하므로 심사숙고를 해야 한다. 그럼 구체적으로 이 사주의 상황을 가지고 대운을 상상해보도록 하자.

用神이 土가 되므로 戊己辰戌丑未는 모두 좋은 것으로 볼 수가 있겠다. 그러나 분석을 해보면 戊土는 설기가 부족하고, 戌土는 火庫로써 조열하여 오히려 기신이라고 할 수도 있겠다. 己土는 반갑지만, 원국에 甲木과 합을 하느라고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할까 두렵고, 甲己合이면 토가 되는데 무슨 걱정을 하느냐고 한다면, 合이 발생하면 반드시 化를 해야 비로소 토를 생각하게 된다. 그리고 이것은 언제든지 항상 중요한 문제이므로 합이 있으면 무조건 化로 보지 말고, 상황을 살펴서 결정을 해야 한다는 것을 절대로 잊으면 않된다.

그러니까 이 사주에서의 甲己合은 합만 발생시키고 화는 하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리게 되는데, 그렇게 될 경우, 비록 己土가 용신이라고 하더라도, 실제로는 화기운을 설하는 것이 아니라, 갑목과 합되어서 병화의 생각을 고려하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리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것은 원국에서 甲木이 확실한 뿌리를 가지고 버티고 있는 상황에서 비롯되는 결과이다. 그래서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보는 것이다. 물론 해로울 것은 없다. 다만 운수대통이라고 해봐야 실제로는 그냥 약간 좋은 정도로 그치게 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점을 명확하게 관찰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자칫 “己土 운이 좋다고 해봐야 좋을 것도 없더구만요~” 라는 말을 듣게 될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이다.

다시 地支에 토를 살펴보면 술토는 이미 못쓰는 것이고, 미토가 들어올 경우에는 燥土라서 화기를 설하는 성분이 부족하고, 丑土가 들어오면 좋을 것이다. 진토의 경우에도 좋다고 봐야 하겠다. 그렇다면 이 사주에서의 용신은 지지로 들어오는 축진토만이 겨우 기대를 해 볼만 한 운이 되는 것이다. 그 나머지의 토운은 별로라고 보는 것이 타당하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같은 토운이라고 해도 그 대입되는 과정에서 원국의 상황을 고려해 본다면 틀림없이 福의 輕重이 드러날 수밖에 없는 것인데, 이러한 점을 살피지 않고서는 올바른 운세를 살핀다고 볼 수가 없는 것이다. 대단히 주의를 해야 할 것으로 본다.


다음으로 기신이라고 판단이 된 목을 살펴볼 적에, 천간으로 들어오는 목은 모두 흉하다. 용신이 천간에 있기 때문에 어떻게든지 목을 만나는 것은 흉하게 되는 것이다. 지지로 올 경우에는 寅木의 경우에는 火局이 되므로 열기운을 더욱 강하게 만든다. 卯木은 화국까지는 아니라고 하더라도 辰土를 극함으로써 잠정적으로 무토를 약화시켜버리는 결과가 된다. 그래서 어떤 경우라고 하더라도 목을 만나는 것은 해롭다는 결론을 내게 된다.

그렇다면 閑神에 해당하는 水를 만나면 어떨까 도 생각해보자. 천간의 壬水는 목을 생하게 되므로 나쁘고, 癸水는 戊土와 합을 하므로 또한 나쁘다. 용신이 합되면 자신의 일을 보지 않고 직무유기에 빠지는 결과가 되기 때문이다. 化해도 흉하고 하지 않아도 흉하다. 화하면 불이 되고, 화하지 않으면 용신의 업무를 돌보지 않기 때문이다. 그리고 계수도 또한 목을 생하는 의미도 포함이 된다. 그래서 천간으로 들어오는 水는 한신이 아니라 기신이라고 봐도 될 지경이 된다.

다음은 지지로 들어오는 수를 생각해보자. 亥水는 열기를 식켜주는 성분이므로 도움이 된다고 볼 수도 있다. 그리고 목을 생해 주므로 해롭게 된다는 말도 하게 된다. 이렇게 되면 그야말로 명실공히 한신이다. 다음 子水가 들어오면 원국의 오화를 극하게 되는데, 옆에 있는 辰土와 합도 하게 된다. 그리고 寅木도 생해주는 경우가 복합적으로 발생하므로 대단히 어지럽다. 그래도 결과적으로 봐서는 크게 나쁘지 않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데, 조열한 사주에서 습기를 공급한다는 의미가 중요하게 드러나기 때문이다. 그래도 상당히 도움이 되는 것으로는 볼 수 없는 상태이다. 글자 그대로 한신으로 보는 것이 무난할 것이다.


