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한달(89) '시즌3'인가?

작성일
2021-11-17 06:59
조회
453

제주한달(89) [25일(추가1일)째 : 2021년11월 9일(화)]


'시즌3'이라 부를까?


5개월 만에 다시 이어지는 제주도 이야기이고, 어느 벗이 「제주도 시즌 3」이라고 이름을 붙여줬다. 그러고 보니까 세 번에 걸쳐서 이야기가 이어지게 되었더라는 말이로구나. 장~ 보면, 1편 만한 2편이 없던데, 낭월의 제주 한달도 그렇게 되지 않기만 바랄 따름이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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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이름이 바뀌었다. '제주반달'에서 '제주한달'이 되었다. 이제야 비로소 한 달을 채웠기 때문이다. 저녁을 먹고서 출발하기로 했는데 짧디 짧은 11월의 하루 해는 이내 어둠으로 잠겨버렸고, 내심으로 걱정이 조금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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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은 바로 풍랑주의보가 전 해상에 내려져 있다는 예보때문이다. 퀸제누바아호는 워낙 커서 웬만한 풍랑에는 끄떡도 하지 않겠지만 일행들이 멀미에 약해서 여행길이 고생길로 바뀌지나 않을까 싶은 걱정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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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풍과 함께 구름의 모양이 참으로 특이하게 형성되어 있다. 이것은 8일 새벽이었으니까 저녁에는 동해쪽으로 이동을 할 것으로 믿었다만 풍랑이 문제로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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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거나 말거나 예정대로 9일 새벽 1시에 출항하는 목포로 향해서 짐을 싣는다. 이번 여행은 다섯 명이다. 금휘가 따라붙었기 때문이다. 보름을 간다고 하면 안 가려고 했는데 낭월은 7일만 돌고서 비행기로 돌아올 예정이고, 화인네는 추가로 5일을 더 놀다가 온다는 말에 동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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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보니 반갑군. 퀸제누비아~! 어느 사이에 친숙한 느낌조차 들었나 싶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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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은 승선시간이 남아있으니 주변을 기웃거린다. 앉아있으면 뭐하노 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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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이것은 배의 양쪽에 매달려 있는 건데? 이 안에 무엇이 들어있는지 궁금했는데, 그 속을 보여주는 장면을 만나서 반가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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뚜껑을 열면 이렇게 생긴 보트가 나온다는 말이로구나. 비상시에는 이것의 신세를 질 수도 있다는 말이었다. 그럴 일이 없겠지만 그래도 또 모를 일이다. 아무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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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사이에 달라진 것은 없겠지만, 그래도 여행객의 습관이다. 정보를 담아야 왠지 뭔가를 빠뜨리지 않았다는 느낌이 들어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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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배를 타는 그림은 생략해도 되겠다. 객실에 앉아서 가볍게 담소를 나누면서 이번 여정도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순탄하기를 바라는 건배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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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쓰고 놀러가는 일인데 즐겁지 않을 까닭이 있나. 아무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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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판으로 나갔더니 금휘(양념딸)가 따라와서 기념샷 하나 남기고는 바로 내려간다. 배의 구경은 이미 많이 했기 때문에 더 볼 것도 없어서 일찌감치 잠을 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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푹 자고 났다. 역시 풍랑으로 인해서 배가 꽤 흔들리기는 했지만 멀미를 할 정도는 아니어서 다행이었다. 풍랑주의보를 보면서 배를 탔으니 퀜제누비아의 위력이라고 해야 하겠다. 근데, 현수막의 의미가 뭐지? 믿어도 되나? 세계 최우수 선박에 선정되었다니 뭐 나쁜 소식은 아니다만 한국 내에서만 그렇다는 말이겠지..... 하면서 반신반의...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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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항에 입항했다. 