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75] 카메라 이야기

작성일
2015-09-01 10:38
조회
4438

[675] 카메라 이야기


 

 

안녕하세요. 낭월입니다. 아침 저녁으로 선선한 바람이 볼을 간지르니 상쾌한 기분입니다. 낮에는 무지하게 볶아 대기는 합니다만 그래도 처서가 지난 계절의 분위기를 느끼기에는 충분하지 싶습니다.

오늘은 9월 1일입니다. 어느 사이 9월이네요. 이제 시원해지면 멋진 경치를 찾아서 사진찍으러 좀 나가야 하겠다고 벼르고 있는 낭월입니다. 그러다가 문득 카메라에 대해서 시선이 머무르게 되었네요. 이 물건.... 어떻게 생각해 보면 뭔가 그럴싸~한 상상력이 튀어 나올 것도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말이지요. 아, 바쁘신 벗님들은 다른 일 보시기 바랍니다. 별 이야기는 아니니까요. 하하~

미리 말씀드립니다만 사진 이야기가 아니라 카메라 이야기입니다. 오늘은 카메라에 꽂쳐서 생각을 해 본 것이니까요.

 

1. 카메라 본체 - 인간은 신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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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는 사주팔자와 같습니다. 태어나는 순간 그 모든 것은 결정되어 버리니까 말이지요. 작은 카메라는 똑딱이라고도 하고, 예전에는 필름을 넣는 카메라였고, 또 묵직~한 DSLR도 있고, 더 큼직한 중형카메라도 있고, 사진관에서 쓰던 대형카메라도 있으니 이렇게 다양한 종류의 카메라가 하는 일은 모두 사진을 찍는 것이고 그것은 인간이 태어난 것과 같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잘났거나 못났거나 사람이 태어나면서 갖고 있는 자신의 능력에 대한 한계치는 대체로 그 범위 안에 있기 마련이라는 생각을 해 보는 것이기도 합니다.

같은 일을 하지만 가격도 다르고 기능도 다릅니다. 정지화면만 찍을 수가 있는 카메라도 있는가 하면, 동영상도 찍을 수가 있는 카메라도 있습니다. 동영상도 여러 가지라서 HD영상을 찍을 수가 있는 것도 있고, 4K라고 하는 초고화질 동영상을 찍는 카메라까지 등장을 했습니다. 이러한 능력을 갖고 태어난 것은 그만큼 존중을 받게 될 것이고, 그 댓가는 구입비용으로 드러나기 마련이라고 하겠습니다.

사주팔자는 몸에 붙어있는 부호입니다. 태어나면서 그 시간에 주어진 부호지요. 그리고 그것을 통해서 그 사주가 할 수 있는 능력이 어느 정도 결정이 난다고 하겠습니다. 그래서 사주를 잘 이해하고 볼 줄 아는 것은 자신의 손에 들려 있는 카메라의 기능을 잘 이해하는 것과 같지 않을까... 싶은 생각을 하게 되네요. 카메라로 담은 사진이 사각인데 사주도 적어놓으면 꼭 카메라 센서를 보는 것 같단 말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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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 이 느낌이 들어서 그 느낌을 만들어 봤습니다. 그럴싸 한가요? 센서를 보면 그 자리에 사주를 써 넣으라고 해 놓은 것 같은 착각을 하니 말이지요. 그런데 문제는 사주가 보이는 만큼 카메라를 속속들이 알 수가 없다는 것입니다. 사주는 한 30년 보다보니 어느 정도 직관적으로도 보이는 것 같은데 카메라는 항상 새로운 물건이 나오면서 새로운 기능이 추가되는 바람에 작정하고 사주 공부 할때처럼 설명서를 외워야 하는데 그건 눈에 안 들어오고 기계만 만지작 거리고 있으니 뭔가 반성을 해야 할 모양입니다. 하하~

 

