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반달(7) 상효원

작성일
2021-04-11 16:25
조회
572

제주반달(7) [2일째 3월 9일/ 2화]


상효원(上孝園)의 꽃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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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효원(上孝園)이라니, 이름도 참 기특하구나. 효행이 최상이라는 뜻이지 않으냔 말이지. 이름을 보면서 그렇게 생각했다. 이 식물원을 만든 사람은 부모님에 대한 효심으로 만들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해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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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효원 수목원을 찾아보기 전에는 그렇게 생각했었다. 그런데 알고 보니까 원래 동네 이름이 상효동이었다는 것을 알고는 그냥 이름은 이름일 뿐이라는 것으로 종료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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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를 검색해 보니 상효원은 한라산 백록담까지도 포함되어 있었구나. 혹시라도 효자비라도 있어서 붙은 동네 이름인가 싶었는데 범위를 보니까 그것만도 아니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여하튼 덕분에 상효원이 있는 상효동은 이렇게나 넓은 범위를 차지하고 있었더라는 이야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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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효원에 대해서 혹시라도 상상했던 내용이 포함되어 있으려나 싶어서 자료를 찾아본다. 어쩌면 그럴 수도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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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우둔(上牛屯)이 나올 줄은 상상도 못했다. 상우둔에서 상효리가 나오다니. 그래서 뭐든 끝까지 찾아봐야 된다는 말이 나오는 모양이다. 웃쉐둔이 웃효돈이 되고 이것이 상효리가 되었단 말이고, 쉐둔은 소를 키우는 것을 의미한다니, 위에서 소를 키우면 상쉐돈이고 아래에서 키우는 마을은 하쉐돈으로 불렀을 따름이란다. 여하튼 상상은 자유니깐.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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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효원이 오늘의 첫 목적지가 된 것은 어제 저녁에 하나로마트에서 샀던 튤립 열 송이가 이끌었기 때문이다. 꽃이 핀다면 어딘가 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으로 검색해서 찾은 곳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하늘이 돕지 않으면 땅에서 즐기면 된다는 의미도 포함이 된다. 그러니까 구름이 가득할 것이라는 예보를 보고서 목적지를 정하면 되는 까닭이다. 구름이 있으면 꽃길을 걷기에 덥지 않아서 좋을테니까 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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튤립축제는 2월 27일부터 4월4일까지로구나. 지금은 딱 그 기간에 해당이 되니까 적절한 일정에 나들이를 한 셈이다. 며칠 후에 왔어도 좋았을 것이지만 하늘이 돕지 않는 것을 감안해서 오늘이 그 날이 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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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의 식물원은 두어 군데 들려 봤었다. 여미지는 여러 차례 둘러 본 곳이고, 한림에 있는 한림수목원은 작년에 둘러봤다. 당시 시간에 쫒겨서 협재동굴까지는 둘러보지 못했지만 그것은 연지님이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조금도 아쉽지 않았기도 했다. 다만 꽃이 있는 풍경이라면 무조건 최우선으로 꼽아야 하는데 이 시기에 튤립이라니 분명히 점수를 후하게 받으리라고 기대를 했는데 이 판단은 주효했다. 시종 기쁨에 가득한 표정으로 둘러보고 있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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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을 싫어하는 사람이야, 비염이 극심하지 않으면 없을리라고 생각은 되지만 특별히 꽃을 좋아하는 바람에 감로사의 주변에는 봄부터 가을까지 꽃송이가 끊이지 않는다. 낭월은 사진을 찍으려는 목적으로 꽃을 심고, 연지님은 꽃송이를 보기 위해서 꽃을 가꾼다. 그러니까 말하자면 궁합이 잘 맞는다고나 할까?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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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낭월은 수목원을 그렇게 좋아하지는 않는다. 있으면 들리기는 하지만 하늘이 도와서 화창하다면 다른 곳으로 방향을 잡았을 게다. 왜냐면 수목원에는 이야기가 많이 숨어있지 않은 까닭이기도 하지 싶다. 그렇지만 지나는 길에 둘러보는 것도 나쁘지는 않은 정도로 생각한다.