이것이 여름과 가을의 시차로구나. 여름에는 일출을 보고 놀았는데 11월 9일의 제주항은 아직도 밤중이니 말이다. 그래도 아쉬울 것은 없다. 이미 모든 풍경을 다 봤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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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항에서 동쪽으로 달려서 도착한 곳은 조천이다. 이번에는 숙소가 무료이다. 공사를 끝냈다면서 와서 터를 눌러 달라는 황 사장의 부탁(?)으로 방문한 일정이기 때문에 그냥 잠만 자 주면 되는 것이었다. 물론 고맙기야 한량없이 고맙지만.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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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치도 그림이다. 황토방으로 만든 곳이란다. 그럴싸 하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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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을 들여놓고는 간단히 커피 한 잔 하면서 제주 입도(入島)를 자축했다. 아침을 해결하자는 이야기에 화인이 쌓여있는 명함에서 하나를 골라서 식당으로 향했다. 예전에 황 사장이 그랬다. 먹어보고 괜찮다고 생각되는 집의 명함만 모아놨으니까 어디로 가도 괜찮다는 말. 그래서 믿고 찾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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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6시 부터 식사가 가능하다는 해장국 집이다. 연대해장국인 것으로 봐서 옆에 연대가 있었던 모양이다. 그러고 보니까 돌로 쌓아놓은 연대가 있었는데 무심코 지나치는 바람에 사진을 담지 못했구나. 그래서 항상 지나고 나서 아쉬워하는 것도 여정이려니 한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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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아침엔 순두부다. 먹을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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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인네는 해장국이란다. 든든하게 먹고는 다시 숙소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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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는 풍랑주의보가 유지되고 있음을 그대로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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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배를 탈 일정은 없으니 상관없고, 오히려 신나게 몰아치는 파도와 강풍이 제주도스러움을 보여주는 것이 반갑기도 했다. 이런 것은 그냥 즐기면 된다. 잠시 차를 멈추고 해안풍을 맞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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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번에 대정의 해안에서 봤던 파도를 떠올린다.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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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을 먹고 오니까 황 사장이 나와서 집을 구경시켜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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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장 : 집을 대충 마무리 했습니다. 덕분입니다.
낭월 : 몇 층인 겁니까?
사장 : 4층입니다. 그런데 지그재그로 설계를 했지요.
낭월 : 아니, 그런 또 무슨 의미인지요?
사장 : 코를 골아대면 숙면에 지장이 있을 것이 아닙니까?
낭월 : 그렇지요. 맞습니다.
사장 : 이렇게 좌우로 방을 층지게 해 놓으면 코를 골아도 옆에는 들리지 않거든요.
낭월 : 역시~! 용의주도 하십니다. 
사장 : 살아온 경험이지요. 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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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뿌리다 말다를 반복하지만 풍경은 그저 그만이었다. 앞으로 게스트하우스를 할 예정으로 내부 장식도 마무리 되었단다. 손님을 받기 전에 이렇게 인연이 있는 사람들부터 청해서 빚을 갚는다는 말에 감동이다.

사장 : 저는 오늘 서울로 갔다가 일요일 저녁예약을 하겠습니다.
낭월 : 많이 바쁘시군요. 그렇게 알고 있겠습니다.
사장 : 편히 쉬시고 여행 잘 하시고 일요일 오후에 뵙겠습니다.
낭월 : 고맙습니다. 일 잘 보시고 그날 뵙지요.

워낙 바쁘게 살아가시는 분인지라 그렇겠거니 했다. 독채를 내집처럼 풀어헤쳐놓고 편히 지내라는 말만 남기고는 제주공항으로 총총히 떠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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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관심이 많은 호연과 화인이 황 사장과 이야기를 나누는 사이에 낭월은 오늘의 여정을 훑으면서 궁리를 한다. 날씨가 폭우라도 쏟아지면 어쩌나.... 싶은 생각도 하면서 다음에 가야 할 곳의 정황을 탐색하느라고 여념이 없는 낭월가이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