2. 카메라의 심장은 센서 - 인간은 소견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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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카메라의 심장입니다. 보통 센서(senser)라고 부릅니다. 사람으로 치면 마음이라고 할 수가 있겠습니다. 그리고 그 마음의 크기가 사람마다 다르듯이 카메라의 센서도 저마다 목적과 비용에 따라서 크기가 다르다는 것을 생각하면서 과연 사람과 다르지 않겠다는 생각을 해 보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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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여러 가지의 규격으로 만들어 지고 있습니다. 물론 이것도 대표적인 크기라고 보면 되겠네요. 더 큰 것도 있고 더 작은 것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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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도 자상하게 만들어 놓은 사람도 있네요. 그저 고마울 따름입니다. 아마도, 벗님의 손에 스마트폰이던 디지털 카메라든 사진을 찍을 수가 있는 기계가 있다면 이 중에 하나의 사이즈와 같은 센서일 것이라고 봐도 되겠습니다. 스마트폰에 붙어 있는 것이 가장 작을 가능성은 있습니다만 스마트폰도 폰 나름인지라 또 크기는 다르겠지만요....

이 센서는 카메라의 렌즈 바로 뒤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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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되어 있는 것은 거울이 제거된 카메라의 경우입니다. 보통은 미러리스라고들 하지요. 반사거울이 붙어있는 카메라는 거울 뒤에 자리하고 있다가 셔터가 눌러지면 영상을 저장하는 형식으로 되어 있는 것만 다를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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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서가 중요한 것은 아무리 많은 풍경을 담고 싶어도 이 용량을 초과할 수가 없습니다. 그러니까 센서가 얼마나 큰가, 또 얼마나 촘촘한가에 따라서 선명하고 큰 사진이 저장되거나 작은 사진이 저장될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센서의 크기는 카메라의 가치를 평가하는 매우 중요한 기준이 되는 것이기도 합니다.

사람도 그렇잖아요. 소견머리가 좁쌀같은 사람에게 아무리 성인군자의 가르침을 집어넣으려고 해도 맘대로 안 되는 것이 있거든요. 그래서 태어날 적에 잘 타고 나야 한다는 말을 하는 것이기도 합니다만 그것도 맘대로 되는 것이 아니라서 그냥 생긴대로 살다가 떠나는 것 뿐이라고 하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센서는 빛에만 반응을 합니다. 그래서 신금(辛金)이라고 이름을 붙입니다. 신금은 병화(丙火)를 만나야만 존재감이 있습니다. 이것을 병신합(丙辛合)이라고 합니다만 빛이 있어야만 일을 할 수가 있으니 그럴싸~하네요. 무엇이든 빛만 있으면 모조리 흡수합니다. 사주공부를 조금만 하신 벗님도 무슨 뜻인지 아시겠네요.

그래서 어떤 때는 센서를 들여다 보고 있기도 합니다. 물론 이렇게 렌즈가 없는 상태의 센서를 노출시키는 것은 금기사항입니다. 왜냐하면 그 과보는 사진으로 돌아오기 때문이지요. 먼지를 말합니다. 센서는 참으로 먼지가 잘 낍니다. 그래서 신수대사의 오도송이 생각납니다.

몸이 나무라면, 마음은 거울이네.
수시로 청소해서 때가 끼지 않도록.


이것은 흡사 카메라의 센서를 두고 지은 시라는 생각이 든단 말이지요.

카메라가 몸이라면, 센서는 마음이네.
수시로 청소해서 먼지가 끼지 않도록.


어떠세요? 완전히 같은 말이지요. 당나라의 육조 혜능 제자인데 그때 이미 카메라 센서가 나올 것임을 알고 있었던 것일까요? 그렇지 않고서야 이렇게 정확한 표현을 했을 수가 있겠느냐는 생각을 하면서 감탄하고 있습니다. 하하~

 

3. 센서의 먼지 - 인간의 번뇌


그래서 또 생각에 잠깁니다.

"도대체 센서는 왜 이렇게도 인간의 마음을 닮아 있는거야~~!!"
이성계와 무학의 유명한 이야기가 있지요. "돼지의 눈에는 돼지로 보이고, 부처의 눈에는 부처로 보인다"는 무학의 이야기 말입니다. 그러니까 그 마음에 찍히는 영상을 뇌가 읽는 것 뿐입니다. 그래서 마음을 깨끗하여 명경알처럼 맑도록 하라는 것이지요. 그것을 수심(修心)이라고도 하고 수도(修道)라고도 합니다만 같은 뜻일 것입니다.

