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 저자를 뛰어넘자 -9세 송유근

작성일
2011-03-08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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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3
 
안녕하세요. 낭월입니다.
 
 
 
오늘 아침에 아침마당에는 예전에 신동으로 소문났던 부산의 송유근 군이 출연했더군요. 그 사이에 늠름하게 성장을 하여 15세의 소년이 되어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또 사람 하나 버리는구나 싶었는데, 잘 커가고 있는 것을 본 것이 무엇보다도 반가웠습니다.
 
스승이신 박석재 박사와 같이 나왔더군요. 스승에게 제자로 거두게 된 사연을 물었습니다.
 
"송유근 군의 무엇이 마음에 끌리셨나요?"
 
"방학 중에 혹 시간이 나면 놀러와서 물어도 좋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열 번을 왔어요. 그래서 책을 하나 줬는데, 수학과 천문학을 섞어놓은 저서였는데, 나중에 그 책을 봤더니 책이 너덜너덜한 겁니다. 그래서 이 녀석은 뭔가 해 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다시 송유근에게 물었습니다.
 
"그 책이 이름만 들어도 무지하게 어려울 것 같은데, 재미있었나요?"
 
"아닙니다. 지금보다는 훨씬 재미가 없었습니다."
 
"그런데도 그 정도로 열심히 본 이유는 뭔가요?"
 
"책은 큰 재미가 없었지만, 이 책을 다 이해하고 나면 글을 쓴 사람을 뛰어 넘을 수가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자꾸 읽었던 것입니다."
 
그 이야기를 들으면서 참 특이한 친구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무리 뛰어넘는 것도 좋지만 재미없는 책을 읽는 인내심이 낭월에게는 없기 때문입니다. 재미가 없다면 바로 덮어버려도 좋을 만큼 재미있는 책이 지천으로 널려있기 때문이기도 하겠습니다만 9세의 어린아이가 할 수 있는 생각이라고 하기에는 참 당돌하였습니다.
 
낭월이 장자를 좋아하여 읽습니다만 장자를 뛰어넘을 생각을 해 보지는 않았습니다만, 이것은 아마도 철학과 공학의 차이가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철학은 뛰어넘는 것이 아니고 또 하나의 탑을 쌓는 것이니까 말입니다. 그런데 공학은 일인자가 되어야 하는 모양이네요. 여하튼 재미있는 생각이었습니다.
 
벗님들 중에는 낭월을 뛰어넘겠다고 하는 말씀을 해 주시는 경우도 가끔 있습니다. 참으로 고마운 말씀이시지요. 이렇게 변변치 못한 인물이지만 그래도 하나의 겨냥의 표적이 될 수가 있었다는 것에 대해서는 너무 과분한 말씀이라고 생각이 되었습니다. 물론 낭월이 뛰어넘고 싶은 사람이 누구냐고 한다면 글쎄요..... 닮고 싶은 사람은 더러 있습니다만 뛰어넘을 생각을 해 보진 않았습니다. 아마도 아직 멀었나 봅니다. 하하~
 
 
천재적인 자질로 인해서 또래의 아이들과 놀지 못함으로 인해서 겪는 어려움이 없을까 싶은 생각이 든 진행자가 그러한 점들에 대해서 물었습니다. 학교에 가면 삼촌 이모 뻘이고, 또래들은 소녀시대에 열광하는 아이들 틈바구니에서 어떻게 적응을 하게 될 것인지가 궁금했던 모양입니다.
 
"친구들과 나이나 정신세계가 맞지 않아서 힘든 것은 없나요?"
 
"우주의 나이로 본다면, 수백억광년의 넓이가 있는 허공입니다. 그러한 것을 생각하니까 나이 차이라고 해봐야 불과 얼마 되지 않으니 그러한 것으로 인해서 힘들 일은 뭐 별로 없는 것 같습니다."
 
아직은 어린 천문학자의 생각 속은 우주적이었던 모양입니다. 문득 인도의 성자가 한 말이 생각났습니다.
 
"아득한 세월을 두고 윤회하는 것을 생각한다면 90세의 노인이 10세의 소년에게 가르침을 청하는 것은 아무렇지도 않은 것이다. 이미 그 소년은 전생에 또 노인의 부모였을 것이기 때문이다."
 
어떻게 생각하세요?
 
            2011년 3월 8일 계룡감로에서 낭월 두손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