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57] 점기(占機)가 동(動)했을까? 안 동(不動)했을까?

작성일
2014-12-17 06:20
조회
4164

[657] 점기(占機)점기가 동(動)했을까? 안 동(不動)했을까?


 

안녕하세요. 낭월입니다. 날씨가 눈보라를 만들어냅니다. 겨울의 맛에 짜릿찌릿하네요. 날이 밝으면 또 눈을 치워야 할 생각에... 흐흐~ 새벽에 잠이 깨어서 차 한 잔 마십니다. 그리고 또 궁리의 심연으로 빠져들어가다가 이렇게 한 생각을 붙잡아 놓으려고 새글쓰기를 선택했습니다. 영양가가 있을지는 모르지만 그냥 흘려보내기는 아까운 경우도 가끔은 있으니까요.

 

1. 점괘(占卦)는 사진(寫眞)과 같지 않을까?


동영상문답실의 질문을 보다가 문득 느낌이 오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거..... 점괘가 동한 것이 맞어...?"라는 생각이 드는 경우지요. 물론 처음에 오주괘를 공부한 다음에는 한두 번의 신기한 맛을 본 다음에는 급기야 오주괘광신도가 되어버리는 과정이 있습니다. 일이 이렇게 커지고 나면 모든 것에 대해서 점통을 들이대는 과정만 기다리고 있지요.

밥을 먹다가도, TV를 보다가도, 설겆이를 하다가도 항상 점괘가 발생합니다. 그리고는 열심히 적어놓고 또 궁리를 하지요. 이것이 공부하는 과정이라고 봅니다. 뭐든 그렇지만 한바탕 미치지 않으면 도달하지 못하는 법이니까요. 문제는...... 그렇게 궁리를 하다가 도저히 답이 안 나오면 문답실을 찾는다는 것이지요. 그리고는 질문을 떡~하니 올려놓고 기가 막힌(?) 해석이 나오기를 기대하면서 낭월의 회답을 학수고대하기 마련이지요.

그렇게 질문을 한 것들도 꽤 신기한 경우가 많아서 해답이 그럴싸하게 나오기도 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가끔 점괘에 질문사항이 보이지 않는 경우가 발생하기도 한다는 것에 있습니다. 물론 이러한 경우에 점기가 동하지 않았다는 것을 직관적으로 느끼게 되는 것 같습니다. 이유나 설명을 하기 전에 먼저 촉(觸)이 온다고 할까요? 그렇게 되면 해석을 할 맛이 사라지는 것을 느끼기도 합니다.

오늘 아침에 생각한 것이 이것입니다. 「점괘를 사진처럼 생각하면 어떨까?」싶은 것이지요. 그래놓고 곰곰 생각해 보니까 이 방법이 점기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 같기도 하네요. 한 장의 사진을 놓고서 질문을 한다고 생각해 보면 뭔가 쉽게 이해를 할 수가 있을 것 같습니다. 물론 점기가 보이기만 한다면 그대로 설명을 하면 되겠는데 이것이 느낌은 오는데 보이진 않으니 한 마디로 설명하기는 쉽지 않더란 말씀이지요. 하하~

 

2. "이 사진을 좀 봐 주세요."


사진을 봐 달라고 써놓고 보니까 예전에 사진수업을 받으러 다니는 생각이 문득 나네요. 내가 흥이 겨워서 찍었으면 되었지 그걸 다른 사람에게 봐달라고 하는 것은 또 뭔 짓인가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만, 그 당시에는 뭔가 안목이 있는 사람에게 조언을 들으면 자연을 사진적으로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있었던 모양입니다. 그래봐야 결국은 자신의 안목을 벗어나지 못할텐데도 말이지요.

결국은 스스로 자신의 내공을 연마하고 그 눈으로 사물을 바라보면 또 그만큼(아는 만큼)의 모습으로 카메라에 사진이 들어오게 된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요즈음입니다. 그러니 카메라를 둘러메고 눈길을 헤매면서 멋진 풍경을 찾을 마음이 동하지 않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냥 보이는 장면도 이렇게 많은데 또 어딜 가서 무엇을 찍으면 뭘 하겠느냔 생각이 드는 것이지요.

