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원기행⑥] 금강산선

작성일
2020-01-16 06:32
조회
783

[철원기행⑥] 금강산선(金剛山線)


(여행일: 2020-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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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마고지전적지에서 백마고지역은 지척이다. 그래서 필히 가봐야 할 곳이기도 하다. 최신식의 디자인으로 꾸며진 백마고지역이 나그네를 맞아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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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차시간표가 썰렁하게 붙어있다. 그리고 그 옆에 붙어있는 A4용지 한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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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전에 허가 없이 사진을 찍지 말란다. 왜? 뭣땜에? 열차를 찍으면 안 될 이유는 뭣이고 역사를 찍으면 안 될 이유는 또 뭐지?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지? 이유와 경위야 어떻든 간에 사진을 찍지 말라는데 뭐 할 말은 없다. 그래서 내부의 사진은 못 찍었다. 신탄리역장의 경고문을 보고서야 찍을 마음이 생기지 않아서였다. 그리고 막상 안에 들어가 보니까 열차는 운행중단이 되어 있었고, 선로의 출입문은 쇠사슬로 감겨있었고, 그 앞은 쇼파가 가로막고 있었다. 한동안 사용을 할 마음이 없다는 것을 짐작케 하는 모습이었다는 것만 글로 전한다.

사진이 없다고 해서 이야기를 못할 것도 없다. 낭월의 마음은 이미 기차를 타고 금강산 여행길로 향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하 모든 자료는 인터넷에서 구한 것임을 묶어서 밝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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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마고지역은 원래 철원역이었네. 서울의 용산역을 출발해서 의정부, 동두천을 거쳐서 철원역까지는 선로가 살아있다. 다음의 역이 월정리역인데 폐역이다. 그러니까 철원역이자 백마고지역인 이곳이 마지막이라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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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원산까지 철길이 살아나면 다시 활기를 띠게 될 월정리역사이다. 그리고 이 선로는 경원선(京原線)이다. 서울에서 원산까지 가는 223.7km의 구간을 말하고, 1914년에 개통했다고 하는데 단계적으로 개통해서 기록이 일치하지는 않는 것도 보인다. 대략 그 무렵인 것으로 짐작하는데는 무리가 없을 것으로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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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월은 경원선의 지선에 해당하는 금강산선이 더 궁금하다. 철원에서 내금강까지 이어주는 선로이다. 물론 지금은 모두 사라져서 없는 선로이기도 하다. 국도 43번으로 금강산을 가는 것이 더 빠를 수도 있을 것이지만 그게 또 열차라고 하면 느낌이 다르잖느냔 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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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원역(백마고지역)에서 동철원, 동송을 거쳐서 정연으로 이어진다. 정연역은 정연리에 있겠지? 어제 이정표에서 정연리를 본 것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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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려, 금강산로와 정연리였구나. 어제 그 검문소에서 계속 가면 되는 것이었던 모양이다. 이너저나 지금은 가볼 수가 없으니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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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체적으로 금강산선을 되살려 보려고 궁리들을 많이 하는 모양이다. 동해선은 강릉에서부터 금강산으로 오르고, 금강산선은 철원에서부터 내금강으로 오르는 구조이다. 지금은 철원에서 바라보고 있으니 금강산선에 관심을 가져보는 것으로 충분하지 싶다. 실은 금강산선에 대한 자료를 찾아봤다고 해야 더 맞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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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원선 전체 역사의 표시를 보니까 백마고지역에서 월정리역 사이에 철원역이 또 있는 모양이군. 그러니까 백마고지를 철원역이라고 하는 것이 틀린 정보일 수도 있겠다. 하긴 금강산선의 분기점이니까 철원역이 될 수도 있겠다.

1941년

한때는 열심히도 챙겨서 바랑에 넣고 다녔던 열차시각표였는데... 이 열차시각표는 1941년도 판이란다. 당시에는 금강산전철이 운행했었다는 이야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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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금강에서 철원까지의 상행선이다. 엉? 하행선이라야 하는 거 아녀? 지도를 봐서는 철원이 남쪽인데 말이지? 예전에는 이러한 표시가 이해되지 않았던 적도 있었다. 그런데 올라가는 최상층이 왕궁이었다는 것을 이해하고 나서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니까 상하선은 지도를 기준하는 것이 아니고 행정수도를 기준하는 것이었다는 말이다. 서울로 향하면 모두가 상행이고, 서울을 등지면 모두가 하행인 것이다. 내금강에서 06시에 출발한 열차는 단발령, 금성, 김화 등을 거쳐서 철원역에는 10시 21분에 도착한다는 말이구나. 글자가 뭉개져서 옆의 시간표를 보고 3분차이를 컨닝했다. ㅎㅎㅎ

장장 네 시간이 걸리는 여정이로구나. 경치는 얼마나 좋을지.... 상상만으로도 절반은 열차를 타고 있는 기분이다. 화차가 아니고 전기차였다는 것도 새롭게 알았다. 당시의 가격으로 서울에서 내금강까지의 차비는 6원 90전, 쌀 한 가마니를 살 수 있는 가격이었더란다.