먼지가 덕지덕지 붙은 센서로 사진을 찍으면 어떻게 나올까요? 뭐 사진에 먼지가 그대로 찍혀 나오겠네요. 그래서 디지털 카메라를 사용한다면, 그리고 렌즈를 교환하는 방식이라고 한다면 제일 먼저 먼지를 제거하는 방법을 깨달아야만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먼 곳까지 가서 애써 찍은 멋진 풍경들이 모두 먼지 속에서 신음하고 있는 장면을 접하게 될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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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습니다. 의도하지 않았던 먼지가 화면에 큼직하게 나타났습니다. 이것은 카메라의 잘못이 아니라 센서에 먼지가 묻은 탓이지요. 사람의 마음인들 뭐가 다르겠느냔 생각을 해 봅니다. 때가 묻은 마음으로 사물을 바라보면 그것에 제대로 보일 턱이 없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러니 무엇보다도 마음부터 맑게 하고서 사물을 바라보고 세상을 바라봐야 하겠네요. 항상 삐따닥~~ 하게 세상을 바라보는 사람도 먼지가 낀 사람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어쩌면 먼지보다 더 심각한 기계의 오류라고 해야 할지도 모르겠네요. 그것을 사주말로는 '편인의 왜곡'이라고 부릅니다만 맘대로 안 되는 것도 많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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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서에 먼지가 있는지를 확인해 보는 방법은 간단합니다. 조리개를 완전히 조은 다음에 맑은 하늘을 향해서 셔터를 누른 다음, 사진을 컴퓨터로 열어보면 바로 알 수가 있으니까요. 이 사진도 아마 먼지를 확인하는 용도로 찍었나 봅니다. 하늘의 풍경은 별로 볼 것이 없는데 먼지가 있다는 표시를 해 놓은 것을 보면 말이지요.

이렇게 카메라의 센서에 붙은 먼지를 청소하면서 마음에 붙은 먼지는 청소를 할 줄 모른다면. 그것도 참 한심한 일이기는 합니다만, 남의 마음에 낀 먼지는 잘도 보이면서 자신의 마음에 낀 먼지가 보이지 않는 것은 또 무슨 조화일까요?

센서에 먼지가 있는지를 알기 위해서는 하얀 종이든 맑은 하늘이든 밝은 곳을 향해서 찍어봐야 알 수가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마음의 먼지가 있는지를 알아보기 위해서는 주변의 사람들 말고, 마음에 먼지가 없다고 알려진 사람들을 향해서 자신의 마음을 비춰봐야만 먼지가 보입니다. 그래서 석가나 장자같은 위인들의 금언(金言)을 늘 옆에 거울처럼 두고서 수시로 비춰봐야 한단 말이네요.

센서에 먼지가 없다면 사람의 마음에도 번뇌가 없는 셈입니다. 그렇게 되면 사물을 보는 눈도 맑아서 깨끗하게 보이겠구먼요. 우야든둥 하루를 시작하면서 제일 먼저 해야 할 일은 마음의 먼지를 청소하는 일이라고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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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벼운 먼지는 이렇게 뽁뽁이로 날아갑니다. 센서를 위로 향하게 한 다음에 아래에서 불어줘야 합니다. 센서를 아래로 향하게 하면 먼지가 도로 앉을 가능성이 있으니 방법도 참 중요하다고 하겠습니다. 마음의 청소는 어느 방향으로 놓고 해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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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을 쥘 힘이 있는 동안에는 사진을 찍어도 되겠습니다. 그러다가 힘이 빠져서 손가락의 힘이 빠진다면 카메라를 놓아야 할지도 모르겠네요. 아, 누군가 옆에서 대신 해 줄 사람만 있다면 물론 가능하겠습니다. 그런데 심한 먼지는 이정도로는 끄떡도 하지 않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것은 자력으로만은 안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해도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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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솔로 센서를 문지르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이 오면 이러한 솔이 필요하게 됩니다. 인간의 마음이 이 정도라면 아마도 우울증을 앓고 있을 것이라는 짐작을 해 봅니다. 그것은 스스로 해결하기가 여간 어렵지 않거든요. 그러면 의약품의 도움을 받아야 합니다. 병원에 가서 전문의와 상담을 하고 약을 먹으면서 먼지를 제거해야 하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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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선 상당한 기술이 필요합니다. 아무렇게나 하다가는 그나마도 센서에 상처를 입히게 된다면 이것은 완전히 망하는 꼴이 되는 까닭입니다. 그래서 숙련된 기술이 필요하다고 하겠으니 이것이 바로 의사라고 해야 할 모양이군요. 여하튼 해결책은 있습니다. 어떻게든 먼지가 센서에 붙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것과, 마음을 거울처럼, 아니 깨끗한 거울처럼 하는 것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이라는 것을 생각해 봅니다.