눈 앞에 우주가 펼쳐져 있는데 다시 우주를 찾아서 천문대로 간들 새로운 우주가 보이겠느냐는 생각도 하게 됩니다. 처음에 천문대에서 엄청 큰 망원경으로 눈을 갖다 대었을 적에 느낀 그 기대감은 바로 허물어져버리고, 그냥 이른 새벽에 반짝이는 별을 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만족스러운 것을 비로소 알게 되었으니 반드시 경험을 해야만 깨닫게 되는가 싶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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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아침의 감로사 풍경입니다. 이렇게들 제각기 자신의 재미에 빠져있는 여인들의 모습이라고 하면 되겠습니다. 이렇게 살펴보는 것은 그냥 보이는대로 읽는 것이라고 하겠네요. 이 사진을 오주괘라고 생각해 봅니다. 그러니까 "이 사진을 봐주세요"라고 하면 어떻게 볼 것인지를 생각해 보는 것이지요. 어디 벗님은 어떻게 보이시는지요? 중요한 것은 아무렇게 보이더라도 모두 사진을 본 것이 맞습니다.

괜히 '나는 사진을 볼줄 모르는데....'하는 생각은 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그것은 괜히 사람 기를 죽이느라고 자칭 전문가들이 만들어 놓은 함정일 수도 있으니까요. 그냥 보이는대로 보면 되는 것입니다. 그것이 나의 도가 되는 것이기도 하겠네요. 사진을 보는데 특별한 방법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그냥 저마다 지신의 관점으로 보면 되는 것이지요. 다만 바라는 것이 있다면 그 관점을 다양화한다면 훨씬 많은 정보가 보이는 것은 있을 것이고 그래서 공부하는 것이지요. 다만 내 눈에는 이렇게 보이는데 다른 사람에게 야단을 맞을까봐서 짐짓 볼 줄 모른다고 할 필요까진 없다는 말씀입니다.

 

3. "여자 둘이 있구먼~~!"


맞습니다. 여자 둘이 있습니다. 이렇게 보면 사진을 잘못 본건가요? 아니지요. 아주 잘 보셨습니다. 틀림없이 사진을 정확히 보고 제대로 말씀하신 거네요. 왜 여자 둘이 보였느냐면 원래 사진을 보게 되면 사람의 모습이 제일 먼저 포착된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러한 판단을 하게 되는 것이 수순이라고 할 수가 있겠습니다.

 

癸 壬 辛 丙 甲
卯 辰 酉 子 午


이러한 경우를 오주괘로 생각한다면, '어, 오주괘네'라고 하는 정도라고 보면 되겠습니다. 적어도 오주괘라고 하는 관점은 틀림없으니까요. 잘 보신 것이지요. 누가 잘못 봤다고 하겠느냔 말이지요. 오주괘가 오주괘인줄을 알았으니 말입니다. 물론 오주괘를 보면서 육효괘라고 했다면 그것은 아마도 잘못 봤다고 할 수도 있겠습니다. 사진에 찍힌 시간의 정보를 갖고서 오주괘로 환산했으니 너무 깊은 의미는 둘 필요가 없겠습니다. 그냥 참고예제라고 생각하는 것으로 충분하겠습니다.

 

4. "커피를 마시려고 하나 보네?" 


예, 잘 보셨습니다. 커피잔이 탁자 위에 있는 것을 보셨네요. 앞에서 두 여자가 있다고 한 것보다 한 수 위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하하~

왜 "마셨다"고 하지 않고 "마시려고 한다"는 생각을 하셨을까요? 그것은 오른쪽 앞에 커피의 거름종이가 있고 잔은 너무 깨끗하기 때문이겠지요? 상당하십니다. 그렇게 상황을 보는 것이 오주괘를 앞에 놓고서 둘러보는 정도라고 할 수가 있겠습니다. 물론 마시고 남은 커피라고 생각을 할 수도 있지만 예리한 통찰력이 있어서 유리병 안에 있는 커피의 주변에 거품이 있는 것까지 살핀 것입니다. "겨울인개벼"라는 생각도 하셨나요? 그렇다면 여인들이 잎고 있는 옷을 살펴보셨군요. 마주 보는 여인의 목도리와 옷을 보니 동절기에 입음직한 옷이라는 것을 살펴본 것이지요?

"오주괘네"라고 한 관점에서 조금 더 실력이 붙으면 점괘를 둘러보게 됩니다. "음... 겨울이구먼."예 맞습니다. 자(子)월이네요. "일간은 신금(辛金)이고...."틀림 없지요. 이렇게 기본적인 상황을 둘러보는 과정과 커피를 마시려고 한다는 것에 대해서 서로 공감이 된다면 공부는 잘 되어가고 있는 것으로 봐도 되겠습니다. 처음부터 너무 대단한 것을 찾아내려고 할 것은 없습니다. 또 그렇게 한다고 해서 보이는 것도 아니라고 해야 더 정답일 수도 있겠습니다. 세상만사는 자신의 눈높이 만큼만 보인다는 것은 만고의 진리가 아닌가 싶습니다.

