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반달(57) 화순항(外)
작성일
2021-06-10 0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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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반달(57) [15일째 : 3월 22일(월)/ 5화]
화순항에서 대포항까지
군산오름에서 출발해서 6.6km를 달려서 도착한 화순항이다. 화순항을 보는 순간 일단 깜짝 놀랐다. 산방산 옆에 이렇게나 큰 부두가 있었을 것이라는 생각을 못했기 때문이다.
화순항의 입구에는 화사한 꽃잔디가 나그네를 반겨 준다.
건강과 성 박물관은 또 뭘까? 대략 성과 관련된 자료들을 모아놓은 곳이겠거니... 짐작만 해 본다. 그냥 성 박물관이라고 못하고 앞에다가 뜬금없이 '건강'을 붙여놓은 것을 보면서 누군가의 간섭을 받았던 것은 아닌가 싶은 생각도 짐짓 든다. ㅎㅎ
산방산 유람선을 타는 곳이지만 그림의 떡이다. 운항을 하지 않는 유람선 부두는 아무런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그 바람에 여행경비는 절감이 되었다. 좋아해야 하는 일인지는 모르겠지만 말이다. 배만 운항하면 지금 시간에 유람선을 타고 한바퀴 돌아보는 것은 딱 좋은데 말이지. 코로나로 인해서 유람선은 모두 휴업상태이다. 여객선만 운항하고 있는 제주도의 3월 풍경이었다.
그래도 괜찮다. 화순항도 구경하고 다음에 산방산 유람선을 어디에서 타는지도 알았으니 그것만으로도 충분하지 뭘. 아무렴.
화순항에서 바라보는 산방산은 또 달라 보이기도 하다. 어떻게 보면 바다를 베개 삼아서 누워있는 사람의 얼굴처럼 보이기도 하는 것은 착시겠거니. 저멀리 용머리 해안과 더 멀리는 송악산 자락도 보인다. 여기에서 보는 경치도 썩 괜찮구나.
어선은 저녁벌이를 하러 움직이는 모양이다. 부산에서 온 배가 제주도에서 고기를 잡고 있는 모양이다.
그 가운데 정박한 채로 나란히 붙어있는 배는 무척이나 남루하구나. 모양새가 낯설다.
어쩐지 낡았다고 했더니 중국 배였구나. 이름이 뭐냐...?
「소공어(蘇贛漁) 02957호」로구나. 네가 왜 여기에서 놀고 있느냐? 아마도 짐작컨대 불법으로 조업하다가 끌려 와서 처분을 기다리고 있는 배가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든다. 어선의 이름치고는 좀 특이하군. 무슨 의미가 있지 싶은데....?
앞의 소(蘇)는 소속이 강소성(江蘇省)이라는 뜻이겠고, 장쑤성은 중국어의 발음이다. 강소성은 제주도에서 가장 가까운 지역이라는 것을 생각해 보면 타당하겠고, 중국은 성(省)마다 한 글자로 표기를 하는데, 산동성은 노(魯)로 하고, 북경은 (京)으로 하는 것일게다. 자동차를 보면 그렇게 되어 있는 것에서 대략 짐작을 해 본다.
소(苏)는 (蘇)의 간체이다. 그런데 그 다음의 공(贛)이 문제로구나. 지명의 단계로 적어놓은 것인지 아니면 어종에 대해서 적어놓은 것인지는 잘 모르겠군. 그러니까 강소성에 소속이 된 어선이 대한민국의 해역에서 조업을 몰래 하다가 해경에게 적발되어서 나포된 것으로 정리하자. ㅎㅎ
어선을 잡아 온 해경의 선박이겠거니 싶다. 옆에서 밧줄을 들고 뭔가를 하고 있는 경찰관들이 보인다.
중국 배에 대해서 뭔가 물어보고 싶기는 했지만 코로나 시국에 말을 거는 것도 좀 그래서 그냥 지나쳤다.
화순항이 이렇게 넓은 이유는 아마도 풍랑주의보가 내릴 경우에 피항하는 선박들을 위해서 마련한 것이겠거니 싶다.
부두에서 항상 눈길을 끄는 것이 이 쇠말뚝이다. 바닷물에 쩔어서 녹이 슬다슬다 덕지덕지 엉켜붙어 있는 것이 뭔가 느낌은 있는데 딱히 뭐라고 말을 하기는 그래서 그냥 사진만 찍어 놓을 따름이다.
화순항은 이 정도로 둘러보고 이동하기로 했다.
제주도에서 우도를 제외하고 쉽게 보기 어려운 모래사장이 오히려 귀하게 보이는 것은 언제나 검은 바위투성이만 보고 있었던 까닭이었겠거니 싶다.
안내판을 한 장 찍고는 다음 목적지로 이동했다. 지나는 길에 중문의 해안도 가보자는 이야기가 나와서 흐름에 맡겼다.