혹 먼지떨이개를 들고 있는 스님의 그림을 본 적이 있으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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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그런 질문을 받습니다. "스님이 왜 먼지떨이를 갖고 있죠?"라고 말이지요. 그 의미를 설명해 줘야 합니다만 불교에 대해서 상식이 부족한 사람이 봐서는 도무지 어디에 쓰는 물건인지를 알아맞추기가 쉽지 않을 것 같네요. 고승을 인정하는 의식행사에서 스승은 먼지떨이를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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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먼지떨이를 받았다는 것은, 다른 사람의 센서, 아니 마음에 낀 먼지를 털어 줄만큼의 공부가 되었다는 인정서이기도 합니다. 참 재미있지요? 먼지떨이개를 받아야만 고승으로 인정이 되는 불가의 의식이라니.... 말이지요. 하하~

중생들이 센서에 먼지가 가득 끼여서 찾아오면 그 먼지를 털어줘야만 맑은 얼굴로 돌아갑니다. 이것은 상담실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죽기 전에 자신의 사주에 대해서 상담이나 받아보고 죽으려고 찾아왔다는 사람에게 뭔 말이 필요하겠어요. 먼지털이로 탁~탁! 털어서 자신의 본심이 뭔지를 보여주는 수밖에요. 그래서 상담가도 스승에게 먼지떨이개를 하나 선물로 받아야 할까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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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 센서를 청소하는 것이나, 사람의 마음을 청소하는 것이나 별반 다를 것이 없다는 것을 생각해 봤습니다. 낭월의 관심이 항상 마음에 있다 보니까 이렇게 센서이야기를 푸짐하게 늘어놨습니다만, 벗님께서도 약간의 상식에 참고가 되셨으면 좋겠네요.

 

4. 카메라의 저장메모리 - 사람의 두뇌


디지털 카메라에서는 센서의 정보를 기억장치에 저장하는 방법을 씁니다. 예전의 필름 카메라에서는 필름이 저장장치였지요. 저장장치의 용량은 또 제각각입니다. 작은 용량도 있고, 큰 용량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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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6메가바이트의 용량을 쓰던 때도 있었네요. 그러다가 점점 용량이 커져서 1000메가바이트 그러니까 1.0GB로 바뀌더니 이제는 카메라의 사진 한 장의 용량이 20메가도 되고, 40메가도 되다 보니까 당연히 카메라의 성능에 따라서 저장장치의 용량도 커질 수 밖에 없는 일이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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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기가의 용량에서 또 뻥튀기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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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정도의 용량도 이제 보통이 되어버렸네요. 32기가면 그래도 조금 쓸만 하다고 했는데 이제는 64기가는 되어야 하니 참으로 세월따라 변화가 무쌍합니다. 급기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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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 바로 이겁니다. 128기가바이트 가격도 수월찮이 나갑니다. 그래도 이것으로 옮겨가야 할 날도 멀지 않은 것 같습니다. 동영상 촬영때문이기도 하네요. 여하튼 뇌의 용량이 이렇게 차이가 납니다. 그것을 인간의 뇌와 비교해 보면 또 재미있는 대비가 되기도 합니다.

사람의 뇌 용량은 누구나 대동소이합니다만 그 기능은 또 차이가 많이 나지요? SD카드가 크기는 다 같은데 내용량은 엄청 다른 차이가 나는 것과 같다고 보면 되겠습니다. 그래서 어떤 사람은 백과사전이 통째로 들어있기도 하고 또 어떤 사람은 매우 적은 기억용량을 갖고 있어서 며칠만 지나면 다 잊어버리는 경우도 있으니 말이지요.