지금의 쌀 기준으로 하면 안 된다. 그 가격이면 웬만한 서민들은 꿈도 꾸지 못할 비용이었으니깐. 1940년도 무렵에는 상머슴이 벼 3~4섬을 받았다고 한다. 1섬은 2가마니의 분량이다. 그리고 2가마니를 정미하면 쌀 1가마가 나온다. 물론 대략이다. 그러니까 상머슴으로 쳐서 2~3개월 월급에 맞먹는다는 이야기도 되는 셈이군. 이것이 당시의 금전가치이다. 요즘 기준으로 한다면 월급 200만원으로 잡는다고 치고, 3개월치면 600만원이다. 그러니까 대략 500만원짜리 전기열차를 타고 금강산을 찾아가는 사람들의 기분을 떠올려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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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산선의 역이다. 앞의 열차시각표에서 한자로 잘 보이지도 않는 이름들이 잘 보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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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금강에서 동해의 제진으로 철로를 연결하면 동서를 잇는 멋진 관광열차가 되겠다. 환상적이군. 어쩌다가 철로에 꽂혀서는 이렇게 이뤄지지 못할 가능성도 많은 꿈을 꾸면서 역사의 편린을 탐색하고 있는 낭월이다. 까이꺼 이뤄지지 않으면 또 워뗘. 버스를 타면 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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덩구 환상적인 선로는 원산에서 핫산으로 이어지는 길이 보여서이다. 이렇게 되면 그대로 시베리아 횡단열차를 타고 유라시아를 달려서 파리에 도착하게 된다는 이야기잖아? 언제가 될지는 모르지만 꿔볼만 한 꿈이잖여? 왜 안 이뤄질 것이라고 생각해? 다 잘 될 거야. 아무렴 그래야 하고 말고.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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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산의 두만강 철교는 이미 봤었다. 2017년도에 백두산에 갔다가 훈춘을 갔을 적에 봤던 사진이 있어서 증명을 할 수가 있다. ㅎㅎ 그러니까 철원에서 선로가 이어지면 저 철도를 타고서 러시아로 들어갈 수가 있따는 말이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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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구먼..... 아주~ 좋아.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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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연리에 있다는 끊어진 철길이다. 선로는 일본에서 다 뜯어가고 철교만 남았더라는데 이번 여행에서는 역시 못 갔다. 돼지열병.... ㅋㅋㅋ, 아니 ㅠㅠ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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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산선을 훑던 어느 열차애호가가 구글지도에서 찾아낸 장면이다. 이렇게 생긴 구간을 '스위치백'이라고 한다는 것도 알았다. 금강산선의 지형이 너무 가파른 탓에 높이의 차이가 커서 그대로 철로를 설치할 수가 없는 경우에 이러한 방법을 사용한다. 이미 영동선 열차를 타봐서 안다. 영주역에서 강릉역까지 열차를 이용하면 도중에 이렇게 갑자기 열차가 뒤로 갔다가 다시 앞으로 가는 구간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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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폐역이라네.... 그리고 새로운 철길을 깔은 모양이네..... 터널을 뚫었다는 이야기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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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한정역(羅漢亭驛)은
강원도 삼척시 도계읍에 위치한 영동선의 철도역이었다.
이 역과 흥전역 사이는 스위치백 구간이었다.
2012년 6월 27일 솔안터널 개통으로 선로가 이설되어 폐역되었다.
지금은 (주)하이원추추파크에 인수되어
추추파크 스위치백트레인이 운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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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에 폐선이 되었구나. 몰랐네.... 하긴 기차를 탈 일이 거의 없으니깐. 그래도 어딘가에 흔적이 있을거야... 라고 생각하는 것은 믿는 구석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2012년 이전에 발행된 지도책에는 나와있을 것이라는 이야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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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동선을 영주에서 타고 북향하면 흥전역에서 스위치백을 해서 나한정역으로 간 다음에 다시 앞으로 주행하게 되는 여정이 영동선의 별다른 체험이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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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시절.... 20대 초반의 시절이었다. '일사이숙불가운동(一寺二宿不可運動)'을 하던 시절이었다. 갈 곳은 많고 볼 것도 많은데 한 절에서 두 밤이나 자면서 돌아다닐 수가 없어서 나름대로 만들어 놓은 여행계획표였다. 어디로 간다는 것은 없어도 내일도 이 절에서 잔다는 일은 있을 수가 없었다. 그렇게 돌아다닌 것을 구글지도에 담았더라면.... 그것도 재미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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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동선의 또 다른 명물이다. 열차선로가 산을 한바퀴 도는 것인데 이것은 아직도 유효한 모양이다. 지도에 2007년 개통이라는 말은 아마도 다시 만들었다는 뜻인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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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양의 죽령터널과 함께 현재 운행하는 또아리터널은 두 군데이다. 영어로는 루프식철도라고 하는 모양이다. 스위치백, 루프식 모두 철로이기 때문에 존재하게 되는 형태이다. 그 시절이 가끔은 그립기도 하다. 아무리 오늘만을 살고 있는 낭월이지만 그 시절의 추억조각조차 모두 사라지는 것은 아닌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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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굳게 잠긴 백마고지역을 통해서 금강산과 영동선과 러시아까지 한바퀴 돌아본다. 말하자면, 사진기행의 곁다리인 셈이다. 이러한 것도 여행기이다. 추억여행이라고나 할까.... 그래서 다시 떠올려 보는 그 풍경에 잠겨서 비둘기호에 앉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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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장이 콕 찝어 주던 그 열차표를 설레는 맘으로 받아 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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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리가 있으면 앉았지만,
대부분은 항상 서야만 했던....
더구나 젊은 스님이 노인을 세워놓을 수도 엄꼬....
그 시절의 여행이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