이른 봄에는 튤립을 보고, 
중간 봄에는 철쭉과 곁벚(?) 참꽃을 보고
여름 철에는 수국을 만나고
가을 철에는 핑크뮬리와 메리골드를 보고
겨울 철에는 동백꽃을 만나란다.

그러니까 철철이 볼만한 풍경이 마련되어 있다는 이야기인 셈이다. 모르고 지나칠 수도 있었는데 이렇게 예쁜 풍경을 만나게 되었으니 다행이다. 그런데 옥의 티라고 곁벚이 눈을 불편하게 한다. 겹벚꽃을 그렇게 썼으려니 하는데 아무리 그래도 다시 인쇄를 해 오라고 했어야지. 그대로 붙여놓고 버틴다는 것은 낭월과 같은 문자충에게는 불편할 따름이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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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안내판은 반드시 찍어놔야 한다. 어디로 돌았는지도 확인할 필요가 있고, 혹시라도 누군가 이 자리를 가보고자 한다면 대략적인 규모를 파악하는데 반드시 도움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지도에 나오지 않는 것이기에 더욱 소중한 정보이기도 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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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장료는 화인이 계산한다. 할인을 받을 꺼리가 있는지도 잘 살피기 때문이다. 어떤 곳에는 낭월에게 무료입장의 혜택을 주기도 하고 또 어떤 곳에서는 30%의 할인을 해 주기도 하는데, 여기에서는 나이가 1년 부족한데도 그냥 눈감아 주더란다. 젊은 부부가 부모님을 모시고 효도여행을 온 것이 분명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란다. 심성도 참 고운 매표원이로고. 예전에는 아버지가 아니라고 설명도 하더니 이제는 그냥 그렇겠거니 하고 받아들인다. 그래도 무슨 불익이 다가오는 것도 아니고, 오히려 돋보이기조차 하니까 구태여 밝힐 필요가 없는 이유도 한 몫을 할 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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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건이 재미있다. '우천 시 입장요금 환불 불가'라잖은가. 얼마나 비가 자주 오는 마을이고, 그렇기에 입장료를 내고 들어갔다가 비가 쏟아지는 바람에 구경을 못했다고 되돌아 나와서는 환불을 해 달라는 요구를 하는 사람들이 한둘이었더라면 이런 구절이 있을 까닭이 없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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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들 찍느라고 스마트폰의 배터리가 부족한 것을 걱정할 손님을 위해서 2천원을 받고 보조배터리를 빌려주겠다는 것도 눈길을 끈다. 이런 서비스는 괜찮아 보이는 군. 그러기 전에  스스로 충분히 배터리를 챙겨야 하지만 살다 보면 맘대로 안 되는 경우도 있으니까 알 수가 없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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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환하는 열차는 여미지에서도 봤는데 여기에서도 있었구나. 지금은 이용할 마음이 없다. 걸어야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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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와 아가의 즐거운 나들이가 행복해 보인다. 꽃놀이를 나온 아기의 마음에 오늘의 기억은 또 어떤 꽃으로 저장이 될 것인지 궁금하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데 손가락은 어느 사이에 셔터를 끊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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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을 들여서 가꾼 흔적이 보인다. 입장료를 받을 적에는 그만큼의 공을 들였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만약에 그렇지 않으면 다시는 찾지 않을 것이니까 망하지 않고 유지된다는 것은 믿어도 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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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매하는 화분도 있었지만 지금은 이것을 살 상황은 아니다. 한 개에 3천원, 5천원이라는 가격표만 곁눈으로 살폈을 따름이다. 집으로 가는 길이었다면 혹 서너 개의 화분을 구입했을 수도 있지 않았을까 싶기는 하다만 뭐든 때가 맞아야 이뤄지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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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쌍의 말이 여행나온 사람을 환영하는 모양이다. 제주도이니 말의 환영이 적절해 보인다. 튤립의 색상이 곱기도 하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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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엘오브이이도 좋다. 그렇지만 한글로 '사랑'이라고 새겼으면 또 어땠을까 싶은 생각이 짐짓 들었다. 이런데서 노인네 티가 나는 건가? 한국어를 배운 외국인에게 기억에 남는 글자가 무엇이냐고 물었더니. '아름다운'이라는 말이라고 하는 답을 듣고서 감탄을 했다.  그 친구는 그렇게 표현되는 뜻을 분명히 바로 이해했을 것이다. 남들 하는대로 쉽게 'LOVE'라고 써놓으면 누구나 다 알아볼 것이라고 생각했겠지만, 꽃을 보러 오는 노인들에게는 어떻게 느껴질 것인지 궁금하기도 했다.  꽃으로 '아름다운'이라고 썼더라면 얼마나 아름답게 느껴졌을까.... 상투적이지도 않고 말이다. 저 넓은 공간이면 충분히 그렇게 해도 되었지 싶어서 해 본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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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러한 안내판을 볼 때까지도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을 담은 설립자의 마음이겠다는 생각을 했었다. 상효원 말이다. ㅋㅋㅋ 설립자인 이달우 회장이 그랬다잖은가 말이지. 그래 어머니의 정원보다는 엄마의 정원이 우리의 맘이지. '엄마~'를 불러보면 저마다 떠오르는 모습은 다르겠지만 그 감정은 모두 비슷하지 않을까 싶다. 그래서 상효원의 뜻이 그렇겠거니 싶어서 참으로 효심이 지극한 사람이었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어쩌면 그래서 상효동에다가 화원을 만들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은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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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께 드리는 선물입니다.'

