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반달(77) 제주관음사

작성일
2021-06-25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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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반달(77) [21일(추가5일)째 : 5월 29일(토)/ 2화]


한라산(漢拏山) 관음사(觀音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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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날씨는 완전히 쾌청이다. 그러니까 그저께 완성하지 못한 여정을 마무리 하기에 딱 좋은 날씨라는 말이다. 오늘은 어승생악에서 풍경을 봐야 할 절호의 기회임을 감지하고는 아침을 먹고 길을 나섰다. 가는 김에 관음사를 둘려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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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음사는 전국 도처에 널려있다. 일본에도 있고 중국에도 있다. 그리고 제주도의 한라산 중턱에도 관음사가 있다. 특히 관음사가 유명한 것은 한라산을 오를 수가 있는 두 갈래의 출발점 중에 하나라는 것도 한몫한다. 2021년 현재에 백록담을 오르는 길은 성판악코스와 관음사코스가 있기 때문이다. 예전에는 어리목코스도 있었고, 2016년도에는 그곳으로도 백록담을 오를 수가 있었다는데, 지금은 환경을 보호하기 위해서 길이 막혀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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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시 40분에 한라산 관음사에 도착했다. 하늘은 맑고 산천은 짙푸르다. 저 뒤로 한라산이 병풍을 둘러 놨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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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음사의 주차장이 넓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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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관음사에 대한 이야기도 읽어 봐야지.

조계종 23교구 본사로구나. 제주도의 불교는 중국에서 들어온 것이 아닐 수도 있다는 이야기가 있구나. 도처에 널려있는 불교의 유적지들을 둘러보니까 제주도의 불심은 상당하다는 것을 짐작할 수가 있겠다. 영남불교 못지 않은 돈독한 신심이 있지 않을까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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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시절의 소용돌이는 관음사도 피할 수가 없었던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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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입로가 길쭉하고 직선이구나. 이런 것도 좀 특이한 풍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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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로의 좌우에 불상을 배치해 놓은 것도 포함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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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왕문이 앞에 나타난다. 구색을 갖췄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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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고, 등상을 마련하지 못하고 아직도 그림으로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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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사 치고는 좀 형편이 넉넉하지 못한 모양이다. 웬만하면 사천왕상은 구비를 했을텐데 그러지 못했던 것을 보면 말이지. 옛날 20대 초반에 '한 절에서 두 밤 안 자기 운동'을 하면서 1년 여를 돌아다니면서도 제주도를 가봐야 하겠다는 생각을 못했었네? 그 시절의 제주도는 무척이나 먼 외국처럼 느껴졌었나보다. 조계종 본사는 다 둘렀는데 제주도는 생각도 하지 못했으니 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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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왕문을 지나서도 계속해서 통로로 이어진다. 이것이 관음사의 특징인 것으로 봐도 되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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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지장보살인가 했더니 육환장이 없잖아? 다시 보니 웬 스님상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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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관음사를 창건한 인연이겠거니... 설명문을 읽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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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이 봉려관(蓬廬觀) 비구니라... 1865년에 태어나서 34(1889)세에 한 노인이 준 관세음보살의 상을 받고서 출가했구나. 역시 제주도는 여인의 나라인가 싶기도 하다. 그러고 보니 김만덕(金萬德)은 조선 시대(1739 ~ 1812)에 태어나서 제주도를 위해서 큰 업적을 남겼다더니만 불교에서는 봉려관 스님이 제주도 불교를 일으켰다니 역시 서로 통하는 것이 있었겠다는 생각이 든다. 김만덕의 후생이 봉려관일 수도? 소설은 무엇이든 연결이 가능하니깐.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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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음사보다 더 오래 된 곳이 해월굴(海月窟)이겠구나. 어디 여기먼저 봐야 할 이유가 충분하겠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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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야말로 사람 하나 들어앉을 만큼 좁다란 굴이로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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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름 성지라면 성지인데 관리는 소박하구나. 오히려 원형을 보존하는 관점에서 본다면 소란스럽게 뭔가를 만들기 보다는 그대로 있는 것이 더 좋아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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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봉려관 스님께서 이 굴에서 6년을 수행해서 큰 깨달음을 얻으셨다는 말이로군. 120년 전에 이 곳에서 수행에 전념했을 스님의 모습을 상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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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운문사 사리굴(邪離庵)에서 천일기도를 하면서 수행하셨던 경봉(鏡峰) 스님이 떠오른다. 스님께서 생전에 어느 법회시간에서 말씀하신 것이 떠올라서이다.

"양석 한 말 짊어지고 사리암으로 올라갔제. 이걸 다 묵고 떨어지마 굶어죽어도 할 수 엄따고 생각했다 아이가. 보름쯤 지나이까 쌀이 떨어져뿌더라 그래가 인자는 굶어죽을 때까정 나반존자나 부리다가 갈라꼬 캤디마는 다음날 아즉에 노보살 둘이서 양식을 이고 기도하러 올라오는 것을 보고 독성님이 살리실 모냥이라꼬 생각하고는 죽자꼬 기도했제. 허허허~!"

