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반달(79) 천백고지

작성일
2021-06-27 08:41
조회
640

제주반달(79) [21일(추가5일)째 : 5월 29일(토)/ 4화]


영실 가는 길에 천백고지휴게소 구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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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러 가기는 애매한 곳이지만 지나는 길에 그냥 지나칠 수가 없는 곳이 1100고지이다. 어리목에서 영실을 가려면 반드시 거쳐야 하는 곳인데 어떻게 그냥 지나칠 수가 있느냔 말이지. 이것은 여정의 흐름이고 흐름은 따르는 것이 가장 자연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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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리목에서 1100고지휴게소는 10분 거리다. 이내 도착해서 주차장에 차를 세웠다. 바로 뒤는 삼형제 큰오름이지만 영실을 들리기 위해서 오름까지는 다음으로 미뤘다. 여기에서 말하는 다음은 가을이고 대략 11월 초가 될 것으로 짐작을 해 본다. 11월 초에는 한란전시회가 있을 예정이고, 귤이 제철을 맞이하게 될 것이라는 꼬리표도 붙어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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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록(白鹿)이 하늘을 보고 소리높여 노래하는 모습이다. 여기는 1100고지 휴게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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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차를 하고서 휴게소를 올라가 볼까 하고 들이밀었는데 출입이 통제되어 있구나. 코로나 때문이라니 더 할 말이 없어서 조용히 나왔다. 사슴이 서있는 멋진 풍경은 사진에 담지 않으면 여행객이 아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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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록에 대한 전설이 있었구나. 어디 보자....

한라산 기슭에 살았던 젊은 사냥꾼이 병든 어머니를 모시고 있다가 지나던 나그네가 말하는 사슴의 피를 구하기 위해서 사슴사냥을 하려고 헤매다가 백록담까지 오르게 되었고, 천신만고 끝에 발견한 흰사슴을 향해서 활시위를 당겼는데 백발노인이 사슴을 막아서더니 안개 속으로 사라지고 말았고, 젊은이는 사슴대신에 백록담의 물을 떠다가 어머니를 드렸더니 병이 말끔히 사라져서 그 연못을 백록담이라 했다는 이야기였구나. 효심에 산신령이 감동했더라는 말이로군. 가능한 이야기네. 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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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무슨 제사를 지내나....? 향연(香煙)이 자욱한 것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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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어느 고인의 기념일인 모양이다. 뉘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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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악인고상돈기념비(山岳人高相敦記念碑)」

그러니까 고상돈이라면.... 뉘신지....





고상돈( 敦)



 한국인 최초로 에베레스트산을 등정한 산악인. 대한산악연맹 충청북도지부 이사를 지냈으며 알래스카산맥의 매킨리산 등정 후 하산하다 추락하여 사망하였다. 1977년에 청년대상, 체육훈장 청룡상을 받았다.

제주도에서 태어났으며 청주상업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청주에 있는 전매청 연초제조창에 근무하면서 청주대학교 경영학과 2년을 수료하였다. 1970년 3월 대학산악연맹 회원이 되어 활동하다가 한국일보사와 대한산악연맹이 공동으로 후원한 한국 에베레스트 원정대(대장 김영도, 대원 19명)의 제주대표로 참가하였으며, 1977년 9월 15일 한국인으로서 최초로 에베레스트산 등정에 성공하였다.


1977년 구성된 한국 에베레스트 원정대의 2차 공격조로서 셰르파(Sherpa) 펨바 노르부와 함께 9월 15일 낮 12시 50분(한국시간 오후 4시 30분) 해발 8,848m의 에베레스트 정상을 출발한 지 7시간 20분간의 사투 끝에 정복하였다. 등정을 마치고 무전을 통해 "여기는 정상, 더이상 오를 데가 없다"고 했던 당시의 말이 유명하다.

당시에는 원정대의 장비상황이 열악하여 1차 공격조이던 박상렬 부대장이 28개의 산소통을 다 쓰면서도 정상 앞 100m 지점에서 실패하여 그의 등정이 힘든 상황이었으나 에베레스트산 기슭에서 프랑스 원정대가 버리고 간 신품 산소통 12개를 그가 주운 것이 정상을 정복하는 데 결정적인 행운이었다. 그는 정상에 1시간 가량 머물면서 1976년 설악산 동계훈련을 받다가 눈사태를 만나 숨진 최수남·송준송·전재운의 사진을 만년설에 묻었다.

1971년 네팔정부에 에베레스트 입산 허가신청을 내면서 시작된 에베레스트 원정은 무려 6년에 걸쳐 도전한 끝에 그에 의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었으며, 한국은 국가별로는 세계에서 8번째, 등반팀으로는 14번째로 에베레스트를 등정한 국가가 되었다. 또한 세계에서 처음으로 몬순(계절풍) 기간인 9월중 등반과 21일간의 고속 캐러밴 등 여러 가지 기록을 남겼다.

