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반달(46) 이호태우

작성일
2021-06-03 08:02
조회
4170

제주반달(46) [11일째 : 3월 18일(목)/ 3화]


이호태우와 돌염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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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을 든든하게 먹었으니 또 오후의 일정을 시작한다. 이번에는 서쪽으로 돌아가면서 시간이 되는대로 살펴볼 요량이다. 우선 가까이에 있는 이호태우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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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두봉에서 불과 5분 거리에 있는 이호태우이다. 예전부터 이름이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언뜻 들으면 영어도 같고 중국어도 같은 이 의미가 궁금했다.

이호(梨湖)는 지명이고, 테우는 떼로 만든 배라는 뜻이라는 것도 이렇게 현장을 방문해서야 공부하게 되는 것인가 보다. 한자로는 '벌선()'이라고도 하는데, 테우가 어떻게 생겼는지가 또 궁금해질 밖에.

 

20210603_162708[인터넷자료 : 테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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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에는 떼로 만들었다고 하는데 이렇게 재현을 해 놓으면 어떻게 하노.... 자료가 맘에 들지 않아서 또 찾아서 뒤적뒤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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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통나무로 만들었구나. 그나마 좀 나아 보이긴 한다. 떼가 뭐냐? 잔디를 떼라고 하잖는가? 그렇다고 해서 잔디로 배를 만들었을리는 만무하고... 뗏목의 뗏을 말하나? 그렇다면 위의 떼배는 이해가 된다. 그래서 테우가 되었더란 말이지? 이렇게 이해하는 걸로 마무리를 해야 할 모양이다.

그러니까 판자는 아니고 통나무를 엮어서 뗏목으로 만들었고 여기에 도구들을 올려서 고기를 잡았던 것으로 보면 되겠다. 그런데 설마하니 그 테우가 이호에만 있었더라는 말은 아닐게고... 왜 이호테우냔 말인지....  아마도 이호에 사는 누군가가 제주도의 생활에서 쓰였던 것을 재연하여 문화재로 만들고 지명도 아예 그렇게 붙였다는 이야기가 되는 것으로 정리하고 넘어가면 되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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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호테우를 생각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말 등대이다. 등대의 형상이 말처럼 생겨서 붙어진 이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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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의 파도가 심상치 않게 출렁인다. 아무래도 풍랑이 일어날 조짐인가 싶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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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긴거야 아무렴 워뗘~! 밤에 불이 들어오면 등대인 거고, 제주도는 말이 유명하니까 말의 형상으로 만들었던가 보군.  작살로 뭘 잡았나?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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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만치 도두봉이 보인다. 파도의 모습이 아무래도 한바탕 소용돌이를 칠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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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포구에서 딱히 더 머무르지 않아도 되지 싶어서 자리를 옮겼다. 다음엔 돌 염전이 있다기에 궁금해서 가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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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엄포구 옆에 있는 돌염전이란다. 갯펄염전이야 어려서 많이 봤지. 그런데 갯펄이 없는 제주도에서는 돌위에서 소금을 만든다는 말이지? 환경에 따라서 기술은 적응하기 마련이다. 돌도 없으면? 그러면 끓이면 되지. 그것은 자염(煮鹽)이잖여. 삶을자(煮)를 썼으니 바닷물을 삶아서 졸이면 소금이 되는 것이겠군. 천일염이야 햇볕에 갯펄의 염판에서 물을 굴려가면서 증발시키는 것인 줄 알지만 바위에서 소금을 얻으니 이것도 천일염이긴 하겠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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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엄포구(舊嚴浦口)로구나. 그렇다면 신엄(新嚴)도 있다는 말인가? 궁금하면 찾아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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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구엄포구 아래에는 신엄포구가 있었구나. 재미있군. 그 중간에는 애월돌고래 전망대도 있었다는 것은 몰랐네. 거 참....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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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에 바닷물을 채운 사진이구나. 이렇게 해서 소금을 얻었다는 말이로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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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것좀 읽기 좋게 만들어 주면 안 되겠니? 거 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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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 것이 없으니 안내문만 수두룩한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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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내문이야 아무리 많아도 괜찮다. 다만 관리를 좀 잘 해 달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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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하튼 안력을 돋궈서 애써 읽는다면 대략 읽을 수는 있겠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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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랬구나. 대략 이해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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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형상만 남아있어서 소금은 만들지 않는 모양이다. 바짝 말라있는 것으로 봐서 말이다. 그래도 지나는 길가에 있으니 관심이 있는 여행객들의 모습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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둑의 높이가 낮은 것은 아침에 물을 가둬서 저녁에 소금을 만들기 위해서가 아닐까 싶다. 욕심사납게 물을 많이 담았다가 비라도 쏟아지면 헛일이 될 것이기 때문이었겠거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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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보다 넓지는 않았지만 최대한 자연의 환경을 활용했던 것은 이색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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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하노? 고마 가자~! ㅎㅎㅎ

구엄포구에서 돌염전까지 보니 하루의 해가 많이 남았지만 돌아갈 길도 만만치 않으니 이쯤에서 여정을 마무리 하는 것으로 결정했다. 화인이 또 가야 할 곳이 있더란다. 그러자고 했다. 중간에 화인의 지인이 살고 있다는 집에 들려서 잠시 이야기를 해야 한다나 뭐라나. 그래서 낭월은 차에서 밀린 낮잠을 자는 달콤한 시간을 얻었다. 그 집은 여행에서 언급할 필요는 없을 것으로 봐서 생략하거니와 제주도에서 귤밭을 가꾸면서 잘 살고 있더란다. 그리고 내일 다시 방문하기로 했다기에 그러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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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1시간 여를 달려서 서귀포항에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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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연 : 오늘은 긴꼬리 뱅에돔이 들어왔습니까?
사장 : 오늘도 긴꼬리는 안 들어왔네요. 뱅에돔도 귀한 겁니다.
호연 : 그럼 그걸로 하겠습니다. 참돔도 하나 해 주십시오.
사장 : 긴꼬리는 들어오면 연락 드리겠습니다.
호연 : 언제 나올지는 알 수가 없는 것이지 않습니까?
사장 : 바닷속 사정은 아무도 모르지요. 나올 때는 또 나오기도 하는데.
호연 : 그래서 귀한 것인가 봅니다. 꼭 좀 연락 부탁합니다.
사장 : 예, 그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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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오늘은 또 뱅에돔과 참돔으로 저녁을 해결하게 되었다. 다만 애석하게도 호연의 소원이 이뤄지지 않았을 따름이다. 그런데 벵에돔도 귀한 어종이라고 하더라만 뭔가에 꽂히면 다른 것은 안 보이는 모양이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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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거나, 먹구지와 동행하는 바람에 에너지 보충은 제대로 하고 있지 싶다. 오늘의 일정도 이렇게 성황리에 마무리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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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촐하게나마 저녁을 든든하게 먹고는 회원들이 궁금해하는 카페에 간단히나마 오늘의 여정을 올려드리고는 하루를 마무리 하는 여유로움이 좋다.

(여행은 계속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