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3] 내친 김에 주음부호나 외워?

작성일
2014-08-21 06:10
조회
4708

[643] 내친 김에 주음부호나 외워?


 

안녕하세요. 낭월입니다.

대만 사람인 허이령 교수를 만나고 났더니 대만의 발음기호가 눈에 들어오네요. 실은 금휘에게 미리 외워놓으라고 자료를 찾아주다가 문득 "내친 김에 차라리 내가 외워버릴까??"라는 생각이 슬쩍 들었습니다.

예전에, 아주 오랜 옛날에 대만과 국교가 되어 있을 적에 중국어를 배우겠다는 생각으로 주음을 외웠었지만 하도 오래도록 안 쓰다가 보니까 다 잊어버렸지요. 그게 대략 40년 전에 배웠던 것 같습니다. 당시에는 중국어를 배울 수 있는 교재라고는 유일한 송재록 교수의강의록이었다고 생각됩니다. 글자는 번체로 되어 있고, 녹음테이프랑 같이 구입을 했었던 것 같습니다. 다만 세월과 함께 책은 어디로 갔는지 찾을 수가 없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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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나.... 싶어서 네이버에 검색을 해보니까 인하대학교에서 중국어를 가르치고 계시는가 보네요. 당시의 추억이 새록새록 납니다. 누군가 어느 블로그에다가 낡은 책의 표지를 스캔해서 올렸네요. 책이 저렇게 되도록 읽었다는 것은 중국어에 대해서 이미 달통했다는 의미로 봐도 되지 싶습니다.

이런저런 생각과 기억과 추억이 묻어있는 주음부호입니다. 그런데 중국어를 중국과 수교 이후에 배우다가 보니까 모두 병음으로 공부하게 되었지요. 그래서 주음은 잊어버렸는데 대만에 가서 서점을 뒤적여 보면 항상 주음부호가 노려보는 것이 늘 맘에 걸렸습니다. 겨우 37개의 기호만 익히면 되는데 말이지요. 그래서 내친 김에 이것이나 외워볼까 하고 맘을 일으켰습니다.

기왕 외우기로 맘을 먹었으니 혹 낭월처럼 일할 머리없이 쓸데없는 것을 외우는 것에도 관심이 있으신 벗님이 계실까 하여 이에 대한 소개 말씀을 드리고자 합니다.

1. 병음과 주음을 쓰는 중국어


참고로 중국어를 발음하는 기호는 두 가지가 있습니다. 중국에서 사용하는 것은 한어병음(漢語倂音)이라고 하는 것을 사용하고, 대만에서는 주음부호(註音符號)라고 하는 것을 사용합니다. 결국은 비슷하겠습니다만 병음은 영어알파벳으로표시를 해서 초보자가 얼른 봐도 대략 무슨 의미인지 짐작을 할 수가 있다는 장점이 있는데 주음은 별도로 부호를 배워야 한다는 것이 조금 부담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리고 대만에서만 사용한다는 것도 활용도에서 조금 떨어질 수 있겠다는 점도 단점이라고 하겠습니다.

병음은 중국어로 핀인이라고 합니다. 우리 말로 병음인 거지요. 그래서 보통은 핀인(pinyin)이라고 표기하고 그렇게 말하면 다 알아 듣습니다. 병음은 이렇게 생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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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공을 들여서 만든 문서네요. 한자로 발음을 적어놓은 경우는 흔치 않아서 말이지요. 이렇게 보니까 뭔가 느낌이 팍~ 오는 것 같습니다. 다만 좀 어수선하게 느껴진다면 간단하게 만든 표도 있습니다.

핀인표

뭐가 뭔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 수도 있겠습니다. 그렇지만 중국어학원에 가면 가장 먼저 배워야 할 것이 바로 이 핀인이라고 하겠습니다. 여하튼 오늘은 이것을 소개하는것이 목적은 아니므로 이 정도로 보여드리기로 하겠습니다.