항상 하나의 사주를 살필 적에는 이러한 주변의 상황들을 모두 파악해야 비로소 올바른 판단을 하게 된다. 서둘러서 간단하게 볼 수도 있겠지만, 구체적으로 연구하고 공부를 할 적에는 이렇게 일일이 세세하게 대입을 시켜봐야 비로소 올바른 결론을 내릴 수 있다는 것을 잊으면 안되겠다. 이상이 원국의 상황을 상세하게 살피는 요령이라고 보면 된다. 어느 사주를 보던지 이러한 상황에 의거해서 관찰을 하시기 바란다. 처음에는 다소 복잡하게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점차로 자연스럽게 되고, 나중에는 이렇게 살피는 것이 당연하게 된다. 여기에서 나름대로 등급을 분류하는 기준을 말씀드리겠다. 그리고 기준은 이렇지만, 실제로 상황에 의해서 대입이 될 적에는 훨씬 복잡한 사주로 인해서 다른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는 것을 미리 말씀드리고 시작한다. 즉 고정된 것이 아니라는 이야기이다.


<上格>


1급. 월지에 용신이 있고, 흐름이 좋은 경우.

2급. 용신이 월지에 있으면서 有情한 경우

3급. 용신이 월지에 밀착되어 있고, 有力한 경우


이상의 상격은 결함이 없고, 흐름이 원만하게 되면 성립하는 형상이다. 그러나 실제로는 만나기가 극히 어렵고, 교과서에만 존재를 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나름대로 1, 2, 3급으로 구분을 해보기는 했지만, 구태여 분류를 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실제로 좋은 사주라고 하는 것은 어떤 것인지 한번 살펴보도록 하는 것도 좋겠다. 다음에 보여드릴 사주는 모두 적천수징의에서 나타나는 上格에 속하는 사주들이다. 구체적인 설명은 생략하겠거니와, 일단 어떻게 생기면 상격에 속하는지를 음미해보시면 좋겠다. 특히 흐름이 어떻게 생겼는지를 관찰해보시면 뭔가 고개를 끄덕일 내용이 보일 것도 같다.









時 日 月 年

己 丁 甲 壬

酉 亥 辰 寅




時 日 月 年

乙 癸 庚 戊

卯 亥 申 戌




時 日 月 年

辛 己 丙 甲

未 巳 寅 子



<中格>


4급. 용신이 日干 가까이 있으면서 유정하고 기신이 없는 경우

5급. 용신이 日干 가까이 있으면서 통근을 하고 있는 경우

6급. 용신이 日干 가까이 있으면서 유력(有力)한 경우


이상의 중격은 운이 좋으면 상격으로 진입도 가능하고, 운이 불량하면 하격으로 떨어지기도 한다. 일반적으로 자신의 영역을 개척하고 나름대로의 삶을 꾸려나가는 사람들의 사주에서 자주 발견된다.


<下格>


7급. 용신은 좋으나 전반적으로 사주에 기신이 있는 경우

8급. 용신은 있으나 용신이 힘을 발휘하지 못하는 경우

9급. 용신이 깨어진 경우

10급. 용신이 암장된 경우(등외)


10급은 등외라고 정했다. 암장된 용신도 하나 없다면, 이것은 대단히 불량한 상황이라고 봐야 하겠기 때문이다. 下格은 가장 많이 접할 수 있는 사주들이고, 또 흔하다. 보통 지지고 볶으면서 살고 있는 우리네 삶은 이 하격에 속할 것이다.


이렇게 정해놓고 생각을 해보고 있다. 경우의 예가 다소 불분명한 감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앞으로 사주를 풀어가면서 실제로 구체적인 예를 보게 되면 납득이 될 것이므로 우선 이 정도로 해둔다. 이 사주가 9급이 되는 경우를 살펴보면 될 것이다. 용신은 있지만, 전반적으로 사주가 조열하고 탁한 것이 감점의 요인이 되는 것으로 생각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