아무리 큰 메모리라도 점차로 사진의 촬영횟수가 증가하면서 공간은 좁아지기 마련입니다. 그렇게 되면 적당한 시기에 다른 곳으로 옮기지 않을 수가 없지요. 이것을 사람으로 비유하려니 메모와 기록과 일기장으로 비유를 하면 적당하지 싶습니다. 잊어버리기 전에 옮겨 놓는 것이지요. 그것은 메모리용량의 한계라고 보면 될 것입니다. 너무 저장을 많이 해서 넘치게 되면 뻑나기도 합니다. 그렇게 되면 모든 자료를 다 잃어버리게 된다는 이야기입니다.

이것은 기억상실증이나 정신이상으로 비유를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사전에 쓸데 없는 생각들은 깔끔하게 지워버리고 여분의 공간을 늘 확보해야만 사고력에도 문제가 생기지 않는다는 것이지요. 어떤가요? 제법 일리가 있어 보이잖아요? 그래서 쓸데 없는 것은 기억을 하지 않으려고 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맘에 들지않는 풍경은 카메라를 꺼내지 않게 되는 것과 같다고도 생각해 보는 것입니다.

첨에는 신기해서 이것저것 마구마구 찍어보지만 점차로 찍어놓은 사진도 처치가 곤란함을 느끼게 되면 셔터를 누르는 횟수가 줄어들지요. 기억도 마찬가지로 중요하지 않은 것은 돌아서면 잊어버리게 되는 것입니다. 자기보호회로가 작동하는 것이지요.

상담을 하는 것도 마찬가지라고 봅니다. 방문자나 전화상담자가 이야기를 할 적에는 총력을 기울여서 이야기를 듣고 조언을 할 부분이 있으면 조언도 합니다. 그렇게 상담을 마치고 손님이 문을 나가게 되면 그 순간 머리는 말끔하게 포맷이 되어버리는 겁니다. 그래서 나가다가 다시 들어와서 추가로 뭘 물어본다고 하면 이미 잊어버리고 아무런 생각도 나지 않는 겁니다.

처음에는 사주 하나를 풀이하고 나면 그 여운으로 3일간 머리에서 생각이 떠나지 않았는데 이제는 돌아서면 잊어버립니다. 이것이 흡사 센서와 같다는 생각이 드는 것이지요. 센서는 셔터를 누르는 순간의 영상만 담았다가 셔터가 눌러지면 바로 저장장치로 넘겨버리고는 다시 청정한 공간으로 되돌아 가버리거든요. 그렇지 않고 앞에 찍은 사진을 남겨뒀다면 사진이 어떻게 되겠어요? 끔찍한 일이라고 하겠네요.

출근한 사람이 아침에 부인으로부터 구박을 받은 기억을 갖고 회사에 나온다면 어떻게 될 것인지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직원들도 괴롭고 상사도 피곤할 것입니다. 매사에 짜증을 내고 화를 낼테니 말이지요. 그렇지만 집안의 일은 현관을 나서면서 잊어버리고 회사에서는 완전히 무념무상에서 회사의 시스템으로 돌아가아만 자신의 자리를 오래도록 유지할 수가 있을 것이니 인생살이와 닮은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닌 카메라입니다. 그래서 또 생각을 하게 되는 것이기도 하네요.

 

5. 카메라의 렌즈 - 사람의 눈


카메라를 들고 사진을 찍으려면 렌즈가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렌즈는 사용하지 않을 적에는 뚜껑을 닫아두지요. 안전하게 보관하기 위해서이고 먼지를 방지하기 위해서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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렌즈를 가만히 들여다 보고 있으면 그 속으로 빠져들 것같은 기분이 들기도 합니다. 참으로 영롱하거든요. 그래서 가끔은 사진을 찍으러 나가는 것이 아니라 렌즈를 들고 하염없이 들여다 보기도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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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마다의 색을 갖고 있는 렌즈는 기능이 다 같지 않습니다.

