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반달(17) 새연교일몰

작성일
2021-04-24 05:45
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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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반달(17) [3일째 : 3월 10일/ 6화]


새연교의 일몰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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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녀박물관에서 해녀공부를 알차게 하고는 점심을 먹고 나니 나른해지는 것은 새벽부터 내달린 영향이려니 싶었다. 다들 고단하다기에 더 진행하는 것은 멈추고 숙소로 귀가했다. 그리고는 푹 쉬었다. 저녁에는 새연교를 나가보기로 하고 휴식을 취한 다음에 슬슬 움직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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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신호텔에서 새연교는 걸어서 20분이다. 1.3km인데 차를 타기 보다는 저녁 풍경을 산책삼아서 걷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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푹 쉬고 5시 45분에 호텔겸 트루웰을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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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야 여유를 갖고서 호텔과 트루웰의 로고를 살펴본다. 자세히 보니까 두 가닥의 줄이 서로 돌아가고 있다는 것을 알겠다. 아마도 한 줄은 신신호텔이고, 또 한 줄은 신신트루웰인 모양이다. 서로 각기 두 바퀴를 돌아가는 것으로 봐서 호텔이든 트루웰이든 같이 돌아간다는 의미려니....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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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일 걸었지만 그래도 또 걸을 힘이 나는 것을 보면 아직은 여행을 다닐 체력이 되어 준다는 것이 고맙기만 하다. 체력이 안 되면 주로 베란다에서 밖을 내다보면서 앉아서 해바라기를 하고 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되는 것도 나쁘진 않겠지만 아직은 두 발이 성할 적에 한 걸음이라도 더 걸어야 한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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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들의 운동 공간에 서 있는 돌탑이다. '나는 이제 서귀(西歸)로 간다'는 문구가 있어서 또 한 장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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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양이 산마루에 걸려있다. 저 산은 삼매봉이겠군. 다음에 가 봐야 할 곳으로 일단 찜을 해 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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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덕 아래를 내려다 보니 서귀포항과 천지연폭포 주차장의 모습이 들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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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원기가 팔팔이다. 푹 쉬었다는 뜻이로군. 휴식도 여행의 일부라는 것을 항상 실감한다. 그래서 쉴 적에는 모쪼록 푹 쉬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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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귀포항은 천지연폭포쪽으로도 꽤 넓은 면적을 갖고 있는 구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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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매기들이 저녁을 해결하려고 모여들었나 싶은 풍경이다. 열심히 고기를 낚고 있는 모습이 한가롭다. 낭월의 마음이 한가로운 것일랑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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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른쪽에 보이는 것은 언뜻 봐서는 사람을 위한 것으로 보이지만 실은 물고기를 위한 길이다. 말하자면 어로(魚路)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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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흐르는 물이 거의 없는데, 갈매기 한 녀석이 지나가는 고기라도 있나 싶어서 기다리고 있는 장면인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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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연교가 저만치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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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선박들이 하룻밤을 보내려고 자리잡고 있는 풍경도 좋다. 그냥 좋다. 바다도 좋고, 물도 좋고 배도 좋고, 해질녁의 이 빛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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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연교의 입구에는 잠수함을 태워준다는 간판도 보이지만 지금은 소용이 없다. 코로나때문에 운행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 다음 기회라고 말하고 지나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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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풍경을 보려고 산책을 나온 시민들과 여행객들이 제법 보인다. 이런 자리에서는 절대로 마스크를 벗을 수가 없다. 그냥 기념사진을 남길 뿐이다. 세월이 다시 10년 쯤 지난 다음에 이 풍경은 어떻게 느껴질런지 그것도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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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월 : 모여 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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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 위로 올라간 일행을 모아놓고 한 장 담았다. 다리 아래의 풍경이 궁금해서 뒤쳐져서 놀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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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다리 아래로 어선들이 출입하는 것으로 여겼는데 막상 가까이에서 살펴보니 이곳으로는 배가 출입할 여건이 아니었다. 