21분 거리를 옮기면 중문의 요트계류장이다. 요트 구경하러 가자고 하는 바람에 이동했던 셈이다.
요트장 가는 길에 그네를 보고 그냥 지나치지 못해서 또 놀았다.
이런 것도 하며 놀았다. 우도의 신버젼이라고 하자꾸나. ㅋㅋ
엉? 원숭이도 있었구나.
녀석의 표정이 의미심장해 보이는 것은 괜한 생각의 이입이겠거니. ㅎㅎ
아마도 좁은 곳에 갇혀 있다가 해바라기를 하자고 사육사가 데리고 나온 모양인데, 마침 그 표정이 하도 절묘해서 한 장 담지 않을 수가 있어야지. 얼굴이 햇살쪽으로 있었더라면 더 좋았을텐데 그점이 아쉬웠지만 모든 장면이 내가 원하는 대로만 되는 것은 얼마 없으니까. ㅋㅋ
요트장으로 내려가는 구조로구나.
무슨, 최남단 바다 전망대도 아니고 전망엘리베이터라고 하나.....
요트가 있었구나.
구조물들과 놀고 있으니 오늘은 확실히 한가로운 날임을 알겠고, 여정의 마지막이라는 느낌도 그대로 묻어나는 듯하다. ㅎㅎ
샹그릴라6호였구나. 바다를 누비다가 쉬고 있는 모양이다.
낭월 : 얼마 안 하네. 요트나 타고 한바퀴 돌까?
화인 : 코로나라 운행을 하지 않는답니다. 호호~
낭월 : 퍼블릭이 제일 싸네? 무슨 뜻이고?
화인 : 아마도 여럿이 같이 타는 건가 봐요.
낭월 : 60분에 6만원이면 10분에 만원인가보네?
화인 : 구경 잘 하셨죠? 그럼 다음 코스로 갑니다~!
대포동의 주상절리를 유람선으로 보려면 어디에서 타야 하는지가 궁금했는데 이제 그 자리도 확인했다. 그것은 대포항이었던 것이다. 그리고 대포항은 속초의 설악산 입구에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는것도. ㅎㅎ
전화번호를 담아놔야 다음에 예약을 하지 싶어서 찍어놨다. 언제 어떻게 쓰일지 모르니까 말이지.
대포항의 상징은 뭐니뭐니해도 주상절리로구나. 안내판을 보니 알겠네. 참으로 멋지긴 하지. 지삿께 주상절리를 보면서 감탄했던 것이 떠오른다. 옛날에는 여행책자에 그렇게 소개가 되었었는데 언제부터인지 대포동 주상절리로 이름이 바뀌었더라만.
제트스키도 있고, 요트도 있구나.
한가롭게 둘러보고 있는데 갑자기 사람들이 움직이는 모습이 보인다.
분위기를 봐하니 퍼벌릭이겠구나. 6만원씩 내고 타면 되는 것인가 싶다. 단체가 아닌 것은 틀림없지 싶어서이다. 그러니까 시간에 맞춰서 요트를 탈 사람들을 모아서 출발하는 모양이다.
낭월 : 연지야, 우리도 요트 한 번 타 볼까?
연지 : 다음에~!
낭월 : 옙...
30분만 미리 도착했더라도 어떻게 해 보겠는데 이미 너무 늦기도 했다. 그래서 괜히 한마디 했다가 본전도 못 건졌구나. ㅋㅋ
배는 다음에 코로나 풀리면 타는 것으로 해 놓고서도 이렇게 눈앞에 보이면 또 탐심이 발동하는 중생이다. 뭐 어쩌겠는가. ㅎㅎ
뱃놀이 떠나는 모습을 바라보는데 다 봤으면 그만 가잔다. 그래 오늘은 여기까지로 마무리 하면 되겠다.
들어오는 길에 뱃턱에 들려서 도미 한 마리 떠가자기에 그러라고 했다. 오늘이 마지막인데 그냥 조용히 넘어갈 턱이 없지 그래. ㅋㅋ
콩나물 넣은 라면으로 배를 채우고 마지막의 일정을 마무리 했다.
벌써 귀가할 준비를 하는 연지님이다. 내일 해도 될 것을 미리 해 놓는 것은 마음이 집으로 향하고 있다는 뜻이 아닐까?
낭월 : 어떻노? 잘 놀았어?
연지 : 너무 잘 놀았지. 고마워.
낭월 : 휠체어 타기 전에 돌아다니니 다행이지?
연지 : 맞아요. 축하해요. 사진 실컷 찍으셨지?
낭월 : 난 아직 안 끝났어. 내일 아침이 있잖아.
연지 : 무사히 마무리 해서 또 다행이에요.
(여행은 계속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