 

5. "원목으로 된 탁자와 의자로구먼, 책도 많이 보이고..."


점점 주변의 상황을 살펴보고 있습니다. 자꾸 뜯어보면 또 뭔가가 보이기 마련이지요. 녹색의 쇼파도 보이고 책장도 눈에 들어옵니다. 살펴보다가 보면 나중에는 그냥 보일 수도 있겠습니다. 흔히들 말하지요. "사주보러 철학원에 간다"고 말이지요. 그러니까 운명상담을 하는 선생은 사주를 보는 정도의 안목이 있어야 한다는 말이기도 한가요? 하하~

처음부터 모든 것이 다 보이진 않습니다. 참 묘하지요. 이것은 장기판을 보면 알 수가 있지요. 대국자들은 안 보이는데 관객의 눈에는 잘 보이는 것을 보면 말이지요. 그래서 뺨을 맞아가면서도 훈수를 두게 되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훈수꾼도 실력이 되어야 보이는 것이지요. 생짜배기는 여전히 깜깜절벽일 뿐이겠네요.

점괘도 마찬가지입니다. 해석하는 말을 들으면 신통방통해서 어떻게 하면 그렇게 해석을 할 수가 있느냐는 질문을 퍼부어 대지만 아무리 알려줘도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은 사주공부가 부족한 사람에게 청탁에 대해서 말을 해 준다고 해서 그것을 알게 되는 것은 아닌 것과 같다고 하겠습니다. 보이는대로 설명하는 것은 쉽지만 느낌을 전달한다는 것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거든요. 아마도 이해하실 겁니다. "내맘알지?"라고 하고 넘어가고 싶은 마음이 무슨 의미인지를 말이지요. 하하~

자월의 신금이 유에 앉아서 월간에 병과 합되고 시간의 임수를 끼고 있다는 것을 읽습니다. 분간에는 다시 계수가 있고 시지에는 진토가 있으며 분지에는 묘목이 있다는 것도 살피지요. 그리고 책장까지 보였다는 것은 연주에 갑오가 있다는 것이 눈에 들어온 것이라고 하겠습니다. 물론 이렇게 살핀다고 해서 해석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만 그래도 살피지도 못하는 사람에 비한다면 상당하다고 하겠습니다.

공부를 하시는 벗님들이 자신의 실력에 대해서 불신하는 경우를 많이 봅니다만 너무 눈높이를 높게 잡아서 일어나는 오류가 아닌가 싶습니다. 그냥 자신이 보이는 것도 존중하면 좋겠는데 너무 많은 것을 보려고 하니까 자신의 눈이 나쁘다고만 하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누굴 원망하고 무엇을 탓하는 사람은 아직 갈 길이 멀다고 해도 되지 않을까 싶은 생각도 가끔 해 봅니다. 그리고 여기까지를 초급의 관점이라고 할 수도 있겠네요. 적어도 입문자는 아니라는 것이지요. 한 단계에 도달했다는 말이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아직은 갈 길이 조금 멀다고 할 수밖에 없겠습니다. 하하~

 

6. "근데... 한 사람 더 있는 거 아녀?"


그렇습니다. 이제 뭔가 느낌이 왔다고 보면 되겠습니다. 잔은 셋인데 사람이 둘이라면 분명히 한 사람이 더 있을 가능성을 생각할 수가 있는 것이니까요. "난 처음부터 그걸 알았다니깐~!"하실 벗님들이 많으시겠네요. 그래도 인내심을 기르시기 바랍니다. 왜냐하면 아무리 다음 이야기를 듣고 싶어도 이야기는 순서가 있고 낭월은 아직도 어둠 속을 방황하고 계시는 초급의 독자들을 항상 먼저 생각하거든요. 그러니 마음이 급해도 그냥 휘리릭~ 넘어가지 마시고 차근차근 읽어가십시다.