예전에는 다녔을 수도 있겠지만 아마도 파도를 막기 위해서 제방으로 완전히 막아놓고 물만 통하도록 수문처럼 조금 남겨 둔 것으로 봐야 하겠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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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 아래를 머뭇거리는 것은 이러한 풍경도 궁금해서이다. 앞으로 더는 다가설 수가 없도록 막아놔서 사진만 찍었다. 그리고 새섬에서 튀어나온 암벽이 옛날에는 거센 파도를 막아주는 역할도 했겠다는 짐작을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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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몰의 풍경은 어제 섶섬에서 본 풍경과 비슷하다. 그도 그럴 것이 해가 넘어가는 위치가 강정항의 제방 너머로 같은 위치이기 때문이다. 왼쪽에 보이는 섬은 범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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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는 12mm이고, 아래는 24mm이다. 화각이 이 정도다. 일몰의 풍경이 망원 렌즈로 교환할 정도는 아니어서 최대광각과 최소광각으로 두 장을 담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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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둘러보고 나서야 다리 위로 올라갔다. 어둠에 잠기는 서귀포의 풍경이 좋다. 다만 구름 속에 잠긴 한라산이 조금 아쉬울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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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로는 카메라보다 폰으로 찍은 사진이 더 보기 좋을 경우도 있다. 연지님이 찍어놓은 사진으로 서귀포의 풍경을 보는 것이 더 좋다는 말이다. 마주 보이는 건물은 서귀포 수산조합이다. 어획물들을 경매하는 곳이려니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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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연교 건너에 있는 것은 새섬이고 그 너머로 보이는 것은 문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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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새연교를 자꾸만 세연교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한자로 '새'를 떠올리기가 어려워서이다. 그런데 새섬을 보고서야 왜 다리 이름이 새연교인지를 알 수가 있었다. '새'섬을 연(連)결하는 교(橋)라는 뜻이었군. 새는 띠라고 했고, 12월에 지붕을 새로 덮을 적에 사용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니까 옛날에 지붕을 새로 해 얹기 위해서 이 섬에서 많이 자랐을 띠를 사용했겠다는 생각을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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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섬에는 산책로가 잘 되어 있고, 가로등까지 설치되어 있어서 언제 시간이 나면 한바퀴 돌아봐야 하겠다는 일정을 즉석에서 추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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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연 : 몇 시까지 사진을 찍으실 예정이십니까?
낭월 : 뭐 대략 일곱시 정도면 끝나지 않을까...
호연 : 그러시면 놀다가 오십시오. 
낭월 : 왜? 먼저 들어가게?
호연 : 저녁에 먹을 꺼리를 마련하러 가겠습니다.
낭월 : 아, 그렇구나. 알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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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위에 빗물이 담겨있어서 일몰의 풍경에 일조를 했다. 다만 사진으로만 그렇다. 실은 이끼들이 있어서 그리 볼만한 풍경은 아니었다. 맑은 물이 아니니까 당연하겠고.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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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서히 어둠이 내려않는 새연교에 사람들도 점점 줄어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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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연교의 구조물은 배의 돛대를 형상화 한 것이라고도 하고, 태우의 형상이라고도 하는데 그냥 그렇겠거니 하면 된다. 요트의 돛을 상징화한 것이라고 한다면 그런가보다 하겠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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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칭의 유래를 새로운 인연을 만들어가는 다리란다. 이건 아니잖여? 그냥 새섬을 연결하는 다리라고 하는 것이 자연스럽겠구먼.... 애둘러 있어 보이게 표현하려고 애쓴 흔적은 인정해 주기로 하자.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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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시가 되어오니 해는 넘어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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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귀포에는 불빛만이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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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숙소에는 번호 외에 하나가 더 붙어 있다. 트루웰에서 운영하는 곳이라는 뜻이란다. 그래서 옆집을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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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집은 아무 것도 안 붙어있고 호수만 표시되어 있는데, 번호의 오른쪽에 보라색으로 표시되어 있는 것이 다르구나. 우리 집은 노랑색으로 되어 있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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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월 : 저녁은 뭘 준비했어?
호연 :  기가 막힌 것으로 마련했습니다.
낭월 : 봐하니 회를 떠온 모양이구먼.
호연 : 그냥 회가 아닙니다. 제주도에서도 귀한 것이니까요.
낭월 : 그래? (속으로, 한 고개 넘어가면 그놈이 그놈이지 뭘...)
호연 : 벤자리돔입니다. 들어 보셨습니까?
낭월 : 돔이야 들어봤지. 돔은 참돔이잖여?
호연 : 참돔보다 몇 배는 귀한 것입니다. 쨉이 안 되지요.
낭월 : 그래? 뭐든 '참'이 붙으면 그게 최고 아녀?
호연 : 돔에서는 그것도 통하지 않습니다.

