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화가 토를 생한다(火生土)

작성일
2007-09-10 1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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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의 원조로써 불이 생겨났다고 본다면 불은 또 토를 만들어 낸다고 하는 순환의 원리가 있다. 화가 어떻게 토를 생할까? 일단 가장 원시적인 방법을 생각해본다. 나무를 의지해서 불이 타고나면 그 자리에는 재가 남는다. 그 재는 결국 기름진 흙으로 변하여 나무를 기를 수 있게 되니 이로써 불에서 흙이 생겨난다는 간단한 이치를 설명한다.

그리고 또 한가지는 사람에게 대입을 시켜보는 것이다. 젊은 남녀가 다 자란 후에 가슴에 불이 붙어서 사랑을 찾는다고 이야기 했는데 그렇게 해서 사랑을 만나서는 토를 이룬다. 즉 토라는 것은 음양의 균형이라고 말했는데 남녀가 둘이 만나서 음양의 화합(和合)인 중용(中庸)을 이룬다고 하겠다. 남녀는 음양이 각기 놀다가 이제 결합을 이루는 것이니 이것은 분명히 음양화합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로써 자연히 土라고 하는 중용성을 알 수 있는 힌트가 되기도 한다.




가) 꽃이 핀 후에는 열매를 보자




나무에서 꽃이 핀 다음에는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대개는 알고 있다. 꽃의 목적이 무엇이겠는가를 생각해보면 능히 알 일이다. 꽃의 목적은 수정(受精)이었던 것이다. 그렇다면 그 목적은 열매를 키우는 일이다. 열매라고는 했지만, 실제로 나무의 목적은 씨앗일 것이다. 열매의 과육(果肉)은 씨앗을 멀리까지 운반해 달라는 심부름 값으로 지불될 것이고, 실제로는 자신의 유전인자를 포함하고 있는 열매 속의 씨앗을 만드는 것이 목적이다. 그 작은 씨앗만을 만든다면 참으로 간단할텐데, 수고스럽게도 과일의 육질부분을 만드느라고 쓸데없는 에너지를 소모하는 것은 또 무슨 까닭인가?

심부름 값이라고는 했지만 그냥 순수하게 심부름 값만은 아니다. 가령 과일의 육질부분을 모두 제거해버리고 씨앗 부근만을 키운다면 과연 잘 자랄 수가 있을까를 생각해보면 능히 알 일이다. 그리고 보면 씨앗은 또 육질부분에서 영양분을 흡수해서 씨앗을 키우기도 하는 모양이다. 그러니까 열매가 크고 충실해야 씨앗도 결실이 잘 되는가보다. 그래서 이런저런 사정에 의해서 꽃이 지고난 다음에는 열매가 자라는 것이라고 이해를 해본다. 그러니까 꽃이 진 후에 자라나는 것이므로 열매는 토라고 보고, 화생토(火生土)의 원리를 대입시키는 것이다.




이렇게 생각해 볼적에 살아있는 나무에게서는 어떤 일관성을 느끼게 된다. 그런데 죽은 나무는 불로 화한 다음에 어떻게 될것인가를 생각해자. 불이 과연 무엇을 만들어 내는것인지? 선뜻 감이 잡하지를 않는다. 그래서 이리저리 궁리를 해보는데, 역시 만만한 부분이 아니다. 그냥 단순히 재를 만든다는 것은 어쩐지 싱겁기 때문이다. 재를 만든다고 한다면, ‘LPG는 어떤가?’ 하고 물었을 적에 대답할 말이 여엉 궁하기 떄문이다. 재는 고사하고 먼지도 남지 않으니 말이다. 이것에 대해서 무슨 말을 하기는 해야 할텐데, 도무지 적절한 말이 떠오르지를 않으니 말이다.




(뭔가 적절한 말이 생각나면 추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