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금이 화를 만나면

작성일
2007-09-10 1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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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한 인과응보라고 하면 금은 억울할 것이다. 그렇지만 목을 두들겨 팬만큼의 응보를 불에게서 받아야 한다. 우선 움직이기 싫어하는 금이지만 불을 만나면 움직여야 한다. 그리고 불이 도끼가 되라고 하면 도끼가 되어야 하고, 쇠사슬이 되라고 하면 또 쇠사슬이 되어야 한다. 물론 재수좋은 어떤 금은 불이 불상(佛像)이 되어라 해서 불상이 되면 일평생 맛있는 음식을 공양받으면서 법당에서 대우를 받는 행운이 있기는 하겠지만, 이렇게 될 확율이 과연 얼마나 되겠느냐는 것이다.

금은 불의 간섭을 받지 않으면 다른 것으로 변신을 하기가 매우 어렵다. 이렇게 설명을 하다 보니까 또 인위적인 방향으로 가고 있는 모양이다.. 역시 우리의 주변에서 익숙한 모습에서 느끼려고 하다 보니까 그렇게 되는 모양인데, 물론 인위적이라고는 해도 자연의 흐름을 이용할 뿐이지 전혀 다른 것으로 마음대로 만들지는 못한다는 것을 볼적에 크게 거부를 하기만 할 것은 없다고 본다. 가령 물로 호미를 만들 수는 없는 일이고, 불로 망치를 만들 수도 없기 때문이다. 오로지 쇠가 아니고서는 되지를 않는데, 쇠라고 하는 것이 불을 싫어만 하고 있을 수가 없는 것이 자연의 법칙이라면 법칙인 것이다.

그래서 금이 불을 보면 인내심으로 버틴다. 버티고 버티다 보면 불의 담금질이 끝이 날 때가 있을 거라는 것을 믿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사실 자연계에서 모진 풍상을 홀로 버티면서 꿋꿋하게 서있는 것은 바위이다. 물론 꿈쩍도 하지 않고 있다고 하는 것을 추가로 장식해야 더 어울린다. 이러한 성분을 갖고 있는 금이기에 불에 잠시 단련을 받는 것은 얼마던지 견딜 수가 있는 것이다. 원래가 금은 인내심이 가장 강한 성분이다. 참고 견디는 것으로는 둘째가라면 서러워서 못산다. 참는 것데는 금을 능가할 것이 없기 때문이다.

이러한 여러 가지의 정황으로 봐서 금이 불을 보면 인내심으로 견딘다는 것을 알 수가 있고, 그 현상은 어느 곳에서던지 남이 억압을 해도 잘 견디고 참아 낸다는 말도 가능하다. 물론 그렇게 참은 사람이 결국 크게 될 가능성은 더욱 높아지는 것이다. 사실 목은 그렇게 인내심을 발휘할래야 할 수가 없는 것이다. 오로지 금만이 가능한 영역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