처음엔 두 사람인 줄 알았는데 가만히 살펴보니까 한 사람이 더 있을 수도 있겠단 생각이 드는 것은 관찰력입니다. 그리고 그 한 사람은 커피를 만들고 있었겠다는 생각도 할 수가 있겠군요. 왜냐하면 두 여인은 커피를 만드는 것에 대해서는 전혀 관심이 없다는 것을 읽을 수가 있으니까 말이지요. 그렇다면 누군가 커피를 만들고 있다는 것이고 그 사람이 아마도 사진을 찍은 사람이겠다는 생각을 하는 것은 추론(推論)이지요. 미뤄서 짐작하는 것이려니 합니다. 사주를 풀이하는 것을 추명(推命)이라고 하는 것도 같은 이치입니다. 사주를 미뤄서 길흉을 짐작하는 것이지요. 마참가지로 탁자의 분위기를 살펴서 보이지 않는 사람도 읽을 수가 있는 것이라고 보면 되겠습니다.

다시 점괘를 살펴봅니다. 일간이 정관합을 만났다는 것도 보이고 정관이 가장 싫어하는 상관이 시간에 튀어 나왔다는 것도 알 수가 있습니다. 그리고 정관이 무력하다는 것과 상관이 강하다는 것도 보인다면 추점(推占)의 안목이 상당하다고 할 수가 있는 것이겠습니다. 앞에서는 오행으로 이야기하다가 여기에서는 십성으로 살핀다는 것에 대해서도 유념해 주시면 좋을 것입니다. 이제는 눈에 보이는 간지를 논하는 것이 아니라 그 간지가 위치하고 있는 십성 즉 조짐을 살피고 있다는 것을 눈치채셨다면 이미 공부는 많이 하신 것으로 봐도 되겠습니다. 그야말로 중급자이십니다.

 

7. "근데, 뭘 봐 달라는 겨?"


그렇지요. 사진을 봐 달라고 했는데 다 봤습니다. 그렇다면 뭘 봐달라고 했는지를 물어야 할 때가 되었네요. 물론 인물들이 얼마나 예쁜지를 묻고 싶었을 수도 있고, 초점이나 구도를 봐달라고 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렇지만 한 장의 사진이 갖고있는 이야기는 무궁무진하지요? 그러니 무엇을 봐 달라고 한 것인지를 묻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하겠습니다.

점괘도 마찬가지입니다. 점을 보러 온 사람에게 무엇을 보고 싶은지를 물어봐야지 무턱대고 "이걸 보려고 왔잖아~!"라고 할 수는 없는 일이니 말이지요. 물론 초신급(超神級)의 점술가는 그렇게 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다만 낭월의 상식에는 논외로 합니다. 그것은 학문을 통해서 도달하는 것과는 또다른 길이라고 보기 때문입니다. 그러니까 길이 다르다는 말이지요. 학문의 길에서 바라보는 것은 그야말로 남의 떡만 보이는 것이나 같다고 하겠습니다.

사주를 적어서 보여주는 제자에게 반드시 물어야 합니다. "뭐가 궁금하신지요?"그렇게 하는 것이 순서가 될 것입니다. 물론 제자가 "뭐가 보이세요?"라고 한다면 농담따먹기 하지는 이야기이니 그냥 횡설수설하면 되겠습니다. 다만, "조후는 고려해야 할 사안인지요?"라고 묻는다면 그 질문의 의미를 통해서 무엇을 알고자 하며, 무엇을 모르고 있는지에 대해서 파악을 하게 되고 비로소 그에 합당한 답변을 준비 할 수가 있는 것입니다.

 

8. "뭐든 물어봐~!"


이제 다 되어 갑니다. 질문을 받아서 답을 해 주면 끝이니까 말이지요. 그래서 뭘 알고 싶은지가 반드시 필요하고 그것이 나오기만 하면 답을 하는 것이야 그야말로 '식은 죽먹기'라고 할 수가 있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이미 다 관찰을 했기 때문에 그대로 답을 주기만 하면 되니까 전혀 어려울 것이 없다고 하겠습니다.

질문: 두 사람 중에 누가 더 나이를 먹었을까요?
답변: 등을 돌리고 있는 사람이 더 먹어 보이는 구먼.

그건 어떻게 알 수가 있나요. 두 사람의 얼굴을 나란히 놓고 비교해 보는 것도 아닌데 말이지요. 그러니까 관찰을 잘 해야 한다고 하지요. 머리 스타일만 봐도 차이가 나고 입고 있는 의상을 봐도 판단하는데 큰 어려움이 없겠습니다.

질문: 나이든 여성이 입은 옷은 무슨 색이지요?
답변: 떼익~~!!!