밝은 렌즈도 있고, 어두운 렌즈도 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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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저마다의 성능을 갖고서 사용이 될 때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카메라는 한 대인데 렌즈는 여러 개가 됩니다. 사람의 눈은 고정입니다만 카메라의 눈은 고정도 있고, 교환도 있습니다. 어느 것이든 한 번에 하나만 사용할 수가 있으므로 결국은 큰 의미로 봐서는 고정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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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굵은 렌즈, 가는 렌즈, 긴 렌즈, 짧은 렌즈들이 가득합니다. 그래서 카메라를 들고서 무엇을 찍을 것인지를 생각해 본 다음에 적당한 기능을 갖고 있는 렌즈를 선택하여 장착하면 한 세트가 되는 것입니다.

이러한 렌즈는 사람에게는 눈과 같은 역할을 합니다. 오죽하면 조리개를 열었다 닫았다 하는 기능까지도 완전히 같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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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아이디어 넘치는 이미지를 만들었네요. 렌즈에 눈동자를 겹쳐놓은 것 같은데 한 마디로 그 기능을 말해 주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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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안구는 바꿀 수가 없는 대신에 완전 자동입니다. 근경에서 원경까지 모두 볼 수가 있도록 조물주가 만들어 놨으니까요. 카메라의 고정식 붙박이 렌즈와 완전히 같은 기능이라고 하겠습니다. 그래서 고장이 나면 바꿀 수가 없어서 고쳐서 사용하는 수밖에 없고 그래서 눈병이 나면 안과를 찾아가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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렌즈와 같이 생긴 눈이 아니라 눈을 닮은 렌즈겠네요. 렌즈는 눈에서 아이디어를 얻었을 것으로 봅니다. 그리고 뇌와 연결되어 있다지요? 렌즈가 센서와 연결되어 있는 것과 같다고 보면 되겠습니다. 그리고 투명한 각막은 렌즈의 필터라고 하면 되겠네요. 여기에 대해서는 더 긴 이야기를 하지 않아도 될 것 같습니다.

여기까지가 카메라에 대한 이야기이고, 사람으로 치면 사주팔자의 원국에 해당하는 이야기입니다. 이것은 고치거나 바꿀 수가 없고, 있다고 하더라도 극히 제한적이라는 점을 생각해 보면 되겠습니다. 그러니 생전에 좋은 인연을 많이 쌓아야 다음 생에는 좋은 성능을 가진 카메라로 태어나게 되지 싶습니다. 그리고 가능하면 돈을 잘 벌어서 좋은 카메라를 장만하는 겁니다. 그리고 이미 그러한 기계를 갖고 계신다면 또한 축하드립니다.

 

6. 사진을 찍는 것 - 사람의 운수(運數)


좋은 풍경을 만나서 멋진 사진을 찍어서 누군가에게 보여주면 멋있다고 칭찬을 합니다. 그럼 뭐라고 답하나요? "운이 좋았습니다."라고 답합니다. 그 말은 겸손이기도 합니다만 실은 정확한 답이기도 하지요. 아무리 좋은 장비를 갖고 있더라도 그 자리에 존재하지 않았더라면 결코 카메라에 담을 수가 없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멋진 풍경은 누가 찍어도 멋지게 나온다는 말도 합니다. 그래서 좋은 풍경을 만나는 것은 카메라의 운이 좋은 것이지요.

마찬가지로 사람의 운도 있습니다. 사주의 운이라고 할 수도 있겠네요. 같은 사람이 열 명이 있는데 자신에게 선택을 해 준다면 그것은 운이 좋았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운이 좋게 하기 위해서 노력도 부단히 해야 합니다. 새벽에 일어나서 멋진 풍경이 있을 곳을 찾아가야 하고, 어둠이 내린 저녁에서도 모기에게 뜯겨가면서 노을을 기다리고 있는 것과 같다고 하겠습니다. 노력하지 않으면 운이 와도 그냥 지나치고 만다는 것을 알고 있는 사람도 있기는 합니다만 대부분 팔자타령만 하기가 일쑤지요. 하하~

같은 장면인데 10분 전에는 우중충 하다가 10분 뒤에는 활짝 개는 안개 속의 풍경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러한 것은 노력도 중요하지만 운이라고들 합니다. 인생도 마찬가지라고 봅니다. 노력을 열심히 하는 사람에게 운도 온다는 것이지요. 그런데 노력은 하지 않으면서 운만 묻고 있는 방문자를 접하기도 합니다. 그냥 한숨이 절로 나오지요.... 그런 운은 세상에 없거든요.

