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고객의 입맛 -어느 차상인

작성일
2010-05-04 10:18
조회
3058
 


안녕하세요. 낭월입니다.
요즘 낭월이 차공부 하느라고 바쁜 줄은 다 아실 것이고요.
그렇게 차를 이해하려고 돌아다니는 도중에
어느 차상(茶商)을 만났습니다.
그의 말이 참 인상적이었습니다.
간단히 소개해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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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의 시장에는 헤아릴 수 없을 만큼의
많은 차들이 주인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우선 눈으로 보고 품질을 평가합니다.
그리고 맛을 봅니다.
 
맛을 볼 적에는 저의 입맛으로 보는 것이 아닙니다.
이 차는 어느 고객님의 입맛에 맛겠구나.
저 차는 그 어르신의 입맛에 좋아하시겠구나.
이 차를 좋아할 고객은 떠오르지 않는구나.
 
이렇게 해서 고객이 떠오르면 가격을 흥정합니다.
당연히 고객이 떠오르지 않으면 그냥 돌아섭니다.
왜냐하면, 그 차는 사와봐야 팔 수가 없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저는 지금 새로운 입맛을 만난 것입니다.
낭월스님의 입맛을 알기 위해서 연구합니다.
그래서 이차도 드려보고 저차도 드려봅니다.
그리고 반응을 살핍니다.
차가 맞고 맞지 않고는 표정에서 바로 나옵니다.
여기에서는 말이 필요없습니다.
 
차가 아무리 좋아도 몸이 받아들이지 않으면
그냥 하나의 공해일 뿐입니다.
그래서 저는 광동성 꽝쩌우의 방촌시장을 누비다가
낭월스님의 입맛이 떠오르는 차를 보면 또 구입을 합니다.
물론 그 차를 반드시 낭월스님께서 산다는 것은 아닙니다.
그냥 그렇게 좋아할 수 있는 입맛이 있기에
저도 즐거운 마음으로 구입을 할 수가 있습니다.
 
차상이 해야 할 일은
자신의 입맛이 아니라 인연이 되신 고객의 입맛을
즐겁게 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나아가서는 중국인의 입맛도 연구합니다.
그래서 한국의 차를 중국으로 수출할 생각도 합니다.
입맛이 원한다면 그것은 가능할 것으로 봅니다.
 
그래서 오늘도 연구를 합니다.
그리고 나쁜 차는 입맛이 먼저 압니다.
이것은 속이려고 해서 되는 일이 아닙니다.
그러므로 애초에 되는 물건으로 승부수를 띄웁니다.
저는 저의 방식을 믿고 확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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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이야기를 들으면서 과연 대단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는 분명히 자신의 뜻을 이룰 날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다음에는 과연 낭월의 입맛에 맞는 차를 가져올지 궁금해 집니다. 이렇다면 이미 성공한 것이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이렇게 사소한 이야기가 지혜만담에 오를 자격이 있는지 생각을 해 봤습니다만 충분하다고 봤습니다. 이러한 이야기야말로 오늘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뭔가 목적지를 안내하는 좋은 한마디가 아닌가 싶습니다. 함께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2010년 5월 4일 계룡감로에서 낭월 두손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