햐얀 의자 두 개는 어머니와 아버지의 자리가 아니라 어머니와 자신의 자리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엄마는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함께 느끼는 것이기에.............

그래서 두 여인을 앉히고서 사진을 찍었다. 화인은 기억 속의 어머니이고, 연지님은 낭월의 화신이다. 어머님은 영원히 늙지 않으시는 불사신이기 때문이다.

어려서 부친께 꾸지람을 당하면 주현은 화가 났다. 그러나 아버지께 달려들 엄두는 나지 않는다. 당연히 걱정을 들을 짓을 했겠지만 어린 기미(己未)의 고집은 양보를 할 수가 없었던 모양이다. 그러나 어둠이 내리는 안면도 에서도 구석쟁이인 먼재골에서 딱히 갈 곳이 없었다. 그래서 원뚝(제방) 너머로 가서 쪼그리고 앉아서 바다를 바라보면서 배가 하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상상을 하곤 했다.

"주현아~ 주현이 어딨니~!"

여지없이 들리는 엄마의 목소리, 어린 주현은 엄마의 손바닥 안 인기라. 어디에 있는지 빤히 아시면서도 모른 채 하면서 불러가면서 찾아오시는 소리를 들으면 부친께 서운했던 마음도 사르르~ 녹곤 했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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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겁단다. 그럼 되었지. 내가 즐거워야지 즐거움이지 했던 적도 있었을게다. 그런데 조금 더 살고 보니 그가 즐거워도 내가 즐겁다는 것을 알게 되었군. 베푸는 사람은 이러한 맛을 알고 있기 때문이려니 싶기도 하다. 꽃속에 묻혀서 무아지경인 모습이라니.... 이게 뭐라고, 그야말로 남이 가꿔놓은 곳에 동행을 하는 것만으로도 줄 수가 있는 것이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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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화는 이미 떨어지고, 벚꽃은 아직 피기 전, 딱 그 중간에 튤립이 산천의 침묵을 깨우고 있었다. 석탑이 눈에 들어온다. 사자 네 마리가 떠받치고 있는 탑이라..... 어디에서 봤는데.... 화엄사던가? 그랬구나. 연기조사께서 어머님께 못다한 마음을 참회하면서 다듬었다는 탑이었지 싶다. 언젠가 화엄사에 갔을 적에 찍어놓은 사진이 있을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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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2010년 12월에 갔었던 모양이구나. 사사자삼층석탑()이다. 효대(孝臺)의 풍경이다. 네 마리의 사자가 떠받치고 있는 가운데 서 있는 인물은 연기조사의 어머님을 상징하고, 앞의 석등으로 보이는 속에 있는 것은 연기조사가 무릎을 꿇고 어머님을 바라보고 있는 모습이라고 한다. 뭐가 바빴던지 화상의 모습은 담지를 못했었구나. 그래서 또 괘념(掛念)에 한가닥의 줄이 걸린다. 다음에 가면 반드시 이 이야기를 완성해야 하겠다는 생각이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사자가 떠받치고 있는 오층석탑을 보면서 연기조사의 삼층석탑을 떠올리는 것이 어쩌면 오버하는 것일 수도 있다. 그러나 엄마의 정원에 있는 석탑이라면 이러한 이야기의 고리에 걸린다고 해도 전혀 어색하지 않으니까 말이 된다고 우기면 그만이다. 어머니의 마음을 헤아리는 효자의 마음일 수도 있으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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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옆에서는 또 누군가의 어머니께서 열심히 꽃을 가꾸고 있다. 묵묵히 일하시는 그 모습에 뭔가 말을 걸어보고 싶었지만 천성이 부끄럼을 타는 낭월에게는 그것도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래서 감사의 표시로 마음으로 고개만 까딱했는데 손가락은 셔터를 눌렀던 모양이다. 고맙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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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낭아래가 무슨 말인가 해서 뚜리벙 뚜리벙~! 아, 소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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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는 나이를 먹을수록 멋있으니 낭월도 나무를 닮았으면 좋겠다는 욕심을 부려본다. 큰 나무는 그늘이 십리라던데... 장자에 나오는 가죽나무 말이다. 구부러지고 뒤틀려서 깎고 다듬어도 냄새까지 고약해서 목수는 본 채도 하지 않지만 많은 나그네와 동물들은 비바람을 피하기 위해서 모여든다든.... 그런 나무가 되었으면 좋겠더라..... 쓸모없는 나무가 천년을 살면서 세상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장면을 상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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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렴. 이렇게 정성들여서 가꾸지 않으면 어찌 꽃을 볼 수가 있었겠느냔 말이지. 오늘 보는 꽃은 어제의 수고로움으로 가능한 것임을 깜빡깝빡 잊는다. 일을 하던 어느 어머니께서 서 낭월을 바라본다.