그러니까요. 질문도 잘 해야지 칭찬을 듣지요. 이렇게 너도 알고 나도 아는 것을 물으면 혼나기 십상입니다. 그것은 결국 떠보는 것에 불과하기 때문이지요. 그런 질문을 하는 것은 서로에게 시간적인 낭비만 발생할 뿐이니 혼나게 되는 것이라고 하겠습니다.

질문: 젊은 여성은 뭘 하고 있을까요?
답변: 카톡~!

그것을 어떻게 아느냐고 물으면 표정을 보라고 해야지요. 아마도 반가운 사람이 뭔가 재미있는 글을 보낸 모양이네요. 저러한 표정은 단순히 게시물을 읽으면서 나올 수가 있는 것은 아니라고 봐야 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질문: 젊은 여성은 어젯밤에 잘 잤을까요?
답변: 당연~~!!
질문: 사진에서 어젯밤 사정까지도 나오나요? 
답변: 왜냐하면, 오늘의 모습은 어제에서 온 것이니깐!
질문: 잘 잤다는 것은 어떻게 알 수가 있나요?
답변: 그냥 느낌이니 그것을 말로 하긴 어렵구먼.....

그렇습니다. 질문만 제대로 한다면 답변은 다양한 형태로 얻을 수가 있다고 하겠습니다. 그리고 점괘에 느낌도 반영된다는 것을 아는 벗님도 많으시리라고 생각합니다. 문제는 그러한 것을 일일이 가로세로 몇센티인지를 물어대는 독자가 머리아플 뿐이지요. 하하~

질문: 젊은 여성은 직장이 있을까요?
답변: 물으나 마나 당연히 있지.
질문: 뭘 보고서 단정하실 수가 있나요?
답변: 그럼 일이 없는 사람으로 보여?
질문: 잘 보이지 않습니다만....
답변: 실업자의 느낌이 나는지를 보면 되지 않겠어?
질문: 그런 느낌을 어떻게 보지요?
답변: 저 표정을 보면서도 모른다면 더 공부햐~~
질문: 지금 공부를 하고 있는데 또 무슨 공부를 더 하라시는지....?
답변: 아, 실업자의 표정이나 느낌이 어떨지를 공부하란 말이여.
질문: 그것을 어떻게 공부하지요?
답변: 나 참, 스스로 실업자가 되어보던가... ㅋㅋㅋ

그렇습니다. 점괘를 보면서 이렇게 약간의 힌트만으로도 상당한 정보를 얻을 수가 있는 것입니다. 직장에 대해서 물어본다면, 마음이 직장으로부터 떠있다고 할 수가 있을 것이고, 직장을 옮기고 싶으냐고 물으면 직장을 옮기는 것이 아니라 때려치우고 사업을 하고 싶겠다고 말을 할 수가 있겠습니다. 남편에 대해서 물으면 남편이 힘들어한다고 해주고, 어떻게 도와주면 좋겠느냐고 하면, 가만 두는 것이 도와주는 것이라고도 하겠네요.

재물이 어떠냐고 물으면, 아무래도 예전만큼은 못 벌겠다고 해주고, 사업을 하면 어떻겠느냐고 하거든 오래도록 버틸 자본이 있으면 몰라도 그렇지 않으면 그냥 꾹꾹 참고 직장이나 다니라고 하게 되겠네요. 이러한 것을 읽을 정도가 되면 고급자라고 할 수가 있겠습니다. 그만하면 누군가와 더불어 이야기를 나누고 궁금한 점에 대해서 해답을 제공할 수가 있을테니 말이지요.

 

9. "그야 나도 모르지~!"


보이는 것은 말을 해 줄 수가 있습니다만 보이지 않는 것이야 어떻게 말을 하겠어요. 그래서 안 보이는 것은 안 보인다고 하는 수밖에 없는 것이지요. 질문을 한다고 해서 모두 답을 해야 하는 압박은 받을 필요가 없다고 보면 마음이 훨씬 가벼울 것입니다. 그러니까 '안 보이는 것'과 '못 보는 것'은 사촌지간이니 거의 같다고 봐도 될 것입니다. 안 보여도 볼 수가 없는 것이지만 못 보는 것도 같은 결과라고  할 수가 있겠네요.

질문: 저 커피의 원산지는 어디일까요?
답변: 그걸 어떻게 아누~
질문: 뭐든 물어보라메요~~!!
답변: 뭐든 물어보라고 했지 모두 답을 얻을 거라는 말은 안 했따~~!!
질문: 모르면 모른다고 하면 그뿐인가요?
답변: 당연하지. 그럼 모르는 것도 안다고 하렴?
질문: 그래도 체면이 있으시잖아요?
답변: 체면은 잊은지 오래라네. 헐~

혹 체면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면 이렇게 답을 할 수는 있겠습니다.