2. 대만에서 사용하는 주음부호


어떻게 생각을 해 보면 좀 번거롭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그리고 생긴 모양을 봐서는 일본어의 가타카나와 닮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요. 그렇지만 그 뿌리를 찾아보면 한자의 구조에서 따왔다는 것을 알 수 있겠습니다. 우선 주음의 기본적인 구조를 살펴봅니다.

注音表-2

이렇게 생긴 부호가 총 37종입니다. 참고로 이 그림은 오른쪽부터 내려쓰기로 순서를 삼았군요. 보통 이것을 불러서 뽀포모포, 혹은 뻐퍼머퍼라고 하네요. 그것은 처음에 있는 네 개의 발음기호를 소리 나는 대로 적어서 그렇다고 보겠습니다. 얼른 보면 가타카나처럼 생겼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요? 그래서 궁금이라면 한 궁금 하는 낭월이 그 부호의 원류를 찾아서 보물창고를 뒤졌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다음과 같은 자료를 찾을 수가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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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음의 원류

문서의 내용을 복사해서 혹 활용하실 벗님들께 참고가 되도록 하고자 했습니다만 뭔 까닭인지 자꾸만 잘려서 부득이 이미지로 붙여넣었습니다. 문서를 첨부파일로 했으니 관심이 있으시면 다운하셔서 살펴보셔도 되겠습니다. 그렇지만 이런 것은 몰라도 아무런 상관이 없습니다. 그냥 지식의 호기심에 의한 유희라고 하겠네요.

3. 주음의 발음


발음에 대해서 동영상을 찾아보니 너무 많네요. 그래서 그 중에 두 개를 골라 봤습니다.



이렇게 기본적인 37개의 부호를 외울 수가 있다면 대만에서 발행한 모든 서적에 적혀 있는 발음을 그대로 읽을 수가 있겠습니다. 혹 더 많은 동영상을 보고 싶으시다면 유튜브에서 注音符號를 치고 검색해 보시기 바랍니다. 따로 선생이 필요없을 정도로 충분한 자료가 있습니다.

주음표

가장 간단하게 표시한 이미지입니다. 이것만 읽을 수 있으면 되겠는데 하루 종일 외워도 잘 되질 않네요. 아무래도 3일은 해야 할 모양입니다. 그리고 비슷비슷해서 더 헷갈리는 것도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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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교적 잘 정리해 놓은 그림도 있습니다. 간단한 것도 있고 복잡한 것도 있지만 이것은 발음을 영어알파벳으로도 써놔서 이해에 도움이 되겠습니다.

4. 수시로 만나게 되는 주음부호


이거 배워서 언제 볼 일이 있겠나... 싶은 생각도 할 수는 있습니다만, 그게 또 그렇지 않더라는 말씀이지요. 가령 어플로 다운 받은 고사성어를 활용하려고 항목을 열어 볼 수도 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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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한지를 보다가 지록위마가 나오기에 고사가 어떻게 나와있는지를 찾아보려고 검색을 해 봤습니다. 그랬더니 친절하게 설명이 되어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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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검색을 해 보면 한자를 아니까 아무런 문제가 없기는 합니다만, 만약에 대만 사람을 만나서 유식을 떨어보려고 지록위마를 해 보려면 발음기호를 알아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그럴 경우에도 주음부호를 배워놓으면 유용하게 쓸 수가 있겠다는 생각을 해 봤습니다.