'뭐 볼게 있다고 기웃거리시노?'

예쁘게 핀 꽃이나 볼 일이지 여기에서 뭘 보겠다고 기웃거리고 있느냐는 표정을 보면서 그렇게 느꼈다. 그런데 낭월은 이런 꽃도 예쁘기만 하다. 며 칠 내로, 어쩌면 내일이나 모래 쯤 자리를 찾아서 옮겨기겠거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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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그루에 꽃송이 하나씩이다. 얼마나 아름다운가. 이 아이들은 또 얼마나 설렐까 싶다. 새로운 터전으로 가기 위해서 기다리고 있는 아이들을 보면서 광활한 천하를 향해서 첫 걸음을 내디디려고 하는 나그네의 모습이 떠오른다고 하면 호들갑이라고 하시려나...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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엇그제 집을 떠나왔지 싶다. 아직 줄기가 자라지 못한 것을 보니까 말이다. 노랑노랑하고 보라보라한 색감에 정신이 몽롱해진다. 그 뒤로 빨강빨강하고 파랑파랑한 아이들까정 무릉도원이로군. 때론 인간들과 교감하는 것보다 초목과 교감하는 것이 더 즐거운 경우가 많다. 지금이 그러한 순간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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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인 : 사진기사~ 여기 찍어줘요~!
낭월 : 아, 예~!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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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사는 복을 많이 받지 싶다. 남들에게 평생을 기념할 추억들을 담아주는 것이 일이니까 말이다. 특히 결혼사진을 찍는 사람은 더 그렇겠지 싶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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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란, 순간을 누리는 것.'