봐하니 호연이 제일 신났다. 아니, 혼자만 신난 것일 수도 있겠다. 그러면서도 또 못내 아쉬워하는 말도 한다.

호연 : 그런데 바로 후회를 했습니다.
낭월 : 왜? 그렇게 귀한 것이라면서?
호연 : 회를 시켜놓고서야 긴꼬리 뱅에돔이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낭월 : 뱅에돔은 작년에 먹어봤는데 뭘?
호연 : 아닙니다. 앞에 긴꼬리가 붙어있지 않습니까?
낭월 : 그럼 뭐가 다른 모양이지?
호연 : 다르다 뿐입니까. 그것은 어쩌면 못 먹어보고 갈 수도 있습니다.
낭월 : 아니, 앞으로 일정이 얼마나 남았는데 걱정을 해?
호연 : 그래도 기회가 왔을 적에 먹었어야 하는데 말입니다.
낭월 : 그럼 그것도 하나 사지 그랬어?
호연 : 이미 넉넉하게 샀기 때문에 내일 먹기로 했습니다.
낭월 : 아, 그럼 되겠군. 오늘만 즐기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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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저녁에 하나로마트에서 허벅술을 하나 샀었다. 제주도 명주라고 하니까 이것은 맛을 봐야지 싶어서이다. 조금 비싸도 지역의 술이라면 맛은 봐야 하지 않겠느냐는 이유같은 이유를 붙이면서 말이다.

현지의 술이라고 하면 2004년도였나? 도향 선생님과 배낭지고 중국을 다닐 적에 저녁마다 새로운 곳에서 새로운 술로 흥이 겨웠던 기억이 새록새록 난다. 그리고 왕휘앤이 선물로 사준 술이 있었는데 북경에서 차를 급히 타느라고 택시에 두고 온 것이 아직도 떠오르는 것을 보면 아무래도 피서산장을 다시 한 번 가던지 해야 할 모양이다. 술 포장에 '새(塞)'자가 있었는데.... 못 먹은 것은 기억나무에 걸리는 모양이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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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을 담는 것은 물허벅이고, 술을 담는 것은 술허벅이었구나. 전통명주라니까 좋군. 주도(酒度)는 35%구나. 적당하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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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촐한 저녁상이 마련되었고, 그래서 축배를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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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하합니다~!"

화인이 잔을 내려놓고 물었다.

화인 : 뭘 축하한 것입니까요?
낭월 : 이 시간에 이 자리에 함께 하고 있음을~!
화인 : 그게 축하할 일이긴 한 거죠?
낭월 : 물론이지. 이보다 더 다행한 일이 또 있겠어?
화인 : 몰랐어요. 그게 축하할 일이었군요. 호호~!
낭월 : 수족이 말을 들어줘서 오늘도 누비고 다녔잖여?
화인 : 그건 맞아요. 새벽부터 하루가 길기도 하네요.
낭월 : 이런 것을 축하할 줄 모른다면 뭘 축하겠남?
화인 : 맞아요. 이제 알겠어요. 축하해요~! 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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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탕도 시원했다. 그래서 하루의 피로를 말끔히 날려버렸다. 낭월도 밥을 먹고 나면 할 일이 하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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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혜향을 까는 일이다. 후식으로는 이보다 더 좋은 것도 없지 싶을 정도로 새콤달콤한 신선도 높은 과일로 마무리를 하는 것도 행복한 일 중에 하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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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셋째날도 무사히 즐겁게 잘 마무리 했다.

화인 : 내일은 몇 시에 일어나면 되나요?
낭월 : 응, 내일은 푹 자고 9시에 아침먹도록 하지.
화인 : 어쩐 일로 새벽에 나가시지 않아요?
낭월 : 내일 새벽에는 혼자서 서귀포항을 둘러보려고.
화인 : 아, 어쩐지 그런 계획이셨군요. 그럼 푹 쉽니다.
낭월 : 그래 낼 보자~!

(여행은 계속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