같은 풍경을 접했다면 더 좋은 성능의 카메라에게 기회는 더 크게 다가올 수가 있듯이, 사주를 잘 타고난 사람이 더 멋진 기회를 포착할 것입니다. 그래서 투자한 보람이 비로소 나타난다고 할 수가 있는 것이지요. 그리고 노력으로 좋은 풍경을 찾아가는 것은 환경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직장도 옮겨 보고, 사업도 바꿔보고, 이사도 해 보고, 이만도 가보고 하는 것이겠지요... 물론 그런다고 해서 뾰족한 수가 있는 것은 아닙니다만, 그래도 희망이 없는 일을 붙잡고 때만 기다리는 사람보다는 기회를 잡을 가능성이 훨씬 높다는 것은 틀림이 없다고 하겠습니다.

이것은 낚시를 하는 사람도 마찬가지라고 하겠네요. 어디 가면 별 수 있느냐고 생각하고 그냥 앉은 자리에서 끝장을 보는 사람도 있는가 하면, 포인트를 물색하고 자리를 옮겨가는 사람도 있는데 환경을 찾을 줄 아는 사람이야말로 운을 찾아먹을 기회가 더 주어진다는 생각을 해 보는 것은 나쁘지 않을 것 같습니다.

 

7. 카메라는 셔터를 눌러라 - 사람은 실행에 옮겨라


이제 거의 다 되었네요. 멋진 풍경을 만났으면 셔터를 눌러야 내 카메라에 저장이 됩니다. 그냥 보고만 있으면 아무 것도 남지 않게 되겠네요. 그래서 순간포착을 잘 해야 한다는 말도 합니다. 그것을 위해서 셔터의 속도가 빠른 카메라를 찾기도 하지요. 자동으로 초점을 얼마나 빨리 잘 잡아주는지도 중요합니다.

인생도 그렇겠네요. 멋진 계획과 멋진 환경을 만났더라도 실행을 하지 않으면 운은 나를 웃으면서 스쳐지나갈 것입니다. 그래서 셔터를 누르듯이 포착을 한 일에 대해서 전력투구를 해야 한다는 점을 생각해 봅니다.

보통 상담을 해 보면, 생각은 기발한데 실행을 할 의지가 없는 경우가 왕왕 있습니다. 그런 마음가짐으로 상담하러 온 것까지는 좋지만, 조언을 듣고서도 실행하지 않을 바에야 뭐하러 멀리 까지 찾아가는 수고를 하는지 알 수가 없는 일이기도 합니다. 도대체 뭘 기대하고 바라는 것일까요?

모든 것은 카메라에 달렸고, 셔터에 달렸고, 센서에 달렸고, 저장메모리에 달렸습니다. 그리고 사람도 마찬가지로 스스로 명석한 판단력과 적극적인 노력에 달렸겠습니다. 모쪼록 원하시는 일을 제대로 찾아서 적극적인 노력을 통해서 멋진 결실을 얻으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기왕이면 자신의 손에 들려있는 카메라의 성능을 잘 알아야 적당한 방법을 찾아낼 수가 있듯이 자신의 타고난 사주팔자에 대한 것을 미리 알 수가 있다면 아마도 그것을 활용해서 세상을 살아가는 수단을 찾는 것도 그만큼 수월하고 시행착오를 줄일 수도 있을 것이라고 하겠습니다. 그래서 지금도 책을 보고 계신 것이겠지요? 축하합니다.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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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이야기는 이렇게 정리합니다. 카메라를 보다가 문득 한 마음이 일어나서 이런저런 생각들을 해 본 이야기를 적어 봤습니다만, 뭔가 약간의 힌트가 되었다면 더 바랄 것이 없겠습니다. 그리고 모쪼록 9월을 맞이하여 더욱 알찬 나날이 되시기를 기원드립니다. 고맙습니다.

2015년 9월 1일 계룡감로에서 낭월 두손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