잠시 화선(花仙)이 된 연지님을 보면서 느끼는 감상이다. 전심전력으로 누리면 된다. 계산도 아쉬움도 없이 있는 그대로 즐기는 것으로 순간을 만끽하면 되는 것이다. 그 뿐이다. 1분 후에 무슨 일이 생길지는 아무도 모르고 알 필요도 없다. 예정은 있지만 그대로 될 것인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래서 이렇게 즐기는 모습이 아름다울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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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끄러지지 말라고 멍석까지 깔아놓았구나. 다음에 또 서귀포를 찾게 된다면 반드시 들려서 그 계절의 풍경과 함께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옆의 새순이 돋아나고 있는 것은 봐하니 수국이로군. 이 아이들은 5~6월을 기약하고 있는 모양이다. 수국은 거제도에 가도 많이 볼 수가 있기는 하다. 제주도에 올 형편이 안 되면 거제도라도 가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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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효원, 괜찮네... 방문자를 배려하는 흔적들이 도처에 묻어난다. 운영자의 마음이 느껴지면 없던 감정도 살아나기 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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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 적당한 곳에 쉴 공간을 만들어 둔 것도 그렇다. 건물의 생긴 모양은 피라미드를 닮았나 싶다. 예전에는 피라미드의 기운을 받는답시고 플라스틱으로 만든 피라미드 모자를 쓰고 앉아서 명상을 한다고 호들갑을 떨었던 적도 있었는데.... 별게 다 떠오른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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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나.... 싶어서 검색해 봐도 같은 물건은 나오지 않는군. 이렇게 생겼다. 이것을 쓰고 앉아 있으면 피라미드와 같은 기운이 뇌를 자극해서 깨달음에 빨리 도달할 수가 있다는 이야기이다. 그러니까 말하자면, 돈을 벌고 싶은 아이디어와 얼른 도인이 되고 싶은 탐욕의 궁합이 맞아떨어져서 탄생하게 되었고 그것을 또 샀더라는 이야기이다. 어지간히도 깨닫고 싶었던 것은 사실이라고 해도 되지 싶다. 참 우스운 일이지만...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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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가? 벗님이 보기에도 피라미드 모자처럼 생기지 않았느냔 말이다. 마침 피곤하다는 생각을 할 무렵에 그 자리에 있으니 피라미드가 맞기는 하네. 조용한 시간이어서인지 손님도 별로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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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인 : 싸부님은 뭘 드실래요?
낭월 : 아무꺼나~!

먹는 것을 고른다는 것은 귀찮은 일이다. 뭐가 되었던 먹을만 할 것이고 그래서 되는대로 시키라고 했더니 골고루도 시켰네. 맛을 봐야 한다나 어쩐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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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디 단 휴식을 얻어서 또 행복해졌다. 높이 올라와서인지 시야가 툭 터졌다. 저 멀리 해무 속에서 섬도 보인다. 아마도 짐작컨대 섶섬이 아닐까 싶어서 주인장에게 물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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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월 : 저 앞에 섬은 섶섬인가요?
주인 : 맞아요. 날이 흐려서 잘 보이지 않네요.
낭월 : 그런데 소나무들은 왜 잘라졌나요?
주인 : 아, 작년 태풍으로 그렇게 되었어요.
낭월 : 손실이 컸네요.
주인 : 맞아요. 제대로 맞았지 뭐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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꾀 먼 거리인데도 높아서인지 섬이 보였던 모양이다. 그렇지 않아도 저녁에는 하늘이 돕는다면 섶섬에서 일몰풍경을 볼까 싶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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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나 강풍이 몰아쳤으면 저렇게 굵은 나무가 꺾어졌을지 상상이 되지 않는다. 바로 그 태풍의 뒤를 따라서 제주도에 와서 한라산 백록담에 물이 가득한 풍경을 봤으니 그 비가 아니었더라면 백록담의 물은 보지 못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면 고마운 태풍이었는데 상효원의 거목들에게는 수난의 시간이었구나. 안타까운 풍경이로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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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이 3월 9일이니까 딱 6개월 전의 오늘에는 한라산의 백록담에 있었다는 이야기이다. 시간도 11시 대로구나. 앞으로도 1년에 한번씩은 제주도 나들이를 하게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짐짓 해 보게 된다. 즐거운 일은 무한반복이 되어도 좋을테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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섶섬이 이렇게 가까이 보일 줄은 몰라서 물어봤던 것인데. 짐작이 맞았군. 하늘이 도와주면 일몰도 보는 것이고 아니면 할 수 없는 것이니까 그냥 계획만 세워놓고 이뤄지고 말고는 하늘에 맡긴다. 물론 저녁무렵에는 날이 맑아질 것이라는 예보를 믿는 수밖에 달리 방법이 없기도 하다. 하늘의 협조를 받아야 하는 일은 내가 아무리 철저하게 계획을 세운다고 해도 소용이 없는 까닭이다. 그래서 「진인사대천명」이 맞다고? 그럴랑강?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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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 예보를 봤고 그래서 저녁에 일몰을 찍겠다고 계획을 세웠다면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인가? 아니면 「지천명진인사(知天命盡人事)」인가? 예보를 모르고 노력하면 진인사대천명이고, 예보를 알고 준비하면 지천명진인사잖은가? 팔자를 배우는 것은 진인사대천명인가? 지천명진인사인가? 여하튼 오나가나 생각이 많아서 먹고 싶은 것도 많은 모양이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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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도 많이 봤고, 시원한 음료도 마셨고, 휴식도 취했으니 고마 가야지. 그런데 편안한지 당최 일어날 마음들이 없는 모양이다. 그래 까이꺼~! 푹 쉬거라. 쉬는 것도 여행이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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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비밀이야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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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돌이 꽃을 들고서도 즐거우시단다. 그럼 되었지 뭘.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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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환점을 돌았으니 그만 내려가는 길로 들어섰다. 지난 겨울에 혹독한 바람으로 차밭의 찻잎은 죽기도 했지만 상효원의 대나무는 재앙을 면했나 보다. 푸르른 대나무를 보니 그것도 좋아보인다. 모쪼록 지리가 중요한 것은 동물보다도 식물인 것이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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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다 보니 만병초원이로구나. 산신령님이 머무는 곳이란다. 아마도 그렇다면 그것이 맞을 게다. 괜한 거짓말을 할 필요는 없을테니까 마이다. 오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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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기로 핀 복수초가 바닥에 지천으로 널부러졌구나. 소박한 모습이 튤립과는 대조를 이루기도 한다. 감로사에서도 시들어가는 꽃을 봤으니 제주도에서는 이미 다 졌으려니 했는데 아직도 피고 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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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계속해서 피겠다는 의지가 보인다. 꽃망울들이 맺힌 것을 보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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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산신령님이 강림하시는 곳이 여기에 있었구나. 그렇다니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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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효궤란다. 상효는 알겠는데 궤가 뭐지? 그냥 기도하는 곳이려니 하고 이해해야 할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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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월 : 화인아 상효궤의 기운이 어떤지 가서 앉아보거라.
화인 : 옙~!