그러니까 대만식으로 표기하여 중국어로 읽으면, "ㄓ  ㄌㄨ  ㄨㄟ  ㄇㄚ"라고 해야 하겠네요. 물론 성조(聲調)는 생략했습니다. 이것을 읽으면 "즈 루 우에 마"가 되겠습니다. 그리고 대만 사람이라도 책을 많이 본 사람은 성조를 대충 해도 잘 알아 듣습니다. 그래서 그 사람의 공부 수준까지도 틀린 성조를 들이대서 구분을 할 수도 있더란 말이지요. 하하~

이렇게 도처에서 만나게 되는 주음부호를 짐짓 못본 채 하고 넘어갔는데 이참에 이것을 해결봐 버리면 앞으로는 그렇게 하지 않아도 되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그리고 대만 사람을 만나서 발음이 어떻게 되느냐구 물을 적에도 전혀 꺼리낌이 없이 주음부호를 써주면 바로 읽을 수가 있지 않겠느냐는 것이지요.

5. 대만 사람이 한국말의 발음을 물어도 문제 없지~~!


한국말을 배우고 싶어하는 대만 사람도 있기 마련입니다. 한류의 영향이라고 할 수도 있겠네요. 그런 경우에 소리로 해 줘도 이해가 되지 않으면 발음기호를 써주는 것이 효과적이겠습니다. 그런 경우에 늠름하게~ 주음으로 적어주면 그 사람이 약간이나마 감동을 하지 않을까요? 물론 사업이나 깊은 인연이 있는 관계라면 새롭게 봐 줄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단지 37개의 주음부호를 알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가능하다는 이야기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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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어에 관심이 있는 어느 친구가 표로 만들어 놨기에 가져 왔습니다. 이렇게 주음부호를 뒤집어서 한국말의 소리를 알려주는 용도로도 가능한 것은 적지 않은 소득이 될 수도 있겠습니다. 각자 활용은 알아서 하는 것이라고 하겠네요.

6. 내친 김에 스마트폰에 주음으로 입력하는 어플도 설치하고.


그러니까요.... 시작이 반이라고, 뭔가 일을 벌리다가 보면 한정없이 늘어지는 것이 또 낭월스타일이구먼요. 여하튼 스마트폰으로 입력할 수 있는 방법까지 찾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그래가지고 바로 시험을 해 봤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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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치된 어플입니다. 아이콘을 보니까 벌써 낯이 익네요. ㄓ자로구먼요. 여하튼 이 프로그램을 설치하고 입력을 해 봅니다. 뭐든 직접 경험을 해 봐야 속이 시원하니까요. 하하~

먼저 주음으로 입력을 하려면 입력장치를 선택해 줘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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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해 놓고서 입력할 수 있는 어플을 열면 되는데 문자 보내는 프로그램으로 실험을 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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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행하면 이렇게 됩니다. 이번에는 자판배열이 왼쪽부터 되어 있군요. 그러면 '나는 낭월입니다'를 입력시켜 봅니다. 물론 시행착오도 있습니다만 그래도 꿋꿋하게 다시 해 보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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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되었나요? 그만하면 급한대로 써 먹겠습니다. 이렇게 하면서 운세 원고를 마친 여유를 한 없이 즐기고 있는 낭월입니다. 아래한글에서도 입력을 할 수가 있다는 것도 진작에 알고 있었습니다만 볼 일이 없다고 생각하고 그냥 넘겼는데 이제 생각해 보니 다시 봐야 하겠네요.

한글주음키보드

자판의 배열을 보면, 왼쪽부터 내려가면서 뻐퍼머퍼로 되어 있다는 것이 이제는 보이네요. 그러니까 순서의 배열대로 되어 있으므로 그대로 익히면 되겠습니다. 이것은 스마트폰의 배열과 같은 것으로 보면 되겠네요. 가끔 활용을 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여하튼 이렇게 작정을 하고 하루를 중얼거렸더니 대략 자음은 외워진 것 같습니다. 오늘은 모음을 외워야 하겠네요. 여하튼 딸내미 덕분에 주음부호도 배우고, 그래서 또 행복한 낭월입니다.

날씨가 연일 비와 안개로 이어지네요. 항상 건강하신 나날이 되시기를 기원드립니다. 고맙습니다.

 

2014년 8월 21일 계룡감로에서 낭월 두손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