가끔 생각나는 노스님의 파안대소. 그 시절의 추억이 이렇게 평생을 함께 할 줄은 생각지 못했다. 그래서 모쪼록 인연은 잘 지어야 한다는 것을 새삼 깨닫는구나.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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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성씨는 안씨였나 보다. 안봉려관인 것으로 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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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웅전을 앞에 두고서 왼쪽으로 돌아가란다. 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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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히 계단도 있는데 기와로 벽을 만들어서 출입을 막아놨구나. 이런 것을 보면 또 순간적으로 현공풍수(玄空風水)가 떠오른다. 아마도 어느 운에서 앞이 트여있으면 절에 안 좋은 기운이 들어온다는 누군가의 조언이거나 신장님의 현몽을 접하고는 이렇게 막아놓고 돌아서 들어오도록 했을 것이라는 짐작이 든다. 물론 아닐 수도 있지만 이것은 자연적인 모습이 아닌 것이 분명하므로 풍수적인 영향을 받았다고 밖에는 생각을 할 수가 없지 않느냔 말이지.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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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구나 기와로 담을 치면서 차형통기법(遮形通氣法)을 펼쳤다는 것도 생각해 본다. 차형통기는 형상은 막아놓고 기는 통하게 둔다는 이야기이다. 사람이 통행할 수는 없지만 기운은 기와의 틈으로 통하게 해 놓은 것이 아니겠느냐는 짐작만 할 따름이다. 주지를 만난다면 물어보겠는데 뭐 그렇게까지야.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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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건주가 심은 나무가 자라서 거목이 되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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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웅전의 기와는 황기와구나. 그럼 황와대?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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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전에 삼배를 올리고 한바퀴 둘러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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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 감사합니다.'

화분에 적어놓은 글귀가 눈길을 끈다. 아마도 간절히 원했던 일이 이뤄졌나보다. 그 일이 무슨 일인지는 모르겠지만 어렵다고 생각한 일이 기도를 하고서 이뤄졌다고 생각했을 것은 틀림이 없지 싶다. 더불어 축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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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각 앞에는 소원돌을 마련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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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고 보니 설문대할망도 여성이잖여? 역시 제주도는 뭔가 모르게 여인왕국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네. 참 재미있구먼.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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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연도 들어보고, 화인도 들어보는 모양인데, 무슨 소원을 빌었는지는 물어보지 않았다. 저마다 가슴 속에 소원하는 일이 한두 가지는 있기 마련일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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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웅전의 왼편 언덕에는 야외불전이 조성되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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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생의 질병을 치유하여 마음에 평화를 주는 약사여래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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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의 세상을 구제할 미륵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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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음사에는 당연히 관세음보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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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통받는 영혼을 구제하시는 지장보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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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방정토 극락세계에서 영혼들을 위해 설법하시는 아미타불까지 자리를 잡으셨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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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상의 관이 재미있다. 제주도의 화산을 닮았나 싶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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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음굴이 있다기에 안내판을 따라서 흘러가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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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도 굴이 있었구나. 제주도는 도처에 굴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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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음굴이니 들어가서 참배를 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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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벽이 견고하지는 않았던 모양이다. H빔으로 안전장치를 해 놓은 것으로 봐서. 그 바람에 굴의 분위기는 좀 아쉽게 되었지만 안전이 더 중요하니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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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세손가락 기원을 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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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음사에서 특별히 미얀마 국민을 위한 법회를 했던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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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은 절에 가도 참배만 하던 화인이 우짠 일로 촛불을 켜고 싶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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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월에게도 소원을 말하라네... 소원이 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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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지님은 멋진 집이 갖고 싶으신가 보다. 낭월은 바라는 것이 없으니 미얀마에 평화가 찾아오기만을. 지금 이 순간에 생각나는 것이 원하는 바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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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음굴 밖에 나오니 법회를 했다면서 보살이 떡을 한 덩이 준다. 크기도 하군. 아마도 점심으로 밥을 먹을 수가 없으니까 대신 떡으로 나눠준 모양이다. 덕분에 떡을 얻었다. 부처님에 절을 하면 저절로 떡이 생긴다는 말을 하나 만들어야 할 모양이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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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음사 답게 관음보살이 연못에도 세워졌는데 절의 규모로 봐서는 좀 왜소해 보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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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 바뀐 느낌이다. 이 자리에 있어야 할 분은 부처가 아니라 관세음보살 아녀?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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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렇거나. 형상은 형상일 뿐. 분별하지 말자~! ㅎㅎ

(여행은 계속 됩니다.)