화인의 기감은 낭월이 믿는다. 그래서 기운을 감지할 필요가 있을 적에는 앞세우게 된다. 낭월은 그러한 능력을 타고나지 못했기 때문이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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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후.....

낭월 : 어떻노?
화인 : 아주 좋습니다요.
낭월 : 그렇구나. 
화인 : 그냥 앉아 있고 싶은 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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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치우고 앉으면 한 사람이 참선할 공간은 나오겠지만 그것은 훗날로 미루기로 해야 할 모양이다. 다음에 올 적에는 돗자리라도 하나 들고 와야 하겠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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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실도 나온다. 기대를 하고 들어가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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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랑와랑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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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온실은 이름만 온실이었다. 볼 것이 없었더라는 이야기이다. 그래도 실망하지 말라고 능소화가 나그네의 허전한 발길을 위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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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베누스타프로스테기아였구나. 어쩐지 능소화랑은 조금 달라 보인다고 생각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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곱다. 주황색이 맘에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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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처음으로 돌아왔다. 입구에 오니까 이런저런 안내문들이 눈에 들어온다. 들어갈 적에는 바빠서 보이지 않았던 것들인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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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효원의 역사를 적어놨구나. 이런 것을 좋아한다. 1986년부터 시작되었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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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내는 자세할수록 좋은 일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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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경 잘 했다. 나오다가 보니까 입구에도 피라미드가 있었네. 휴게소랑 겹치는 건축물이로군. 이렇게 또 들어가면서 몰랐던 것도 나오면서 알게 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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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은 아직도 구름천지이다.

호연 : 구름이 잔뜩 있어서 일몰을 보기는 어렵지 않을까요?
낭월 : 그야 모르지. 우선은 점심을 먹으러 가는 것이 순서잖여?
호연 : 아, 맞습니다. 오늘 점심은 보말칼국수입니다. 기대하십시오.
낭월 : 그래 믿고 말고, 먹구지가 한 사람 있으니 얼마나 편한지 모른다니깐.
호연 : 감사합니다. 그럼 출발 합니다~!

(여행은 계속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