질문: 이 커피의 원산지도 알 수 있을까요?
답변: 당연하지~! 내가 모르는 것은 없으니깐!
질문: 그럼 알려주세요. 어디 산인가요?
답변: 네팔~!
질문: 아, 그렇군요. 어떻게 네팔산인것을 알지요?
답변: 딱 보면 나와. 색이 벌써 다르잖여~
질문: 네..... 대단하십니다.

답이야 아무 것이나 던지려고 한다면 뭔 말인들 못하겠어요. 그렇지만 그 다음의 다가올 훨씬 더 많은 복잡한 문제에 휘말리지 않으려면 이 시점에서 잘 생각해야 할 것이라는 생각은 한 번쯤 해 봐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오주괘도 마찬가지입니다. 이 점괘를 놓고서 '이 사람은 어디가 아플까요?'라고 묻는다면 당연히 그것은 알 수가 없는 것이니 모른다고 하는 것이 정답이라고 하겠습니다. 혹 모르지요. 오주괘를 오운육기로 돌리거나 오장육부론을 대입해서 풀이를 하려고 들 수도 있겠네요.

겨울 신금이니 해소기침이 있겠고 그것은 정관합이 된 것으로 봐서 오래 된 만성병이고, 자오충이 있으니 자궁이나 심장에 손상이 있으니 과거에 수술을 했을 수도 있을 것이며, 토가 허약한 것을 보면 소화기도 무력하니 위하수에 목극토도 있으니 궤양까지 있다고 해석을 할 수도 있으려나요...?

이런 실험을 하시거나 말거나 각자 알아서 하시라고 합니다만 실은 이런 해석은 하지 않는 것이 좋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네요. 그렇잖아도 건강공포증이 지구를 휨쓸고 있는 상황에서 누굴 위한 해석인지는 다시 생각해 봐야 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의사들이 항의하시기 전에 월권은 하지 않는 것이 옳다고 보는 관점이기도 합니다. 부디 자신의 연장이 갖고 있는 용도는 어디까지인지를 빨리 파악하고 그 범위 안에서 사용하도록 해야 하겠습니다. 손오공의 여의봉인 줄로 알고 휘두르다가 무슨 낭패를 당할지 누가 알겠느냔 말이지요. 하하~

 

10. "점기가 동하지 않았으니 다음에~~!!"


사진으로 알 수가 없는 것이 있다면, 오주괘로도 해답이 보이지 않는 경우가 있을 것은 당연하다는 것입니다. 물론 스스로 읽을 줄을 몰라서 놓치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공부가 부족해서라고 보면 됩니다만, 이 사진에서 지금 하늘의 달 모양이 어떨지를 묻는 것에는 묵묵부답이 최선이라고 할 수가 있겠네요. 마찬가지로 점괘에 나타난 것을 해석하는 것이 익숙하다면 어느 순간에는 점괘가 말을 하지 않고 입을 다물어버리는 것도 알 때가 있을 것입니다. 그러한 때를 당하여 비로소 "점괘가 말을 안 하는 구먼"이라고 답을 할 수가 있겠네요.

이러한 것을 읽다가 보면 가끔은 보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기도 하지요. 한 번은 방문자가 오주괘를 공부한 독자라서 자신이 얻은 점괘를 들고 와서 질문을 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그 중에 처음 마음이 동했을 적에 적은 점괘와 나중에 해당하는 상대방이 질문을 했을 적에 적은 점괘를 놓고서 고민하다가 들고 왔다더군요. 어느 것이 맞을지 모르겠다는 이야기지요.

이러한 경우에 필요한 것이 점기를 관하는 것이라고 하겠습니다. 그렇게만 되면 하나는 먼 산을 바라보고 있는 그림인데 다른 하나는 현장을 적시하고 있다는 것을 파악하는데 많은 시간이 필요하진 않을 것입니다. 그리고 어쩌면 그 둘다 해당없는 헛괘(虛卦)일 수도 있고요. 그런데 독자의 진을 빼는 것이 바로 이러한 헛괘거든요. 끙끙대면서 골몰하다가 깨달음을 얻으면 물론 다행입니다만, 자칫하면 머리아파서 공부를 걷어치울까봐요. 하하~ 괜한 걱정일까요?

 

2014년 12월 17일 계룡감로에서 낭월 두손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