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 미안하다. - 카이스트 정재승교수

작성일
2011-04-17 08:07
조회
2241
안녕하세요. 낭월입니다.


엇그제는 밤 늦도록 방송을 봤습니다. MBC100분토론이라고 하는 것인데요. 마침 카이스트에서 자살사건이 겹치기로 발생하면서 마련한 자리인 모양이라고 생각하고 지켜보게 되었습니다.
 
그래도 한국과학의 자존심이라고 할 수가 있는 곳에서는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인지도 궁금했습니다. 물론 사람이 사는 곳은 다 그렇다고 생각하면 되겠습니다만, 머리 좋은 사람들만 모여있는 곳에서도 무슨 일이 생긴 모양인가 싶었습니다.
 
몇 분의 대화자들이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그리고 그 중에 유독 눈에 띄는 분이 계셨는데, 현재 카이스트에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는 정재승이란 사람입니다.
 
사람의 말에는 진심(眞心)이라고 할만 한 것과, 사심(私心)이라고 할만 한 것이 있지요. 여자 친구에게 꽃을 사주는 것은 진심을 가장한 사심일 것이라고 낭월은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래선지 꽃을 사본 일이 거의 없기도 합니다만, 여하튼 사심을 가장한 진심도 있겠지요. 여하튼 결론은 최종적인 목적에 의해서 구분이 가능할 것으로 보겠습니다.
 
이야기가 진행되는 내내 이 분의 얼굴에는 웃음기가 없었습니다. 이야기의 주제로 봐서 희희낙락이나 농담이 나와서는 어울리지 않을 것 같았습니다만 다른 선생님들도 나름대로 열심히 자신의 소견을 피력했습니다만 특히 돋보였던 것은 참으로 진심어린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으로 보였기 때문이 아닐까 싶었습니다.
 
'우리는 학생들에게 진심으로 미안하다고 사과해야 합니다.'

'제가 지금의 환경에서 카이스트의 학생이었다면 지금의 내가 될 수 없었을 것입니다.'
 
정 선생은 지금 무엇이 문제인지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결론은 현 총장님은 책임을 지고 물러나야만 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물론 실제로는 어떻게 되겠지요. 누군가의 마음대로 또 흘러갈 것입니다. 그렇거나 말거나 이러한 분이 제자들을 가르치고 있는 것은 희망으로 보였습니다. 그래서 희망은 있다는 생각을 해 봤습니다.

 

이렇게 사과를 하는 모습에서조차도 지혜로운 사람과 덜 지혜로운 사람의 모습이 구분되는 것을 보면서 사람의 마음은 다 한 가지라는 것을 생각해 봤습니다. 오늘 아침에 문득 검색을 해 봤더니, 글을 쓴 시청자들의 의견도 대동소이했네요. 내가 그렇게 느끼면 남들도 또한 같이 느끼는 것은 대동소이하다는 것을 생각해 봤습니다.

 

정재승 교수님은 지혜로운 학자로 보였습니다.


 
                 2011년 4월 17일 계룡감로에서 낭월 두손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