대한산악연맹 충청북도지부 이사로 있으면서 1979년 북아메리카 최고봉인 알래스카산맥의 매킨리산(McKinley;해발 6,194m) 원정대에 참가하여 1979년 5월 29일 등정에 성공하였으나 이일교와 함께 5월 29일 하산하다가 자일 사고로 추락하여 사망하였고, 이때 박훈규는 중상을 입었다. 이로써 그는 영원한 산사나이로 한국 산악계의 전설이 되었다.

1977년에 청년대상, 체육훈장 청룡상을 받았다. 제주도의 한라산 해발 1,100m 고지에 묘소가 있으며 고() 고상돈대원 기념사업회가 조직되어 해마다 추모사업을 벌이고 있다. 2002년 6월 에베레스산에서 청소활동을 벌이던 단체에 의해 고상돈 원정대의 깃발이 발견되었는데, 깃발에는 '77 K.E.E(77: 등반연도, K.E.EKorea Everest Expedition)'라고 씌어 있었다.

[네이버 지식백과] 고상돈 [高相敦] (두산백과)








아하, 에베레스트. 들어 본 것도 같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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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분이셨구나. 안타깝게도 무사히 귀국하셨으면 좋으련만 맘대로 안 되는 것도 운명이려니 해야지. 그러니까 1948.12.29에 태어나서 1979.5.29에 사망했는데 마침 오늘이 5월 29일이었다니. 이것도 인연이 아니겠느냔 말이지. 향년은 고작 31년이었으니 참으로 아쉬움이 많은 삶이라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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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월 : 실례합니다. 오늘이.... 혹 기일이십니까?
관리 : 예, 그렇습니다. 제삿날이라서 행사를 진행 중입니다.
낭월 : 아, 그렇군요. 분향을 해도 되겠습니까?
관리 : 그럼요. 고인도 기뻐하실 겁니다.

이것도 인연이니 산소에 다가가서 합장배례하고 반야심경 한 편을 외워서 고인의 극락왕생을 기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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묘지를 보니 봉화마을이 생각나는 구나.... 두 분이 세상의 마지막을 보낸 분위기가 비슷하다는 생각이 잠시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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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인들과 지인들의 분향이 이어지고 있는 것을 보면서 한 사람이 세상에 왔다가 가는 흔적이 이렇게 기념되고 있음을 생각해 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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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건너면 표지석이 서있다. 해발 1100m이다. 다른 말도 없고 필요도 없지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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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생하지 말라고 길도 잘 만들어 놨으니 둘러 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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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는 그냥 지나치기만 했는데 여기에 람사르습지가 있었다는 것은 이렇게 작정을 하고 자리를 잡아야 보이는 모양이다. 1100m의 높은 곳에 습지가 있다는 것도 신기한 일이지 싶다. 더구나 제주도의 화산암석이 물빠짐에는 둘째 가라면 서러워할 판인데 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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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물이고여 있구나. 산책로도 잘 만들어 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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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크를 따라서 걷기만 하면 되니 만고 편하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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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닥에는 돌들이 널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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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그냥 그렇겠거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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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렇게 안내문에서 지의류(地衣類)라는 것을 보고 나서는 새롭게 보이는 것도 알고 모름의 차이겠거니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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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돌에 이끼처럼 생긴 것이 붙어있겠거니 했는데 그것조차도 알고 있으면 생명체로 보인다는 것이 당연하면서도 신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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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은 맑고 공기는 신선하고 물은 깨끗하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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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인도 흔치 않은 풍경에 빠져드는 모양이다. 길가 도랑이라면 당연히 그렇겠거니 하겠는데 여기는 해발 1100m의 고지대라는 것이 그렇게 차별심을 만드는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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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달나무인가? 잎을 봐서는 비슷하기도 한데. 박달이라기에는 너무 많이 달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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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형제큰오름이 마주 보이는 풍경이구나. 다음에는 올라가 봐야겠다는 생각만 한 점 남겨 놓는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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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볍게 산책삼아 둘러보기에는 딱 좋은 곳으로 보면 되겠다. 특별히 뭘 보려고 하면 막상 별로 눈에 띄는 것이 없다고 해야 할 모양이고.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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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지에 살고 있는 동물들이로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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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이 제법 많이 고였다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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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곳에는 오리 한 쌍이 먹이를 찾고 있는 풍경을 선물하는 구나.그것도 좋지. 오리 부부들 고맙구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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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구로 나오니까 안내문이 제대로 되어 있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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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해놔서 이해에 도움이 되네. 좋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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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공개된 구간은 조금이고 안으로 들어가면 습지는 더 넓게 분포되어 있는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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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인가 보다. 구경 잘 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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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각정에 올라가서 전경을 한 번 훑어보고는 차에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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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연 : 이제 영실로 갑니다.
낭월 : 그래 얼마 안 될 거구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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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분 거리로구나. 숨 한 번 들이쉬면 영실이구먼.

(여행은 계속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